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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쫑뷰


샤이니에서 솔로로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 첫 번째 멤버가 되다


솔로 프로젝트들을 가동해 온 샤이니, 멤버 종현이 이제 그 도전의 성과로 자신만의 1위를 가지게 되었다.


가수/작곡가 종현의 첫 번째 미니 앨범 EP ‘BASE’가 지난주 빌보드 월드 앨범 차트에서 2위로 데뷔한 데 이어 이번 주 1위에 올랐다. 또한 ‘BASE’는 2015년 월드 앨범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한 첫 번째 K-POP 앨범이다.


래퍼 아이언이 피처링한 ‘Crazy (Guilty Pleasure)’와 힙합 가수이자 래퍼인 자이언티가 피처링한 ‘Deja-Boo’를 더블 타이틀곡으로 발매, ‘Crazy (Guilty Pleasure)’는 12위로 등장해 이번 주의 최고 순위 데뷔곡을 기록했으며 ‘데자부(Déjà-Boo)’는 21위로 안착해 두 곡 모두 월드 디지털 송 차트에 올랐다.



종현이 발라드에 재능 있는 가수임은 팬들에게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 24살 아티스트는 인기 있는 R&B에서 매끈한 디스코 댄스팝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음악이 담긴 그의 EP에서 그가 관심 있는 장르들과 개인적으로 영감을 받았던 아티스트들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했다. 자이언티와 아이언, 그리고 한국 록 싱어송라이터 윤하도 ‘BASE’에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BASE’로 종현은 샤이니 멤버 중 솔로로서는 처음으로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다른 두 명의 멤버 역시 자신들만의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 여름 샤이니 태민은 첫 번째 미니 앨범 EP ‘ACE’를 통해 솔로로 데뷔했다. 이 앨범은 2014년 9월 6일 월드 앨범 차트에서 2위를 기록했고 타이틀곡 ‘괴도’의 뮤직비디오는 그 달 ‘미국에서 가장 많이 조회된 K-POP 뮤직비디오’를 기록했다.


반면 Key는 다른 루트를 택해 지난 3월 인피니트의 멤버 우현과 ToHeart라는 프로젝트 듀오 그룹을 결성했고, 그들의 첫 번째 미니 앨범인 데뷔 EP는 2014년 3월 29일 월드 앨범 차트에서 8위를 기록했다.



참고: 종현의 뮤직비디오 조회수 1위 빌보드 기사 번역본 “2015년 1월, 미국 및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KPOP 뮤직비디오


ⓒbillboard: Jeff Benja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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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들으면 더욱 와닿는 노래

검색으로 듣는 음악 라디오 DJ 뮤지션


아직 남아있는 추억의 매개체, 라디오 DJ 뮤지션을 검색어 순위를 통해서 만나봅니다.


그댈 안은 목소리

라디오가 우리 삶에서 멀어지고 있다. 1980년 버글스(Buggles)가 발표했던 동명의 앨범 [Buggles]에 수록된 곡 'Video Killed The Radio Star'에서 노래했듯이 TV의 발달로 라디오가 설 자리는 줄어들었고, 이후 인터넷은 물론 모바일 기기, 스트리밍 기법의 발달 등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음악을 맘껏 들을 수 있게 되면서 라디오는 더욱 멀어져 갔다. 하지만 라디오는 라디오다. 우리네 일상을 얘기하고 좋은 음악을 공유하며 웃음과 슬픔을 함께 나눈다. 그 중심에는 이 모든 것을 목소리로 조율하는 DJ가 있다. 때로는 음악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음악을 들려주고 때로는 청취자와 하나 되어 울고 웃어주는 그들. 오늘의 검색으로 듣는 음악 주제는 '라디오 DJ 뮤지션'이다. 

글 / 성윤규 (컬쳐 칼럼니스트)






검색으로 듣는 '라디오 DJ 뮤지션' (2014.04.16 ~ 2014.05.15)


집계기간 2014.04.16 ~ 2014.05.15


인기 DJ의 공통점 = SM

순위를 받아본 결과 눈에 띄는 건 SM 소속 아이돌의 활발한 DJ 활동이었다. 그 필두에는 2014년 2월 첫 방송을 시작한 [푸른 밤 종현입니다](검색어 1위)가 있다. 

푸른밤은 2005년 DJ 성시경을 시작으로 알렉스, 문지애, 정엽까지 쟁쟁한 DJ들이 진행해 왔으며 샤이니의 메인 보컬 종현이 뒤를 이어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폴란드 팬이 종현에게 보낸 선물을 방송국 작가들이 중간에 가로채 논란이 되기도 했으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 태도를 지적하는 등 자기 생각을 가감 없이 표현하는 DJ 종현의 모습에 많은 청취자는 응원을 보내고 있다.


종현이 갓 데뷔해 HOT한 신인 DJ라면 [신동의 심심타파](검색어 5위)를 진행하고 있는 슈퍼주니어 신동은 DJ를 맡은 지 5년이 넘어가는 어엿한 중견 DJ이다. 처음에는 더블 DJ 체제로 개그우먼 김신영과 카라의 박규리와 호흡을 맞췄지만, 파트너들의 하차로 2011년부터 단독으로 오랜 시간 동안 라디오를 이끌고 있다. 특히 아이돌이 많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으로 늦은 시간에 방송되지만 많은 청소년의 사랑을 받고 있다. 


라디오를 맡은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햇병아리 DJ도 있다. [써니의 FM데이트](검색어 7위)를 맡은 소녀시대 순규, 써니는 특유의 애교 가득한 목소리로 친근한 진행을 선보이고 있다. 자신만의 인맥을 활용해 배철수, 박명수, 태연의 축하 메시지는 물론 꽃할배 박근형이 직접 출연하는 등 성공적인 DJ 활동을 보이고 있다. 



당신의 밤을 책임지는 DJ

이번 주 검색 순위를 살펴보면 저녁과 심야 시간대의 프로그램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밤 10시에 시작되는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검색어 2위)는 프로그램의 초대 DJ였던 에픽하이의 타블로가 폐지되었던 프로그램을 3년 만에 부활시킴과 동시에 5년여 만에 DJ로 복귀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찾아 듣고 싶은 음악과 이야기가 있는 '꿈꾸는 라디오'만의 색깔을 만들고 싶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듯 지금까지 색깔을 지키며 잘 진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꿈꾸는 라디오 직전 방송이었던[FM 음악도시 성시경입니다](검색어 3위)는 결국 2014년 4월 20일 폐지가 결정되었지만,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답게 아직도 대중들의 많은 검색을 이끌어냈다. 



[윤하의 별이 빛나는 밤에](검색어 4위)는 1969년 시작되어 40년 넘게 방송되고 있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라디오 방송으로 조영남, 김기덕, 이수만, 서세원, 이문세, 이적, 이휘재, 옥주현, 박정아, 박경림 등 그동안 진행한 DJ들의 면면만 살펴봐도 위대함을 느낄 수 있다. 

라디오 섭위 1순위 게스트로 인기를 얻던 케이윌은 2013년 말 도박을 한 혐의로 MC 붐이 하차한 후 두 달 동안 '영스트리트'의 임시 DJ로 활약하더니 결국 [케이윌의 영스트리트](검색어 6위)의 DJ가 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장수 라디오 DJ 

라디오 DJ 뮤지션 검색 순위표에 마지막은 대한민국 대표 장수 라디오 DJ 뮤지션들이 차지했다. 중장년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라디오 프로그램 [여성시대 양희은, 강석우입니다](검색어 8위)의 DJ 양희은은 1999년부터 15년째 4명의 파트너 DJ가 바뀌는 동안에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후 방송 시간 중 가장 힘들다는 오후 4시를 2006년 11월부터 10년 가까이 진행 중인 [김창렬의 올드스쿨](검색어 9위)은 방송 시작 시 DJ 김창렬이 외치는 멘트처럼 청취자와 여전히 '함께해요~!' 하는 중이다. 대한민국 라디오 역사에 이 방송을 빼고 말할 수 없다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붙는 [배철수의 음악캠프](검색어 10위)는 1990년 3월 19일 첫 방송을 시작한 뒤로 내년이면 25주년이 된다고 하니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 대표 라디오 방송이다. 



※ 본 순위는 이용자들의 검색 빈도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뮤지션과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와는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NAVER MUSIC: 글 성윤규(컬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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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FM4U ‘푸른 밤 종현입니다’(FM 91.9㎒, 매일 밤 12시~2시)


<푸른 밤 종현입니다>(이하 <푸른 밤>)에서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정엽이 음반 작업 때문에 하차한 후, 쟁쟁한 DJ 후보들이 자천타천으로 나섰다. 샤이니의 종현은 사실 이 후보군 중 최상위 순번의 후보는 아니었다. (종현이 훌륭한 뮤지션이 아니라는 게 아니라, 성시경 이후 <푸른 밤>은 주로 ‘감성 발라더’들이 맡아왔던 관례에 비추어 그러했다는 의미이다.)


후보자들을 직·간접적으로 접촉하면서 종현을 만났을 때, 아이돌에 대한 내 선입견에 스스로 약간 민망함을 느꼈다. 종현은 다양한 음악 장르에 대한 이해와 열정이 컸으며, 대중과 자신의 음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악을 소개하는 매개자로서의 역할을 통해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아주 강해 큰 인상을 남겼다.


그를 DJ로 결정하고 나서 든 가장 큰 고민은 <푸른 밤>이라는 브랜드에 사실은 잘 어울릴 것이라는 제작진의 확신을 기존 <푸른 밤>의 오랜 식구들에게 어떻게 보여주는 가였다. 그의 빼어난 작곡실력을 이용해 청취자들에게 노래를 일일이 만들어 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사실은 조만간 이런 특집을 한 번 할 까 생각 중이긴 하다[각주:1])해서 <푸른 밤>의 오랜 청취층인 20~30대의 일상의 고민들에 하나의 탈출구를 제공하자는 의도로 만든 코너가 바로 ‘음악이 머문 자리들’이다.


‘도피를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는 영화 <지중해>의 엔딩 크레딧처럼 꿈과 현실의 차이에서 오는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있는 지금의 20~30대에게 여행만한 도피처가 어디 있으랴. 세계 각지를 배낭 하나 둘러매고 떠나는 여정에 음악 빠질 수 없는 법. 각지의 도시들을 상징하거나 그 곳에서 열렸던 기념비적인 뮤지션들의 공연 실황을 소개함으로써 일상의 괴로움을 위로하고, <푸른 밤> 식구들의 동질감을 양양하기위해 기획된 비행기의 이륙굉음과 공항안내멘트, 그리고 출발을 알리는 기장의 기내방송 사운드로 시작되는 이 코너는 그 동안 런던을 위시한 유럽을 주유하고 미 대륙을 순항 중이다.


상대적으로 2000년대 인디팝과 감성적인 가요 중심의 <푸른 밤> 선곡의 패턴에서 벗어나, 서양대중음악에서 한 페이지를 넘게 장식했을 법한 위대한 뮤지션의 실황을 도시 기행이라는 주제에 맞춰 소개하는 이 코너는 작가와 PD, 그리고 DJ의 긴밀한 사전 조사와 각각의 음악적 취향의 공약수로 매일매일 탄생하고 있다.


코너 자체가 게스트도 없이 DJ 혼자 진행하는 포맷인지라 어쩌면 밋밋하게 들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 도시의 현지에서 듣고 그 지역의 현재 상황을 올려주는 청취자부터, 그 도시를 여행 했을 때 왜 그 뮤지션을 몰랐을까 라는 회한을 보내는 청취자까지 매일 매일 가장 많은 반응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코너이기도 하다.


<푸른 밤>을 지키고 있는 청취자와 함께 떠나는 음악여행에, 청춘으로 돌아가서 동참하고 싶지 않으신가?


ⓒPD저널(http://www.pdjournal.com): 김철영 PD(yj719@pdjournal.com)

  1. 푸른밤 작사 그 남자 작곡 , [본문으로]

2014 02 19 종현 wow한국경제TV: [손뿌잉PD의 라디오 토크] 처음으로 남자 아이돌이 좋아지다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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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으로 좋아한 남자 아이돌!


"우리는 빛나는 샤이닙니다!"를 외치면서 90도로 인사하던 샤이니다.


DJ를 하던 신동과 같은 소속사에서 새로 데뷔한 아이돌이라 소개를 받았는데, 실제로 보기 전엔 '또 이쁜 남자들 나왔구나'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인사를 하는 순간 베이비로션처럼 깨끗하고 맑은 기운이 복도를 울렸다.


솔직히 난 남자피디이기에 아무래도 걸 그룹에 조금이라도 눈이 가고 그 이름도 쉽게 외우게 된다. 남자아이돌에게는 한 번에 오는 강력한 '케미'가 솔직히 없다.


하지만 샤이니가 고정출연하면서 '이 친구들 참 방송 잘한다'라거나 '얘기가 잘 통한다'와 같은 생각이 아니라 '정말 귀엽고 예쁘구나!'라는 생각이 들어버렸다.


남자가 좋다는 고백을 하는 게 아니라 뭔가 새로운 느낌이었다. '내가 훌쩍 나이가 들었나?', '노래가 그리 좋나?'라고도 생각을 해봤다.


샤이니는 심심타파에서 '사연이 산다', '삶의 현장 극과 극' 그리고 특히 '도전! 빛나는 대리서비스'라는 코너에서 빛나는 승부욕을 펼쳐주었다.


(…중략…)


종현이는 그땐 참 말 잘하는 악동이미지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자기생각이 확실한 사려 깊은 스타일로 변한 것 같다. '푸른 밤, 종현입니다'에서 그 생각들 많이 펼쳐나가리라 생각한다. 종현이가 15분 동안 '자몽의 심심타파'를 6부까지 진행한 경력이 같은 시간 푸른밤 DJ가 되는데 소소한 도움을 주지 않았을까? 한 2%정도.


이제는 귀엽다고 하기엔 다들 너무 멋진 스타가 되어버렸고, 돌아보자면 '그때 내가 남자 보는 눈도 괜찮았구나' 라고 홀로 칭찬해 본다. 그리고 지금 MBC 라디오의 밤 12시엔 슈퍼주니어와 샤이니라는 대단한 K-POP 스타가 각자 다른 채널에서 동시에 입담을 펼치고 있는데, 이런 건 소문 좀 내야한다.


하나 더 말하자면, 내가 무조건 걸 그룹만 좋아하진 않았다는 사실도 조용히 밝혀볼까 한다.


오늘의 선곡,


"누난 너무 예뻐 / 샤이니"


ⓒ한국경제TV: 글 손한서(MBC 라디오 프로듀서), 정리 김주경 기자

2013 12 23 종현 ize 아이즈: [personality] 김종현, 네모도 원도 아닌 아이돌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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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의 ‘Everybody’는 장난감 병정이 콘셉트다. 잠들어 있던 장난감 병정들이 깨어나 춤을 추고, 춤이 끝나면 다시 쓰러져 잠든다. 딱 사람이 태엽을 감은 만큼, 원하는 만큼 움직이고 정지하는 장난감들. 하지만 <토이 스토리>는 우리에게 인간이 볼 수 없는 장난감의 세계가 있음을 알려줬다. 인간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그들에게는 꽤 힘든 노동이고, 서로 인생의 희로애락에 대해 말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샤이니의 김종현이 얼마 전 트위터에 남긴 글처럼. “아그리고 님들하 미노가 나호빗이라고놀려씀 ㅜㅜㅜㅜㅜㅜㅜㅜ 나 데뷔때보다 일센치나컷는데ㅜㅜㅜㅜㅜㅜ”


SNS를 활용하는 아이돌은 많다. 유머감각을 발휘하는 아이돌도, 세상에 대한 소신 있는 발언을 하는 아이돌도 몇몇 있다. 하지만 김종현처럼 때론 조증과 울증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갈 만큼 감정 표현의 폭이 큰 경우는 많지 않다. 멜론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뒤 자신이 우는 사진을 올리고 “미안해요 부족한 내가 이렇게 큰 보답을 받아도 되는지 떨리고 무서워요 어떤 모습을 보여도 지지해주는 당신 때문에”라고 하는 한편, 영화 <관상>을 보고 나서는 “룰루랄라 집에서 관상보는데 너무재미땅 맹꽁이서당이 계속 생각나는 영화군!” 같은 글을 올린다. 당연하다. 스물셋 청년이니까. 하지만 당연하지 않다. 스물셋 아이돌이니까. 김종현은 KBS <불후의 명곡>에서 패닉의 ‘왼손잡이’를 “나는 양손잡이야!”라고 개사한 무대를 선보였다. 약간은 이성을 잃은 듯 질러버린 그 무대가 끝난 뒤, 인터넷에는 공연의 특정 부분만 잘라내 그를 조롱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인디 뮤지션이라면 팬들끼리 공유하고 끝날 재밌는 이벤트가, 아이돌에게는 그의 실력과 성격을 규정하는 근거가 돼버린다.



“한때란다 한때야 날카로운 감정의 기억이 무뎌진다 무뎌져 네모가 닳아져 원이 돼.” 김종현이 만들어 아이유에게 준 ‘우울시계’는 사랑에 관한 노래지만, 이 구절만큼은 아이돌이 만나는 세상에 관한 것처럼 느껴진다. 느낀 만큼 뾰족하게 표현하려고 하면, 세상은 둥글어지라고 말한다. 즐거워도 너무 크게 웃으면 안 되고, 슬퍼도 침착해야 한다. 장난감 병정처럼 대중이 원할 때만 움직이는 것이 좋은 직업. 그런데, 김종현은 뾰족하지도 둥글지도 않은 자신의 방법을 찾아나간다. ‘안녕들하십니까’라는 말이 세상을 휩쓸면서 한 성적 소수자가 자신의 안녕치 못한 처지를 대자보로 남겼고, 김종현은 그에게 “제 트윗으로 원치않는 주목을 받으시거나 이슈화로 피해 입으실까봐” DM으로 답했다. 자신은 “연예인으로서, 다른 의미로 대중을 대하는 소수자”로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세상에 많은 상실감”을 느끼고, “다름은 틀린 것이 아니라는 걸 똑바로 외치시는 모습을 응원”한다고.


아이돌의 둥글지 않은 생각에 세상은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한다. 누군가는 그를 ‘개념’ 있다 칭찬했고, 누군가는 정치적이라며 비난한다. 이 일에서 파생된 극우 사이트 일베와 샤이니 몇몇 팬의 반응에 대해 ‘일베 VS 샤이니 월드’ 같은 헤드라인을 뽑아낸 매체도 있었다. 그러나 김종현의 글이 알려진 것은 상대방이 DM을 공개하는 것을 허락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독특한 위치 때문에 상대가 피해를 입을까 봐 DM을 보냈다. 상대가 공개를 원하자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감수하고 허락했다. 자신의 뾰족함에 상대가 아파하지 않도록 하는 예의. 뾰족함이 세상에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김종현의 정치적 입장이나 그가 프로필 사진으로 쓸 만큼 지지하는 대자보에 담긴 주장은 차라리 부차적이다. 익명의 인터넷에서는 무슨 말이든 배설하지만 ‘신상’이 공개되면 말 한마디 하기 조심스러운 세상이다. 그 세상에서 청년들은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포기하지 않되, 예의 있게 전달하는 법을 배웠다. 아이돌은 DM이 공개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학생들은 절박한 처지를 공손한 말투에 담아 실명을 밝힌 대자보로 붙인다. 그러니, 김종현이나 ‘안녕들하십니까’를 쓴 청년들에게 무언가 한마디 하고 싶은 어른이 있다면 칭찬이나 비판 대신 미안해하길 바란다. 20대 청년이 140자의 입장, 거리의 대자보 한 장도 이렇게 신중하고 공손한 태도를 가져야 자신의 말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든 미안함.


김종현의 행동에 거창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는 단지 자신의 뾰족한 뜻을 둥근 세상에 전달하는 방법을 찾았을 뿐이다. ‘안녕들하십니까’가 당장 세상을 바꿔버리지도 못할 것이다. 다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이런 태도를 가진 사람이 살아갈 삶이다. ‘우울시계’는 쉴 새 없이 ‘우울하다 우울우울’을 반복하면서, 우울함의 감정에 오히려 위트를 불어넣는다. 김종현과 아이유는 최대한 감정을 배제한 듯한 목소리로, 조금씩 리듬을 타며 작은 일상에서 느끼는 우울함들을 묘사한다. 그렇게 감정을 꾹꾹 눌러 담으면서, 살짝 목소리를 높여 부르는 후렴구는 어딘가 처연하게 느껴진다. 우울함마저 조금은 유머러스하게 넘겨버리면서 오히려 복잡미묘한 감정들을 더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 김종현이 작사한 샤이니의 ‘Dangerous’에는 ‘Trouble 소문들만 Double’, ‘넌 원형 없는 폭력들에 어둠 속에 숨어들어’라는 구절이 있다. 하지만 그는 어둠 속에 숨어드는 대신 자신의 감정을 음악으로 잘 전달한다. 그리고, 그는 오늘 발표되는 손담비의 ‘Red Candle’을 만들면서 작곡가로서의 입지도 조금씩 넓혀간다. 무대 위의 장난감 병정 같던 아이돌이 무대 밖으로 내려와 천천히 자신의 음악들을 해나간다. 자신의 뾰족한 생각과 둥그런 방식을 지킨 채. 세상은 그렇게 또 조금 변해간다.


ⓒize: 글 강명석, 교정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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