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hind the Scene: 주제 선정의 이유


“저는 그러지 말라고, 말라고, 부득이 말렸는데, 엄청나게 말렸는데 그런데 스태프분들이 이거 한번 해야 된다며(웃음), DJ 종현의 자작곡 특집으로 꾸렸어요(한숨). 너무 부끄럽네요. 푸른밤 작사 그 남자 작곡, 벌써 세 번째 시즌까지 맞이했잖아요? 그래서 그동안 푸른밤에서 우리 가족분들과 함께 꾸려나갔던 곡들을 쭉 틀어드리면서 이 곡 작업할 때는 어땠고요, 이 곡 쓸 때는 어떤 감정이었고 이런 이야기를 한 번 더 나눠볼까 합니다. 기대 많이 부탁드리고요.”


DJ 종현의 작곡 특집


“저는 아직 결혼도 안 했고요, 아이도 없고요, 그래서 부모님의 마음을 다 알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노래를 만들어서 내놓았을 때 부모님의 마음을 알 것 같더라고요.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속담처럼 하나하나 되게 소중하거든요. 오늘 종현의 프리스타일은 제가 세상에 내놓은 소중한 아이들이죠, DJ 종현의 작곡 특집으로 함께합니다. 선곡으로 저를 보여드리는 시간, 종현의 프리스타일. 오늘은 제가 낳은 아이들, 그중에서도 푸른밤 가족들과 만든 우리 아이들 작곡 특집이라는 주제로 함께하려고 합니다. 푸른밤이 아니면 들을 수 없는 곡들이 있잖아요? 그 곡들, 사실 푸른밤에서도 매일 들려드릴 수는 없는 노래들이니까 오늘 특별한 시간이 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종현의 「Like You」


“첫 곡은 작년 여름이었죠, 푸른밤 작사 그 남자 작곡을 통해서 처음 선보였던 노래 Like You라는 곡입니다. 이 곡은 제가 푸른밤을 시작하고 어느 정도 이제 서로 알아가는 시기, 그때쯤에 공개를 했던 곡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너 같은 여자',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너'라는 중의적인 의미로 Like You라는 제목도 붙여봤고 가사도 그렇게 풀어봤는데. 사실 사연을 보내주신 분들 중에서 연애를 막 이제 시작하시려는 분들 사연을 보면 이런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이런 사람을 어떻게 만났을까? 어떻게 너 같은 사람을 내가 세상에서 만났을까?' 이런 설렘을 가진 문자와 사연들이 많아서 거기에 영감을 얻어 썼던 곡이네요. 가족분들 기억하시나요? Like You라는 노래가 나갔을 때 다들 문자와 mini로 라이뀨, 라이뀨 하시면서 되게(웃음) 많은 「수고했어요, 쫑디.」 이렇게 보내주셨던 기억이 나는데. 한번 이 곡 듣고 올게요. 7월달에 공개를 했던 곡입니다.”




“제가 이런 느낌의 곡을 많이 쓰지는 않는데 ― 이렇게 산들거리는 느낌의 신 나는 곡은 많이 쓰지는 않는데 ― 어쨌든 여름이라 이런 감성도 갖고 있었군요, 제가.”


종현의 「미안해」


“푸른밤 작사 그 남자 작곡에서 두 번째로 발표했던 곡입니다. 미안해인데요. 이 곡은 가사가 너무나도 이기적인 곡이에요. '넌 아직도 많이 힘들지? 그런데 난 이제 괜찮아. 난 이제 널 잊고 편하게 잘 지내고 있어. 어떡하지? 그때 내가 너한테 되게 미안했는데, 그리고 지금도 미안해.' 이런 가사가 주를 이루는데 우리 가족분들 이 시간대 되면, 푸른밤 나갈 시간대 즈음 되면 다들 감수성에 젖어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죠(웃음). 구 여친, 구 남친에게 다시 만날 마음은 없어도 괜히 미안한 마음을 전달한다거나 '잘 지내니? 그때 내가 미안했는데' 등등등 이런 이야기를 보내실 수도 있는데 이 곡 들으시고 그냥 노래 듣고 마시라고, 연락은 하지 마시라며(웃음), 이런 곡을 썼던 기억이 나네요. 이 곡도 7월달에 공개했던 곡이에요.”


종현의 「U&I (유앤아이)」


“푸른밤 작사 그 남자 작곡의 테마송이었어요. U&I라는 곡인데 이 곡이 사연이 있거나 어떤 우리 가족분들 사연에 맞춰서 쓴 곡은 아니었고 우리 가족분들에게 '이제 여러분의 사연을 들려주세요. 듣고 싶어요. 제가 그걸로 우리 푸른밤을 더 탄탄하게 꾸려 보고 싶어요.'라는 생각을 담은 곡이었습니다.”


종현의 「하루의 끝」


“이제 소개해 드릴 곡은 개인적으로 푸른밤과 너무 잘 어울리는 곡이라고 생각을 해요. 우리 가족분들도 많은 위로를 받지 않았을까 싶은 곡이기도 하고, 이 시간대에 들으면서 포근히 잠들 수 있는 발라드 곡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루의 끝이라는 곡이에요. 이 곡은 작년 11월에 공개를 했었죠. 이 곡에 재밌는 이야기가, 에피소드가 있어요. 아이유 씨 곡 중에 하루 끝이라는 곡이 있어요. 그런데 제가 곡을 다 쓰고 가사도 다 쓰고 제목도 하루 끝 ― 그때는 사실 하루 끝이었어요 '하루 끝' ― 딱 정하고서 왠지 하루 끝이 되게 익숙한 거예요, 눈에. '뭐지? ……혹시 있나?' 싶어서 검색을 했는데 '아, 맞다. 지은이가 하루 끝이라는 곡이 있구나.' 해서 이렇게 겹치면 안 될 것 같아서 하루의 끝으로 수정을 하고 아이유 씨에게 얘기를 했었어요. 장난으로 '그냥 하루 끝으로 하면 안 돼?' 그러니까 '안 됩니다.' 갑자기 존댓말을(웃음). '네. 알겠습니다. 하루의 끝으로 할게요.' 했던 기억이 갑자기 나네요. 그때도 아이유 씨가 듣고 '이 노래 되게 따뜻한 것 같아.'라고 얘기를 해줘서 고마웠던 기억이 나네요.”


Behind the Scene: 음악적 색깔


“우리 가족분들, 어떠세요? 쭉 듣다 보니까 제가 푸른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어떤 악기의 구성이나 음악적인 색깔을 푸른밤과 어울린다고 생각하는지도 느껴지시나요? 저는 좀 미니멀하고 따뜻한 악기들의 사운드가 푸른밤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편곡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귀여운 소리나 산뜻하거나 따뜻한, 그리고 친절한 악기의 구성을 짜보려고 노력을 했었거든요. 한번에 몰아서 들으니까 더 그게 느껴지는 것 같네요.”


종현의 「Happy Birthday」


“금방 제가 악기들 이야기를 하거나 음악적인 장르에 대한 이야기를 살짝 했잖아요. 푸른밤을 진행하면서 제가 '보사노바가 푸른밤과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라는 이야기를 자주 했었는데 이 곡도 보사노바 장르의 곡입니다. Happy Birthday인데요. 우리 가족분들 「생일이에요」 하면서 많은 사연들 보내주시는데 그때마다 '그래. 생일 축하를 해줄 수 있는 곡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었고 그런데 또 마냥 기존에 존재하는 '생일 축하해! 신난다! 너무너무 행복하다!' 이런 뉘앙스보다는 조금은 차분한 곡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좀 비뚠가요, 많이(웃음)? 왠지 있는 곡처럼 신 나는 곡, 행복한 곡 말고 조금은 차분하고 어떻게 들으면 우울할 수도 있는 곡이었으면 한다는 추상적인 생각이 있었는데, 우리 가족분들이 보내주신 사연에 맞춰서 조금씩 디테일을 만들어 나갔던 곡이죠. Happy Birthday, 이 곡도 11월달에 공개를 했던 곡이네요.”


종현의 「내일쯤」


“이 곡은 지난주에 공개를 했었죠. 따끈따끈합니다. 내일쯤입니다. 이 곡은 공개한 날 이야기를 드렸던 것처럼 '힘들어, 힘들어.' 그럴 때 '야, 힘내.' 이 말보다는 차라리 '힘들 때는 좀 쉬고, 굳이 오늘 힘 안 내도 돼. 내일쯤 힘내고 그리고 네가 한 달 쯤 우울하고 힘들더라도 나는 옆에서 묵묵히 이 자리에 있을 테니까 언제든 너 기분 내킬 때, 힘날 때 돌아와서 나한테 이야기해 주면 돼.'라는 가사를 이루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우리 가족분들에게 항상 '힘내요', '힘내십시오. 잘될 거예요.'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그런 말을 하면서도 죄송한 기분이 있어요. 그래서 가끔은 그 '힘냄' 그리고 씩씩함을 강요하지 않는 DJ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그 마음이 노래로 표현된 건 아닐까 싶습니다.”


Behind the Scene: 작업의 의미


“우리 가족들이 보내주신 사연을 바탕으로 가사를 쓰다 보니까… 사실 제일 어려워요, 제가 하는 작업 중에(웃음)! 태어나서 해봤던 작업 중에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일단 저는 여러 번 말씀드렸듯이 가사를 쓰고 곡을 쓰는 경우가 많이 있어서 ― 제 나름의 습관이고 작업 방식인데 이 코너 진행을 할 때는 가사가 있으면 안 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 가사보다는 멜로디를 중점적으로 쓰고 그 이후에 가사를 붙이다 보니까 이게 좀 어렵더라고요. 그런데 확실히 이 코너가, 그리고 푸른밤이 저에게 음악적인 부분도 좀 더 고민하고 발전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참 고마운 코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종현의 「산하엽」


“슬슬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는데 우리 가족분들, 안 나온 곡이 뭐가 있을까요? 한 곡 있어요. 이 곡도 가장 최근에 공개한 곡이죠, 산하엽이라는 곡인데 제목을 딱 들으시면 '이게 뭐지?' 싶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날도 설명을 드렸지만 산하엽이라는 제목은 꽃 이름이에요. 이슬이나 비에 젖으면 하얀 꽃잎이 투명하게 변하는 상당히 신기한 꽃입니다. 마치 판타지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신기한 꽃인데 이 꽃을 제가 개인적으로 알고서 가사로 한번 쓰고 싶다고 이렇게 막연하게 메모를 해놨었는데, 어떤 가족분이 인생을 시간과 꽃에 비유를 해서 표현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보내주셔서 그러면 ― 이 꽃이 시간에, 그리고 빗물에 젖어들면 투명하게 변하지만 존재 자체는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 그런 것들을 비유를 하고 꽃에 빗대서 한번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우리 가족분이 그런 소스를 제공하지 않았으면 세상에 못 나왔을 수도 있는 가사로 한번 곡을 써봤습니다. 이 곡 그런데 좀 우울해서(웃음) 너무 늦은 시간에 들으면(웃음),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


EXO의 「PLAYBOY (플레이보이)」


“오늘은 작곡 특집으로 꾸며봤습니다. 이제 프리스타일도 마칠 시간이 됐고,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작곡에서 공개됐던 곡들은 모두 나왔고, 그래서 '아니, 오늘 한 곡 더 혹시? 설마 세 곡 썼나? 이번 시즌에? 쫑디?' 하셨을 수도 있지만 죄송합니다. 두 곡이고요(웃음). 이번 년도에 발표된 제 자작곡 한 곡을 더 들려드릴까 해요. 엑소라는 팀이 있죠, 그 팀에 PLAYBOY라는 곡을 줬거든요. 작사·작곡을 해서 참여를 했는데 그 곡을 푸른밤에서 들려드릴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 소개를 해드리네요. 이 곡은 나쁜 남자 얘기예요. 엑소 친구들이 상당히 신인이었을 때 제가 그들의 첫 정규 앨범을 듣고 이 친구들 곡을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작업을 시작했던 곡인데 잘 연결이 돼서 엑소 친구들이 부르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3연음 박자를 되게 좋아하거든요. 따따따 따따따 한 박자를 셋으로 나누는 거예요. 대부분 둘로 나누거나 넷으로 나누거나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셋으로 나누면 3.33333333……박자를 써야 되니까 그루브를 좀 더 부르는 사람의 개성에 맞게 붙일 수 있다는 매력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 곡을 엑소 친구들이 부르면 어떤 색일까 궁금했는데 상당히 잘 소화를 해주어서 뿌듯했던 곡입니다.”[각주:1]

  1. 엑소의 PLAYBOY 관련 정보와 인터뷰 모음은 여기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