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

[종현] ‘나를 돌아봐’, 2015년 3월호.



과연 누구의 뒷모습일까?

우연히 혹은 뭔가 예감한 듯이 <GQ>가 기록해온 인물의 뒷모습을 모았다. 누군지 한 번에 알아보기는 쉽지 않은 이 사진을 통해 뒷모습에 담긴 어떤 비밀을 생각했다.


홀로 ‘뒷’이라고 쓰지는 않는다. ‘뒤’는 명사와 맞붙을 때만 뒷으로 변한다. 장갑 한 짝으로는 안 된다. 이와 달리 용언 앞에서는 그대로 ‘뒤’흔들다, 라고 쓴다. ‘몹시, 마구, 온통’의 뜻을 더한다. 격렬한 본성이 있지만 다른 이름과 함께 지낼 줄 안다. ‘뒷’에서 ‘ㅅ’의 역할은 받침이고, 고령수의 버팀목을 닮았다. 희생은 타인 혹은 목표를 위해 스스로를 한데 어두운 데 낮은 데 놓는 것이다. ‘뒷’은 오늘에게 내일로, 낮에게 밤으로, 사람에게 그림자로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보고 알고 기억하는 것은 하여튼 앞이다. 뒤는 우연, 실수, 사고로 떠오를 뿐이다. 의도 바깥의 일, 잘 알지 못하는 일은 추상에 가까워진다. 사람들은 성나고 쓸쓸하고 긴장하고 자신감 넘치는 누군가의 뒷모습을 잘도 알아본다. 무엇보다 그가 오랜 세월을 통과한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여느 뒷모습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자기 뒷모습도 잘 알지 못하면서.


한 가지를 분명하게 표현한 뒷모습 사진을 봤을지도 모른다. 거기서 스스로 뭔가를 읽어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어떤 것이든 앞만큼 상세하지는 않았을 테다. 생명은 숨뿐만 아니라 세부, 이를테면 지나치게 도드라지게 표현된 피부의 솜털에도 있고, 뒷모습은 대개 단순한 선이자 형태다. 컬러 사진이라기보다 흑백 사진이다. 이것과 저것을 폭력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시간의 곡절이 아닌 비밀의 무게다. 하지만 ‘뒤’가 비단 반대에 한정되지 않는 이면이자 나중이듯이, 뒷모습은 흑백 사진, 앞모습은 컬러 사진이라는 식으로 가를 수는 없다. 때로 뒷모습 사진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


사진가는 뒷모습을 찍으면서 대면이라는 인물 사진의 과정을 겪지 않는다. 눈을 마주치지 않고, 그러니까 그의 반응을 살피거나 자신의 상태를 들키지 않고 셔터를 누른다. 간섭이 줄어드는 만큼 단순하고 쉬워질 수 있다. 하지만 사진가와 인물 사이의 갈등이 드러나지 않는 인물 사진이 인물 사진일까. 그를 이해하려는 여러 시도 속에서 마침내 포착하는 순간이 여기에도 있을까.


비유적으로 말해서 사진가가 한 인물의 등밖에 보지 못한다는 건 뒤처진 것이고 앞을 본다는 건 추월한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앞에 있다는 게 그를 온전히 안다는 의미는 아닐 텐데 무슨 상하관계처럼 오만한 시선과 수사가 덧붙은 사진이 팽배하다. 사진가가 누군가를 꿰뚫어보는 것도 불가능하지만, 설사 그럴 수 있다 하더라도 그는 바라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불편해지려고 한다. 1층에 사는 사람들은 환기할 때만 커튼을 활짝 열어젖힌다. 뒷모습 사진은 함부로 누군가를 안다고 믿지 않고, 앞에 있는 그와 뒤에 있는 자신의 위치를 인정하는 사진가의 것이다.


뒷모습의 많지 않은 요소 속에서도 조형적으로 아름다운 사진은 분명히 있지만, 그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이 없다. ‘뒤’의 희생은 ‘앞’에 대한 것이지 사진가나 호사가를 위한 것이 아니다. 입술을 쑥 내밀면서 내는 파열음이지만, 소리를 멀리 퍼뜨리기보다 속삭이듯 단속하며 발음하는 ‘뒷’이 보여주는 것은 등을 보이고 돌아선 사람을 맞는 태도, 이별의 예의 같기도 하다.


참고: 

2015년 3월호 GQ

 

2016년 9월호 GQ


ⓒGQ: 에디터 손기은, 포토그래퍼 안하진, 글 정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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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이!가 사랑한 소년들

SHINee

Shine Like Never Before


The Special Feature for OhBoy! Readers

오보이! 7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특별 기획 기사 〈OhBoy! Loves‥〉


〈OhBoy! Loves‥〉는 7년간 오보이!의 지면을 장식한 화보의 주인공들 중 특별히 많은 사랑을 받은 셀러브리티의 화보 하이라이트와 미공개 컷을 한번에 보여주는 아주 특별한 기획입니다. 그 첫번째 주인공 샤이니를 만나보세요. 네 번의 표지와 다섯 번의 화보를 통해 오보이! 독자들을 만난 샤이니의 다섯 남자들의 화보를 공개합니다!


SHINee

Shine Like Never Bef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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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istory of SHINee & OhBoy!


그동안 샤이니의 멤버들은 다섯 번의 화보 촬영과 네 번의 표지 촬영으로 오보이!와의 만남을 이어왔습니다. 모두들 잘 아는 것처럼 샤이니 멤버의 화보가 오보이!에 실릴 때마다 그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습니다. 팬 여러분들의 열화와 같은 문의와 성원으로 오보이 배포처들이 수난(?)을 당하기도 했지만 그 또한 우리는 즐거운 마음으로 다섯 친구들의 인기를 실감했습니다. 그동안 실렸던 샤이니 멤버들 화보의 A컷들을 다시 정리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작은 선물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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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gHyun 〈Too Colorful To Define〉

OhBoy! No.69 Aug 2016


SHINee

Shine Like Never Bef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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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pecial Unreleased Cuts


샤이니의 화보컷 중 여러 가지 이유로 최종 셀렉션에서 제외되었던 아까운 사진들. 고르고 싶은 사진들이 정말 많았지만 안타깝게 선정되지 못했던 A컷보다 더 A컷 같은 B컷들. 오보이! 독자들을 위해 특별히 공개되는 미공개 컷들.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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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2016년 8월 69호 OhBoy!

 

2016년 11월 72호 OhBoy!


ⓒOh Boy!




ⓒS.M. Entertainment

2017 01 18 종현 izm 이즘: 종현만의 음악성 - 종현 〈좋아〉 (리뷰)

원문


자기만의 음악성을 끈덕지게 탐구하는 진지함이 묻어나는 컨템포러리 알앤비 수작. 이젠 그에게서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도 되겠다.


글 | 이즘



달콤하고 농염하다. 현대적인 퓨쳐 알앤비 사운드 위에 간드러지는 보컬이 부담스럽지 않은 유혹을 던진다. 종현이 직접 전곡의 가사를 작사하며 만들어낸 이 ‘귀여운 추파’는 앨범을 관통하며 수록 곡들을 하나의 작품으로 긴밀하게 엮어 주는 기둥이다. 아이돌 가수의 앨범 작업 참여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요즘이지만, 그는 단순히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는 수준을 넘어 자신의 첫 솔로 정규앨범에 직접 캐릭터를 부여한다.

 

데뷔 초 뛰어난 가창력으로 주목받았던 그였지만 본작에서는 리듬과 소리에 더욱 공을 들였다. 여기에 섬세하게 레이어를 겹쳐 쌓은 보컬은 트렌디한 반주와 어우러지며 또 하나의 악기가 된다. 신시사이저처럼 퍼져나가며 극지방의 「Aurora」를 형상화하고, 크러쉬와 함께 작업한 타이틀곡 「좋아」에서는 흥겨운 일렉트로 펑크 비트에 맞춰 파트마다 음색을 바꿔가며 다채로운 매력을 뽐낸다. 의도된 어눌한 발음과 「우주가 있어」에서처럼 리듬에 착착 붙는 작사 또한 보컬의 기악적 역할을 더욱 강조한다.

 

위프리키, 런던 노이즈(LDN Noise) 등 SM 프로듀서들의 아낌없는 지원으로 뽑아낸 세련된 비트도 앨범의 완성도에 크게 기여했다. 흥겨운 EDM 곡 「Dress up」과 그와 대칭을 이루는 부드러운 퓨처 알앤비 「Suit up」까지 앨범의 사운드는 최신 경향을 모두 흡수한다. 트렌디한 비트를 바탕으로 종현은 곡들을 자신의 캐릭터에 온전히 녹여낸다. 유일하게 그가 작업에 참여하지 않았던 「White t-shirt」도 다른 트랙들과 위화감 없이 어우러지는 것은 그의 뛰어난 소화력 덕이다.

 

스타덤의 정점에 있으면서도 자신의 완성을 위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한 뮤지션의 열정이 낳은 훌륭한 결과물이다. 거대 소속사의 전폭적인 지원도 무시할 수 없는 배경이었지만 뚜렷한 존재감으로 앨범의 중심을 잡아주는 무게 추는 결국 종현 자신이다. 현재 국내 메인스트림 음악의 흐름을 선도하는 집단의 일원으로서의 자신감과 자기만의 음악성을 끈덕지게 탐구하는 진지함이 묻어나는 컨템포러리 알앤비 수작. 이젠 그에게서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도 되겠다.


수록곡

1. 좋아 

2. White t-shirt 

3. 우주가 있어

4. Moon

5. Aurora 

6. Dress up 

7. Cocktail

8. Red

9. Suit up


ⓒizm: 조해람(chrbbg@gmail.com)

2017 01 종현 일본 anan No.2037: SHINee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과 상성 (화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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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쫑뷰


SHINee가 담뿍 이야기해준,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과 상성”


일사불란한 퍼포먼스와 보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는 사이좋은 모습으로 사랑받는 SHINee. 그 팀워크의 탄생의 비밀은? 궁금한 “연인과의 궁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anan 편집부의 잇따른 질문에 5명 모두 개성 넘치는 답을 담뿍 들려 주었습니다.


원문


사랑에 상성 같은 건 나빠도 상관없어. 제가 뛰어넘어 줄 거예요.


종현


1990년 4월 8일생. 압도적인 표현력과 잘 단련된 근육이 매력. 솔로 아티스트, 라디오 DJ, 소설가로서도 활약하고 2년 연속으로 솔로 콘서트를 성공시켰다. 로맨티시스트에 애교가 많은 “골든 리트리버계 남자”.


「저요, 공감 능력이 좋거든요. 어머니와 누나 사이에서 자라서 그런 것 같은데. 누구든 맞춰 줄 수 있고 『친해지고 싶다』고 생각한 사람과는 반드시 친해져요. 그래서 상성이 좋다거나 나쁘다거나 하는, 그런 개념 자체가 없어요.」


「어떤 사람과 상성이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 종현 씨.


「『마음이 맞는다=상성이 좋다』라는 전제라면, 이야기를 나눌 때 즐겁거나 대화의 템포가 맞는 사람. 저는 인생이라든지 사고방식이라든지 자신에 관해 이야기 나누거나, 세계정세나 문학에 관해 토론하거나 하는 걸 무척 좋아해요. 그렇게 조금은 무거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과는 친구로서든 연인으로서든 관계가 오래간다고 생각해요. 특히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가지고 있고 그걸 제게 부딪쳐 오는 여성을 만나면 『오오! 잘 맞을지도』 하고 텐션이 오를 것 같아요.」


의견은 자신과 달라도 OK.


「의견이 같다고 해서 상성이 좋다고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연인은, 오히려 다른 편이 재미있지 않을까 해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고 공부도 되고, 영감을 주는 느낌이에요.」


그럼 성격이나 취미는 상성의 판단 기준이 되는지?


「상관없지 않을까요. 저와 오랫동안 가깝게 지내온 친구들은 저와 정반대인 성격이 많아요. 우유부단하다거나, 조금 답답한 느낌. 그리고 저는 집에서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는 걸 좋아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아웃도어 파가 많아요. 판단 기준은 역시, 대화가 잘 이루어지는지 여부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는 하지만 대화가 활기를 띠어도 느낌이 오지 않으면 연애로 발전하는 것은 없다고, 단호히.


「연인과 여성 친구와의 차이는, 운명이라고 느껴지는지 그렇지 않은지. 운명이라고 느낀 사람이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이라면 제일 좋겠지만 대화가 잘 흘러가지 않아도, 끝이 보여도, 저는 『운명을 느꼈으니까 어쩔 수 없어』 하고 직진하는 쪽인 것 같아요. 운명지상주의자거든요.」


한편, 운명은 바꿀 수 없지만 상성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종현 씨.


「몇십 년 동안 다른 생활을 해온 두 사람이 갑자기 만나서 마음이 딱 맞을 확률은 그렇게 높지 않다고 생각해요. 상성은 함께 지낸 시간이 늘어나면서 점점 좋아지는 것 아닐까요. 예를 들면, 멤버들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사실 마음이 맞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오랫동안 공동생활을 하고 이런저런 일들을 함께 겪어오면서, 지금은 상성이 좋다고 생각해요. 어쩌면 지금도 사실은 상성이 좋지 않은 멤버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걸 전혀 느끼지 못하거든요. 핵심은, 세월과 공통의 추억이 상성의 갭을 감춰준다는 거예요.」


상성이 좋지 않은 사람과도 연애할 수 있는지?


「물론이죠. 애초에 저한테는 상성이 나쁜 사람이라는 게 없으니까(웃음).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상성이 나빠도 상관없어요. 제가 뛰어넘어 줄 거예요.」



온유


저 두 사람은 상성이 좋구나 생각하는 멤버는?

종현이랑 태민이는 같은 시기에 연습생이 된 것도 있어서, 마음이 맞는 것 같아요. 계속 질리지도 않고 이야기하고 있어요(웃음). (…)


종현


저 두 사람은 상성이 좋구나 생각하는 멤버는?

키랑 민호예요. 동갑이라 그런지 서로 하고 싶은 말을 다 해요. 항상 사소한 일로 티격태격하고 있어요. 그런데 화해도 빨라(웃음). 보면, 평소에 작은 싸움을 하는 부부는 헤어지지 않는다고 하잖아요? 그런 느낌이에요. 아마 평생 저런 느낌으로 관계가 이어지겠지.



종현


마치 친형제처럼 사이가 좋은 다섯 명. 그 팀워크가 태어나기까지 서로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서로 자신의 잘못을 순순히 인정하는 것. 그래서 응어리가 남지 않아요.」

서로가 “다르다”는 걸 인정하려는 노력이라고 할까요. 『왜 그런 식으로 생각해!』가 아니라 『그런 생각도 있구나』 『나는 A지만 쟤는 B구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서로 속마음을 말할 수 있고 그다지 부딪치지 않아요. 자기가 틀렸다고 생각하면 솔직하게 사과하는 것도 노력이라면 노력이고요. 멤버 모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걸 주저하지 않으니까 앙금이 남지 않아요.


ⓒanan: 사진 YASUNARI KIKUMA(symphonic), 스타일리스트 원영은, 헤어 임정호, 메이크업 김주희, 글 神保亞紀子·酒井美絵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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