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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서 공연 연장 시위까지 부른 김영민 SM 대표·샤이니 인터뷰
김영민 - 유럽 시장 7조원 규모… 中·日 능가… K팝을 인기 장르로 만들고 싶어
샤이니 - 프랑스 기자가 다 똑같이 생겼다 해… 더 뚜렷한 개성으로 승부하겠다


프랑스의 K팝(한국 가요) 팬들이 지난 1일 파리 루브르박물관 앞에서 벌인 시위를 계기로 유럽 내 한류(韓流)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6월 10일 하루만 잡힌 한국 가수들의 파리 공연을 늘려달라"며 거리로 나섰다. 이 예상치 못한 한류 열풍의 한가운데 이 공연을 기획한 SM엔터테인먼트가 있다. 동방신기·슈퍼주니어·소녀시대·샤이니 등 소속 가수들이 총출동하는 'SM 타운 라이브'를 파리에서 열기로 하면서 유럽인들의 K팝 사랑이 수면 위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SM은 지난달 20일 서울에서 아이돌그룹 샤이니와 프랑스 K팝 팬클럽의 팬미팅을 열기도 했다.

▲ 아이돌 그룹 샤이니가 지난달 20일 서울 압구정동 SM 사무실에서 프랑스 K팝 팬클럽‘코리아커넥션’회원들과 팬 미팅을 갖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한류의 유럽 상륙작전'을 한 달여 앞둔 김영민 SM 대표와 샤이니를 3일 인터뷰했다. 김 대표는 SM 최대주주 이수만씨의 최측근으로 2005년부터 대표직을 맡아 SM의 글로벌화를 이끌고 있다.

유럽 내 K팝 인기가 이 정도일 것으로 예상했나.
김 대표 전혀 예상치 못했다. 6700여장 티켓이 팔릴 만한 공연은 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오픈 15분 안에 티켓이 매진되고 시위까지 있을 줄은…. 
샤이니 정말 기분이 색다르다. 1년 전쯤 유럽에 사는 한국 친구들이 '우리 반 애가 너한테 사인 좀 받아달라고 하더라'고 해서 '유럽에서도 좀 인기가 있나 보다' 싶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유럽인들이 K팝의 어떤 면에 매료된 걸까.
샤이니 일단 색다르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유럽엔 춤추는 아이돌이 없다더라. 우리 가수들은 노래 실력, 의상, 춤 등 모든 부분이 완벽하다고 자부한다. 음반 콘셉트도 세계를 겨냥하고 있다. 일부 곡은 유럽에서 가져왔고 거기에 맞춰 춤까지 추니 유럽의 젊은 여성들이 우리에게 끌리는 것 같다.
 다년간의 훈련을 받은 완벽한 역량을 가진 가수, 세계 시장을 겨냥한 음반 제작 시스템, 유튜브와 SNS를 적극 활용한 마케팅이 조화를 이룬 결과다.

유럽 내 한류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해왔나.
 전담 직원 20여명이 꾸준히 유튜브와 SNS 등을 체크해왔다. 우리는 뮤직비디오와 유튜브 동영상 등을 과도할 정도로 신경 쓴다. 신규 앨범이 발매되기 전 유튜브 SM 사이트에 뮤직비디오 등을 먼저 공개한다. 이렇게 노출된 K팝 스타의 유튜브 동영상 조회수가 2억건이다.

유럽 시장 진출로 K팝이 얻을 수 있는 건 무엇인가.
 업계에선 유럽 음악 시장을 7조원 규모로 추산한다. 미국(6조원), 일본(4조원), 중국(1조원·이상 추정치)보다 큰 시장이다. 하지만 우리가 노리는 건 유럽 차트에서 몇 등을 하고 앨범 몇 장을 팔고 이런 게 아니다. 유럽과 미국 시장 열풍을 통해 아시아 음악 시장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이를 통해 한국을 아시아의 할리우드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이다.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특별한 전략은.
"당장은 유럽 시장 정복이 아니라 K팝의 우수성을 알리는 게 1차적 목표다. K팝을 유럽의 주류 음악계에 하나의 인기 장르로 정착시키고 싶다.
샤이니 가수 입장에서는 K팝과 현지 문화를 조화시키는 게 관건일 것 같다. 지난번 팬미팅 때 우리를 취재한 프랑스 기자가 '너희들은 얼굴이 다 똑같은 것 같다'고 했다. 유럽에 진출하면 우선 멤버 각자가 더 뚜렷한 캐릭터를 개발해야 할 듯싶다.

"소수(少數)의, 일시적 흥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SNS 세상에서는 소수의 팬덤이 순식간에 전체로 확산된다. 유럽 시장은 아직 좀 지켜봐야겠지만 K팝 가수의 경쟁력은 전 세계가 높이 사고 있다.
샤이니 과거엔 분명히 마니아적인 면이 강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팬층이 점점 커지는 게 눈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유럽에 없는 장르이고, 우리는 밴드 중심의 유럽 음악과 달리 보다 폭넓은 감성을 아우른다.

유럽인들이 J팝(일본 가요)을 이미 경험했고, 우리 가수들이 유럽 작곡가 곡을 부르는 게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았을까.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외국 작곡가들의 곡을 받은 건 유럽 진출을 염두에 둬서가 아니라 가장 좋은 곡을 받기 위해 국적에 경계를 두지 않은 것이다. J팝의 경우, 분명히 유럽에 일본 문화에 대한 선호가 존재하지만 음악적인 면이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유럽 진출의 성공 가능성을 냉정하게 따진다면.
샤이니 성공 가능성은 모르겠지만 가능하다면 (진출)하고 싶다. 재밌을 것 같다. 우리의 음악과 춤이 유럽 현지와 완전히 동떨어진 콘셉트는 아니니 유럽의 훌륭한 음악과 우리 것을 조합하면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늘 보장되지 않는 시장에서 성공했을 때 가장 큰 보상을 얻는다. 무리할 필요는 없지만 유럽은 도전해볼 만한 시장인 건 분명하다. 프랑스 공연이 끝나면 6월 19일 '비틀스의 성지'라 불리는 영국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샤이니의 유럽 데뷔 쇼케이스를 연다. 보다 장기 전략을 짜야겠지만 K팝이 유럽 내 순위에 집착하지만 않는다면 지금의 K팝 열풍은 반(半)영구적일 수 있다고 본다.

ⓒ조선일보: 박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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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01 19 종현 중앙일보: [K-POP 인베이전] ③ ‘1초를 아껴라’한류돌 24시 (취재)



[K - POP 인베이전] 데뷔도 하기 전이었다, 10만 명이 몰려왔다

③ ‘1초를 아껴라’한류돌 24시

지난해 12월 26일 일본 도쿄 요요기국립체육관에 서 총 2만4000명의 팬들을 불러모으며 성공적인 공연을 가진 샤이니. 와이어와 레이저, 무빙 스테이지 등으로 구성된 화려한 무대에 팬들은 열광했다. [이석기 제공]


한국 걸그룹 소녀시대나 카라를 비하한 ‘혐(嫌)한류’ 만화 같은 변수 속에서도 일본에서 K-POP의 인기는 대단하다. 지난해 걸그룹의 맹활약에 이어 올해는 샤이니·빅뱅·2PM· 비스트 등 보이그룹의 잇단 진출이 예고돼 있다. 동방신기가 소속사와의 분쟁으로 일본 활동을 중단하면서 위축된 남성 아이돌 붐을 노리면서다. 그 선두에 선 샤이니는 지난해 12월26일 도쿄의 요요기 국립체육관에서 2만4000명의 관객이 운집한 가운데 두 차례의 콘서트를 열었다. 일본 공식 데뷔(올 3월) 이전임에도 폭발적인 인기로 한·일 가요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K-POP(한국 가요)도, J-POP(일본 가요)도 아니고 아시안팝(Asian-POP)의 선두주자를 자임하는 샤이니의 일본 공연 현장을 밀착 취재했다.


오전 8:30 공연장 도착

 샤이니의 도쿄 공연은 원래 1회로 잡혀있었다. 그런데 모바일 예매에 무려 10만 명이 몰려 2회로 전격 연장됐다. 일본 데뷔 이전임에도, 유튜브나 팬미팅을 통해 열혈 팬층이 형성됐다는 얘기다. 이날 개설된 샤이니의 일본 공식 홈페이지 역시 1시간 동안 2만 명의 접속자가 몰려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오전 8시30분. 공연장으로 들어서던 멤버들은 깜짝 놀랐다. 수천 명의 일본 팬들이 공연장 주변에 운집해 있었던 것. 멤버의 얼굴로 장식된 부채나 플랫카드도 눈에 띄었다. 팬들의 절대 다수가 ‘한류 오바상’(한류를 좋아하는 아줌마 팬을 비하하는 표현)이 아니라 10~20대 젊은 여성인 것도 이채로웠다.


오전 8:40~오후 12:30 리허설

 전날 밤 12시 너머까지 리허설 했던 멤버들은 피곤도 잊은 듯 활력이 넘쳤다. 다리 부상으로 춤을 출 수 없는 종현이 안타까운 표정이다. 아이돌 댄스그룹의 고질병인 부상. 종현은 “강렬한 퍼포먼스를 제대로 보여드리지 못하지만 와이어를 이용한 안무를 가미하는 등 공연에 활력이 넘치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공연에는 패션 디자이너 하상백씨도 동행했다. 2008년 연하남 컨셉트의 ‘누난 너무 예뻐’로 데뷔할 때의 파스텔톤 의상에서부터 이들의 의상에 대해 꾸준히 조언해온 이다.

하씨는 “샤이니는 패션에도 관심이 많은 그룹이다. 소년에서 남자로 성장해가는 변화가 느껴지는 것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옷 잘입는 것으로 유명한 키는 개인기 코너 의상에 대해서도 핑크색 재킷과 큼직한 선글라스 등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

 멤버별 개인기 코너에서 가장 튀는 이는 온유다. ‘형제는 용감했다’로 뮤지컬 신고식을 성공리에 치른 그답게 오페라 아리아를 골랐다. ‘투란토트’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다. 클라이막스 고음에서 ‘삑사리’가 났다. 멤버들이 “온유 화이팅!”을 외친다.


오후 12:30~2:00 분장·인터뷰

 이제는 분장·식사 등 본격적으로 무대를 준비해야 한다. 대기실 밖에는 간단한 한식 뷔페와 스낵 코너가 마련돼 있다. 워낙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는 공연이니 틈틈이 계속 먹어줘야 한다는 게 스태프의 말이다. 식사를 마치고 이를 닦으러 가던 키는 “첫 단독 콘서트를 한국이 아니라 일본에서 하게 된 만큼 솔직히 많이 긴장된다”면서도 “샤이니가 세계로 가는 첫 무대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야무진 표정이다.

온유는 스태프들과 애기하는 것도 오페라 스타일이다. 워낙 발성이 좋고 성량이 큰 데다가 개그감각이 있어 평소에도 대기실의 분위기 메이커라는 평이다. 대기 시간에 운동을 많이 한다는 종현은 와이어 장치를 꼼꼼히 챙긴다. 민호의 선택은 일본어 공부를 겸한 일본 드라마 시청이다.

 돌아가며 화장도 끝내고 의상도 갖춰 입은 후 일정은 일본 현지 매체 인터뷰다. 이날 공연을 참관한 일본 취재진은 400여 명. NHK·후지TV·TBS·아사히TV·산케이스포츠 등 유력매체도 참석했다. 그 중 후지TV의 ‘넥스트(Next)’라는 프로그램과 짧은 인터뷰를 가졌다. 이제는 모두 둥그렇게 둘러서서 데뷔 때부터 해왔던 구호를 외친다. “우리가 간다! 울트라 샤이니 변신!” 벌써 팬들의 환호성이 들려온다.


오후 2:00~7:00 공연

 2시간 반씩 총 두 차례 공연. “빛나는 샤이니입니다”라는 인사말에, 팬들은 일제히 일어서서 파란 야광봉을 흔들어댄다. ‘꽃보다 남자’ OST는 일본어로 불렀지만 그 외는 전부 한국어다. ‘링딩동’ ‘루시퍼’ 등 최근 히트곡에서 ‘누난 너무 예뻐’ ‘아미고’ 등 총 30여 곡이다. 낯선 한국어 가사를 열심히 따라 부르는 팬들도 눈에 띈다. 곡에 따라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6~7차례 바꾸는, 쉴 틈 없는 무대다. 1회 공연이 끝나면 모든 의상이 땀에 흠뻑 젖기 때문에 같은 의상을 두 벌씩 준비해 중간 휴식 시간에 갈아입는다.

 ‘링딩동’ 의상을 바꿔 입을 때 아찔한 순간을 빼고 나면 공연은 일사천리로 흘러갔다. 하네스(와이어를 고정시키는 벨트)를 의상 안에 착용해야 하는데 땀에 절어 다리에 달라붙은 태민의 바지가 잘 벗겨지지 않아 애를 먹은 것. 다행히 무대에는 늦지 않았지만 멤버들과 스태프들이 진땀을 흘린 순간이었다.

 엔딩 송을 부르고 키가 일본 정식 데뷔 일정을 밝히자 공연장의 열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3월에 CD를 발매한다.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하자 박수와 함성으로 공연장이 터져나갈 듯 하다.


오후 7:00~10:00 뒤풀이

 공연 후 이들은 스태프와 함께 근처 식당에서 삼겹살 파티를 벌였다. “동방신기나 수퍼주니어같은 선배들의 무대를 볼 때마다 꿈꿔왔던 순간을 우리가 이뤘다는 것이 감격스럽다. 선배들이 일본 시장에서 닦아놓은 터전이 있어서 가능했다”(온유)는 겸손한 코멘트도 잊지 않았다.

 일본 미디어는 다음 날 일제히 “선배인 동방신기를 따라잡을 것”이라는 호평을 내놓았다. 공연 직후 일본 팬 오노 유미코(25)를 만났다.

  -오늘 어땠나.

 “예전에는 한류 팬이라면 아줌마라는 뜻 같아서 말하기 부끄러웠는데, 이제는 달라졌다. 원래 동방신기 팬이었으나 유튜브로 샤이니를 알게 됐다.”

  -무엇에 끌렸나.

 “일본 아이돌은 다 비슷한데, 한국 아이돌은 팀마다 개성이 강하다. 기억하기 쉬운 멜로디에 각 노래마다 특색 있는 춤이 함께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샤이니의 매력은.

 “귀엽고 소년 같은 이미지인데 댄스는 파워풀하다. 그 갭(gap)이 좋다.”

 일본의 방송·공연 기획사인 노마드 프로덕션의 리 후미코 대표도 K-POP의 가능성을 밝게 봤다. 그는 “이제 K-POP 아이돌은 전국민적으로 인지되는 수준이다. 새로운 일본 아이돌이 나오면 일본 국민이 다 알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한국 아이돌이 일본 아이돌과 대등하게 비교된다는 것은 진정한 아시안 엔터테인먼트 시대의 개막을 뜻한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 음악시장은 매우 침체돼 있습니다. K-POP 가수는 손쉽게 화제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구세주 같은 존재지요. 그런데 열풍이 일어나면 그에 대한 싫증도 커지는 법입니다. 올해가 한국 가요가 상종가를 치고 힘 빠지는 기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죠. 이런 면에서 올해 살아남는 아이돌들은 한류의 틀을 뛰어넘을 게 분명합니다.”



“한국 아이돌 그룹은 음악으로 어필 … 일본보다 완성도 높다”
 
샤이니 맡은 EMI 재팬 PD 미야케
오는 3월 일본에 공식 데뷔하는 샤이니의 파트너는 일본의 국민가수 우타다 히카루가 소속된 EMI 재팬이다.
우타다를 발탁하고 키워온 미야케 아키라(사진)가 샤이니의 프로듀서를 맡게 된다.
샤이니의 공연을 함께 관람한 그는 가수의 국적을 넘어 실질적인 아시안팝 그룹으로 키워가고 싶다고 했다.

 -왜 샤이니였나.

 “한국에서 두 번 만났는데 프레시(fresh)했다. 망설임 없이 같이 일하기로 결정했다.
     발라드·댄스 등 다방면에 역량이 뛰어나고, 멤버마다 음악적 색채가 다른 것도 강점이다.
     남성적이고 강한 그룹도 많지만, 감수성이 넘치고 귀여운 이미지로 팬들의 보호본능을 자극할 것이다. ”

 -주된 타깃은.

 “기존의 한류 층이던 30~50대를 넘어 10~20대의 폭발적인 관심을 얻고 있다.
     가창력과 순수함, 창의력 등 향후 지속 가능한 콘텐트를 가진 보기 드문 남성 아이돌 그룹이다.
     데뷔 전에 이렇게 공연을 성공시키고, 2시간 반 공연을 오직 노래로만 채우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한국 아이돌의 강점은.

 “한국 아이돌은 그저 만들어진 재능이 아니라 음악으로 어필한다.
     음악적 완성도나 실력이 일본과 비교해 훨씬 높고 교육 시스템 등도 앞서있다.
     미숙한 상태로 내놓는 것이 아니라 퍼펙트하게 준비시킨 후 시장에 내놓는다.”

 -향후 계획은.

 “아직은 데뷔 일정만 결정됐다.
     분명한 것은 샤이니는 K-POP도, J-POP도 아니고 아시안팝, 즉 A-POP팝을 지향한다.
     일본에서 데뷔해서 새로운 것을 흡수해서 아시아에서 성공하는 A-POP그룹이 될 것이다.”

ⓒ중앙일보: 도쿄 양성희 기자 

2011 01 종현 NYLON 나일론: better together (화보, 인터뷰)




better together

전혀 다른 음색을 가진 4명의 청년이 모여 같은 노래를 부른다. 몸을 5개로 쪼개도 모자란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그중에서 '에스엠 더 발라드(S.M. THE BALLAD)' 프로젝트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걸 보니 얼마나 노래하는 걸 좋아하는지 짐작이 간다. 

화보에 쓰일 세트를 괜히 방처럼 꾸몄다 싶었다. 졸린 눈으로 들어온 청년들은 파자마를 입혀놓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담요 위에 눕기 시작했다. 첫 방송이 있기 바로 전날, 촬영장에서 SM의 새로운 프로젝트 그룹 '에스엠 더 발라드(S.M. THE BALLAD)' 멤버의 모습은 그랬다. 에스엠 더 발라드는 트랙스의 제이, 샤이니의 종현, 슈퍼주니어의 규현, 그리고 신인인 지노로 이루어졌는데, 이름에서 눈치 챘겠지만 각 그룹의 내로라하는 보컬을 모아서 만든 발라드 그룹이다.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담요 한 장 깔려 있을 뿐이건만 제 방처럼 와서 눕는 통에 일어서서 찍어야 하는 컷이라고 말하기 미안할 정도였다. "어제 뭐 했어요?" 하고 묻자 "'텐텐'이라고 아침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하는 공연 연습을 했는데, 그저께랑 어제 이틀 연속으로 하니 피곤하네요"하고 규현이 대답한다. 그는 슈퍼주니어 K.R.Y.콘서트, 슈퍼주니어의 콘서트 <슈퍼쇼>, 뮤지컬 <삼총사> 연습을 하는 데다 슈퍼주니어 멤버인 이특, 은혁과 함께 케이블 토크쇼의 MC도 맡았다. 종현은 새벽까지 콘서트 영상 촬영을 했고, 고3인 지노는 기말 고사 기간이라 시험을 치고 바로 촬영장으로 왔다. 사실 데뷔 이래 가장 바쁜 사람은 제이인데(화보 촬영날도 드라마 촬영 때문에 중간에 가야 했다), 드라마 <프레지던트> 촬영에, 뮤지컬 <삼총사>와 <락 오브 에이지> 연습으로 요즘 'SM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 되었다. 동시에 이들이 에스엠 더 발라드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피곤한 기색도 잠시, 몸이 좀 풀린 듯하자, 금방 장난을 치기 시작한다. 각자 스튜디오 이곳저곳에서 새 음반 <너무 그리워>에 수록된 'Hot Times'의 도입부 '예에이예에'부분의 높은 음을 지르고, 규현은 어디선가 소형 캠코더를 꺼내 다른 사람을 찍는다. 그 옆에선 제이가 뮤지컬 <삼총사> 연습을 하는 건지 칼싸움하는 연습을 한다. 그러다가 또 누군가 다시 노래를 부른다. '7년간의 사랑'을 녹음하다가 눈물지었다는 규현, 이번 음반의 '너무 그리워'를 재녹음할 때 너무 많이 울어서 그날 녹음한 걸 쓸 수 없었다는 종현과 촬영장에서 끊임없이 만담을 늘어놓는 청년들이 같은 사람이라는 걸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렸다. 

알고 보면 이 프로젝트는 오랫동안 기획하고 준비해왔기 때문에 그들은 바쁜 와중에도 에스엠 더 발라드에 대한 애착이 크다. "이번 음반에 들어 있는 '너무 그리워'는 2년 전에 녹음한 거예요. 2008년 12월의 저희 목소리죠. 그래서 라이브로 들을 때 좀 다를 수도 있어요." 규현이 말한다. 목소리가 달라졌을진 몰라도 분명한 건 노래를 '잘'한다는 사실이 변하지 않았다는 거다. 촬영장에서 별로 힘들이지 않고 질러대던 고음이 아직도 5.1채널로 들려오는 것 같으니까 말이다. 그들이 원래 있던 팀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에스엠 더 발라드로 뭉치면서 확실히 자신들의 존재를 증명하는 듯했다. 

보컬만 4명을 모아놓았으니 당연히 경쟁도 있다. "한 번은 녹음을 했는데 각자 역량을 다 하다보니 노래의 밸런스가 안 맞는 거예요. '나, 노래 잘해'라고 자랑하는 보컬들의 싸움처럼 돼버렸죠. 그래서 다시 녹음한 적이 있어요." 종현이 얘기한다. 외국 보이 밴드 같았으면 질투심에 멱살잡이를 했을지 모르지만 한국인 정서상 서로가 잘하는 걸 부러워하는 분위기다. 막내 지노의 말에 따르면 규현은 서정적인 정서를 잘 표현하고, 종현은 모든 곡을 자기 식대로 해석해서 그가 부르는 노래는 새로운 느낌이며, 제이는 그 존재감만으로도 좋다고 한다. "트랙스에서 제이 형이 'Scorpio', 'Paradox'를 부를 때 정말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지금 같이 활동하는데도 '우와'하고 쳐다보게 돼요." (…)

음반이 나오기 전에 넷의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을지를 우려했다. 음색이 독특한 종현과 부드러운 목소리의 규현, 오랫동안 록 밴드를 해온 제이와 아직 목소리를 모르는 신인 지노가 같이 노래를 부른다는데 어떤 소리가 나올지 쉽게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덕분에 완전히 다른 목소리들이 한 곡에 녹아들면서 잘 어우러질 때 더 매력적으로 들린다는 걸 알았으니까. 'Hot Times'가 그걸 증명하고 있으며, '너무 그리워'는 작곡가가 영리하게 각자의 파트를 분명히 나눠놓아 한 곡을 4가지 버전으로 듣는 즐거움을 준다. 그리고 나머지 곡은 각 멤버의 음색에 맞는 스타일의 솔로곡이나 듀엣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른 인터뷰에서 소울 장르를 불러보고 싶다고 말한 종현은 정말로 이번에 네오소울 장르의 곡 'Don't Lie'를 지노와 함께 부르게 되었다. "제가 의도한 거 아니에요. 이 노래도 예전에 만들어진 곡인데 영어 버전으로도 부르고 여러 버전으로도 녹음해봤어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듣고 거부 반응이 일어나지 않을까 겁이 나더라고요. 제가 듣기에도 어려웠거든요." 음반이 나오고 난 지금은 오히려 색다르다고 좋아하는 반응이다. (…) 그리고 제이는 이런 말을 덧붙인다. "트랙스로 활동할 때와 특별히 다른 변화는 없어요. 매번 혼자 부르다가 든든한 3명이 옆에 있어서 부담을 덜어 오히려 편하죠. 'Hot Times'란 곡에서 꼭 해보고 싶던 랩을 할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에스엠 더 발라드가 결성되었으니, '에스엠 더 록'이나 '에스엠 더 일렉트로닉' 프로젝트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이런 프로젝트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각 팀에서 랩 잘하는 사람만 모아서 진짜 멋있는 힙합 크루를 만드는 거예요"라는 규현의 말에 "맞아, 진짜 춤 잘 추는 사람만 모아 퍼포먼스도 같이하는 거야. 진짜 멋있을 것 같아"라고 종현이 거든다. 그럼 에스엠 더 발라드의 두 번째 프로젝트 음반을 넘기고 싶은 SM 식구는 누굴까? 언제나 그렇듯 규현부터 얘기한다. "죄송하지만, 저는 이걸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자 종현도 "저도요. 서바이벌로 해서 살아남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지노도 마찬가지. 

제이도 그 자리에 있었으면 계속 하고 싶다고 얘기했을 테지만, 먼저 자리를 뜬 탓에 샤이니의 온유와 슈퍼주니어의 예성이라는 답을 서면으로 전해왔다. 샤이니나 슈퍼주니어의 다른 멤버는 분명 배가 아플 것 같다. 같은 회사에 소속된 가수 중에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지 않을까. (…)

ⓒNYLON: 포토그래퍼 황혜정, 에디터 김윤정, 스타일리스트 서수경, 헤어 E NOC, 메이크업 공혜련, 어시스턴트 이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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