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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KED SHINee

소년에서 남자로! <나일론>과 함께한 샤이니의 대변신 프로젝트



under cover: SHINee


기록적인 한파가 계속되던 어느날, <나일론> 커버 촬영팀과 신곡 'Dream Girl'을 준비 중인 샤이니 멤버 다섯 명이 함께 만났다. 이번 화보의 콘셉트는 '소년의 티를 벗고 남자가 된 샤이니'. 하나둘 준비를 마친 멤버에게선 더는 소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낡아 빠진 옥탑방 세트, 주근깨 가득한 얼굴, 아무렇게나 입은 듯한 티셔츠와 그 사이로 살짝 드러난 타투가 전부였는데도 말이다.


커버 촬영의 스타일링을 맡은 <나일론>의 패션 에디터 허세련은 "자유롭고 반항적인 모습의 샤이니를 좀 색다르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과한 스타일링은 자제하고 빈티지한 느낌을 살려 특별한 보이 룩을 완성했죠."라고 설명한다. 조금 더 거칠고 반항적인 모습을 한층 더 끌어내기 위해 섭외한 타투이스트 송정민 역시 "남자다움을 강조할 강렬한 레터링과 깔끔한 라인에 포인트 컬러를 더한 타투를 위주로 준비했어요"라고 말하며 전날까지 밤새워 준비했다는 시안을 펼쳐 보였다. 아직 한 번도 타투를 해본 적이 없다는 멤버는 저마다 하고 싶은 타투를 신나게 고르며 큰 관심을 내보였는데, 각 멤버의 타투 글을 찾아보면 멤버 다섯 명이 왜 그 문구를 선택했는지 알 수 있을 거다.[각주:1]


헤어 스타일리스트 권영은은 내추럴하면서도 집에서 뒹군 듯 자연스럽게 헝클어진 헤어를 완성해 촬영의 콘셉트와 잘 맞아떨어지도록 했고,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지현은 은은한 스모키 메이크업과 자연스러운 피부 톤, 그리고 포인트로 주근깨를 표현해 꾸밈없는 남자의 느낌을 절묘하게 표현했다. 키와 태민의 얼굴에 장난기 가득해 보이는 주근깨를 그려 넣기도 했다. 한 컷 한 컷 찍을 때마다 촬영팀 수십 명이 우르르 몰려다니느라 분주하고 북적이던 스튜디오는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지만, 촬영이 거듭될수록 뿌듯함이 몰려왔다. 그 어느 때보다 샤이니는 <나일론>과 함께할 때 더 반짝반짝 빛나니까.



BORN TO BE WILD

샤이니는 지금 이유 없는 반항 중.


종현


살면서 반항해본 기억은?

나는 기본적으로 주관이 뚜렷한 편이라 내 생각과 상황이 맞지 않을 때 적잖이 반항해본 것 같다. 내게 정말 필요 없는 일을 시킬 때 어른들과 마찰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부분이 후회되는 일들이다.


특별히 가장 후회되는 일은?

자퇴한 것. 음악 학교에 가려고 고등학교를 자퇴한 선택이 별로 좋지 않았던 것 같다. 당시엔 학교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아까웠는데, 굳이 그러지 않았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 그렇다고 크게 후회해서 자책하는 건 아니다.[각주:2]


내가 다른 사람보다 특별히 뛰어난 부분은?

말발? 하하하. 장난이고. 내 좌우명이 '이해보다는 인정'이다. 무슨 뜻이냐면 그냥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으니 뭐든 그냥 이해가 안 돼도 인정하자는 말이다. 그래서 그냥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뛰어난 것 같다.


현재 특별히 관심을 두고 있는 건?

음악적인 부분은 계속 관심을 갖는 분야고, 새로운 관심을 갖는 건 인간관계다. 어머니께 말씀드렸더니 심리학을 공부하라고 하시더라. 어머니가 어린이집 원장님인데 철학이나 심리학을 공부하면 인간관계에 대한 여러 고민을 풀 수 있다고 했다.


배울 생각이 있나?

솔직히 좀 귀찮다. 그리고 그걸 공부하면 내가 잘난 체할 것 같기도 하고.


요즘 누군가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잘한다는 말. 일적인 부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얘기는 언제나 기쁘다.


내가 생각했을 때 나만의 매력 포인트는?

반전. 카메라 울렁증이 있어서 방송할 때 내 모습을 다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실제로 나를 보는 사람들은 반전을 느낀다. '너는 생각했던 거랑 많이 다르구나'라는 말을 자주 듣는 편인데, 이게 내 매력이 아닐까?



샤이니와 함께한 아홉 시간

샤이니 얘기


이번 달은 시작처럼 마지막도 샤이니 얘기다.


작년 9월호 샤이니의 멤버 태민의 단독 화보 때 처음 나온 샤이니와 [나일론]의 커버 이야기는 어느덧 해를 넘겨 성사됐다. 쉽지 않은 여정 속에 마지막 페이지는 에디터의 자화자찬 또는 속풀이장으로 사용하려고 했다. 그러다 생각해보니 그게 뭐 중요한가 싶다. 누군가에겐 샤이니 멤버의 한마디가 더 귀할 텐데…. 그래서 촬영 과정 속속들이 얘기하는 건 그만두고 멤버의 [나일론] 커버 소감을 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종현


[나일론] 3월호 커버 모델이 된 소감을 말해줄래요?

제가 잡지를 사서 보거나 그런 편은 아니어도 촬영하거나 시간이 날 때 이렇게 보면, [나일론]이라는 잡지를 되게 재미있게 봤거든요. 사진도 독특한 부분이 많고 기사도 재미있고. 색깔이 뚜렷한 잡지라 워낙 좋아했는데, 저희가 표지 모델을 하게 됐다니까 정말 기뻤어요. 독자 여러분에게도 저희가 새로운 색깔로 다가갈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래서 이번에도 되게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보는 분도 즐거우면 좋겠어요.


샤이니 멤버 다섯 명이 촬영 중간 짬을 내서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셀카를 찍어 남겼다. 사인이 담긴 이 사진들은 [나일론]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2~3월에 불시에 선물로 쏠 예정이다. 그야말로 샤이니 리미티드 에디션 셀카니 시간 날 때마다 [나일론] 페이스북, 트위터에 접속하기를!


ⓒNYLON: 포토그래퍼 목정욱, 에디터 조윤미, 스타일리스트 허세련, 메이크업 김지현·헤어 권영은 at 김청경 헤어페이스, 타투이스트 송정민, 어시스턴트 김수지·김소희·김예진·문승희

  1. 종현이 선택한 타투는 Veni, vidi, vici. [본문으로]
  2. 혹시라도 인터뷰 내용에 오해가 없기를 바라는 종현의 트윗. SMI(Seoul Music Institute)는 종현이 일반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진학했던 서울실용음악학교(현재 영어명은 Seoul Music High School). 종현은 2010년 9월 GQ 인터뷰에서도 "음악학교에 간 것이 제 인생의 첫 번째 터닝포인트"라고 학교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본문으로]




better together

전혀 다른 음색을 가진 4명의 청년이 모여 같은 노래를 부른다. 몸을 5개로 쪼개도 모자란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그중에서 '에스엠 더 발라드(S.M. THE BALLAD)' 프로젝트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걸 보니 얼마나 노래하는 걸 좋아하는지 짐작이 간다. 

화보에 쓰일 세트를 괜히 방처럼 꾸몄다 싶었다. 졸린 눈으로 들어온 청년들은 파자마를 입혀놓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담요 위에 눕기 시작했다. 첫 방송이 있기 바로 전날, 촬영장에서 SM의 새로운 프로젝트 그룹 '에스엠 더 발라드(S.M. THE BALLAD)' 멤버의 모습은 그랬다. 에스엠 더 발라드는 트랙스의 제이, 샤이니의 종현, 슈퍼주니어의 규현, 그리고 신인인 지노로 이루어졌는데, 이름에서 눈치 챘겠지만 각 그룹의 내로라하는 보컬을 모아서 만든 발라드 그룹이다.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담요 한 장 깔려 있을 뿐이건만 제 방처럼 와서 눕는 통에 일어서서 찍어야 하는 컷이라고 말하기 미안할 정도였다. "어제 뭐 했어요?" 하고 묻자 "'텐텐'이라고 아침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하는 공연 연습을 했는데, 그저께랑 어제 이틀 연속으로 하니 피곤하네요"하고 규현이 대답한다. 그는 슈퍼주니어 K.R.Y.콘서트, 슈퍼주니어의 콘서트 <슈퍼쇼>, 뮤지컬 <삼총사> 연습을 하는 데다 슈퍼주니어 멤버인 이특, 은혁과 함께 케이블 토크쇼의 MC도 맡았다. 종현은 새벽까지 콘서트 영상 촬영을 했고, 고3인 지노는 기말 고사 기간이라 시험을 치고 바로 촬영장으로 왔다. 사실 데뷔 이래 가장 바쁜 사람은 제이인데(화보 촬영날도 드라마 촬영 때문에 중간에 가야 했다), 드라마 <프레지던트> 촬영에, 뮤지컬 <삼총사>와 <락 오브 에이지> 연습으로 요즘 'SM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 되었다. 동시에 이들이 에스엠 더 발라드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피곤한 기색도 잠시, 몸이 좀 풀린 듯하자, 금방 장난을 치기 시작한다. 각자 스튜디오 이곳저곳에서 새 음반 <너무 그리워>에 수록된 'Hot Times'의 도입부 '예에이예에'부분의 높은 음을 지르고, 규현은 어디선가 소형 캠코더를 꺼내 다른 사람을 찍는다. 그 옆에선 제이가 뮤지컬 <삼총사> 연습을 하는 건지 칼싸움하는 연습을 한다. 그러다가 또 누군가 다시 노래를 부른다. '7년간의 사랑'을 녹음하다가 눈물지었다는 규현, 이번 음반의 '너무 그리워'를 재녹음할 때 너무 많이 울어서 그날 녹음한 걸 쓸 수 없었다는 종현과 촬영장에서 끊임없이 만담을 늘어놓는 청년들이 같은 사람이라는 걸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렸다. 

알고 보면 이 프로젝트는 오랫동안 기획하고 준비해왔기 때문에 그들은 바쁜 와중에도 에스엠 더 발라드에 대한 애착이 크다. "이번 음반에 들어 있는 '너무 그리워'는 2년 전에 녹음한 거예요. 2008년 12월의 저희 목소리죠. 그래서 라이브로 들을 때 좀 다를 수도 있어요." 규현이 말한다. 목소리가 달라졌을진 몰라도 분명한 건 노래를 '잘'한다는 사실이 변하지 않았다는 거다. 촬영장에서 별로 힘들이지 않고 질러대던 고음이 아직도 5.1채널로 들려오는 것 같으니까 말이다. 그들이 원래 있던 팀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에스엠 더 발라드로 뭉치면서 확실히 자신들의 존재를 증명하는 듯했다. 

보컬만 4명을 모아놓았으니 당연히 경쟁도 있다. "한 번은 녹음을 했는데 각자 역량을 다 하다보니 노래의 밸런스가 안 맞는 거예요. '나, 노래 잘해'라고 자랑하는 보컬들의 싸움처럼 돼버렸죠. 그래서 다시 녹음한 적이 있어요." 종현이 얘기한다. 외국 보이 밴드 같았으면 질투심에 멱살잡이를 했을지 모르지만 한국인 정서상 서로가 잘하는 걸 부러워하는 분위기다. 막내 지노의 말에 따르면 규현은 서정적인 정서를 잘 표현하고, 종현은 모든 곡을 자기 식대로 해석해서 그가 부르는 노래는 새로운 느낌이며, 제이는 그 존재감만으로도 좋다고 한다. "트랙스에서 제이 형이 'Scorpio', 'Paradox'를 부를 때 정말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지금 같이 활동하는데도 '우와'하고 쳐다보게 돼요." (…)

음반이 나오기 전에 넷의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을지를 우려했다. 음색이 독특한 종현과 부드러운 목소리의 규현, 오랫동안 록 밴드를 해온 제이와 아직 목소리를 모르는 신인 지노가 같이 노래를 부른다는데 어떤 소리가 나올지 쉽게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덕분에 완전히 다른 목소리들이 한 곡에 녹아들면서 잘 어우러질 때 더 매력적으로 들린다는 걸 알았으니까. 'Hot Times'가 그걸 증명하고 있으며, '너무 그리워'는 작곡가가 영리하게 각자의 파트를 분명히 나눠놓아 한 곡을 4가지 버전으로 듣는 즐거움을 준다. 그리고 나머지 곡은 각 멤버의 음색에 맞는 스타일의 솔로곡이나 듀엣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른 인터뷰에서 소울 장르를 불러보고 싶다고 말한 종현은 정말로 이번에 네오소울 장르의 곡 'Don't Lie'를 지노와 함께 부르게 되었다. "제가 의도한 거 아니에요. 이 노래도 예전에 만들어진 곡인데 영어 버전으로도 부르고 여러 버전으로도 녹음해봤어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듣고 거부 반응이 일어나지 않을까 겁이 나더라고요. 제가 듣기에도 어려웠거든요." 음반이 나오고 난 지금은 오히려 색다르다고 좋아하는 반응이다. (…) 그리고 제이는 이런 말을 덧붙인다. "트랙스로 활동할 때와 특별히 다른 변화는 없어요. 매번 혼자 부르다가 든든한 3명이 옆에 있어서 부담을 덜어 오히려 편하죠. 'Hot Times'란 곡에서 꼭 해보고 싶던 랩을 할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에스엠 더 발라드가 결성되었으니, '에스엠 더 록'이나 '에스엠 더 일렉트로닉' 프로젝트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이런 프로젝트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각 팀에서 랩 잘하는 사람만 모아서 진짜 멋있는 힙합 크루를 만드는 거예요"라는 규현의 말에 "맞아, 진짜 춤 잘 추는 사람만 모아 퍼포먼스도 같이하는 거야. 진짜 멋있을 것 같아"라고 종현이 거든다. 그럼 에스엠 더 발라드의 두 번째 프로젝트 음반을 넘기고 싶은 SM 식구는 누굴까? 언제나 그렇듯 규현부터 얘기한다. "죄송하지만, 저는 이걸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자 종현도 "저도요. 서바이벌로 해서 살아남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지노도 마찬가지. 

제이도 그 자리에 있었으면 계속 하고 싶다고 얘기했을 테지만, 먼저 자리를 뜬 탓에 샤이니의 온유와 슈퍼주니어의 예성이라는 답을 서면으로 전해왔다. 샤이니나 슈퍼주니어의 다른 멤버는 분명 배가 아플 것 같다. 같은 회사에 소속된 가수 중에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지 않을까. (…)

ⓒNYLON: 포토그래퍼 황혜정, 에디터 김윤정, 스타일리스트 서수경, 헤어 E NOC, 메이크업 공혜련, 어시스턴트 이상희





not for boys


샤이니는 곧 있을 두 번째 정규 음반 발매를 앞두고 못 말릴 정도로 신나 있었다. 브라운관의 모습을 보고 바른 말만 하는 청년들일 거라는 기대는 기분 좋게 무너졌다. 아쉽지만, 여기서 밝혀두고 넘어가야 할 게 2가지 있다. 민호는 전날의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했으며, 이 페이지는 남자들을 위한 게 아니라는 것.


솔직히 말하자. 오랜만에 만난 사이도 아닐 텐데, 샤이니는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고 뭐가 그렇게 웃긴지 시종일관 떠들썩했다. 누가 제일 밥을 많이 먹는가 하는 문제("민호가 제일 많이 먹지")에서부터 키가 종현이에게 받아냈다는 알렉산더 왕 선글라스, 이번에 나올 정규 2집 <루시퍼>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대화는 쉴 새 없었다. (…) 이들이 폭발적으로 흥분 상태가 된 건 회사에서 단체로 노트북을 선물 받으면서부터였다. 단언컨대, 그때 누군가가 국민교육헌장을 읊었다 해도 그들은 배를 잡으며 웃었을 것이다. 조용한 눈을 하고 들어온 태민과 종현을 보고 말수가 적을 거라고 생각한 건 그야말로 오산이었다. 게다가 그들은 어찌나 잘 먹던지, 먹을 것을 부족하게 산 건 아닌가 하는 죄책감마저 들었다. 이후 우리는 촬영을 위해 잠시 노래방에 갔는데 거기서 있었던 일을 말로 다 하려면 지면이 모자랄 정도다. "난 노래방에서 우리 노래 부르는 게 제일 싫더라" "2NE1 부를까?" "노래방에선 버즈가 최고야" 등등 각자의 노래방에 대한 사견을 채 주워 담을 새도 없이 노래는 시작됐다. 종현이 비의 '널 붙잡을 노래'를 이를 앙다문 과장법으로 부른 데 이어 태민은 민경훈의 '아프니까 사랑인 거죠'를 꺾어진 목소리로 불렀으며 이들에게 질세라 다른 멤버의 최신 가요 열전은 계속 이어졌다. (…) 엊그저께 뮤직비디오를 찍느라 새벽에 집에 들어간 피곤한 친구들이 맞나? 촬영하다가 우연히 잡힌 멤버의 못생기게 나온 사진을 킥킥거리며 휴대폰에 저장하는 그들은 샘 나는 젊음을 가진 청년이었다. 그들은 순식간에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을 자신의 팬으로 만들어 버렸다. 누군가 말했다. "샤이니 왜 이렇게 멋있어?" 그들이 제대로 알아들었다는 듯 답했다. "저희가 좀 멋지죠."


(인터뷰는 4명의 멤버가 번갈아가며 대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질문 옆에 써 있는 이름이 대답해야 하는 사람이다)


(…중략…)


우주 여행을 한다면 누구랑 갈래요? 추락 위험도 있고 외계에서 못 돌아올 수도 있어요. _종현

Key 나랑.

종현 싫어. 하하. 전 동물이랑 갈래요. 우리 집 개랑은 못 갈 것 같고요. 유기견? 가서 친해지는 거죠. 웰시 코기로 데려가야지.


제발 그만 물어봤으면 하는 건? _Key

Key 이상형요.

종현 오, 답이 바로 나왔어.

Key 만날 물어봐서요. 그리고 개인기도요.

NYLON 아까 <미녀들의 수다>의 크리스티나 흉내 잘 내던데요.

온유 오, 그거 밀면 되겠다.


(…중략…)


어느 날 9시에 출근하고 6시에 퇴근해야 하는 공무원이 되어 있으면 어떻게 할 건가요? _온유

태민 재밌겠다!

온유 어머나! 집에서 잘 거에요.

종현 바로 잘리겠다. 사무직은 어울리지 않아.

온유 저는 공무원 안 하고 제가 좋아하는 거 할 것 같아요.

NYLON 근데 가수의 재능은 없는 거예요.

종현 어떡해! 목이 몹쓸 성대야.

태민 노래 대신 춤춰.

온유 그러면 그냥 노래 듣거나 여행하거나 좋아하는 것 할래요. 저 돈은 있는 거죠?(웃음) 전 그렇게 상상할래요.


지금 전화하면 바로 달려와줄 친구가 있나요? _종현

종현 있어요.

Key 군대 갔잖아.

종현 아직 군대 안 간 지영이오.

NYLON 여자 아닌가요?

다들 남자예요.

종현 여자는 아마 다 올걸. 남자는 자신감이죠. 막상 여자 번호 하나도 없다며(웃음)


샤이니를 지금까지 설명한 말 중 가장 말도 안 되는 건 뭐였나요? _Key

Key 누나들의 로망. 그리고 해외에 갔을 때 저희를 부르는 수식어가 과장된 경우가 많아요. 세계적인. 월드 팝스타. 이런 거. 사회자가 "자. 월드 팝스타 샤이니를 소개합니다" 하면 무대 뒤에서 부끄러워서 '잉?' 이러죠.

종현 우리가 마이클 잭슨도 아니고.

태민 기분은 좋은데.


가장 좋아하는 속담은 뭔가요? _태민

종현 티끌 모아 티끌.

온유 티끌 모아 눈곱.

종현 하나 보고 열을 알면 귀신이다. 이런 거. 돌다리 두드려보고 건너면 손만 아프다.

태민 아!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야 한다! 겉모습에 속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중략…)


영화를 만든다면 제목으로 좋을 것 같은 건? _온유

태민 (킥킥거리며) 계속 어려운 거 걸린다.

온유 왜 갑자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생각나는 거죠? 주인공이 그냥 자유롭게 어딘가 막 돌아다니는 내용이에요.

종현 자유인!

태민 난 <해리 포터> 찍을 거야.

Key 엠마 왓슨 때문이에요.

태민 미란다 커가 지금 영화 찍는 거 없나?

종현 미란다 커는 모델이잖아.

NYLON 미란다 커가 올랜도 블룸이랑 사귀던가요?

온유 크. 넘볼 수 없다.

Key 엠마 왓슨은 넘봐도 될 것 같아. 이상한 애들이랑 사귀잖아. 하하.

온유 버버리 광고 모델 전엔 첼시 구단주랑 사귀었잖아.

종현 근데 루머라서. 한번 전화해봐.


만약 개그맨과 듀오를 결성해야 한다면 누가 좋을까요? _종현

종현 유세윤!

태민 잘 맞을 것 같아.

온유 노래 너무 좋아.

종현 머리도 좋으신 것 같고 너무 재밌어요. 음악도 너무 좋고.

NYLON 그럼 레게 머리도 할 수 있어요?
종현 아뇨. 하하.


솔직히 본인이 누구보단 잘생겼고 누구보단 못생긴 것 같나요? _Key

종현 니콜보다 잘생기고.

태민 민호 형보다 잘생기고.

Key 우리 아빠보단 잘생긴 것 같아요.

종현 아빠보다 잘생기고 엄마보다 못생겼어.

태민 강동원보다 못생기지 않았어?

Key 꼭 집어 누구라고 말하기 어렵네.

온유 전 할 수 있어요. 저는 강아지보다 잘생겼고….

Key 재미없어.

온유 전 강동원보단 못생겼어요.

Key 그냥 아빠보단 잘생겼다고만 써주시면 안 돼요?


(…중략…)


밤에 잘 때 종종 생각나는, 부끄러운 기분이 드는 기억이 있다면요? _종현

종현 자다가 발로 이불 차며 '아우' 그런 거요? 여장한 거.

(다들 정신없이 웃는다)

종현 데뷔 초에 많이 했거든요.

(…)


집에 있는 것 중 누가 내다 버리면 정말 서운할 것 같은 건? _Key

Key 너무 많은데. 옷.

종현 하나라도 안 될 걸요.

온유 알렉산더 왕 선글라스.

종현 내가 버릴 거야.

Key 저는 제 공간을 누가 건드리는 걸 되게 싫어해요. 나 몰래 쓰는 건 이상하지 않아요?

온유 빌려달라고 하면 빌려줘요. 몰래 쓰는 거 싫어하죠. 누가 그런 적 있나?

Key 보디 클렌저 샀을 때.

온유 맞아. 그때.

Key 빨리 닳아 있는 거예요. (다들 또 정신없이 웃는다) 하하. 다들 들어온 선물인지 알고 썼나 봐요. 전 엄마가 말 안 하고 이불 바꾸는 것도 싫어해요. 아직도 집에서 갖고 온 이불과 베개 써요. (웃음) 그런 거 갑자기 바꾸면 적응 못해요.


만약 잠적한다면 어떤 이유 때문일까? _태민

Key 아. 좋다.

태민 정말 큰일일 거 같아요. 다른 길을 걷겠다고 다짐했을 거예요.

온유 성실한 답변. 캬.

종현 아예 연을 끊는 거구나.

온유 난 그럴 일 없어. 하하.

종현 그리고 어디서 청소하고 있는 거지. 그 다음엔 어셔가 되는 거지(어셔는 청소부로 일하다가 가수로 데뷔했다).


많은 돈을 써도 절대 아깝지 않은 아이템은? _온유

온유 음식요.

종현 그래 먹는 건 다 돌아와.

온유 그리고 친구에게 쓰는 건 아깝지 않아요.

태민 나한테 쓰는 건?

온유 아까워. (웃음) 친구들과 하루에 50만원 쓴 적도 있어요.

다들 와! 꽃등심 먹은 거야?

Key 그건 좀 아까워할 필요가 있다.

온유 근데 저는 친구들이랑 먹는 건 아깝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NYLON 누가 온유 씨랑 친구가 되려면요?

종현 다시 태어나야 해요.

온유 저도 다시 태어나서 중학교 때부터 같이 친해야 해요. 저랑 제일 친한 친구는 초등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 중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 2명이거든요.

(…)


자신이 007 본드라면 본드걸은 누가 되면 좋겠나요? _종현

종현 이민정요. 제가 요즘 좋아해요. 아. 진짜 그러면 좋겠다.


(…중략…)


최근 일주일간 가장 좋았던 기억은 뭔가요? _태민

태민 타이틀곡 뮤직 비디오 찍었을 때.

Key 이번이 제일 힘든 것 같아요. 안무가 대단해요.

종현 숨이 턱까지 차올랐을 정도예요.

태민 뮤직 비디오 찍고 나면 아침이거든요. 자고 일어나면 어제 일이 아니라 몇 년 전 일 같아요.

종현 꿈같아.

온유 뮤직 비디오 끝내고 집에 들어가 침대에 딱 누웠을 때가 가장 좋아요. '이렇게 침대로 빨려 들어가는구나' 싶죠.


평생 단 하나의 음식만 먹어야 한다면? _온유

태민 스테이크요. 난 먹을 수 있어. 난 좋아. 난 그것만 먹고 살 수 있어.

온유 진짜 안 질리는 건 라면이야.

Key 난 하루만 먹어도 일주일 가던데.

온유 진짜? 난 중학교 때 하루 세 끼씩 라면만 두 달 먹었는데.

다들 왜? 어떻게?

온유 어머니 아버지 맞벌이하시니까 간단하게 차려 먹을 때 라면이 편하니까.

태민 라면 잘 끓이겠다.

온유 응. 근데 2개 물을 못 맞춰요.

종현 난 대박이야. 4개까지 맞출 수 있어.

종현 태민이는 라면에 꿀을 넣어요.

NYLON 왜요?

종현 맛있으라고요. (웃음)

태민 싱거워서 처음에 고추장을 넣었어요. 근데 아닌 것 같아 꿀을 넣었어요.

온유 소금도 넣고 미원도 넣고.

태민 민호 형이 먹고 '태민아, 이건 좀 아니다'고 말했죠.

온유 욕했어요.


누군가를 성공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자신만의 기준은 뭔가요? _종현

종현 어떤 음악을 듣고 '누구 같은 스타일이다', 그림을 보고도 '이건 누구 그림체다' 그런 말을 듣는다면 성공한 것 같아요. 어려운 거니까. 근데 누구든지 그걸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중략…)


가족 말고 외우고 있는 전화번호가 있나요? _태민

Key 난 없는 것 같아.

종현 저도 없는 것 같아요.

태민 저랑 제일 친한 친구인 민재 전화번호요.


(…중략…)


남들이 보면 이상하다 할 만한 습관이 있다면? _종현

종현 나 뭐 있지?

온유 너 눈뜨고 자는 거.

종현 맞아요.

온유 근데 그건 습관은 아니지 않나?

종현 그럼 물 먹을 때 새끼손가락 올라가는 거?

Key 제가 만날 뭐래요. 제발 좀 내리라고. (흉내내며) 이러고 마셔요.

온유 아냐. 왼손이야.



아무리 말해도 남들이 믿지 않았던 것은? _Key

Key 저희가 거짓말한다고 사람들이 의심한 건 휴대폰 없었던 거요. 시간이 없어 인터넷도 잘 못 보는데 그거 콘셉트 아니냐고 한 분도 많았고요.

태민 1년 반 동안 없었죠. 그랬더니 휴대폰 비밀번호가 기억이 안 나는 거예요.(웃음)

(…)


만나보고 싶은 사람, 그리고 그에게 첫 번째로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면요? _태민

태민 좀 웃긴가? 하느님요.

NYLON 네?

태민 시간 날 때마다 성당 가거든요. 모든 걸 알면서 왜 그렇게 하시는지 묻고 싶어요.

NYLON 갑자기 존재론적인 고민을.

종현 천지창조의 이유?(웃음)


좋아하는 위인은? _온유

(…)

종현, 태민 난 경찰!

태민 대통령도 되고 싶었어.

Key 전 화가랑 가수. 한창 그림 배울 때 너무 재밌어서.

태민 파일럿도 되고 싶었는데.

NYLON 결국 이공계로 안 가고 다들 예체능으로 빠졌네요.

종현 음, 공부가 힘들더라고요. 하하.


어떤 사람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순간은? _종현

종현 목소리가 예쁠 때. 여자 말투가 조근조근하면 너무 예쁘더라고요. 얼굴도 예뻐야 예뻐 보이겠지만. 근데 얼굴이 예쁘면 목소리도 좋더라고. 하하.

태민 전 여자가 아프거나 연약할 때 예뻐 보이더라고요.

종현 오, 태민의 보호 본능.

태민 그리고 남자는 의리 있을 때.


지구가 멸망하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게 있다면? _Key

종현 어떡해.

Key 집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뭘 해 봐야 의미도 없고.

종현 기차표를 사야 해.

태민 난 번지점프 한 번 더 해야지.

(…)


지금으로부터 가장 먼 기억은? _태민

태민 몇 살 때인지 모르겠는데 집에 있는 놀이 기구를 탄 거요. 조립식 미끄럼틀이었는데 혼자 못 올라가서 형이 올려줬어요.

종현 어머니가 레코드점을 하셨어요. 그때 레코드점 앞에 있는 꽃을 따서 빨아 먹은 게 기억나요.

태민 그 꿀 나오는 거?

종현 응.

Key 그 꽃 빨간색이지?

종현 꽃이란 꽃은 다 빨아 먹었어.(웃음)

(…)


샤이니 노래 1곡의 적정 가격은 얼마일까요? _온유

온유 CD 한 장이 얼마지? 1만 3천원인가. 그럼 13곡으로 나누면 한 장에 1천 5백원 정도 하겠네?

종현 곡에 따라 조금씩 다를 것 같은데 한 2억 정도 돼야 하지 않을까요?

태민 진지해. 계산하고 있어.

종현 2억원은 농담이고. 장비, 녹음실 대여, 우리 인건비와 녹음해준 분들 인건비에 향후 들어올 저작권료 수입까지 계산하면 아우. 게다가 한 곡 한 곡 의미 있는 거라서. 난 못 팔 것 같다. 이름 자체가 넘어가는 거잖아요. 샤이니 곡이 아니게 되는 거죠?

NYLON 음, 저 그렇게까지 생각 안 했는데.

종현 그렇습니까? 하하.


자신을 영화배우에 비교한다면 누굴까요? _종현

Key 왠지 능글맞은 남자일 것 같은데.

온유 아널드 슈워제네거!

종현 아널드라….

Key 운동하는 거 좋아하거든요.

온유 <뉴문> 의 늑대인간 테일러 로트너?

종현 제가 <뉴문> 보면서 '나 쟤처럼 된다! 두고 봐!' 이랬거든요. 그 늑대 인간처럼 숙소에서 만날 웃통은 벗고 다니는데 말이죠.


누가 컴퓨터를 훔쳐갔다면 가장 먼저 걱정되는 건 뭔가요? _Key

Key 사진! 제 휴대폰에 있는 거 다 옮겨놓거든요. 누가 유출할까 봐 걱정되는 게 아니라 없어지는 것 자체가 걱정인 거에요. 3년간 모은 데다 심지어 다른 멤버도 사진을 다 저에게 맡겨놔서.

NYLON 유출되면 위험한 사진도 있나요?

Key 회사에서 조심해야 할 사진이 좀 있죠. 하하.


누가 만약 돈을 수백억 줄 테니 가수를 포기하라고 한다면 어떡할 건가요? _태민

Key TV에만 안 나오는 게 아니라 어떤 공간에서도 노래 못 하는 거예요?

온유 난 클럽 같은 데서 연주하거나 노래 부르려고 했는데.

Key 굳이 보이는 음악을 하지 않아도 다른 방식으로 음악을 할 것 같아요. 집에서라도.

종현 전 최종 목표가 작곡가라서 그것도 못하게 한다면 응하지 않을래요.

태민 전 원래 최고가 되는 게 꿈이라서 아예 100억 이상을 벌면 되니까.

온유 수백억이랬어.

태민 아, 그렇다면 죄송하지만 흔들리네요.

종현 샤이니 전체 대답 '흔들릴 것이다.'

Key 사실 저흰 지금 돈 안 벌어도 별로 상관 없어서. 우리가 하고 싶은 거랑 바꿀 만큼 돈의 가치를 잘 몰라요. 5년 뒤면 몰라도.(웃음)

종현 5년 뒤에 다시 묻는 걸로 해요.



ⓒNYLON

2010 02 종현 NYLON 나일론: 아이돌 목소리



VOICE OF IDOL

지금의 아이돌은 팝송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받아들였을 때 어떤 식의 음악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명확한 예다. 국내에 네오 소울 장르를 소화할 아이돌이 있다면 누굴까? 지금 가장 팝적인 목소리를 가진 아이돌은? 5명의 팝 칼럼니스트는 다음과 같은 5명의 아이돌 목소리를 주목한다.



샤이니 종현

"종현의 가창력을 얘기할 때 팬들은 늘 스페인의 알레한드로 산스가 부른 'Y Si Fuera Ella'를 편곡한 '혜야'를 거론한다. 이 곡에서 종현의 보컬은 한국어를 하는 훌리오 이글레시아스처럼 들리기도 하는데, 그만큼 감정 표현이 풍부하고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하는 엇박에도 안정적으로 흐른다는 얘기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종현의 보컬을 좋아하는 이유가 안정감 때문만은 아니다. 그의 보컬은 말 그대로 다이내믹하다. '링딩동'에서 그의 목소리는 허스키한 듯 깔리다가도 도약할 때는 맑게 울리는데, 콤파운드처럼 구석구석을 채운 오토튠 덕분에 그 낯선 느낌이 배가된다. 샤이니 노래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라 생각하는 'JOJO'에서도 그는 80년대를 풍미한 런던보이스의 '롤라장신스팝'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주류 가요 중에도 아이돌 그룹의 노래가 영미권 팝의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거나 재해석하는 각축장이 된 지금. 남자 아이돌 보컬의 대부분이 미국 주류 팝 스타일을 추종하는 게 사실이지만, 종현의 보컬은 때때로 그 경계를 넘나든다. 취향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의 보컬이 현재 가장 독특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임은 분명하다. 이런 이유로 그의 목소리를 주목한다." 

차우진(팝 칼럼니스트)


ⓒNYLON: 에디터 나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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