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Candle

(손담비 The 3rd Digital Single “Red Candle”)

Lyrics by 김종현

Composed by 김종현/위프리키[각주:1]

Arranged by 정구현


Released 2013.12.23.




세 번째 디지털 싱글 ‘Red Candle’은 가수 손담비의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음악성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한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간 가요계의 댄싱 퀸으로 손꼽히며 무대 위의 퍼포먼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손담비는 댄싱퀸이라는 이미지에 가려 대중에 보이지 못했던 보컬 리스트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선보이는 특별한 곡으로 ‘Red Candle’을 선택했다.


‘Red Candle’은 언뜻 손담비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스타일의 전형적인 보사노바 곡으로 가수이며 최근 작곡가로서의 재능을 인정받고 있는 샤이니의 종현이 직접 작사와 작곡에 참여한 곡이다. 그간 다양한 댄스음악을 선보이며 빠른 템포와 리듬을 가진 노래들을 선보여 왔던 손담비 이지만 독특한 리듬감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멜로디의 보사노바는 한번도 도전해 보지 않았던 장르의 음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Red Candle’은 몽환적이고 섹시한 손담비의 목소리에 맞춤 옷을 입힌 것처럼 딱 맞아 떨어진다. 재즈와 삼바의 결합인 보사노바 장르를 표현하기 위한 악기들의 화려한 연주에 손담비의 목소리가 함께 어우러져 신비로움 까지 더했다. 거기에 쉽게 녹아 내리고 약한 바람에도 꺼지는 향초의 불안함을 사랑에 빠져 설렘과 불안을 동시에 가지게 된 사람의 마음에 빗댄 가사가 여자들의 감성을 자극 할 만큼 인상적이다.



종현, 손담비 신곡 ‘Red Candle’ 작곡


손담비의 새 노래 ‘Red Candle’이 샤이니 종현의 작품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손담비는 세 번째 디지털 싱글을 발매하기로 하면서 기존의 댄스 가수의 이미지에서 벗어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 여러 작곡가들에게서 새로운 스타일의 데모 곡을 받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작곡가로 뛰어난 능력을 갖춘 종현을 추천받게 되었고 곡을 의뢰하게 됐다고.


곡 의뢰를 받은 종현은 손담비만을 위해 특별한 장르의 ‘Red Candle’을 만들어 냈다.


손담비를 위해 작곡가 김종현이 선택한 장르는 보사노바로 몽환적이고 섹시한 손담비의 목소리에 맞춤으로 만들어진 노래이다. 종현은 작곡, 작사뿐만 아니라 보컬 디렉팅에도 직접 참여하는 등 열정적인 참여로 곡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2013년 12월 20일


Album손담비의 새로운 가능성, 세번째 디지털 싱글 [Red Candle]

'Red Candle'은 언뜻 손담비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스타일의 전형적인 보사노바 곡으로 가수이며 최근 작곡가로서의 재능을 인정받고 있는 샤이니의 종현이 직접 작사와 작곡에 참여한 곡이다. 그간 다양한 댄스음악을 선보이며 빠른 템포와 리듬을 가진 노래들을 선보여 왔던 손담비이지만 독특한 리듬감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멜로디의 보사노바는 한 번도 도전해 보지 않았던 장르의 음악이기 때문이다. 재즈와 삼바의 결합인 보사노바 장르를 표현하기 위한 악기들의 화려한 연주에 손담비의 목소리가 함께 어우러져 신비로움까지 더했다. 거기에 쉽게 녹아내리고 약한 바람에도 꺼지는 향초의 불안함을 사랑에 빠져 설렘과 불안을 동시에 가지게 된 사람의 마음에 빗댄 가사가 여자들의 감성을 자극할 만큼 인상적이다.

Story손담비 'Red Candle', 그녀의 특별한 자켓 촬영 현장

안녕하세요. 1년 만에 'Red Candle'으로 돌아온 손담비입니다. 겨울과 잘 어울릴만한 곡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릴게요. 'Red Candle'은 삼바와 재즈가 결합된 보사노바라는 장르의 곡입니다. 보사노바 특유의 리듬감과 몽환적인 분위기가 잘 조화를 이룬 곡이죠. 특히 쉽게 녹아내리고 약한 바람에도 꺼져버리는 'Red Candle'과 사랑에 빠져 설렘과 불안함을 동시에 가지게 된 여자의 마음을 빗댄 가사가 인상적인데요. 샤이니의 종현 씨가 직접 작사, 작곡하신 곡이랍니다!

네이버 뮤직 MUSIC SPECIAL, 2013년 12월 18일



손담비, 2013년 12월 20일



정구현, 2013년 12월 22일


손담비 씨는 1년만에 따뜻한 새 앨범을 발표하셨던데, 소개 좀 해주시죠.

네. 사실은 활동을 안 하는 곡이어서요, 내년에 활동을 할 건데 살짝 미끼만 던져봤습니다(웃음). 그래서 다음 연도에는 열심히 활동할 예정이고요. 방금 축하 공연으로 (와주신) 샤이니 종현 씨가 작사작곡한 곡이어서 좀 의미가 남다른데요, 내년에는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MBC 연기대상, 2013년 12월 30일


손담비가 최근 발표한 디지털 싱글 “Red Candle”에 관해 말하다


네 번째 미니 앨범 “눈물이 주르륵” 이후 일 년의 공백기 끝에 팝 퀸 손담비가 2013년 1월 23일 아홉 번째 디지털 싱글 “Red Candle”로 돌아왔다. “Red Candle”은 샤이니의 종현이 작곡가로서뿐 아니라 녹음 과정에도 보컬 디렉터로 참여했다. 새 디지털 싱글에 대한 손담비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Red Candle”이라는 제목에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특별한 비하인드스토리는 없어요. 이 곡을 작곡한 샤이니 종현 씨가 “레드 캔들”을 주제로 가사를 썼고, 그래서 제목도 자연스럽게 “레드 캔들”이 됐어요. 가사를 유심히 살펴보시면 왜 레드 캔들인지 아실 수 있을 거예요.


“Red Candle”의 데모 버전을 처음 들었을 때 느낌이 어땠나요?

앞서 종현 씨가 곡을 잘 쓴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기대가 무척 컸어요. 제 높은 기대치에도 불구하고 “레드 캔들”을 듣자마자 '이 곡은 나를 위해 만들어진 곡이다'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바로 녹음 스케줄을 잡자고 했어요.


“Red Candle”을 샤이니 종현 씨가 써주셨는데, 당신과 종현의 컬래버레이션(콜라보레이션)을 더 기대해도 될까요?

종현 씨는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함께 작업한다면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물론 “레드 캔들”을 작업하는 동안에도 그랬고요. 종현 씨가 너무 바빠서 함께 작업할 기회가 쉽게 다시 올 것 같지는 않지만,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 함께 작업하고 싶어요.


KAvenyou, 2014년 1월 22일


Red Candle 어쿠스틱 라이브


노래 손담비, 선우정아

편곡 선우정아

연주 베이스 백경진, 드럼 이지원, 기타 원똘, 건반 조성태


피크닉라이브 소풍, 2014년 9월 9일


종현이 31명 허나 빙산의 일각

@jonghyun.948님이 게시한 동영상님,


종현 인스타그램, 2015년 9월 15일


“Red Candle요? Red Candle 짧게 해볼까요? (소진에게) 할 수 있겠어요? 후렴만.”



“아우, 어려워. 이게 여성분들 노래는 역시 호흡이 너무 어려워요.”


대학로 게릴라 이벤트 '종현의 힐링 스토리', 2015년 9월 19일

  1. 위프리키(WE FREAKY)는 종현이 어린 시절부터 함께 음악을 해온 친구들과 꾸리는 작곡 팀. 종현과 중학교 때부터 같이 밴드부를 했던 기타 치는 오준혁과 피아노를 치는 소진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 호원대학교 실용음악과 기타 전공, 피아노 전공으로 셋 다 서울실용음악학교(현 서울실용음악고등학교) 동기. [본문으로]

원문


샤이니의 ‘Everybody’는 장난감 병정이 콘셉트다. 잠들어 있던 장난감 병정들이 깨어나 춤을 추고, 춤이 끝나면 다시 쓰러져 잠든다. 딱 사람이 태엽을 감은 만큼, 원하는 만큼 움직이고 정지하는 장난감들. 하지만 <토이 스토리>는 우리에게 인간이 볼 수 없는 장난감의 세계가 있음을 알려줬다. 인간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그들에게는 꽤 힘든 노동이고, 서로 인생의 희로애락에 대해 말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샤이니의 김종현이 얼마 전 트위터에 남긴 글처럼. “아그리고 님들하 미노가 나호빗이라고놀려씀 ㅜㅜㅜㅜㅜㅜㅜㅜ 나 데뷔때보다 일센치나컷는데ㅜㅜㅜㅜㅜㅜ”


SNS를 활용하는 아이돌은 많다. 유머감각을 발휘하는 아이돌도, 세상에 대한 소신 있는 발언을 하는 아이돌도 몇몇 있다. 하지만 김종현처럼 때론 조증과 울증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갈 만큼 감정 표현의 폭이 큰 경우는 많지 않다. 멜론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뒤 자신이 우는 사진을 올리고 “미안해요 부족한 내가 이렇게 큰 보답을 받아도 되는지 떨리고 무서워요 어떤 모습을 보여도 지지해주는 당신 때문에”라고 하는 한편, 영화 <관상>을 보고 나서는 “룰루랄라 집에서 관상보는데 너무재미땅 맹꽁이서당이 계속 생각나는 영화군!” 같은 글을 올린다. 당연하다. 스물셋 청년이니까. 하지만 당연하지 않다. 스물셋 아이돌이니까. 김종현은 KBS <불후의 명곡>에서 패닉의 ‘왼손잡이’를 “나는 양손잡이야!”라고 개사한 무대를 선보였다. 약간은 이성을 잃은 듯 질러버린 그 무대가 끝난 뒤, 인터넷에는 공연의 특정 부분만 잘라내 그를 조롱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인디 뮤지션이라면 팬들끼리 공유하고 끝날 재밌는 이벤트가, 아이돌에게는 그의 실력과 성격을 규정하는 근거가 돼버린다.



“한때란다 한때야 날카로운 감정의 기억이 무뎌진다 무뎌져 네모가 닳아져 원이 돼.” 김종현이 만들어 아이유에게 준 ‘우울시계’는 사랑에 관한 노래지만, 이 구절만큼은 아이돌이 만나는 세상에 관한 것처럼 느껴진다. 느낀 만큼 뾰족하게 표현하려고 하면, 세상은 둥글어지라고 말한다. 즐거워도 너무 크게 웃으면 안 되고, 슬퍼도 침착해야 한다. 장난감 병정처럼 대중이 원할 때만 움직이는 것이 좋은 직업. 그런데, 김종현은 뾰족하지도 둥글지도 않은 자신의 방법을 찾아나간다. ‘안녕들하십니까’라는 말이 세상을 휩쓸면서 한 성적 소수자가 자신의 안녕치 못한 처지를 대자보로 남겼고, 김종현은 그에게 “제 트윗으로 원치않는 주목을 받으시거나 이슈화로 피해 입으실까봐” DM으로 답했다. 자신은 “연예인으로서, 다른 의미로 대중을 대하는 소수자”로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세상에 많은 상실감”을 느끼고, “다름은 틀린 것이 아니라는 걸 똑바로 외치시는 모습을 응원”한다고.


아이돌의 둥글지 않은 생각에 세상은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한다. 누군가는 그를 ‘개념’ 있다 칭찬했고, 누군가는 정치적이라며 비난한다. 이 일에서 파생된 극우 사이트 일베와 샤이니 몇몇 팬의 반응에 대해 ‘일베 VS 샤이니 월드’ 같은 헤드라인을 뽑아낸 매체도 있었다. 그러나 김종현의 글이 알려진 것은 상대방이 DM을 공개하는 것을 허락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독특한 위치 때문에 상대가 피해를 입을까 봐 DM을 보냈다. 상대가 공개를 원하자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감수하고 허락했다. 자신의 뾰족함에 상대가 아파하지 않도록 하는 예의. 뾰족함이 세상에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김종현의 정치적 입장이나 그가 프로필 사진으로 쓸 만큼 지지하는 대자보에 담긴 주장은 차라리 부차적이다. 익명의 인터넷에서는 무슨 말이든 배설하지만 ‘신상’이 공개되면 말 한마디 하기 조심스러운 세상이다. 그 세상에서 청년들은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포기하지 않되, 예의 있게 전달하는 법을 배웠다. 아이돌은 DM이 공개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학생들은 절박한 처지를 공손한 말투에 담아 실명을 밝힌 대자보로 붙인다. 그러니, 김종현이나 ‘안녕들하십니까’를 쓴 청년들에게 무언가 한마디 하고 싶은 어른이 있다면 칭찬이나 비판 대신 미안해하길 바란다. 20대 청년이 140자의 입장, 거리의 대자보 한 장도 이렇게 신중하고 공손한 태도를 가져야 자신의 말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든 미안함.


김종현의 행동에 거창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는 단지 자신의 뾰족한 뜻을 둥근 세상에 전달하는 방법을 찾았을 뿐이다. ‘안녕들하십니까’가 당장 세상을 바꿔버리지도 못할 것이다. 다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이런 태도를 가진 사람이 살아갈 삶이다. ‘우울시계’는 쉴 새 없이 ‘우울하다 우울우울’을 반복하면서, 우울함의 감정에 오히려 위트를 불어넣는다. 김종현과 아이유는 최대한 감정을 배제한 듯한 목소리로, 조금씩 리듬을 타며 작은 일상에서 느끼는 우울함들을 묘사한다. 그렇게 감정을 꾹꾹 눌러 담으면서, 살짝 목소리를 높여 부르는 후렴구는 어딘가 처연하게 느껴진다. 우울함마저 조금은 유머러스하게 넘겨버리면서 오히려 복잡미묘한 감정들을 더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 김종현이 작사한 샤이니의 ‘Dangerous’에는 ‘Trouble 소문들만 Double’, ‘넌 원형 없는 폭력들에 어둠 속에 숨어들어’라는 구절이 있다. 하지만 그는 어둠 속에 숨어드는 대신 자신의 감정을 음악으로 잘 전달한다. 그리고, 그는 오늘 발표되는 손담비의 ‘Red Candle’을 만들면서 작곡가로서의 입지도 조금씩 넓혀간다. 무대 위의 장난감 병정 같던 아이돌이 무대 밖으로 내려와 천천히 자신의 음악들을 해나간다. 자신의 뾰족한 생각과 둥그런 방식을 지킨 채. 세상은 그렇게 또 조금 변해간다.


ⓒize: 글 강명석, 교정 김영진



ⓒNAVER STARCAST

2013 12 종현 SMTOWN WEEK SHINee 'The Wizard': 포토카드, 포스트카드, 메시지카드 (화보)



ⓒS.M. Entertainment

2013 12 20 종현 한겨레: [이승한의 술탄 오브 더 티브이] 연예인이라고 허락받고 말해야 돼? (칼럼)

원문


뜬금없는 고백으로 시작하자. 나는 남성 5인조 보이밴드 ‘샤이니’를 좋아한다. 그들의 제일 최신 앨범인 ‘더 미스컨셉션 오브 어스’는 그들이 아이돌이라는 이유 때문에 음악적 저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하며, 그들의 노래 ‘셜록’의 무대는 한국 대중가요사에 길이 남을 혁신적인 안무였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에서 30대 남성이 알록달록 색색깔의 스키니진을 입은 남자 아이들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닌 건지, 어디 가서 내가 이런 고백을 하면 종종 이런 대답이 돌아온다. “왜요?” 아니, 왜긴 왜야. 내가 좋다는데.


샤이니의 멤버 종현이 새삼 화제다. 최근 대학가에서 고등학교, 중학교로, 직장으로, 사회로 들불처럼 번져 나가고 있는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사진을 에스엔에스(SNS) 프로필 사진으로 내건 게 계기였다. 종현이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한 대자보는 성공회대학교 강은하씨의 대자보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여성에 대한 부당한 비난, 착취의 대상으로 전락한 20대로서의 삶에 대해 발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종현은 강은하씨와의 대화를 통해 “다른 의미로 대중을 상대하는 소수자로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세상에 많은 상실감을 느낀다”며 공감과 지지의 의사를 밝혔다.


좋아하는 그룹의 좋아하는 멤버가 양식있는 행동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다니 팬이 된 도리로 당연히 기뻐야 하는데, 내심 마음 한구석이 찜찜하다. 종현의 행동을 용기 있다고 칭찬하는 목소리나, 섣부른 행동이었노라 비난하는 목소리나 이래저래 불편한 것은 매한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좀 색다르게, 종현의 매력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종현의 행동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불편한 이유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샤이니의 매력에 대해서 이야기할 기회는 앞으로도 충분할 테니 말이다.


종현의 행동을 섣부른 일이었노라 말하는 사람들의 요지는 대체로 이렇다. 연예인은 널리 알려진 사람이기 때문에 공인이고, 사회적인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함부로 정치적인 입장을 밝히면 안 된다고 말이다. 2008년 촛불시위 당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표명했던 배우 김규리나 김혜성 등이 이러한 이유로 비난의 대상이 되었던 바 있다. ‘대중적 영향력이 큰 연예인이 정치적인 입장을 밝히면 판단능력이 떨어지는 대중이 무분별하게 그 입장을 받아들여 선동당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제는 말하기도 지겹지만, 연예인은 공인이 아니다. ‘공인’이란 용어의 정의는 나라나 사회마다 조금씩 다르다고는 하나, 굳이 규정하자면 ‘공직에서 공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유명인’ 정도로 이야기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명백하게 사적 이익을 위해 복무하며, 공적 분야가 아닌 기업과 거래해 수익을 올리는 연예인을 ‘공인’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들은 그저 상대적으로 유명한 사적 개인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헌법은 모든 국민에게 양심의 자유와 언론·출판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그로부터 예외가 될 수 없다.


샤이니 종현 ‘안녕들’ 지지 밝히자 

‘공인이 대중을 선동한다’며 비난 

“딴따라가 뭘 알아” 뿌리 깊은 하대 

반면 “아이돌이 생각이 깊네” 찬사도 

양쪽 다 멸시·편견서 자유롭지 못해 

자신의 의사 밝히면서 겁을 먹거나 

대단한 일로 여길 필요도 없어야


연예인이 대중적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알아서 정치적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 또한 어딘가 이상하다. 연예인들이 정치적인 발언을 하고 사회적 운동에 앞장서는 이유가 바로 그 대중적 영향력이기 때문이다. 환경보호 운동에 앞장서 온 최강희나, 저개발국 어린이 돕기에 헌신해 온 김혜자, 유기동물 보호 및 입양 운동에 앞장서 온 이효리 모두 자신들의 대중적 영향력을 발휘해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대중을 설득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어떤 사회적 운동은 연예인의 대중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권장되고 어떤 사회적 운동은 자제해야 한다면, 그 기준은 무엇이며 누가 세우는 것인가?


대중이 판단능력이 떨어져 연예인들이 하는 말이라면 곧이곧대로 믿을 것이라는 전제 또한 대중에 대한 근거 없는 무시이지만, 백 보 양보해 설령 그렇다고 한다 해도 그것이 연예인들의 발언을 자제시키거나 비난할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대중이 비판적으로 사고할 능력이 떨어진다면 그것은 그 정도의 사고 능력도 키워주지 못하는 교육 과정의 문제일 뿐이다. 주어진 정보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판단하는 것은 민주시민의 기본적인 덕목이고, 9년의 의무교육과정은 민주시민을 양성하기 위해 존재한다. 연예인의 말 한마디에 흔들릴 정도로 대중이 무지하다면 그것은 교육과정의 문제지, 연예인들의 권리를 제약할 어떠한 근거도 될 수 없다.


연예인들의 정치적 발언을 막는 또 하나의 편견은 “딴따라가 뭘 알겠어”라는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는 연예인에 대한 뿌리 깊은 하대다. 이는 연예인은 지적 소양이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과, 일정 이상의 지적 수준을 갖추지 못하면 사회적·정치적 발언을 해선 안 된다는 엘리트주의의 결합이다. 다시 한번 헌법을 인용하자면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배움의 정도에 무관하게 누구든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있을뿐더러, 연예인 또한 연예인이라는 직업 때문에 지적 수준을 지레짐작당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특히나 아이돌 가수나 젊은 배우들의 경우 더 극심한 편견에 시달린다. ‘그저 얼굴이 잘생긴 탓에’ 연예인이 되어 ‘회사에서 찍어낸’ 대로만 노래하고 연기하는 것에 익숙해진 ‘인형’이나 다름없는 ‘어린애’들이 무슨 자기 주관이 있겠느냐는 편견이 수차례 더 작용하기 때문이다. 샤이니의 종현 외에도 평소 자기 주관을 꾸준히 밝혀왔던 배우 유아인이나, 이번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지지에 동참한 투피엠(2PM) 멤버 찬성 등의 젊은 연예인들은 이러한 비난을 마주해야 했다. 문제는 종현의 행동을 용기 있는 행동이었노라 칭찬하는 이들 가운데에서도 은연중에 이러한 편견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한국에서 연예인이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밝히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진보와 보수가 서로를 가히 종교적 열정에 가까운 태도로 비난하는 와중에 어느 한쪽에 대한 지지를 밝힌다는 것은 분명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김제동이나 김여진 등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입장을 지닌 연예인들에 대한 보수진영 일각의 비난이나, 이순재, 이덕화 등 보수 정치인들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힌 연예인들에 대한 진보진영 일각의 비난은 원색적이라는 점에서는 피차 매한가지다.(누군가는 “진보 성향의 연예인은 정권 교체 후 석연치 않은 하차를 당한 것에 반해, 보수 성향의 연예인들이 그런 불이익을 당한 적은 없지 않으냐. 어떻게 두 가지를 같이 놓고 비교하느냐”고 반문할 것이다. 그러나 방송국의 석연치 않은 하차 압력과, 연예인의 정치적 발언에 대한 대중의 날 선 반응은 엄연히 별개의 문제다. 나는 지금 후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중이다.)


그런 점에서 종현의 행동은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그에 대한 일부 찬사의 이면에도 “아이돌 가수가 이렇게 깊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는데, 요즘 젊은이들답지 않게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많군”이라는 편견이 작동하고 있다. 종현의 행동을 ‘기특해’하는 기성세대의 시선 또한 결국 젊은이들에 대한 무시, ‘딴따라’에 대한 멸시와 ‘아이돌 가수’에 대한 편견에서 영 자유롭지는 않은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열풍 자체를 바라보는 시선과도 그리 멀지 않다. “요즘 젊은이들답지 않게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대학생들에 대한 ‘기특함’이나, “어린것들이 뭘 안다고 떠드냐”는 ‘못마땅함’ 모두 편견으로 가득 차 있는 시야니까 말이다.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의 핵심은, 처음 대자보를 썼던 주현우씨의 말처럼 “알고 보니 말하는 건 허락받고 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에 있다. 자신의 의사를 말하는 것에 대해 겁을 먹거나 대단한 일로 여기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며, 연예인의 발언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만큼이나 호들갑스러운 찬사로 찬양하는 것 또한 그 건강한 사회를 불러오는 것을 방해하는 일이다. 종현이 제 입장을 밝히는 일이 그가 신곡을 발표하는 것만큼이나 당연한 일로 무덤덤하게 받아들여질 때, 비로소 우린 조금이나마 안녕해질 수 있을 것이다.


ⓒhani.co.kr: 글 이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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