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차 DJ


성시경 “라디오 DJ 하다 보면 내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죠. 방송 하러 오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오늘 기분은 어땠는지. 사연 읽고 나서 내 기분, 내가 경험했던 일을 이야기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가끔 제가 라디오 청취자들은 저의 한 부분만이 아니라 앞뒤까지 알고 있는 분들이라고 얘기하고는 하는데, 오늘은 DJ를 시작한 지 이제 4주를 꽉 채운 이 분의 이야기를 좀 엿볼까 합니다. 음도 컬렉션, 종현. 자, 어서오십시오.”

종현 “안녕하세요. 종현입니다. 안녕하세요.”

성시경 “한 달이 됐군요.”

종현 “그렇습니다. 벌써 한 달이네요. 2월 3일부터 했으니까요. 푸른밤.”

성시경 “어때요?”

종현 “어려워요(앙탈).”

성시경 “뭐 어려워요.”

종현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제가요. 어렵습니다. 그리고 푸른밤 시간대가 성시경 선배님이 너무 달콤한 시간대로 만들어버리셔 가지고요. 그게 좀 어려운 것 같아요.”

성시경 “본인은 별로 안 달콤해요?”

종현 “많이 달콤한데요, 그런데 좀 긴장을 하다 보니까 그게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의식적이게 되는 것 같아요. 의식적으로 '좀 더 달콤해야지' 막 이렇게. 그런데 그럼 안 되는 것 같아서.”

성시경 “저는 한 번도 '달콤해야지' 하고 한 적은 없는데.”

종현 “너무 달콤하셔서요. 원래(웃음).”

성시경 “아니아니, 그게 아니라 그 시간대에 남자가 혼자 하면 신해철 선배가 아닌 이상 그냥 달콤해요. 열두 시에 소곤소곤 얘기를 하면 친한 사람이랑 밤에 자기 전에 통화하는 것처럼, 그때 꼭 '다 괜찮을 거야. 걱정하지 마. 다 잘될 거야.' 한다고 달콤한 게 아니라 '야, 그건 니가 잘못한 것 같은데.' 뭐….”

종현 “맞아요. 그 시간에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시간대가 감성적이고 그래서 더 그렇게 들리는 것 같기는 해요. 그런데 제가 아직 그걸 못 놨나 봐요. 저 스스로 좀.”

성시경 “좀 걸리죠. 편안해지면 훨씬 더 좋을 거예요. 그리고 똑똑한 친구니까.[각주:1]


Kiss the Mic


성시경 “마이크에 너무 애써 붙어서 하려고 안 해도 돼요. 그리고.”

종현 “저는 원래 좀 습관이….”

성시경 “좋아하는구나.”

종현 “마이크에 달라붙어 있는 게 습관이에요.”

성시경 “이야, 그럼 체질인데? 이렇게 붙으면 아무래도 말을 좀 더 낮게 하게 되고, 그러면 귓가에 이야기하는 것처럼.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하면 약간 느끼하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고.”

종현 “아, 그래요?”

성시경 “그냥 이렇게 해서.”

종현 “좀 떨어져서 해볼까요? 그럼.”

성시경 “그러면 편안해지는 거야. 왜냐하면 이걸 붙으면 의식적으로, 붙어서 목소리를 크게 할 순 없잖아요. 잘. 붙으면 약간 나긋해지면서 더 '아, 그랬군요.' 이렇게 된다면 이렇게 되면 '아! 그랬구나!' 이렇게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종현 “그게 또 차이가 있네요. 저는 원래 좀 목소리를 크게 내는 게 좀 불편해서 마이크에 ― 녹음할 때도 그래요. 노래 녹음할 때도 마이크에 ― 찰싹 붙어서 노래를 부르고 그러거든요. 그게 습관이 돼서.”

성시경 “그렇죠. 좋죠 그게. 그런 거 해야 할 때는 찰싹 붙고, 편안하게 수다 떨고 싶을 때는 편안하게 하는 것도 좋을 거예요.”

종현 “알겠습니다.”


DJ를 꿈꾸던 시절


성시경 “한 달.”

종현 “한 달 됐어요(웃음).”

성시경 “한 달이면. 그런데 라디오키드는 아니잖아요. 몇 년생이죠? 종현 씨가.”

종현 “제가 90년생이에요.”

성시경 “그러면?”

종현 “라디오를 막 학교 다니면서 많이 듣고 그런 나이대는 아니고요. 저는 데뷔하고서 더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차라리. 방송이나 대기 중에, 새벽 촬영이 있거나 아니면 뮤직 비디오 촬영이나 그럴 때 더 많이 들었던 것 같고. 이동 중에 차에 있을 때가 거의 이 시간대에 라디오를 듣게 되면 저녁 시간 때는 거의 차에서 듣거나 그랬던 것 같아요. 학창시절보단.”

성시경 “그런데 이렇게 시작하게 된 어떤 엄청난 마음이 있었나요? 이거는 좀 한번 해보고 싶었던 거다.”

종현 “저는 작년 재작년부터 되게. 제가 카메라 울렁증이 좀 있어요. 예능 촬영이나 이런 거 할 때 카메라 울렁증이 있는데, 라디오 나가면 그렇게 편한 거예요. 데뷔했을 때 라디오 많이 갔거든요. 게스트로. 그런데 거기서는 막 DJ분들이랑 얘기 나누고 그러는 것도 너무 좋고, 카메라도 없고, 긴장도 덜 되고, 우리들끼리 얘기하는 걸 또 많은 사람이 같이 듣고 그런 게 너무 좋아서 라디오 한번 길게 해보고 싶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하다가 작년쯤 DJ 해보고 싶다 이런 욕심이 생긴 것 같아요.”


DJ로서의 태도


성시경 “그런데 샤이니도 해외 공연이 많지 않나요? 그건 어떻게?”

종현 “맞아요. 맞아요. 뭐, 그거야…”

성시경 “대타도 하고?”

종현 “사실 대타 DJ보다는 저는 제가 제일 많이 하고 싶어서. 그래서 시간을 좀 쪼개서라도 급하게 하루 들어와서 녹음도 하고, 녹음도 최대한 안 하고 싶어서 생방송으로 하는 게 저는 편하더라고요. 해보니까 생방송이 훨씬 편해서. 들어왔다 라디오 하고 다음 날 아침에 다시 나가더라도 그렇게 한번 해보고 싶어서.”

성시경 “비행기 값도 안 나올 텐데.”

종현 “그러게 말입니다(웃음). 사실 근데 아시아권에 많이 있으니까요. 일본이나 중국 같은 곳은 거의 부산 갔다 오는 느낌이잖아요. 비행기 타면, 금방 오니까.”

성시경 “야. 정성이네요. 그렇게 하면.”

종현 “그렇게 하고 싶어요.”[각주:2]

성시경 “MBC로서는 아주 신 나는 일입니다.”

종현 “감사합니다(웃음).”

성시경 “저도 뭐 프리랜서라서(웃음).”


끝인사


성시경 “끝인사는 정했어요?”

종현 “그거요, 여쭤 보려고요.”

성시경 “뭘요?”

종현 “끝인사,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뭐랄까, '잘 자요'가 성시경 선배님이, 이렇게 딱 만드셨잖아요. 트레이드마크처럼.”

성시경 “그것도 만든 게 아니라.”

종현 “그냥 나온 거겠죠?”

성시경 “그냥 두 시에 끝나니까 할 말이 없어서 '내일 봅시다 잘 자요' 한 건데 그게 그렇게 됐죠.”

종현 “그렇게 자연스럽게 만들어지신 거잖아요, 그건. 그런데 거기에 대한 강박관념이 생기다 보니까 만들기 너무 힘든 거예요. 그리고 한 번 만약에 딱 내뱉었다면, 정해져버리면 끝까지 계속 해야 되잖아요.”

성시경 “정하지 않아도 돼요. 세 달 동안 생각해 봐요. 그러면.”

종현 “그래서 지금 푸른밤 종현이었습니다 하고 끝내요.”

성시경 “아, 그렇게. 밤의 배철수 선배군요. 디스크자키. '연출, 작가' 하고 '디스크자키 배철수' 하시잖아요.”

종현 “저는 좀 '내일도 좋을 거예요' 이런 뉘앙스를 풍기는 말을 하고 싶은데, 딱히 지금 떠오르는 게 없네요.”

성시경 “자칫하면 되게 닭살스러워질 수 있고요.”

종현 “맞아요. 저 얼마전에 생방송하다가 '푸른밤을 짝사랑하고 있는 누구누구입니다' 하고 문자가 왔길래 '왜 짝사랑해요. 같이 사랑하면 되죠.' 이 말 했다가 진짜 엄청난 질타를, 느끼하다고 !ㅅ! 저도 바로 사과를 했어요.”

성시경 “에이, 아이돌인데 그 정도는 해줄 거라고 예상하지 않았을까요?”

종현 “그런데 저도 그런 말 하는 걸 되게 싫어해요. 그래서 '저도 사랑해요' 그랬다가 '어우, 죄송합니다. 제가 뭐라고 한 거죠? 지금?' 이렇게 '죄송합니다. 그럼 노래 바로 들을게요.' 수습하고 그랬었는데요.”

성시경 “그게 창피하구나.”

종현 “순간적으로 좀 화끈했어요. 어? 내가 왜 그랬지? 그랬었어요.”

성시경 “하지만 그 분은 평생 못 잊을 거예요.”

종현 “그럴까요? 그러면 좋습니다. 제가 평생 남아 있으면, 기억에.”

성시경 “저는 그렇게는 못 해요.”

종현 (웃음)

성시경 “끝인사 계속 기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종현 “정해지면 제가 한번 상의 드릴게요. 이거 어떠냐고. 앞 시간이시니까요.”

성시경 “네네.”[각주:3]


종현의 선곡

Stevie Wonder의 「Ribbon in the Sky」, Jamiroquai의 「Cosmic Girl」


성시경 “자, 노래 골라오셨는데요.”

종현 “그렇습니다. 의미 있는 노래들을 제가 골라왔는데 첫 곡으로는 Ribbon in the Sky, Stevie Wonder 노래죠. 이 노래는 제가 학교 다닐 때 펑크(Funk) 밴드를 했었는데요. 그때 공연할 때 첫 번째로 불렀던 느린 템포의 곡이어서 같이 들으면 좋을 것 같아서, 그리고 잘 어울려 가지고요. 이 시간대랑.”

성시경 “밴드 음악 하는데 요런 노래를 했다는 거는…”

종현 “펑크(Funk) 밴드라 재즈, 네오소울 음악도 좀 해서요, 학교에서. 그러다 보니까 좀 많은 사람들이 아는 노래로 한번 공연을, 첫 곡을 올려 보자 이렇게 돼서 좀 대중적인 노래를 첫 곡으로 했던 것 같아요.”

성시경 “이야, Ribbon in the Sky가 대중적이라고 하기에는. Stevie Wonder 노래 중에서는 사실 요즘에야 많이 사랑받는 넘버지만… 네, 그래요. Stevie Wonder도 좋아하는군요?”

종현 “엄청 좋아하죠! 누가 싫어하겠어요. Stevie Wonder를.”

성시경 “자, 그리고는 Jamiroquai네요.”

종현 “Jamiroquai. 이 곡은 푸른밤 DJ 되고 제가 첫 번째로 선곡해서 틀었던 곡이에요. 그래서 한번 골라와 봤습니다.”

성시경 “Cosmi Girl. 두 곡 이어 드리겠습니다.”



성시경 “자, 푸른밤의 종현 씨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술 좋아하나요?”

종현 “네. 좋아해요.”

성시경 “그런데 두 시에 끝나면…”

종현 “뭐, 1차전 끝나고 2차전부터 제가 합류를 하는 거죠.”

성시경 “하긴 그 나이대에는 아직 사람들이 살아 있으니까.”

종현 “맞아요. 한 시, 두 시. 제 친구들은 열 시에 만나서 다음 날 열 시까지 뭐.”

성시경 “체력들이 좋구나.”

종현 “나이가 그래서 그런가? 그런 것 같아요. 요즘 친구들은.”

성시경 “저는 예전에 두 시에 끝나면 두 시 이십 분 막 이럴 거 아니에요.”

종현 “그렇죠.”

성시경 “죽어가고 있는 거예요. 일어나라고. 아직 죽으면 안 돼!”

종현 “술 좋아하시죠(웃음)? 얼마나 드세요?”

성시경 “요즘엔 많이 못 먹어요. 잘 깨지도 않고. 이제 그냥 즐기는 거죠.”

종현 “저도 사실 술을 잘 먹는 편은 아닌데요, 술자리를 좋아해 가지고. 술자리에서 이야기하고 그러는 걸 좋아하다 보니까. 술을 많이 먹는 게 술을 잘 먹는 게 아니라 자리 끝까지 지키면 잘 먹는 거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많이 마시지는 못하는데 끝까지는 있으려고 하는 편이어서요.”

성시경 “가장 많이 먹어본?”

종현 “가장 많이 먹어본… 소주로 하면…(고민 중).”

성시경 “소주로 치면 몇 병 먹겠더라 하는.”

종현 “아니, 저는 한 병은 먹는데요. 그 이상 넘어가면 진짜 힘들어요. 차라리 소주가 나아요. 맥주나 이런 술보다는.”

성시경 “아, 안 깨요? 취해요?”

종현 “너무 몸이 안 좋더라고요. 소주는 차라리 깔끔해요. 다음 날도 그렇고.”

성시경 “독주 체질이구나.”

종현 “소주랑 양주 같은 건 괜찮은데 막걸리나 맥주나, 죽을 것 같더라고요. 칵테일도 그렇고.”

성시경 “그런데 또 술마다 매력이 있어요. 저도 어렸을 때는 맥주를 별로 안 좋아했었는데. 맥주 먹으면 배 나오죠. 그런데. 왜냐면 술은 센데 배는 부르고 안 취하니까. 나이가 들어보니까 맥주만의 매력이 있고, 또 막걸리만의 매력이 있고.”

종현 “풍경이랑 날씨에 따라서 또 마시고 싶은 술이 다르잖아요.”

성시경 “그렇죠.”

성시경 “또 비 오는 날 왜 이렇게 전 같은 게 당기는 건지, 참 희한한 일이죠. 그렇구나. 한 병이면 너무 겸손한 거 아닌가요?”

종현 “겸손이 아니라 정말 못 마시는데요. 원래 한두 잔 마셨었어요. 소주를.”

성시경 “아, 는 거구나.”

종현 “마셔서 는 게 이 정도입니다(웃음).”



종현의 선곡

성시경의 「태양계」, 조원선의 「아무도 아무것도」


성시경 “자, 선곡 더 보겠습니다.”

종현 “네. 이 곡은요 성시경 씨의 태양계, 그리고 조원선의 아무도 아무것도 두 곡 골라왔는데. 사실 이 태양계라는 노래는, 저희 푸른밤 코너 중에 선곡하는 코너가 있는데 거기서 처음 듣고 '노래 너무 좋다' 해가지고. 제가 아침에 일어나서 샤워하기 전에, 샤워할 때 같이 듣는 곡들이 있어요. 주마다 바뀌는 편인데 이 노래는 2주째 제 아침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성시경 “샤워를 오래 하나요?”

종현 “한 20분?”

성시경 “허, 진짜? 저는 2분도 안 걸려요. 진짜.”

종현 “한 곡 끝나기 전에(웃음)? 브릿지 나오기 전에 끝나는군요.”

성시경 “네. 저는 오래 못 씻어요.”

종현 “그래요? 사람마다 그런 게 있죠.”

성시경 “샤워를 즐기는 사람이 있고, 저는 귀찮고 씻어야 돼서 씻는. 그래서 영화에서 룰룰랄라 하면서 노래 부르면…”

종현 “그럼 샤워하시면서 노래 안 부르세요?”

성시경 “네.”

종현 “아, 그렇구나. 그때 샤워하면서 노래 부르면 노래 진짜 는 것 같은 기분 드는데.”

성시경 “그렇죠?”

종현 “그리고 아무도 아무것도는 제가 우울할 때 듣는 노래예요. 이 노래도 좀 우울하고 몽환적인 느낌이 있는데. 차라리 저는 우울할 때 우울함을 이렇게 내쫓기보다는 질리도록 느껴가지고 그냥 떨어져 나가게 하는 편이어서, 선곡을 해봤습니다.”

성시경 “알겠습니다. 성시경의 태양계, 그리고 조원선의 아무도 아무것도.”


종현의 선곡

Dynamic Duo의 「왜 벌써 가」[각주:4], Heritage의 「기억」,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의 「뛰뛰빵빵」


성시경 “한 주만 하는군요?”

종현 “네. 아쉽습니다.”

성시경 “DJ시니까.”

종현 “계속 연달아 나오니까요. 그렇게 되면.”

성시경 “알겠습니다. 이번의 선곡은요?”

종현 “이번에는 Dynamic Duo의 왜 벌써 가, 그리고 Heritage의 기억, 그리고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의 뛰뛰빵빵 세 곡이에요. 정말 다른 매력을 갖고 있는 세 곡이고요. 왜 벌써 가는 제가 여자친구가 생기면 불러주고 싶은 노래고, Heritage의 기억은 달콤해서 듣고 싶었고요,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은요 가사가 되게 독특하고 이 팀의 독특한 매력을 또 알려드리고 싶어서 골랐습니다.”

성시경 “그래요. Dynamic Duo, 잘하죠?

종현 “정말 포괄적으로 많은 장르를 힙합이랑 잘 섞어내는 것 같아요. 너무 좋아요, 그래서.”

성시경 “그래서 항상 나온 거 들으면 잘한다 얘네는.”

종현 “맞아요.”

성시경 “그렇습니다. Heritage.”

종현 “이 팀 아세요?”

성시경 “알죠. 네네.”

종현 “가스펠 그룹인데 이 노래는 가스펠은 아니고요. 그냥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그런 느낌이 나는 곡인데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이 시간에 들으면 좋을 것 같아서 골라와 봤습니다.”


연습생 시절


성시경 “종현 씨는 연습은 얼마나 한 거예요, 그러면?”

종현 “저는 연습생은 한 3년 했고요, 그전에 중학교 때부터 밴드부를 해서 베이스를 쳤어요. 원래. 베이스 치다가 고등학교 올라가서 보컬로 전향을 했고요. 고등학교 때도 펑크(Funk) 밴드 여러 개 하면서, 학교 스쿨밴드 하면서. 그리고 저는 검정고시 봤어요.”

성시경 “아, 학교를 안 가고?”

종현 “네. 1학년만 다니고 그 다음부터는 검정고시 봤고, 연습생 준비하면서 고3 나이 때 데뷔했죠.”

성시경 “그것 참 힘든 것 아닌가요? 춤도 춰야 되지.”

종현 “그러게요. 그런데 남들 공부하는 시간에 전 그거 한 거니까요. 남들 공부한 만큼 딱 한 거라고 생각해요.”

성시경 “그래요? 지금 좋겠네요.”

종현 “전 편해요. 되게 좋고요. 한 해 한 해 지날 때마다 조금 아쉬운 건, 제가 수능을 못 봤어요. 수능을 안 봤는데 그게 좀 아쉽긴 하더라고요.”

성시경 “지나고 나니.”

종현 “네. 처음에는 전혀 그런 게 없었거든요. 수능이야 뭐 나는 그걸 안 보고 그 시간에 딴 걸 했으니까 괜찮아 이렇게 생각했는데, 일 년 지나고 민호 군 하고 키 군이 그때 수능을 봤었거든요. 민호 군 얘기 듣고 나니 아, 볼 걸 그랬나? 이렇게. 점수나 뭐 이런 것보다도.”[각주:5]

성시경 “그런데 수능을 보고 싶다는 거는 수능이 재밌어서 보는 건 아니니까, 대학 생활에 관한 거라면 인문학을 공부하고 싶고 그런 게 아니면, 사실 수능을 봐야만 대학을 가나요?”

종현 “그건 아니고요, 그냥 의미 없는 추억이죠.”

성시경 “아, 그냥. 남들은 그 나이에 해봤던 걸 나는 안 했구나.”

종현 “남들 다 얘기할 때 나도 한번 끼어보고 싶고, 그냥 뭐 난 다 찍고 잤어 이런 말이라도 해보고 싶어서(웃음).”

성시경 “아이, 저 세 번 해봤거든요. 삼수 했는데, 그런 거 하나도 안 부러워 해도 됩니다.”

종현 “그래요(웃음)? 그래도 엄청 부럽고 이런 건 아니고 그냥 아쉬움이죠. 남들 다 얘기할 때 그래? 궁금하다. 얘기 듣다 보니까. 해가 지날수록 좀 더 멀어지는 거잖아요, 그때 나이와는. 그러다보니까 작년보다 이번 년도가 더 궁금하고, 내년이 더 궁금할 것 같고 그런 거죠.”

성시경 “그럴 필요 없을 거예요.”

종현 “알겠습니다.”

성시경 “음악적으로 더 공부를 하고 싶으면 수많은 학원학교들이 있고.”

종현 “네네.”

성시경 “알겠습니다. Dynamic Duo의 왜 벌써 가, 여자친구 생기면 불러주고 싶은. 안 보내겠다는 뜻이죠?”

종현 “안 보낼 겁니다(웃음).

성시경 “그리고 Heritage의 기억, 그리고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의 뛰뛰빵빵 듣겠습니다.”


오래오래


성시경 “자, 푸른밤 종현 씨와 함께했습니다. 그러면 상황이 허락하는 한 DJ는 오래 해 주실 거란 뜻이죠?”

종현 “정말 오래 하고 싶고요, 저는 제 이름을 생각하면 DJ가 따라왔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오래오랫동안 계속계속 했으면 좋겠습니다.”

성시경 “콘솔을, 하세요. 금방 해요.”

종현 “네. 정말 배워보고 싶어요.”

성시경 “아니, 오늘 할 수도 있어요.”

종현 “왔는데 봤는데요, 되게 멋있으세요. 이렇게 혼자 올리고 내리고 하는 게(웃음).”

성시경 “저도 그랬었는데, 아무것도 아니에요.”

종현 “그래요?”

성시경 “그래서 그냥 한 하루면 형식을 배우거든요? 그래서 헷갈리면 동전 넣고 해도 되고. 뒤에서 프로듀서한테 얘기해 달라고 해요. 이번에는 이거 하고 이렇게 해서 하루이틀 하면 하거든요. 그런데 이게 내가 음악을 틀어드릴게요 하고 트는 거랑 PD가 트는 거랑 느낌이 좀 달라요.”

종현 “그렇구나. 태연 누나랑 지금 숨소리 활동을 하고 있어서 얘기를 막 하다 보니까 콘솔 배우는 거 진짜 좋다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좀 더 여유가 생기면, 긴장감이 많이 풀려서 좀 자연스럽게 하게 되면 바로 배우려고요.”

성시경 “빨리 할수록 좋아요.”

종현 “네. 알겠습니다.”

성시경 “태연 씨가 누나군요.”

종현 “한 살 누나예요.”

성시경 “한 살.”

종현 “네. 89년생. 태연 누나는.”


종현의 선곡

Jeff bernat의 「Cool Girls」


성시경 “알겠습니다. 마지막은 또 제프 버낫, 버넷. 제프 버나라 그래 갖고 누가 불어라고. 버넷.”

종현 “Cool Girls. 잘 어울려서요.”

성시경 “뭐가요?”

종현 “노래가 너무 잘 어울려요. 여기요! 음악도시에.”

성시경 “푸른밤에는 어떤 음악이 어울릴까요?”

종현 “이 시간대에, 열 시부터 두 시까지는 Jeff bernat 음악이 잘 어울리는 것 같고요. 조용조용하고. 또 Maxwell이나 그런 팀들이 좋은 것 같아요. 네오소울 음악 좋아해서요, 저는.”

성시경 “그러면 그렇게 많이 트세요.”

종현 “네, 그러는 편이에요.”

성시경 “이 채널을 들으면 요런 음악이 저 DJ 때 많이 나오지 하는, 그것도 참 좋으니까.”

종현 “그래야죠.”

성시경 “색깔을 잡아가는 프로그램 기대하겠습니다.”

종현 “감사합니다.”

성시경 “출연 감사드리고요. Jeff bernat의 Cool Girls 들으면서 저는 3부에 다시 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감사합니다.”

종현 “안녕히 계세요.”



ⓒiMBC

  1. 성시경이 종현과 처음 대화한 이후로 줄곧 해온 이야기. “종현이랑 이렇게 직접 가까이서 보고 얘기해 본 게 저는 처음인데, 되게 영리하네요.” 2013년 3월 7일 FM음악도시 성시경입니다 [본문으로]
  2. 그리고 실제로도 당일 출국과 입국을 반복하며 생방송으로 진행. “저는 사실 오늘 아침에 일본 다녀왔어요. 일본 가서 콘서트 연습을 하고 불과 한 시간 두 시간 전에 들어와서 지금 여러분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푸른밤이 저한테 중요한데요(웃음)!” 2014년 10월 22일 푸른밤 “저도 오늘 급하게 당일로 아침에 갔다가 얼마 전에 방송국으로 왔거든요. 일본 갔다 왔어요. 다녀오면서 초콜릿 들어간 과자들 이것저것 사왔는데 음악 나가는 동안 계속 먹을 겁니다(웃음).” 2015년 6월 8일 푸른밤 [본문으로]
  3. 2015년 1월 5일 방송부터 끝인사 '내일도 쉬러 와요' 시작. “「오늘도 쉬러 왔어요. 반겨주세요. 이제 끝인사는 '내일도 쉬러 와요' 이걸로 정해진 건가요?」 하셨습니다. 네. 맞습니다. 끝인사가 정해졌어요. 어제 처음 해드렸죠? '내일도 쉬러 와요'인데, 푸른밤 시간대가 여러분들이 사람들과 많이 만나는 시간대는 또 아니고 쉬면서 듣는 분들, 또 위로받으러 오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아서 푸른밤 들을 때만큼은 또 푹 쉬시라고, 그리고 저는 항상 이 자리에 있으니까 내일도 쉬러 오시라고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어떤지 모르겠네요. 힘들었어요. 오랫동안 ― 거의 제가 11개월 만에 정한 거죠? 10개월 넘게 ― 고민해서 결정을 하다 보니까 뭐가 좋을지 정말 모르겠더라고요. 그래도 제 마음이 많이, 짧은 문장 안에 함축이 된 것 같아서 저는 나름대로 만족을 하고 있습니다(웃음).” 2015년 1월 6일 푸른밤 [본문으로]
  4. 종현이 짧게 커버하기도. 2010년 8월 14일 The Muzit [본문으로]
  5. “그런 거 있잖아요. 나만 봤을 땐 모르는데 옆 사람을 보니 후회되는 그런 거. 단적인 예로 제가 수능을 못 보고 그런 거는 하나도 안 섭섭했거든요. 그런데 민호가 수능을 봤을 때 갑자기 살짝 섭섭하더라고요. 손톱만큼? 그저 조금 투덜대는 마음일 수도 있고요. 아직 어려서.” 2010년 10월 GQ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