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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종현 “나인 씨의 선곡을 오랜만에 만나볼 텐데 어떤 주제로 가져오셨는지.”

나인 “오늘은 종현 씨 노래가 너무 좋아서, 오늘 주제는 '좋아'(웃음)!”

종현 “(웃음) 아이고, 감사합니다.”

나인 “좋아좋아.”

종현 “좋아를 제가 아직 푸른밤에서 한 번도 안 틀었어요.”

나인 “진짜? 오, 정말요?”

종현 “아직 한 번도 안 틀었어요.”

나인 “우와, 너무 좋네요. 진짜 좋다.”

종현 “좋아라는 제 첫 번째 정규 앨범이죠. 타이틀 곡인데, ……주제가 좋아군요(웃음).”

나인 “주제가 '좋아'예요. 그리고 오늘 첫 곡도 좋아입니다(웃음).”

종현 “아, 감사합니다.”


미니 앨범과 소품집과 정규 앨범


나인 “그 노래를 틀기 전에 노래 이야기를 좀 하고 틀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종현 “아, 그래요?”

나인 “왠지 듣기에.”

종현 “궁금하신 게 뭔지(웃음).”

나인 “많아요(웃음). 너무 많은데, 일단은 종현 씨 첫 정규 앨범이잖아요. 작년 15년에 미니 앨범이 한번 나왔었고 이제 정규 앨범, 아홉 곡 정도 수록이 되어 있는데, 느낌이 좀 다르던가요? 미니 앨범 냈을 때랑?”

종현 “저는 사실 미니 앨범의 ―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 발전 선상이라고 생각을 하고 작업을 했고요.”

나인 “아, 이번 앨범이?”

종현 “네. 소품집하고는 거리감을 주려고 노력을 했어요.”

나인 “너무 다르죠. 소품집이랑은.”

종현 “두 가지 색깔의 길을 제 나름 만들어 가고 있는 것들이 있어서 ― 저의 솔로 앨범이 두 가지 색채를 내는 ― 지금 이제 길을 막 닦는 시점인 거죠. 그래서 미니 앨범의 발전 형태가 이번 솔로 정규 1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나인 “저는요, 미니 앨범은 약간 레트로했는데 이번에는 되게 미래지향적인.”

종현 “아, 맞아요.”

나인 “그렇지 않나요?”

종현 “사운드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되게 트렌디한, 트렌디라고 말하기도 조금 앞서 있는 장르들의(웃음).”

나인 “그래요. 힙해요.”

종현 “그런 음악들을 많이 가져왔어요. 편곡으로 고생을 좀 했는데 되게 재밌었어요. 즐겁게 했습니다.”

나인 “그런 장르를 도입할 때 '좀 어렵지는 않을까, 듣는 사람이?' 이런 생각은 해본 적 없어요?”

종현 “해요.”

나인 “해요? 했어요?”

종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요.”

나인·종현 (폭소)

나인 “그런 것 같더라고요.”

종현 “이번 앨범에 좋아 같은 경우에도 시작할 때 퓨처 베이스 장르, 우웅 쿠웅 쿠쿵 또롱또롱 물방울 똑똑 떨어지고(웃음) 그런 장르인데 재밌었어요. 너무너무 재밌었어요. 작업하면서.”

나인 “어쩔 수 없다, 자기 취향이니까요.”

종현 “그리고 제가 즐겁게 만든 음악이기 때문에 취향에 맞으시는 분들은 다 즐겁게 들으실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랬길 바랍니다.”

나인 “되게 궁금하실 것 같아요, 이제. 그렇죠? 퓨처 베이스가 뭔지도 모르겠고, 그렇죠?”

종현 “일렉트로 펑크가 익숙하신 분들에게는 편안하게 들으실 것 같아요. 복잡한 곡이긴 하지만.”

나인 “그런데 처음 접하시는 분들한테는 약간 생경하지만 재미있는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한번 들어볼까요?”

종현 “그럴까요? 자……”

나인 “종현의 좋아.”

종현 “듣겠습니다(웃음).”


종현의 「좋아」


종현 “종현의 좋아 들었습니다. 아이고, 밤에 듣기에는……”

나인 “좋아!”

종현 (웃음)

나인 “좋아요.”

종현 “그래요? 감사합니다.”

나인 “네. 좋습니다.”

종현 “네. 이 곡 같은 경우에는 쓴 지 꽤 된 곡이기는 해요, 이 곡도. 편곡을 최근에 다시 작업을 하면서 진행을 한 곡인데 크러쉬 씨랑도 같이 작업을 해서 되게 재밌게 후루룩 브릿지 멜로디를 쓰면서 즐겁게 작업했던, 그런 곡입니다.”


종현의 「Suit Up」


나인 “저는 9번 트랙, 마지막 트랙이 제일 좋았어요.”

종현 “수트업요? 수트업 같은 경우에도 진짜 오래된 노래예요. 노래 나가는 중에도 살짝 얘기를 했지만, 5년 전에 쓴 노래더라고요. 저는 모르고 있었는데 저와 같이 작업을 하는 위프리키의 진이가, 소진이가 '야, 이 노래 우리 5년 전에 쓴 노래더라고.' 얘기를 해서 '이야, 그렇게 옛날에 쓴 노래를 이제야 내는 거야?'라는 얘기를 했었던(웃음) 기억이 납니다.”

나인 (웃음)

종현 “그런데 이 노래가 가사 때문에 수정울 진짜 많이 했어요.”

나인 “수트업이라는 곡을.”

종현 “네. 수트업이란 곡을. 수정 진짜 많이 하면서 다들 '이렇게 가사 가도 괜찮겠냐'(웃음) 이러면서 걱정 많이 했던 곡인데.”

나인 “넥타이 푸는 노래잖아요.”

종현 “네. 넥타이 풀고 그런 노래죠(웃음).”


종현의 「White T-Shirt」


나인 “그러면 아홉 곡 전부 다 곡 작업에 참여를 한?”

종현 “그렇네요. 여덟 곡은 곡 작업에 참여를 했고요, 아홉 곡을 가사로 참여를 했죠.”

나인 “한 곡을?”

종현 “네. 한 곡. 화이트 티셔츠, 그 곡을 가사만.”

나인 “그 노래도 지금 상당히 반응이 좋던데요.”

종현 “되게 위트 있는 곡인 것 같아요.”

나인 “좋아 다음으로 인기가 좋더라고요.”

종현 “그 노래가 같이 방송도 하는 커플곡입니다. 재밌어요, 그 노래도.”


종현의 「우주가 있어」


나인 “딱 특별히 그 아홉 곡 중에서 아끼는 곡이 있다면?”

종현 “글쎄. 다 너무너무 좋은데, 날마다 조금씩 바뀌는 것 같은데 오늘은 우주가 있어에 좀 꽂혀 있는 날이네요.”

나인 “우주가 있어.”

종현 “3번 트랙이거든요. 그 노래가 요즘에는 좋네요. 활동 시작하는데 좀 (어울려요). 그 노래도 되게…… 모르겠어요, 저는. 많은 분들이 들으셨을 때 어렵게 들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저는 그 노래가 너무 좋아요.”

나인 “어려운 걸 좋아하더라고요.”

종현 “미안해요(웃음).”

나인 “진짜, 늘 그랬어(웃음).”

종현 “미안해요. 너무 어려웠죠? 그런데 저는 즐거워서 계속 이렇게 할 거예요(웃음).”


디제이 종현과 가수 종현


나인 “「우와, 저 이 노래 오늘 처음 듣는데 제가 알던 라디오에서의 다정한 쫑디 목소리와 노래 부르는 쫑디 목소리는 또 다르네요. 신기해요. 크크크.」”

종현 “감사합니다. 좀 다를 수 있죠.”

나인 “완전 다른 것 같아.”

종현 “그래요? 많이 달라요?”

나인 “네. 달라요.”

종현 (웃음)


뮤직 비디오 에피소드


나인 “「뮤비 히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종현 “뮤직 비디오 보셨어요, 혹시?”

나인 “네. 봤어요.”

종현 “아, 그래요?”

나인 “굉장히 노랗던데요.”

종현 “굉장히……”

나인 “노래(강조)!”

종현 “색깔이 많이 효과가 들어간, 그렇죠. 편집증적인 성향을 띤 캐릭터를 연기를 했어야 하는.”

나인 “아, 그런 캐릭터였구나.”

종현 “그래서 계속 반복적인 행동을 하고 본인의 틀에 맞춰 있는 행동만 해야 하는 캐릭터였는데 제가 그런 모습이 좀 있어서, 평소에. 신호등 건널 때 흰 선만 밟는다든지, 그런 것들 다 있잖아요. 조금씩.”

나인 “그렇지그렇지, 알죠알죠.”

종현 “씻을 때 무조건…… 이건 좀 이상해 보일 수 있겠다. 이건 못하겠다(웃음).”

나인 “뭔데뭔데뭔데? 너무 궁금하다(폭소). 씻을 때 뭐?”

종현 “(웃음) 머리에 샴푸를 한 후에 이를 닦아야 된다든지.”

나인 “아, 그건 그럴 수 있죠.”

종현 “머리에 샴푸 거품이 있는 상태에서 이를 닦아야 해요.”

나인 “아, 상태에서? 그 상태에서?”

종현 “네(웃음).”

나인 “그럼 눈 따갑잖아요.”

종현 “그러니까 눈은 가린 거 이렇게 치우고, 눈은 닦아놓고 머리에 샴푸 올라가 있는 상태에서 이를 닦아야 해요(웃음). 이런 본인만의 룰이 확고한 캐릭터를 연기했어야 해서, 재밌었어요.”

나인 “그러면 그 캐릭터를 하자고 했던 것도?”

종현 “아, 그건 아트워크 팀에서 좋아라는 곡에 반복적인 요소가 많아서 그것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얘기를 해줘서 '저도 너무 좋아요. 저랑도 잘 어울리는 것 같네요, 그런 캐릭터.' 해서.”


사실 너구리 같은 게 좋아


나인 “저는 그 가사 중에 여우, 여우라는 가사가 나오잖아요. 그 가사가 정말 잘 들리더라고요. 이런 여자 좋아하는구나.”

종현 거기요?”

나인 “응. 그러니까.”

종현 “제가 그런 것 같아요. 그런 분을. 사실 여우 같은 거보다 너구리 같은 걸 더 좋아하는데.”

나인 “너구리 같은 건 뭐예요(폭소)?”

종현 “너구리 같은 사람을 되게 좋아해요(진지). 너구리 같은 사람.”[각주:1]

나인 “라면 생각나는데(웃음)?”

종현 “안 돼, 안 돼. 그렇게 말하면 안 돼요(웃음)! 그렇게 말하면 안 돼요.”

나인 “너구리 같은 사람은 어떤 사람이에요(웃음)?”

종현 “뭐랄까.”

나인 “다크서클이 있는 사람?”

종현 “아니야. 뭔가 되게, 너구리라는 동물 자체가 능글맞고 좀 귀엽기도 하고 그리고 너구리가 요술을 쓴대요.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나인 “그래요? 귀엽네요. ……너구리? 진짜 특이하다.”

종현 “여우보다 너구리를 더 좋아하기는 하는데.”

나인 “그럼 왜 여우라고 했어?”

종현

나인 (폭소)

종현 “이건 좀 안 붙으니까(웃음).”

나인 “안 붙네, 안 붙네(웃음).”

종현 “너구리 같은 게 좋아~♪ 이건 좀 안 붙어서 여우로 했습니다.”

나인 “그렇네요. 안 되겠다(웃음).”


종현의 「Suit Up」


나인 “「노래 다 좋아. 전 그중에 드레스업(Dress Up)하고 수트업이 좋아요.」 하셨습니다.”

종현 “수트업을 되게 여성분들이 좋아하시더라고요.”

나인 “네. 좋더라고요.”

종현 “감사합니다. 여성분들이 좋아할, 그런 감성인가 봐요.”

나인 “그리고 어려운 노래들이 나오다가 수트업이 딱 나와 주면 좀 중화되는 느낌도 있어요. 좀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들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종현 “템포도 좀 찬찬히 나오기도 하고.”

나인 “그렇죠. 맞아요.”


ⓒiMBC

  1. 본인도 너구리라고.
    자신의 성격을 한 단어로 나타내면? 그리고 자신을 동물로 비유해 주세요! “솔직하고 장난스러운 스타일? 너구리?” 2011년 7월 B=PASS [본문으로]


종현과 구름들


김신영 “뻔지르르한 간판보다는 오직 음식 맛에 집중한 식당이 진짜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런 진짜는 숨어 있어도 손님들이 파내고 캐내기 마련인데요. 선생님! 선생님을 모십니다. 오늘은요, 파내고 캐낼수록 진짜 같은 뮤지션 싱송라 선생님 종현 씨와 함께합니다.”


김신영 “아이돌 대표 싱어송라이터, 그리고 SM 대표 싱어송라이터 싱송라 선생님이죠, 종현 씨 어서오세요.”

종현 “안녕하세요(웃음). SHINee 종현입니다.”

김신영 “지금 밖에 계신 여러분들이…… 깜짝 놀랬었어요, 구름 떼예요. 구름 떼.”

종현 “많은 분들이 또 와주셔서 지금 앞에 계시네요. 이게 사실 저는 밤에 가든 스튜디오에서 진행을 하게 돼도, 라디오를 하게 돼도 푸른밤은 이제 밤이어서,”

김신영 “12시, 그렇죠.”

종현 “12시에 푸른밤이 시작을 하니까 이렇게 활기찬 모습 ― 밤이니까 다들 좀 처져 계시거든요, 그런데 ― 이 시간대에 딱 뵈니까 다들 혈색도 좋고(웃음).”

김신영 “혈색 좋아요. 혈색 좋고. 제가 이런 가든 스튜디오 일층에서 구름떼, 기억이 나지 않아요? 한 2년 전인가요?”

종현 “아, 그렇죠그렇죠. 그때도.”

김신영 “우리 8시 패밀리 데이 때, 8시 시간대를 종현 씨가 대신 DJ를 했고 그 다음에 제가 타블로 오빠의 꿈꾸라를 대신 하는 날이었는데, 종현 씨가 가자마자 구름이 다 걷혔어요(웃음).”

종현 “아(웃음), 그랬군요. 아이구.”

김신영 “오늘은 함께 있으니까 끝까지 남아 주시길 바랄게요.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종현

김신영 “네. 거기까지.”

종현 (웃음)

김신영 “후일담 얘기가 나올 수 있으니까.”


개편에서 살아남은 정오와 자정의 DJ


김신영 “종현 씨.”

종현 “네.”

김신영 “종현 씨랑 저. 둘 다 개편에서 살아남았습니다.”

김신영·종현 (환호) (짝짝)

종현 “그런데 개편에서 살아남았다, 이런 표현을 하기에는 신영 씨는 이제 너무 자리를 잡으셨고.”

김신영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아니에요. 조마조마해요. 전전긍긍 하고 있어요.”

종현 “에이, 무슨 말씀을 하세요.”


White T-Shirt


김신영 “우리 싱송라 선생님, 모신 데는 이유가 있죠. 이틀 전에 솔로 정규 1집이에요.”

종현 “아, 1집이 나왔습니다.”

김신영 “그렇죠. 아홉 곡 중에 여덟 곡 작사·작곡에 참여를 하셨고 한 곡은 작사만, 그렇죠?”

종현 “그렇습니다. 네. 그 곡은 작사만 참여를 했고 나머지는.”

김신영 “한 곡은 작곡을.”

종현 “참여를 안 했어요, 그 곡만.”

김신영 “참여를 안 했어요. 왜, 왜?”

종현 “사실 그 곡을 고를 때 자체에서 '이 곡은 저는 아예 참여를 안 할게요'라는 얘기를 했었어요.”

김신영 “종현 씨가.”

종현 “한 곡은, 회사의 방향성이라든지 나를 두고 상상하는 캐릭터도 궁금하기도 해서. 회사의 생각도 음악적으로 알아보고 싶어서 한번 '그쪽은 전적으로 맡겨보겠습니다'라고 얘기를 했었었는데, 작사 쪽으로 참여를 하게 됐습니다. 나중에, 저는 나중에 참여를 하게 됐어요. 녹음을 진행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눠 보다가.”

김신영 “더 노래가 세련되어졌어요.”

종현 “오, 감사합니다.”


좋아? 좋아!


김신영 “저는 어젯밤에 좋아 뮤직비디오를 봤거든요. 색감 되게 화려하더라고요.”

종현 “감사합니다.”

김신영 “색감이, 막 스타킹도 있고 옷이 자꾸 막 바뀌고 안경도 쓰고……. 색감도 좋아서 몽환적이기도 하면서.”

종현 “그래요? 감사합니다. 곡 자체가 계절감이 있어서 시원하게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김신영 “가을에 들어도 괜찮습니다.”

종현 “감사합니다(웃음).”

김신영 “낮에 들으면 기가 막혀요. 그리고 곡 소개를 들어 보니까 퓨처 베이스를 가미한 일렉트로 펑크 장르의 곡.”

종현 “네.”

김신영 “어려워요.”

종현 “……어렵군요(웃음)?”

김신영 “퓨처 베이스가 제가.”

종현 “새로운 장르죠.”

김신영 “새로운 장르죠. 새 장르고, 한 단어로 딱 표현을 하자면? 좋아라는 노래.”

종현 “좋은 곡입니다.”

김신영 “아, 좋은 곡이다(웃음)? 심플하다.”

종현 “좋아는 좋은 곡(웃음). 좋아가 좋아(웃음)!”

김신영 “정말 요즘 젊은 분들,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의 곡 스타일.”

종현 “그냥 신 나는 곡인 것 같아요. 듣기 되게 편하고, 여름이고, 기억에 남는 부분들이 많은 곡이 아닐까 생각을 해요.”

김신영 “그렇죠. 그리고 이 와중에 「종현 씨 말 잘한다」 또 한분 반하셨고요.”

종현 “감사합니다.”


부끄럽쫑


김신영 “앨범에 대한 좋은 평이 많아요. 일단 기사 제목만 알려드릴게요. 종현이 너, 혹시 음악과 사랑에 빠진 거니?

종현 “이게 뭐야(폭소). 아이, 기자님 ㅎ///ㅎ 기자님, 기자님!”

김신영 “기자님.”

종현 “기자님.”

김신영샤이니(SHINee) 종현, '섹시 폭격기 등장이요~!”

종현 “(웃음) 아이, 아이. 기자님!”

김신영 “저희가 쓴 게 아니라 기사 제목이에요!”

종현 “아이고, 작가님 이게 뭡니까. 긁어오신 건가요, 작가님(웃음)?”

김신영 “긁어온 게 아닙니다. 있습니다. 그리고 종현 한 뼘 더 성장한 그의 음악이 좋아!”

종현 “아.”

김신영 “요런, 요런 거 괜찮잖아요.”

종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니까 감사할 뿐이죠.”


좋아를 부르는 남자


김신영 “나에 대한, 나의 음악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받았으면 좋겠다, 생각을 좀 할 것 같은데요.”

종현 “저는 사실 이번에 앨범을 만들 때 한 캐릭터를 상상하면서 곡을 쓰고 가사를 쓰고 작업을 했어요.”

김신영 “네.”

종현 “그러니까 SHINee 종현이 아니라 어떠한 한 남자가 이 아홉 곡을 다 부른다고 생각을 하고, 이 남자만이 부를 수 있는 색깔을 냈으면 좋겠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어 가지고 되게 능글맞고 되게 장난기 많은 뭐랄까 사랑꾼?”

김신영 “사랑꾼? 오.”

종현 “사랑꾼 같은 캐릭터를 상상을 했었거든요. 앨범을 들으시는 분들도 그런 걸 좀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저의 의도가 좀 반영이 되는 앨범이다 보니까 그런 것들이 제가 말로 설명을 하지 않아도 음악만으로 좀 느껴졌으면, 음악에서 능글맞음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김신영 “능글맞음을 좀 느껴달라. 의도다.”


앨범 속에 우주가 있어


김신영 “수록곡에 우주 관련된 게 많아요, 제목이. 우주가 있어, 오로라, 문…… 그렇죠? 우주에 좀 꽂히셨나요?”

종현 “아.”

김신영 “뭐에 꽂히면 사실, 모든 가사든 모든 음악성이든 내가 갖고 있는 예술성이 그쪽으로 가잖아요.”

종현 “그럴 수 있죠.”

김신영 “그래서 나는 노래를 딱 듣고 '인터스텔라(Interstellar)에 꽂혔나?' 진짜 그 생각을 많이 했어요.”

종현 “(웃음) 사실 우주가 있어라는 곡을 쓸 때는 인터스텔라를 보고서 우주에 관련된 가사를 쓰고 싶다는 고민을 많이 할 때였어요. 거기서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고요, 사실. 왜냐면 그 영화 자체에서 나오는 효과들이 너무 아름답잖아요.”

김신영 “그렇죠, 그렇죠.”

종현 “그런 것들이 영화 내용과는 또 다르게 사랑이라든지 이런 것에 잘 빗대어진 것 같아요.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사실. 인터스텔라 외에도 되게 많았잖아요. 우주와 관련된 작품들이 많이 나와서 그런 것들이 시각적으로 많은 충격을 줬던 것 같아요.”

김신영 “크, 그렇죠. 내 생각이, 얼핏 든 생각이 맞았구나.”

종현 “사람들이 대부분 느끼는 건 비슷하더라고요.”

김신영 “그렇죠, 똑같죠.”


종현의 「좋아」


김신영 “푸른밤에서도 아직 좋아 라이브를 안 하신 건가요?”

종현 “네. 그렇습니다.”

김신영 “그럼 MBC 최초 라이브네요?”

종현 “그렇네요.”

김신영 “정오의 희망곡, 기가 막힙니다(짝짝). 이제 슬슬 종현 씨의, 우리 쫑디의 라이브를 한번 들어봐야 할 것 같아요. 좋아.”

종현 “네.”

김신영 “라이브 자리에 가주시길 바라겠고요. 지금 말이죠, 정말 구름 떼. 지금 비가 오나요? 비가 와요? ……아, 아니구나. 사진을 더 정교하게 찍으려고(웃음), 우산을 드셔가지고 깜놀했습니다. 우리 종현 씨 좋아 라이브 준비되셨나요? 라이브 듣고 올게요. 최초입니다!”



김신영 “종현의 좋아 최초 라이브 듣고 오셨습니다. 예. 아, 신 나. 신 나는데 되게 몽환적인 신남이 있어요. 「쫑디랑 신디 뻔하지 않아서 좋아요. 당연히 라이브는 푸른밤에서 먼저 하나 했는데 최초 라이브를 가져간 정희.」 가져갔습니다. 예. 바로 가져갔고요.”

종현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김신영 “별거입니다(단호).”

종현 “네. 감사합니다(웃음).”

김신영 “네. 별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초. 최초를 굉장히 좋아해요, 저는. 「좋아 넘나 좋은 것.」이라고 해주셨고요. 「음원보다 좋네요. 목소리 심쿵이다, 정말.」이라고. 진짜 믿고 들어요. 그냥 편하게. 사실 이 시간대 목소리 잘 안 나오는 시간대잖아요.”

종현 “아, 그래요?”

김신영 “네. 늘 그랬어요.”

종현 “저는 편하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김신영 “편해요.”

종현 (웃음 터짐)

김신영 “편해요. 정말. 별거 아니라는데 별거고요. 편해요.”

종현 “감사합니다(웃음).”


작곡가로서의 종현


김신영 “종현 씨 싱송라의 실력은 비단 SHINee, SM에서만 멈추는 게 아니더라고요. 이하이의 한숨을 만들었죠.”

종현 “네. 최근에.”

김신영 “이하이 씨의 곡을 제가 굉장히 좋아해요.”

종현 “아, 정말요? 이하이 씨 목소리 너무 좋아서 제가 덕 봤죠, 사실.”

김신영 “아이, 서로 윈윈이다라는 생각. 그리고 아이유 씨, 손담비, 오 손담비! 그리고 김예림, 엑소, 그리고 내 친구 소란의 고영배(웃음). 같이 작업을 했었죠.”

종현 “네. 작업을 했었습니다.”

김신영 “만들다가 그냥 너무 좋아서 우연히 만드는 곡도 있고 아예 생각을 하고 만드는 곡들도 있잖아요.”

종현 “그렇죠. 되게 많아요. 그런 경우들이 많이 있어요.”

김신영 “문득 다 만든 걸 듣고 나서 '아, 이거 좀 아깝다! 이거 내가 할걸!'(웃음).”

종현 “사실, 이하이 씨의 한숨 같은 경우에는 타블로 씨가 먼저 얘기를 해주셔서 곡 작업을 했었던 곡이거든요, 되게 감사하게도. 여러곡을 썼어요. 이하이 씨의 곡을 꼭 써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면서 리드미컬한 곡도 쓰고 그랬었는데 타블로 형은 발라드가 좋다,”

김신영 “그러니까 전 진짜 깜짝 놀랐어요.”

종현 “위로 포인트인 발라드를 하고 싶다 얘기를 해주셔 가지고 '아, 그래요? 알았어요.' 딱 써서 들려드렸는데 다 곡이 완성된 후에는 별로 생각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게 점점 저도 그 노래를 쓰고서 힘들었나 봐요, 제가(웃음). 쓰고서 시간이 한 두 달 정도 흐른 후에 일 늦게 끝나고 피곤해서 그 노래 딱 듣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김신영 “그렇지.”

종현 “힘들 때 들으니까 더 좋은 거예요.”

김신영 “위로 곡이에요. 누군가의 한숨~”

종현 “맞습니다. 그래서 조금 그때.”

김신영 “진짜 이게 포인트예요. 누군가의 한숨 그 무거운 숨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요.”

종현 “그 부분 저도 정말 후루룩 썼거든요, 그 가사를.”

김신영 “시원해. 진짜 사람이 너무 힘들 때, 벅차오를 때 '이거 밭다, 밭다' 할 때 들으면 눈물이 호로록 나는 노래죠.”

종현 “맞아요. 그런 노래인 것 같아요. 저도 그때 다시 듣고 '와, 이거 나도 언젠가 한 번 꼭 부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김신영 “지금 부르시면 됩니다.”

종현 “(웃음) 안 돼, 안 돼.”

김신영 “「종현 씨가 부르는 한숨 완전 궁금.」이라고. 가이드를 종현 씨가 하셨나요?”

종현 “네. 그렇죠.”

김신영 “그렇죠? 그러면 가이드에 했을 때처럼 그냥 편하게. 네.”

종현 “누군가의 한숨 그 무거운 수~ 부끄러워(웃음) /ㅅ\”

김신영 “잘하는데 왜!”

종현 “아이, 부끄러워 /ㅅ\”

김신영 “아니, 본인이 만든 곡인데 왜 부끄러워 하십니까(웃음)!”

종현 “아니(웃음). 아이, 이게 너무 부끄럽네요. 아이, 되게.”

김신영 “뭐이가 부끄러워요, 뭐이가.”

종현 “이게 원래, 제가 만든 곡을 어디서 잘 안 불러요, 일부러.”

김신영 “왜?”

종현 “그냥, 너무 잘 불러주시기도 했고 다른 분들이.”

김신영 “색깔이 다르잖아요. 종현 씨만의 색깔이 독보적이에요.”

종현 “저는 그래서 콘서트 때 아니면 잘 안 불러요. 제 개인 콘서트 했을 때는 다른 아티스트분들 거 다 불렀었는데 혹시나 이 한숨이 듣고 싶은 분들이 또 많이 계시다면, 제가 개인 콘서트를 한다면 그때 찾아오시면 아마 부를지도 모릅니다.”

김신영 “오늘은 맛뵈기죠.”

종현 “누군가의 한숨까지만 들려드릴게요(웃음).”

김신영 “고기까지만, 네.”

종현 “헤아릴 수 있을까요는 나중에 콘서트에서 들려드릴게요(웃음).”

김신영 “아, 감질나네(웃음). 역시 쫑디예요, 쫑디. 「저 처음에 한숨 듣고 퇴근길에 펑펑 울었어요. 공감이 돼서 위로받았습니다.」 그렇죠. 누군가가 내 작품에 위로를 받는다는 건 굉장히 좋은 거죠.”

종현 “너무 감사한 일이죠.”

김신영 “아, 오늘 따뜻하네요.”


선생님이래 /ㅅ\


김신영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 오늘 선생님(테이블 똑똑), 선생님을 모십니다. 바로 싱송라 선생님 SHINee 종현 씨와 함께하고요.”

종현 “그 선생님이라는 말이 되게 부끄럽네요(웃음).”

김신영 “왜요, 왜요?”

종현 “선생님(테이블 똑똑).”

김신영 “네. 선생님을 모십니다, 요거 우리 장수 코너고요(웃음).”

종현 “그렇군요(웃음).”


물어뜯어 주세요 크앙 ㅎwㅎ


김신영 “「남자 청취자인데요. 이런 평화로운 방송 싫어요. 신디, 격렬하게 물어뜯어주세요.」라고.”

종현 “그래요. 평소에 저 마음에 안 드시던 게 있으면 여기서.”

김신영 “없어요. 본 적이 없잖아요, 우리가(웃음).”

종현 “죄송합니다(웃음).”

김신영 “우리가 지금 자정 아닙니까? 그리고 지금 밖에 많은 눈들이 있습니다. 저도 이따 나가야 되거든요.”

종현 “그렇군요. 네네.”

김신영 “조심히 하겠습니다.”

종현 “에이, 아닙니다(웃음).”

김신영 “농담이고.”


솔로 콘서트


김신영 “농담이고. 「솔로 콘서트 언제 하나요? 빨리 가고 싶어요.」라고.”

종현 “아직은 정확하게 계획이 나온 건 아닌데요. 계속할……”

김신영 “올해 안에?”

종현 “저는 계속할 생각이에요. 1년에 한 번은 하고 싶다는 저의 개인적인 계획이 있어서요. 시간이 되면. 저 작년에 되게 많이 했거든요.”

김신영 “그렇죠, 그렇죠.”

종현 “횟수로 한 17회였나? 그 정도 해 가지고.”

김신영 “와, 많이 했구나.”

종현 “소극장 규모에서 했었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공연을 많이,”

김신영 “소극장 좋죠.”

종현 “그리고 매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어요. 개인적으로.”



ⓒiMBC

1541×2000



Golden Youth

종현의 머릿속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단어들이 떠다닌다. 금수와 짐승의 차이, 존재의 경계, 예술이란 단어의 사회적 의미…. 새롭게 발매될 솔로 앨범은 그의 몽상을 엿볼 수 있는 단서가 될 것이다.


“남들이 날 이해 못하는 걸 잘 알고 있어요.

사람들이 이상하게 받아들이겠지만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 하고 다 알면서 저지르는 거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쓸데없고 혹은 저렇게까지 깊은 의미를 둬야 하나 싶은 것들,

나조차 이해 못하는 일들, 난 그런 게 너무 좋아요.”


종현


방송에서 보던 모습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네요. 무대에서는 굉장히 에너제틱한데 실제로는 목소리도 작고 말투도 느린 편이에요. 

맞아요. TV에 비치는 이미지와 일상생활에서의 모습이 굉장히 달라요. 카메라 울렁증이 있어서요. (데뷔한 지 9년차 가수인데도?) 다들 안 믿지만 여전히 그래요. 무대 카메라는 괜찮은데 리얼리티나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면 바짝 긴장해요. 그래서인지 TV에서 훨씬 어리게 느껴진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만나면 전혀 그렇지 않죠?


TV에서 약간 들떠 있는 느낌이었다면 실제로는 내성적이고 차분한 성격이라고 생각했어요. 촬영 준비하면서나 짬이 날 때마다 말 없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기도 했고요. 

유튜브로 영상 찾아보는 거예요. 스케줄이 있거나 졸릴 때마다 잠 쫓으려고 봐요. 아침 일찍 움직여야 하는 경우엔 거의 못 자거든요. 고등학교를 자퇴하면서 등교시간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니까 습관적으로 늦게 자기 시작했어요. 사실 재작년까지는 하루에 두 시간 정도밖에 안 잤어요. 그래도 괜찮았는데 작년부터는 만성피로가 느껴져서…. 원래 좀 예민하기도 한데 앨범 나오기 직전이라 요즘엔 더 그런 것 같아요. 원래 마무리하기 전까지는 굉장히 치열하게 파고드는 성격이에요. 어디를 고쳐야 할지 하루 종일 고민해요.


인생의 첫 번째 터닝포인트로 고등학교 자퇴한 것을 꼽았어요.[각주:1] 어떤 이유인가요?

사춘기를 벗어나게 해준 선택이었어요. 이제 와서 안 사실인데 그때 엄마의 동의를 구한 게 아니라 통보를 한 격이더라고요. 물론 이런 계획을 짜놨으니 허락해달라고 말했지만 엄마 입장에서는 무조건 “자퇴할 거야”로 들렸을 거예요. 그때 엄마가 내 선택을 존중해줬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어요. 하루아침에 환경이 변했고 엄마의 믿음을 느낀 만큼 책임감도 강해졌으니까요. 누가 내 머리와 발끝을 잡고 죽 늘어트린 것처럼 정신이 죽 늘어난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튼살이나 흉터가 남았을 수도 있지만 그건 영광의 상처겠죠.


한 웹 매거진에서 샤이니 멤버 각각의 다섯 가지 매력을 뽑으면서 ‘섬세한 아티스트’라고 칭했어요.[각주:2] 동의하나요?

어렸을 때부터 보통 사람들이 선택하는 길을 걸어오지 않았으니까 자연스럽게 다른 생각을 하게 됐어요. 평범하지 않은 편에 속하는 건 맞아요.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아티스틱하다는 게 예쁘게 포장돼 있는 말이라고 느껴요. ‘특이하다’ ‘이해할 수 없다’ ‘진보적이다’ ‘자기 주관이 뚜렷하다’라는 걸 ‘아티스틱하다’라고 좋게 표현하잖아요. 진짜 의미와 사회적 의미가 좀 다르다고 할까. 예술도 그래요. 무언가를 자기 언어로 해석하고 표현하는 게 예술 아닌가요? 마냥 아름답고 무거운 게 아닌데 사회적 의미 속엔 환상성이 포함돼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맥락으로 아이돌은 아티스트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술이 거창한 게 아니니까요.


일반적인 아이돌의 모습이 아니긴 해요. 일단 음악적인 면만 봐도 앨범을 전곡 자작곡으로 채우는가 하면 이하이, 김예림, 아이유를 비롯한 다른 기획사 뮤지션의 작곡가이자 프로듀서로서 활동하고 있으니까요. 

원래 작곡가가 꿈이었어요. 수월하게 꿈을 이룰 수 있는 방법으로 가수를 선택한 거죠. 계획적이었던 건 아니고 타이밍이 잘 맞아서 그리 된 거였는데 지금 생각해도 전혀 후회하지 않아요. 오히려 행운이었어요. 아이돌이 굉장히 유리한 위치에 있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하거든요. 뮤지션은 컨셉추얼해야 하는데 아이돌은 상상력을 자극하기 좋잖아요. 또 고정관념 때문에 아이돌이 음악 만든다고 하면 ‘기대 이상’이라고 하고요. 별로 대단한 것도 아닌데. 아이돌이 가진 태생적 단점이자 장점이겠죠.


팬과의 소통에 있어서도 무조건적으로 사랑하고 고맙다고 하지 않더군요. “아티스트와 팬의 관계는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서로에 대해 기대도 하고, 실망도 하고, 감동도 하고, 화도 내고…. 그런 감정들을 거듭하는 사이 사람 대 사람, 인간적인 관계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각주:3] 이 말을 들으면서 현실적이라고 느꼈어요.

“아이돌이 그런 얘기 해도 돼요?”라는 말 많이 들어요. 특히 이렇게 인터뷰하면서요.(웃음) 그런데 팬들 그리고 나를 잘 아는 사람들한테는 솔직하게 얘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물론 마음 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반대로 나를 숨기거나 가짜로 보여주는 것도 상처가 될 수 있잖아요? 난 진짜를 보여주는 걸 택하지 속이면서까지 상처를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에요.[각주:4] 그래서 항상 팬들에게 “난 그냥 TV에 나오는 사람일 뿐이에요. 우린 계속 좋은 친구죠.”라고 해요. 팬들은 무슨 의미인지 잘 알 거예요.


생각하는 바를 분명히 말하는 타입이군요. 작년 발매한 솔로 미니앨범 <BASE>에서도 SM의 기획력에 함몰되지 않은 뚜렷한 자의식이 인상적이었어요.

솔로 앨범은 그렇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내 음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개인적인 욕심으로 하는 작업과 대중에게 어떤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다는 의도의 작업. 둘 다 의미가 있지만 솔로에서는 전자를 중점적으로 보여주는 게 맞지, 샤이니의 또 다른 세계관을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BASE>를 기획하면서 회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싶으면 유닛 혹은 콜라보레이션 앨범을 만들라고 제안했어요. 작년에 발매하지 않았더라도 언젠가는 솔로 앨범이 나올 거란 확신이 있었거든요. 중요한 건 시기가 아니라 어떤 생각을 담느냐의 문제였기 때문에 조급하게 밀어붙이지 않았어요. 그랬더니 이틀 후에 “그럼 네가 원하는 대로 해라”라는 연락이 왔어요. SM 하면 보통 억압이 심하거나 교류가 없다거나 하는 이미지를 떠올리는데 꼭 그렇지도 않아요. 회사 내의 눈높이가 높다 보니 그 벽을 넘기가 힘들 수는 있어요. 그래도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잘하면 돼요. 그럼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어요.


5월 중 발매되는 새로운 정규 앨범에서 역시 담아두었던 걸 마음껏 표현했나요?

섹슈얼한 앨범을 만들고 싶었어요. 타이틀 곡 외에도 전체적으로 섹시한 뉘앙스를 가지고 가되 무턱대고 자극적인 게 아니라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런 앨범이요. 그런데 작업자의 입장에서 “이런 앨범을 만들고 싶어요.”라고 얘기한 상태로 작업하는 것과 완성 후에 “이런 생각을 가지고 만들었습니다.”라고 밝히는 건 차이가 있거든요. 이미 ‘섹슈얼’이란 코드를 알려주고 진행하다 보니까 릴랙스하라고, 조금 참아보라고 ‘태클’이 많이 들어오더라고요. 다들 음란마귀가 씌었는지 별거 아닌 가사도 무조건 야하게 해석하고….(웃음) 그게 재미있기도 했어요. 사전고지의 유무가 음악을 해석하는 데 이렇게 많은 영향을 끼치는구나, 싶어서. 결과적으로는 좋아하는 걸 최대한 많이 한 상태라 만족해요. 물론 앨범이 잘되면 즐겁고 감사한 일이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이미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죠.


상상력을 자극하는 섹슈얼한 뉘앙스라니, 자연히 맥스웰이나 디앤젤로가 떠오르네요.

물론 팔세토 스타일의 가성으로 노래하는 네오소울 장르도 있죠. 뿐만 아니라 PBR&B, 누재즈 같은 다양한 장르가 혼합돼 있어요. 한동안 힙합이 워낙 유행이었으니까 힙합 비트를 많이 들을 수밖에 없었죠. 퓨처 베이스라든지 트랩이라든지 새롭게 관심 가는 비트에 대한 호기심을 해소할 수 있었어요. 전체적으로 한창 ‘썸’ 타거나 ‘Falling in Love’의 스토리라 이별 노래는 물론 발라드 곡은 한 곡도 없습니다.


표현력이 기대되는 컨셉트예요. <BASE>에서 곡마다 캐릭터를 연기하는 듯 목소리를 바꿔서 불렀던 것처럼요. 때문에 연극적인 앨범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죠.[각주:5]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에요. 수월하고 정확하게 감정을 표현하려면 목소리 톤이나 두께보다도 호흡을 사용해야 해요. 울거나 웃거나 놀랐을 때, 모두 호흡이 다르기 때문에 그 점을 적절하게 이용하면 소리만으로도 표정을 내비칠 수 있어요. 또 작사할 때부터 캐릭터의 성격을 정확하게 축조해놓고 시작하는 편이에요. 물론 나를 대입시키면서부터 뻗어가니까 내 성격이 많이 배어 있죠. 가장 중요한 건 노래 속 화자와 청자의 상황인 것 같아요. 그런 전체적인 틀을 만들어놓지 않으면 가사는 물론 멜로디도 잘 안 떠올라요.


이번 앨범의 화자는 어떤 인물이에요?

되게 능글맞지만 그렇다고 가볍지는 않아요. 농담도 잘하고 닭살 돋는 말도 서슴없이 던지는 타입이에요. 여자들이 겉으로 오글거린다고 핀잔 주면서도 속으로는 은근히 좋아할 수밖에 없는 그런 남자.


작사를 포함해서 평소에 글 쓰는 걸 무척 좋아한다고 들었어요. 작가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작은 영감 하나하나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고.

중학교 때 꿈이 소설가, 국어선생님이었어요. 그런데 첫 번째 중간고사 보고 성적이 너무 안 좋아서 ‘아, 난 선생님은 못 되겠구나’ 싶었죠. 그래서 밴드부 들어가서 음악 만들고 가사 쓰는 걸로 진로변경했어요. 사주를 봐도 누군가에게 생각을 전달하고 설득하는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사주 보시는 분이 “딱 선생님 사주인데 공부를 전혀 안 한 거 보니까 사기꾼이네!”라고 하셨어요.(웃음) 예술가로서나 이성적으로나 언변이나 글재주가 좋은 사람 굉장히 매력적이잖아요. 서른이 넘어가면 시가 됐든 소설이 됐든 본격적으로 글을 쓰고 싶어요.


소설 <산하엽: 흘러간, 놓아준 것들>이 작은 출발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연애소설이나 사랑영화를 전혀 안 본다면서 왜 연애소설을 썼어요?

그게 삶의 아이러니에요. 작사할 때와 마찬가지로 책을 쓸 때도 독자가 누구일지 생각했어요. 대부분 여성이 읽을 텐데 나에게서 어떤 이야기를 들으면 가장 동요할까? 그게 사랑이야기였던 거죠. 그런데 알콩달콩한 연애는 도저히 두 페이지 이상 쓸 수 없을 것 같아서 이별과 이별 후의 이야기를 썼어요. 쓰는 내내 일기나 가사 쓰는 것과는 또 다르게 나를 되돌아볼 수 있어서 굉장히 행복했어요. 네 명의 인물이 나오잖아요. 남자주인공, 여자주인공, 가수, 그리고 남자주인공의 후배. 그 넷 모두가 내 모습들이거든요. 내 면면이 부여된 캐릭터와의 만남, 그 작업도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보통은 남자주인공이 나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남자는 내가 음악을 할 때, 여자는 같이 일을 하는 사람들을 대할 때의 태도예요. 가수는 남들이 보는 나, 그리고 후배는 내가 사랑할 때의 모습이에요.


그 후배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말 없이 위로를 건네는 역할이잖아요.

솔직히 말하면… 짝사랑할 때예요. 태어나서 지금까지 몇 사람 사랑하지 못했을 만큼 한번 사랑하게 되면 맹목적으로 감정을 이어가는 편이에요. 사랑하는 순간까지도 힘겹고 오래 걸리고요.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예전엔 가정을 꾸린다는 것에 대한 추상적인 계획이 있었는데 지금은 결혼은 물론 연애하고 싶은 마음도 없어요. 지금 내 삶의 방식에 만족하고 연애 외의 다른 계획들을 세우는 게 즐거워서 거기에 빠져 있어요.


사실 ‘산하엽’이란 단어를 찾아낸 게 놀라웠어요. 물에 젖으면 투명해지는 희귀한 꽃이라니, 흔히 사용하는 단어는 아니니까요. 

참 예쁜 꽃이죠. 그런 단어를 찾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마음 가는 단어가 있으면 검색해서 사전적 의미를 알아보고 사회적 의미가 어떤지 생각해봐요. 단어를 가지고 더하기 빼기를 많이 한다고 할까. 문장이나 단어들이 머릿속에 많이 남아 있는 편이에요.


요즘 자꾸 생각나는 문장이나 단어가 있다면요?

누군가가 저한테 보낸 문자인데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요. “우리 봄이 오기 전에 꼭 만나요.” 그 문장이 너무 예쁘기도 했고 나한테 존댓말을 할 사람이 아닌데 그렇게 얘기한 것도 재미있었어요. 따뜻한 느낌도 들고 왜 3월, 4월 이런 뚜렷한 날짜가 아니라 추상적인 기한을 정해서 얘기를 했을까. 왠지 뭉클한 기분이 들었어요. 그것 때문에 글도 쓰고 ‘우린 봄이 오기 전에’라는 노래도 만들었어요. 지금 외국에 나가 있는 친한 형인데 결국 만나기 전에 봄이 지나가버렸네요. 그래도 ‘우린 봄이 오기 전에’를 발매하기 전까지는 계속 남아 있을 것 같아요.


가사나 소설 모두 그렇지만 실제로도 낭만적인 구석이 있는 사람이네요. 스스로도 로맨티스트라고 생각하나요?

그렇기도 하고 몽상가이기도 해요.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꾸는 사람이 몽상가잖아요. 몽상가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지만 그걸 이루려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거든요. 재미있는 건 결국 그 꿈이 현실화되면 이제 더 이상 몽상가가 아니게 되죠. 그래도 계속 또 다른 꿈을 꿔서 몽상가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동시에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사람인 것도 맞아요.[각주:6] 무슨 뜻이냐면 남들이 날 이해 못하는 걸 잘 알고 있어요. 이렇게 얘기하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받아들이겠지만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 하고 다 알면서 저지르는 거죠. 반항심일 수도 있고 의외성을 공략하려고 노력하는 걸 수도 있어요. 그냥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쓸데없고 혹은 저렇게까지 깊은 의미를 둬야 하나 싶은 것들, 나조차 이해 못하는 일들, 난 그런 게 너무 좋아요.


이를테면 또 어떤 ‘쓸데없는’ 생각들을 하나요? 존재의 진정한 의미?

예를 들면 산타클로스 같은 거예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모두가 알지만 산타클로스가 있다는 믿음으로 착한 일을 하게 되면, 그러니까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면 그건 실존의 유무를 떠나서 존재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존재한다’와 ‘존재하지 않는다’의 경계가 무너져버리게 되는 거죠.[각주:7]


‘아티스틱’한 생각이네요.

그렇죠. 예술가는 세상에서 가장 실용적이지 않은 것들을 만들어내는 사람이잖아요. 하지만 그게 금수와 인간의 차이점이라고 생각해요. 아, 요즘에 ‘금수’라는 단어에 꽂혀 있어요. 짐승보다는 고급스러운 뉘앙스를 띠면서 욕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날것의 느낌은 살아 있으니까요. ‘짐승과 인간의 차이점’이라고 말하면 내 의도가 정확히 전달되지 않는 것 같아요. 이런 것도 혼자 생각해요. 짐승과 금수의 차이는 뭔지, 무게감이 어떻게 다른지. 이런 얘기를 하면 보통은 “그래. 철학적이긴 해. 인간은 그런 고민을 해야 하고 고찰을 해야 해. 하지만 왜 굳이…?” 혹은 “그래서, <주토피아>는 봤어?”라고 하지만요.(웃음)


ⓒHarper's BAZAAR: 에디터 권민지, 포토 최문혁, 헤어 임정호, 메이크업 김주희, 어시스턴트 이병호

  1. ※ 정확히는 일반 고등학교 자퇴 후 음악 학교에 진학한 것.
    “음악학교에 간 것이 제 인생의 첫 번째 터닝포인트라고 생각했거든요. 요즘 곡 작업을 하면서 두 번째 터닝포인트라는 걸 느껴요. SM에 들어올 때보다 훨씬 강렬해요.” 2010년 10월 GQ [본문으로]
  2. 종현, 섬세한 아티스트
    포지션: 메인보컬, 싱어송라이터, 반항아
    처음부터 종현은 눈에 띄는 멤버였다. 노래의 도입부에는 어김없이 그가 등장했고, 호흡을 많이 섞는 독특한 보컬은 샤이니의 특징으로 기억되기도 했다. 언젠가부터 종현은 목소리로 중심을 잡던 시기를 지나, 곡과 가사를 통해 팀의 색깔을 스스로 다듬어가기 시작했다. [SHINee The 3rd Album Chapter 1. Dream Girl-The Misconceptions Of You]에서는 수록곡의 제목을 모아 써내려간 가사로 컴백의 기세를 그려냈으며(‘Spoiler’), 미니 5집 [Everybody]에서는 “차가운 눈빛에 패인 내 심장 중심 깊숙이 베인 채 이 상처를 못 고치면 죽어버릴지 당장 미쳐버릴지 어찌 될지 모르겠어” 등의 독특한 가사로 선택받지 못한 사랑의 애달픔을 묘사했다(‘상사병’). 그리고 마침내 정규 4집 [Odd]에서는 첫 번째 트랙 ‘Odd Eye’의 작사와 작곡, 편곡을 모두 해내며 자신과 팀의 성장을 증명했다. 이렇게 뚜렷한 아티스트의 인장이라면, 누구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2015년 5월 28일 ize [본문으로]
  3. “저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성장해 오는 동안, 저희와 팬분들이 서로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된 것 같아요. 아티스트와 팬의 관계는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서로에 대해 기대도 하고, 실망도 하고, 감동도 하고, 화도 내고……. 인간적인 부분에서 그런 감정들을 거듭하는 사이, 가족 같은 관계가 된 건 아닐까 해요. 사람 대 사람, 인간적인 관계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016년 3월 SeeK vol.007 [본문으로]
  4. “제가 정확히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집에서도 그렇게 가르침을 받았거든요. 너무 솔직한 게 가끔은 저 자신이나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저는 솔직하고 싶어요.” 2009년 1월 6일 10asia [본문으로]
  5. 그리고 그런 자의식은, 열창이 아니어도 목소리의 컨트롤과 연극적 표현력으로, 또한 우아한 팝을 주조해낼 수 있는 퀄리티로 얼마든지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빛을 발한다. 2015년 1월 22일 Idology [본문으로]
  6. 고영배 “종현 씨는 로맨티시스트가 아니면 그런 가사를 쓸 수가 없어요. 로맨틱(한 부분)이 있어요. 그런데 내가 아는 로맨티시스트 중에 가장 가장 시니컬(한 부분)을 같이 가지고 있어. 로맨틱 대비 시니컬도 많이 가지고 있어요.”
    커피소년 “그래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고영배 “그게 그 사람의 매력인 것 같아요.”
    나인 “약간 복잡한 남자예요. 맞아요.”
    고영배 “복잡해. 맞아맞아”
    커피소년 “맞아맞아.”
    고영배 “그런 데에 여자들이 미치는 거지.” 2016년 1월 26일 푸른밤 [본문으로]
  7. “「쫑디는 산타 몇 살까지 믿었어요? 저는 믿은 적이 없어요.」라고 보내주셨습니다. 글쎄요, 제 기억 속에서 산타를 믿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요, 저도? 기억 속에서는. 왜냐면 어린이집에 일곱 살 때 몇 개월 다녔거든요. 그때도 이미 내가 산타가 없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으니까, 그보다 어렸을 때 이미 알고 있었겠죠? 제 머릿속에는 산타를 믿었던 기억은 없네요. 그런데 저는 커서 생각을 한 건데 산타라는 건요, 내가 믿는 순간 존재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게 형체로서 다가오지는 않지만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잖아요. '착하게 살면 선물을 받는다' 이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치인 거니까 내게 형체로 다가오지는 않아도 내 심적인 부분이나 인생에 있어서 ― 가치관이나 이런 것에 ― 도움을 분명히 줄 테니까, 믿으면 산타는 있는 거죠. 흰 수염 기르고 빨간색 모자 쓰고 그 산타는 사실 음료 회사에서 만들어낸 이미지인 거고 우리가 생각하는 산타라는 건, 어떻게 보면 기댈 곳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아요.” 2014년 12월 23일 푸른밤 [본문으로]

2016 05 24 종현 뉴스토마토: (정해욱의 가요별점) 종현의 진한 음악 색깔, 그런 게 좋아 (리뷰)

원문


종현은 지난 2008년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멤버로 데뷔해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죠. 그리고 지난해 1월에는 첫 솔로 앨범을 내놨는데요. 솔로 가수로서도 단숨에 음악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실력파 그룹인 샤이니의 메인보컬로서 맹활약을 펼쳐온 종현의 뛰어난 가창력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종현은 앨범 수록곡의 작사, 작곡에 직접 참여해 싱어송라이터로서 뛰어난 역량을 뽐내며 "아이돌 가수는 음악적 실력이 부족하다"는 대중의 선입견을 깨버렸는데요.


◇첫 솔로 정규 앨범을 발매한 샤이니 종현.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최근 들어 많은 아이돌 가수들이 작사, 작곡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만의 색깔이 뚜렷한 음악을 선보이는 아이돌들은 몇 없습니다. 정해진 '흥행 공식'에 짜맞춘 듯한 노래를 내놓는 경우가 적지 않죠. 그러나 종현은 다릅니다. 자신만의 음악 세계가 확실합니다. 


그런 종현이 24일 첫 번째 솔로 정규앨범을 내놨습니다. 지난해 1월 발매된 첫 미니앨범과 9월 공개된 첫 소품집에 이어 종현이 선보이는 세 번째 솔로 앨범인데요.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세련된 사운드에 담아낸 웰메이드 앨범을 내놨네요. 종현의 음악 색깔이 더욱 진해졌습니다. 상업적인 성공을 위해 음악적 타협을 한 흔적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게 뮤지션이고, 이게 싱어송라이터죠. 


타이틀곡은 '좋아'인데요. 퓨쳐 베이스를 가미한 일렉트로 펑크 장르의 곡입니다. "Oh She is 자그마한 눈 너의 눈빛이 좋아 Oh She is 좀 진한 눈썹 나는 그런 게 좋아 Oh She is 마침 바람도 딱 좋아 예감이 좋아" 등의 반복되는 가사가 귀를 사로잡습니다. 최고의 가창력을 가진 아이돌 가수로 꼽히는 종현은 매력적인 목소리로 능수능란하게 멜로디를 이끌어나갑니다. 종현이 파트별로 변화를 주며 선보이는 다양한 스타일의 창법이 듣는 재미를 더해주는데요.


이번 앨범에는 '좋아'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노래 9곡이 담겼습니다. 종현의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엿볼 수 있는데요. 2번 트랙에는 컨츄리 느낌의 피아노 사운드로 시작되는 '화이트 티셔트'(White T-Shirt)가 실렸습니다. 리드미컬한 멜로디와 곡의 비트감을 잘 살려내는 종현의 보컬이 어깨를 들썩이게 합니다. 그리고 '우주가 있어'는 퓨쳐 베이스 기반의 미디엄 템포 곡인데요.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별', '인공위성' 등의 단어를 이용해 표현한 가사가 인상적이네요. "널 따라 도는 별이 너무 많은 걸. 전부 가짜 인공위성들뿐인 걸. 저 달에 걸고 맹세해 난 오직 너 오직 너-너-너 너뿐이야"라는 내용입니다.


종현은 첫 솔로 정규 앨범을 통해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한 결과물을 선보이는데요. 이번 앨범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입니다. 자신만의 음악적 중심을 단단하게 잡되 다른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트랙 하나, 하나마다 새로운 색깔을 입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죠.


'문'(Moon)과 '드레스 업'(Dress Up)은 샤이니의 '뷰'(View), 에프엑스의 '포월즈'(4 Walls) 등을 만든 영국 작곡가팀 런던 노이즈(LDN Noise)와 종현이 함께 작업한 곡들인데요. '문'은 몽환적인 느낌의 도입부가 인상적인 노래입니다. 종현은 가성과 진성을 오가며 곡의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잘 표현해냈습니다. '드레스 업'은 트랩이 가미된 업 템포 EDM 곡인데요. 보컬과 랩이 교차되는 곡의 리드미컬한 구성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어셔, 머라이어 캐리, 저스틴 비버 등 유명 팝 스타들의 앨범을 프로듀싱한 세계적인 알앤비(R&B) 프로듀서 브라이언-마이클 콕스(Bryan-Michael Cox) 역시 이 앨범에 참여했는데요. 다양한 매력을 지닌 상대를 칵테일에 비유한 노래인 '칵테일'(Cocktail)을 통해 종현과 호흡을 맞췄습니다.


종현은 올해 데뷔 9년차를 맞았습니다. 9년간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충분한 음악적 내공을 쌓아온 종현이 첫 솔로 정규 앨범을 통해 아티스트의 향기를 풀풀 풍기네요. 종현은 오는 26일 방송되는 Mnet '엠카운트다운'을 시작으로 다양한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해 '좋아'의 무대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 종현 정규 1집 '좋아'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충만한 아티스트의 향기


ⓒ맛있는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amorry@etomato.com)

2016 05 23 종현(JONGHYUN) 첫 번째 정규 앨범 『좋아』 쇼케이스: 좋아 (영상)




ⓒS.M. 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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