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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의 이달의 플레이리스트는 Kylie의 키치한 컨트리, George Clinton의 별난 펑크, Leslie Winer & Jay Glass Dubs의 덥 대서사시 등이다. 총 50곡의 플레이리스트를 구독하고 아래에서 가디언이 특히 좋아하는 10곡에 관해 읽어볼 것.



종현 ― 환상통 (Only One You Need)


(…) 이 앨범은 종현이 얼마나 유연한지 증명한다. 종현은 레이드백 R&B, 발라드와 솔직담백한 댄스 트랙들 사이를 가볍게 오가고 Rewind에서는 매우 확실한 딥하우스 보컬을 들려준다. 반면 환상통(Only One You Need)에서는 종현의 핵심 스타일인 절실한 앤썸 풍의 팝을 고수한다. 언어의 장벽은 영어 코러스로 변하면서 사라지지만 종현의 예리한 감정 표현은 당신이 내내 그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the Guardian: Ben Beaumont-Tho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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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음악성을 끈덕지게 탐구하는 진지함이 묻어나는 컨템포러리 알앤비 수작. 이젠 그에게서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도 되겠다.


글 | 이즘



달콤하고 농염하다. 현대적인 퓨쳐 알앤비 사운드 위에 간드러지는 보컬이 부담스럽지 않은 유혹을 던진다. 종현이 직접 전곡의 가사를 작사하며 만들어낸 이 ‘귀여운 추파’는 앨범을 관통하며 수록 곡들을 하나의 작품으로 긴밀하게 엮어 주는 기둥이다. 아이돌 가수의 앨범 작업 참여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요즘이지만, 그는 단순히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는 수준을 넘어 자신의 첫 솔로 정규앨범에 직접 캐릭터를 부여한다.

 

데뷔 초 뛰어난 가창력으로 주목받았던 그였지만 본작에서는 리듬과 소리에 더욱 공을 들였다. 여기에 섬세하게 레이어를 겹쳐 쌓은 보컬은 트렌디한 반주와 어우러지며 또 하나의 악기가 된다. 신시사이저처럼 퍼져나가며 극지방의 「Aurora」를 형상화하고, 크러쉬와 함께 작업한 타이틀곡 「좋아」에서는 흥겨운 일렉트로 펑크 비트에 맞춰 파트마다 음색을 바꿔가며 다채로운 매력을 뽐낸다. 의도된 어눌한 발음과 「우주가 있어」에서처럼 리듬에 착착 붙는 작사 또한 보컬의 기악적 역할을 더욱 강조한다.

 

위프리키, 런던 노이즈(LDN Noise) 등 SM 프로듀서들의 아낌없는 지원으로 뽑아낸 세련된 비트도 앨범의 완성도에 크게 기여했다. 흥겨운 EDM 곡 「Dress up」과 그와 대칭을 이루는 부드러운 퓨처 알앤비 「Suit up」까지 앨범의 사운드는 최신 경향을 모두 흡수한다. 트렌디한 비트를 바탕으로 종현은 곡들을 자신의 캐릭터에 온전히 녹여낸다. 유일하게 그가 작업에 참여하지 않았던 「White t-shirt」도 다른 트랙들과 위화감 없이 어우러지는 것은 그의 뛰어난 소화력 덕이다.

 

스타덤의 정점에 있으면서도 자신의 완성을 위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한 뮤지션의 열정이 낳은 훌륭한 결과물이다. 거대 소속사의 전폭적인 지원도 무시할 수 없는 배경이었지만 뚜렷한 존재감으로 앨범의 중심을 잡아주는 무게 추는 결국 종현 자신이다. 현재 국내 메인스트림 음악의 흐름을 선도하는 집단의 일원으로서의 자신감과 자기만의 음악성을 끈덕지게 탐구하는 진지함이 묻어나는 컨템포러리 알앤비 수작. 이젠 그에게서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도 되겠다.


수록곡

1. 좋아 

2. White t-shirt 

3. 우주가 있어

4. Moon

5. Aurora 

6. Dress up 

7. Cocktail

8. Red

9. Suit up


ⓒizm: 조해람(chrbbg@gmail.com)

「좋아 (She is)」 그리고 『좋아』


김봉환 “네. SHINee 종현의 좋아 감상하셨습니다.”

이경준 “네.”

강일권 “말씀하시죠.”

이경준 “네. 정규 음반 들어보셨나요?”

김봉환 “들어 봤죠.”

이경준 “이 음반 의외로, 의외라기보다는, 굉장히 좋습니다.”

김봉환 “의외로라고 얘기하는 것부터가 선입견에 사로잡혔다는 거예요.”

전원 (웃음)

강일권 “날카로워.”

끌로이 “지금 아이돌이라고 지금.”

김봉환 “아까 댓글에서 지적한 것처럼 이 음악을 논할 자격이 없는 분들이 자꾸 이렇게 의외라고 얘기하고 그러면 안 돼요.”

이경준 “말이 헛나온 거죠. 이게 단순하게 무슨 프로듀서가 세계적인 분이 붙고 그런 걸 떠나서 곡 자체가 굉장히 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지만 동시에 또 너무 유행을 따라가는 것도 아니에요. 가만히 들어보시면 곡마다 약간 변주되어 있고 장르도 굉장히 다양하게 구성이 되어 있어요. 특히 이 곡 같은 경우는 요즘 유행하는 일렉트로닉 계열의 음악을 따라가고 있는데 그렇다고 또 너무 뿅뿅거리지도 않고.”

김봉환 “퓨처베이스.”

이경준 “그렇죠. 굉장히 듣기도 편하면서 잘 만들어진 곡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김봉환 “일렉트로닉 계열이 변화가 무쌍하잖아요. 계속. 그런데 근래 들어서 작년 말이나 올해 쯤부터는 약간 해외 DJ인 Flume이나 ODESZA나 Oliver Heldens나 그런 DJ들이 댄스 음악이긴 한데 좀 더 감상에 적합한, 좀 더 서정적인 면을 갖고 있는 음악들을 시도하고 있어요. 그런 면에서 종현이 그런 최신 트렌드를 굉장히 잘 반영을 했다고 볼 수 있고요.”


참여진


이경준 “이 곡(좋아)에는 Crush가 참여하기도 했어요. 네.”

빠까 “약간 Crush 앨범에, 옛날에 했던 곡인가요? Hug Me?”

끌로이 “아, Hug Me?”

빠까 “약간 비슷한 느낌이 나긴 해요. 참여하셔서 그런지.[각주:1]

끌로이 “음……”

강일권 “이게 아마 SM 쪽이 원래 송 캠프도 하고 그러듯이 여러 작곡가들이 모여서 한 곡을 만들어내잖아요.”

김봉환 “이번에도 영국 팀이 참여를 했습니다.”

강일권 “그리고 Bryan-Michael Cox라고 이분도 사실, 이분이라기보다는 이 프로듀서도 ― 지금은 미국에서 조금 주춤합니다. 지금은 조금 주춤하지만 ― 90년대 때 주옥 같은 곡들을 많이 만들어냈던 프로듀서예요, 실제로.”


아이돌의 앨범이라는 기준에서 벗어나서


강일권 “앨범 좋았습니다. 좋았는데,”

끌로이 (웃음)

강일권 “아니아니, 괜찮았어요. 되게 트렌디한 ― 이경준 편집장도 얘기했듯이 ― 다양한 스타일들을 많이 해서 그랬는데, 그런 건 있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 기존의 아이돌 그룹들의 앨범들이 너무 천편일률적인 게 많고 전반적인, 싱글 말고 앨범의 완성도가 많이 떨어지다 보니까 좀 더, 조금만 더 탄탄하면 과대평가 받는 경향도 있는 것 같긴 하거든요.”

김봉환 “그렇죠.”

이경준 “그런 경향도 없지 않아 있죠.”

강일권 “그런 마인드를 우리가 거세를 하고, 그런데 그런 걸 거세해도 굉장히 탄탄하게 잘 만들어진 앨범이 아닌가.”


솔로로서 본인의 음악을 하는 것의 의미


이경준 “EP 이상의 풀렝스(Full Length)까지도 이런 식으로 건드려 간다는 것은 점점 이분들도 음악적 욕심이 커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인 것 같아요.”

강일권 “아, 네. 그리고 이거 되게 좋은 현상인 게 실제로 한국에서는, 말이 나왔으니까 하자면, 그런 얘기들이 많잖아요.”

김봉환 “또 미국 분위기 얘기한다.”

전원 (웃음)

강일권 “아니, 실제로 아이돌…… 이게 약간 평단 쪽도 그런데, 제가 요즘 근래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뭐가 있냐면 아이돌 그룹들에 대한 과대평가와 과소평가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데 이걸, 평단에서도 이런 경우가 많거든요. 무슨 소리냐면 마치 아이돌 그룹의 음악을 혹평하거나 비판을 하면 쿨하지 못한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이 어느 순간인가 됐어요. ”

이경준 “그런 게 없지 않아 있어요.”

강일권 “저는 이것 좀 웃기다고 보거든요. 왜냐면 실제로 미국이나 외국에서도 여러분들이 보면 아시겠지만 아이돌 그룹들은 어느 정도, 김봉환 씨가 1회 때 말씀하셨죠. 아이돌의 50%였나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시죠.”

김봉환 “아이돌 음악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는 음악만 갖고 평가하는 것은 미친 거고요. 음악이 반 정도라면 나머지 반은 춤이나 스타일이나 콘셉트나 그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거죠.”

강일권 “그렇죠. 그런데 저는 퍼센트에서는 좀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도 약간 음악 쪽에 더 비중을 둘 수도 있고. 아이돌 앨범 중에서도 분명히 음악적으로 충분한 앨범이 있지만 여러 요소에서 사실 아이돌은 기획되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렇잖아요? 그렇죠? 기획적으로 나오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음악적 평가가 약간 기준이 애매하긴 한데, 그렇기 때문에 미국 같은 경우 아이돌 출신 그룹들이 실제로 솔로로 나오면서 나중에 본인이 아티스트로 인정받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들을 많이 합니다. Justin Timberlake라든지 Robbie Williams 다 이런 아티스트들이 아이돌 시절, 자기가 아이돌이었던 걸 부정하는 게 아니고 아이돌은 그냥 아이돌. 원래 그냥 그런 의미이고 본인이 솔로로 나오면서는 진짜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 그리고 자기가 아티스트로 불리기를 원하는 욕구들을 분출하거든요.”

김봉환 “알겠습니다. 그래서 종현 씨가 그 욕구를 이번 앨범을 통해서 분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강일권 “그렇죠.”


ⓒBugs! radio

  1. 브릿지 멜로디만 참여. [본문으로]

2016 06 20 종현 weiv 웨이브: [SHORTLIST] 6월 상반기: 종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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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상반기 쇼트리스트는 종현, 루나, 사비나앤드론즈, 정새난슬, 쏜애플, 에고펑션에러, 카우칩스, 윤석철 트리오, 빈지노, TK, 서사무엘, 슬릭 앨범에 대한 필자별 코멘트입니다.


종현 | 좋아 | SM Entertainment, 2016.05.24


미묘: 언젠가부터 종현의 음반은 정색하고 듣길 요구하는 듯하다. 팝으로서는 꽤나 밀도 높은 작업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을 누군가는 종현의 얼굴이라 생각할 수도, 댄스 음악의 기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앨범에서 그것은 선명하게 ‘노래’의 역할이다. 퓨처 베이스(Future Bass)와 퓨처 R&B 등의 요소를 다양하게 가져와 음반 곳곳에 심어 넣음으로써 주류 대중음악의 기준보다 한 발 ‘앞선’ 포지션을 취하는 한편, 그것을 구조의 중심인 ‘노래’와 유기적으로 결합한다 (이를테면 이유 없이 ‘힙해서’ 들어간 소리가 없다). 솔로 미니앨범 이후 소품집을 발매하며 성장한 송라이터로서의 자아의 발현으로 보인다. 물론 여기에 연극적인 가창과, 스튜디오 기술에 의한 보컬의 처리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보컬리스트 종현이 노래를 완성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이 음반은 어쩌면 아이돌에서 출발했음이 강점이 될 수 있는 싱어송라이터의 재발견일지도 모른다. 정색하고 들을 이유가 있다. 8/10


ⓒweiv

2016 06 19 종현 한겨레21: ‘샤이니’ 종현의 빛나는 재능을 담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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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파 아이돌 종현의 첫 정규 앨범 <좋아> 찰떡궁합 협업으로 만든 ‘아르앤드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기억을 한번 되돌려보자. 지금은 즐거운 추억팔이 대상으로 모두에게 사랑받는 것 같은 젝스키스지만, 그들이 한창 활동하던 때 그 시절은 아이돌 그룹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녹록지 않았다. H.O.T.와 젝스키스. 라이벌이니까 공평하게 한 번 더, 젝스키스와 H.O.T.가 활동하던 그때 아이돌 그룹은 진지하게(?) 음악을 듣는 이들에겐 불가촉천민 같은 존재였다. 그들의 음악은 늘 쉽게 폄하됐고, 음악시장을 망치는 주범처럼 묘사되곤 했다. 


지금이야 아이돌 그룹의 음악도 진지하게 평단의 대상이 되고 그들의 음악을 싸잡아 얕보면 오히려 꽉 막힌 사람으로 몰리기 십상이지만 그때는 그게 당연한 일처럼 받아들여졌다. 그런 상황에서 아이돌 그룹이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선택한 방식이 이른바 ‘자작곡’이라는 거였다. “이번 앨범에선 저희가 직접 곡 작업에 참여했습니다!”라는 방송 인터뷰를 우리는 심심찮게 봐왔다. 경력이 쌓여가며 자연스레 생겨나는 음악적 욕심과 우리도 음악을 진지하게 대하고 있다는 걸 봐달라는 인정욕구가 더해진 것이 아이돌 그룹 멤버의 자작곡이었다.


하지만 그 결과가 그리 성공적이었던 건 아니다. 자연스럽다기보다는 어떤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노래들은 늘 과잉으로 차 있었다. 이제 막 작곡을 배우기 시작한 이들이 만든 습작 같은 노래도 많았다. 과잉으로 가득 찬 음악에 대한 록 엄숙주의자들의 조롱과 그 안에 깔려 있는 아이돌 그룹에 대한 폄하가 더해져 만들어낸 악의적인 ‘무뇌충’ 캐릭터가 그 시절의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그리 먼 시절의 이야기가 아니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빅뱅처럼 ‘실력파’를 자청하며 등장한 아이돌 그룹이 자신들의 재능을 증명해 보였고, 아이돌 그룹 일원으로 활동하면서도 독자적 활동이 가능해진 상황에서 자신의 취향과 세계를 드러내려는 멤버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종현(사진)은 이런 시대의 변화와 새로운 경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아티스트다. ‘가수’와 ‘아티스트’의 차이가 무엇인지 난 잘 모르겠지만, 여전히 이를 구분하려는 이들이 있다. 그런 이들에게도 종현은 아티스트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얼마 전 나온 첫 정규 앨범 <좋아>가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종현과 <좋아>가 특히 인상적인 것은 앞서 길게 말한 그 과잉의 흔적과 인정욕구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자신의 취향과 하고 싶은 것, 그리고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그는 지금 시대에 귀하게도 ‘앨범’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 보여주기 위해 좋게 보이는 것을 전부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앨범에 맞게 일관된 색과 콘셉트를 입히려 했다. 모든 것을 자신이 하려는 우를 범하지도 않았다. 자신이 필요로 하는 부분에, 자신이 부족한 부분에 다른 이들의 도움을 빌릴 줄도 알았다.


<좋아>의 수록곡 <오로라>(AURORA)를 듣는 순간 자연스레 한국의 대표적인 아르앤드비(R&B) 음악가 디즈가 떠오른다. 종현이 만든 곡을 디즈가 편곡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곡은 종현의 곡이며 디즈의 곡이기도 하다. 중요한 건 이 곡이 정말 잘 만들어진 아르앤드비 싱글이라는 것이다. 이런 협업으로 만들어진 좋은 곡들이 앨범에 가득하다. 우리는 좋은 아르앤드비 앨범 하나를 더 얻게 됐다. 그리고 좋은 프로듀서 한 명도 더 알게 됐다. 


ⓒ한겨레신문사: 김학선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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