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샤이니는, 가수다 원문

샤이니가 아이돌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패션 스타일링을 공부하고 싶어 하는 키와 축구게임 <위닝일레븐>을 같이 해주는 멤버가 없는 게 불만인 민호가 한 팀일 수 있는 건 그들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아이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샤이니를 어떤 색깔의 아이돌로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2AM은 발라드를 부르는 아이돌이다. 2PM은 격렬한 춤을 추는 ‘짐승돌’이다. 엠블랙은 차가운 표정의 ‘시크돌’로 어필했다. 샤이니도 ‘누난 너무 예뻐’를 부를 때는 초식 소년들이 모인 것 같은 해맑은 아이돌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그룹의 막내 태민이가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이 되는 사이, 그들은 ‘Juliet’과 ‘링딩동’을 거쳐 ‘Lucifer’에서 쉴 새 없이 격렬한 춤을 추는 그룹이 됐다. ‘Lucifer’의 무대에서 태민이 중앙에 서서 파워풀한 춤을 추는 건 지금 샤이니의 아이러니다. 그들은 처음 팬을 끌어들인 그룹의 정체성과 현재의 모습이, 멤버의 이미지와 재능이 엇박을 보여주고 있는 팀인지도 모른다.

가수이기에 하고 싶은 모든 것

마냥 소년 같은 얼굴로 ‘누난 너무 예뻐’를 부르던 샤이니는 다양한 곡들을 거치며 ‘Lucifer’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가 아이돌이라는 단어 때문에 잊고 있던 한 가지. 그들은 아이돌이기 이전에 가수고, 춤도 잘 춘다. 그들이 요즘 유행하는 ‘MR제거’를 통한 네티즌의 아이돌 가창력 검증에서 살아남은 몇 팀 중 하나여서만은 아니다. ‘누난 너무 예뻐’에서도 그들이 빛나는 부분은 시작부터 등장하는 그룹의 화음이었고, 그들은 느린 템포의 댄스곡이었던 이 노래의 모든 부분에 맞춰 춤을 췄다. 아이돌이 아니라 가수라면, 그것도 종현의 말처럼 “3년 동안 발성과 바운스의 기본을 배운” 댄스 가수라면 그들이 하고 싶은 것들이 많지 않을까. 키는 사람의 목소리가 크게 부각되지 않는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하고 싶어 하고, 태민은 잔잔한 발라드 음악을 더 많이 하고 싶어 한다. 그들은 아이돌이기에 해야 할 것들이 있지만, 가수이기 때문에 하고 싶은 것들도 있다.

샤이니가 ‘Juliet’을 부르던 시절부터 준비한 정규 앨범 < Lucifer >는 아이돌이 아닌 보컬 그룹 샤이니를 위한 것이다. 요즘 보기 드물게 13곡을 모두 신곡으로 채운 이 앨범은 음악적 스타일의 일관성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Lucifer’처럼 SM 특유의 강렬한 댄스곡이 타이틀로 배치된 한편, 신화의 4집 앨범 서너 번째 곡으로 수록되면 좋을 전형적인 남자 아이돌을 위한 댄스곡 ‘악’이 있고, 그 사이에는 ‘화살’처럼 동방신기의 ‘One’이후 SM의 남자 아이돌 그룹의 노래 중 가장 애절한 발라드가 배치 돼 있다. 마치 SM이 샤이니에게 지금 회사가 만들어내는 모든 스타일의 곡을 소화하도록 요구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법을 아는 아이돌

<Lucifer>를 거치면서, 샤이니는 자신들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법을 터득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앨범에 통일된 색깔을 부여하는 건 회사의 마케팅도, 프로듀서가 만든 사운드도, 멤버들의 캐릭터도 아닌 샤이니 그 자신들의 목소리다 아이돌 그룹의 관점에서 보면 앨범의 첫 곡이 ‘UP & down’인건 이상한 선택이다. ‘Up & down’은 화끈한 댄스곡도, 가창력을 마음껏 뽐낼 발라드도 아니다. 펑키한 리듬으로 적당히 분위기를 띄우는 것이 목적인 댄스곡이다. 하지만 ‘Up & down’에서 가장 부각되는 건 펑키한 리듬을 날렵하게 소화하는 그들의 화음이다. ‘Lucifer’는 그들의 전작 ‘링딩동’과 구성적으로 닮아있다. 하지만 ‘Lucifer’는 ‘링딩동’과 달리 시작부터 멤버들의 화음으로 멜로디를 층층이 쌓는다. ‘Lucifer’가 곡 시작부터 클라이막스로 치닫는 과감한 구성을 선보일 수 있었던 건 점점 더 스케일을 확장시키는 샤이니의 화음 때문이다. 춤이나 멤버들의 개성이 아니라 팀전체의 목소리가 곡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순간. 그들은 자신의 비주얼이 아닌 음악적인 특색을 타이틀곡에 반영시킬 줄 안다. 

댄스든 발라드든, 또는 ‘Electric heart’처럼 라틴 리듬에 일렉트릭 사운드를 섞은 곡이든 샤이니는 자신들의 목소리로 노래를 소화하는 법을 안다. 그들의 앨범에서 주목해야할 건 ‘Lucifer’보다 오히려 ‘Your name’, ‘Life’, ‘Ready or not’ 등으로 이어지는 앨범의 후반부일 수도 있다. 그들은 ‘Your name’처럼 평이한 팝 발라드를 끊임없는 화음을 통해 풍성한 느낌을 주고, ‘Life’에서는 곡의 모든 부분에서 각 파트의 보컬 뒤에서 끊임없이 화음과 애드립을 넣으며 곡을 다채롭게 연출한다. 이전 앨범에 수록된 ‘Jojo’처럼 80년대 디스코의 느낌을 담은 ‘Ready or not’이 ‘Jojo’와 가장 큰 차별점을 가지는 건 보다 다채로워진 그들의 코러스다. 이미지와 캐릭터가 중요한 아이돌 그룹이라면 < Lucifer >는 콘셉트가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샤이니는 그들의 목소리로 < Lucifer >에 일관성을 부여한다. 어떤 트랙을 들어도 종현이나 온유가 아닌 샤이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아이돌의 포지션을 가졌지만 그 이전에 노래와 춤 양쪽의 재능을 모두 가진 가수. < Lucifer >는 그 점에서 성장 중인 보컬그룹에게 필요한 과도기였고, 앨범 전체를 들어야 샤이니의 색깔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독특한 성격을 가졌다. < Lucifer >를 거치면서, 그들은 어떤 노래든 ‘샤이니적’으로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돌과 가수 그 어디쯤

아쉽게도 < Lucifer >는 샤이니의 재능을 모두 살리지는 못했다. 앨범에서 그들의 스타일을 재정립할 새로운 스타일의 곡은 없었고, 수록곡 대부분은 안정적으로 앨범을 채우는 것 이상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또한 ‘앨범’과 ‘목소리’를 통해 정체성을 만들어나가는 그들의 성장방식은 지금 음악 시장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팬들은 앨범의 다른 수록곡을 듣고, 온유와 김연우가 함께 부른 노래나 멤버들이 제이슨 므라즈의 ‘I'm yours’를 그들의 스타일로 커버한 공연을 보며 그들의 외모가 아닌 노래를 인정한다. 하지만 대중은 타이틀곡으로만 그들을 판단할 것이다. 그들이 범 대중적인 히트곡을 내놓지 않는 한, 그들은 마이너도, 그렇다고 대세도 아닌 묘한 위치의 ‘컨템퍼러리’ 아이돌로 남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아이돌이 2-3년 사이에 승부를 보고 정상에 올라야 할까. 어떤 아이돌이 어린 나이에 슈퍼스타가 되는 것이 목표이듯, 어떤 아이돌은 가수로 꾸준히 성장하며 인기를 얻는 것을 원할 수도 있다. 태민이는 아직도 고등학교 2학년이고, 온유는 이제 자작곡에 흥미를 붙였다. 아이돌은 20대 중반이 되면 그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가수는 그 때부터 시작이다. 그리고, 샤이니는 가수다. 그것도 한 팀의 목소리를 가진.





샤이니│“우리는 야행성, 밤이 되면 활발해져요” -1 원문

“A버전 앨범도 사세요. (웃음) B버전은 우리가 직접 찍은 사진이 많아서 사진의 완성도가 A버전이 더 좋아요” 샤이니를 인터뷰 하는 날, 멤버 키는 <10 아시아>의 취재팀이 들고 간 그들의 앨범 < Lucfier >를 보며 A와 B버전(샤이니의 앨범은 사진의 내용에 따라 A와 B버전으로 나뉜다)의 차이에 대해 말했다. 두 번째 미니 앨범이었던 < Juliet >을 만들 때부터 이번 앨범을 준비하던 그들은 노래를 부르는 것부터, 춤, 스타일링, 그리고 앨범에 쓸 사진까지 제작의 모든 과정을 꼼꼼하게 경험해볼 수 있었고, 그 시간은 지금 샤이니의 현재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 듯 했다. 앨범 한 장을 만들면서 그들은 앨범이 나오는 과정에 대해 이해했고, ‘화살’ 같은 발라드부터 ‘Lucifer’ 같은 댄스곡까지 모든 곡을 자신들의 화음으로 채워 넣을 만큼 그룹으로서 자신들의 색깔을 찾아나가기 시작했다. 그건 지금 당장의 대중에게는 어필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음악 하는 그룹’으로서 샤이니에게는 앞으로의 몇 년을 보장해 줄 소중한 자산일지도 모른다. 아이돌로서, 뮤지션으로서 어떤 한 시기를 지나는 청년들이 지금 이 순간의 음악과 꿈에 대해 이야기했다.

10 바로 앨범얘기부터 해보죠. 앨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이 뭔가요? 
 ‘electric heart’요. 히치하이커(지누) 씨가 쓰신 곡인데요. 이번 앨범이 아니었다면 그런 장르의 곡을 넣을 수 없었을 것 같아요.
온유 색다른 느낌이죠. 저는 ‘Your name’이요. 제가 작사했습니다. (웃음)
종현 전 ‘욕’이요. 
샤이니 으하하하.
종현 아, 제가 가사 써서 그런 것도 조금 있는데요, (웃음) 원래 좋아하는 곡이에요. 녹음한 지 오래된 곡인데, 정말로 이 곡 되게 좋다고 했었어요. 
태민 ‘Life’요. 잔잔한 발라드인데 원래 잔잔한 곡을 되게 좋아해요. 

“멤버들을 그대로 인정하게 되는 거 같아요” 


10 민호 씨는 혹시 ‘악’ 아니에요? 워낙 박력 있는 댄스곡이라 ‘불꽃 카리스마’라는 민호 씨 스타일에 어울릴 것 같은데. (웃음) 랩도 많구요. 
샤이니 악! 악!
민호 왜 그래. 아니야. 저는 ‘Lucifer’에요. 

10 왜 이걸 물어봤냐면, 이번 앨범이 정규이기도 하고, 13곡을 모두 신곡으로 채웠잖아요. 요즘 보기 드문 일인데, 앨범을 만드는 과정자체가 본인들에게 의미 있었을 것 같아요. 
종현 그렇죠. 예전보다 참여도도 높아졌고, 디렉터 분들하고 이야기를 많이 나눈 앨범이었어요. 
회사에서 이번 앨범에 이전 앨범들의 타이틀곡을 안 넣는다는 말을 듣고 되게 기뻤어요. 요즘 정규 앨범에는 예전 앨범들의 곡을 많이 담잖아요. 그러면 앨범의 방향 같은 게 우리 생각하고 달라질 수 있으니까. 

10 특히 앨범에 수록된 곡들의 장르는 다양한데 멤버들의 화음으로 앨범에 일관성을 주더라구요. 그러려면 멤버들끼리 많이 맞춰가는 시간이 필요했을 것 같아요. 
종현 네. 멤버 모두 곡 이해도가 높아야 해서 가사를 이해하거나 비트를 받아들이는 거에 대해서 곡마다 디렉터와 얘기를 많이 나눴어요. 그리고 녹음할 때는 다섯 명이 같이 녹음 부스에서 녹음하는 게 아니라서 녹음 전에 앞에 불렀던 멤버의 노래, 보컬 스타일을 들어보고 불러요. 코러스를 할 때도 앞에 메인 보컬 역할을 하는 보컬에 맞춰서 코러스를 쌓고, 바이브레이션의 길이도 다른 보컬들과 맞춰야 해서 계속 서로 들으면서 많이 맞춰나갔죠. 
들으면 자기가 알아요. 어떻게 해야 될지. 어차피 화음이 안 맞으면 자기 손해기 때문에. (웃음) 멤버들에게 각자 어울리는 곡이 있고, 그걸 서로 아니까 이해하는 부분도 있구요. 논쟁할 필요가 없는 거죠. 연습할 때 한 번도 우리 목소리가 다르거나 곡과 어울리지 않고 튄 적은 없어요. 다섯 명 색깔이 다 다르니까 잘 묻어나갈 수 있는 점도 있고.
온유 디테일하게 맞출 때는 호흡 하나하나, 어떤 포인트로 노래할 수 있나 같은 걸 신경 써서 맞춰요. 따로 “내가 여기 이렇게 할게 저렇게 할게”가 아니라 “니가 여기 해라. 난 여기 할게”하는 식으로 대화가 되는 거죠. 

10 그건 음악보다 오히려 생활의 문제일 거 같아요. 서로를 알아야 화음을 넣을 때도 서로에 대해 알 수 있을 텐데. 
우리는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멤버를 찾고 그런 스타일은 아니지만 할 얘기들은 다 하거든요. 논쟁이 생겨도 그걸 끝까지 끌고 가서 안 좋게 마무리하지는 않아요. 물론 다섯 명이 사니까 논쟁이 없을 수는 없지만 싸운다거나 감정이 상하거나 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러면서 맞춰가고. 
종현 정신 차리고 하면 돼요. 연습할 때 정신 빡 차리고 해야죠. 따로 쉬다가 모여서 할 때 빡 하고. (웃음) 우리 팀만 독특한 건지 모르겠는데, 일적인 부분과 사적인 부분을 되게 나누는 거 같아요. 그게 오히려 더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거 같고. 숙소에서 특별한 일이 없으니까 되게 조용하게 지내고, 다들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되는 거 같아요.
온유 휴전 지역이죠. (웃음) 

“‘Lucifer’의 무대는 처음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10 그러면서 서로에게 영향 받게 되는 것도 있나요? 작년에 만났을 때는 민호 씨는 축구 좋아하고, 키 씨는 쇼핑을 좋아하는 것처럼 서로 굉장히 달랐잖아요. 요즘엔 어때요? 
2년 전만 해도 단순하잖아요. 고등학교 2학년 땐데. 다르면 “나랑 다르다”고 생각하지 거기에 대한 장점을 찾지는 못했어요. 그런데 2년이나 같이 살아 보니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배울 점이 없거나 그런 건 아니더라구요. (웃음) 오히려 너무 같으면 많이 싸웠을 거 같아요. (웃음)
민호 안 싸워요. (웃음) 우리가 같이 생활한 게 3년이 다 되어 가는데, 처음에는 키를 보면서 “저건 나랑 맞지 않는 스타일인데” 하는 부분도 많았어요. (웃음) 그런데 같이 살면서 키란 친구를 알아가고 이해할수록 다른 부분이 있어서 더 서로를 맞춰주는 거 같고, 서로를 이해해주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옷을 입는 것도 키만의 스타일이 있는데 제가 옷을 살 때 물어보기도 하고. 음악도 마찬가지에요. 서로 좋아하는 노래 들려주면서 이 노래 좋다고 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서로 알아가는 거 같아요. 

10 그런 멤버들의 생활이 제일 드러나는 게 ‘Lucifer’의 무대였던 것 같아요. 그 노래는 화음도 맞춰야 하고 중간에 질러주기도 해야 하고, 안무도 딱딱 맞춰야 하고. (웃음) 각자 바쁜 상황이었는데 어떻게 연습했어요?
태민 느낀 게, 그거였어요. 사람은 하면 되는 거 같아요. (웃음) 닥치면 그냥, 모르더라도 일단 해봐야 돼요. 사실 우리도 안 될 줄 알았어요. 
온유 하면 돼요. 
민호 처음에 안무 연습 하고 다시 라이브 연습하는데 깜짝 놀랐어요. 이건 불가능하다. 못한다. 아니면 이거는 MR 많이 깔자. (웃음) 
그냥 아프다고 그러면 안 되냐고. (웃음) 
민호 그런데 신기한 게 두 번째 날은 괜찮아진 거예요. 들을만하다 싶어졌고, 세 번째 날 연습하는데 “어, 좀 괜찮아졌네?”이렇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아, 연습하면 되는구나 했어요. 
태민 저는 민호 형이 다쳐서 <출발 드림팀>을 하려고 컴백 일주일 전 홍콩에 갔다 왔어요. 그런데 가기 전까지만 해도 다들 안 된다고 했고, 저도 “이 상태론 갈 수 없어!” 막 이러면서 홍콩에 갔거든요. 그런데 갔다 오니까 다 하고 있는 거예요. 이게 뭔 일인가 했어요, 진짜. (웃음)
종현 앨범 준비할 때는 회사에 한 두 시 정도에 들어가서 숙소에 열두 시 넘어서 돌아와요. 그 때 계속 같이 연습해요. 뮤직비디오 찍은 다음에는 안무연습이 됐으니까 라이브 연습을 시작하는 그런 느낌? (웃음) 
민호 뮤직비디오 찍기 전 한 달은 거의 회사에서 사는 거 같아요.

“서로에게 익숙해져서 방송도 더 재밌어진 것 같아요” 

10 팀 분위기도 달라진 것 같아요. KBS <야행성>에 출연한 걸 봤는데 예전보다 활달해졌던데요? 
태민 우리가 진짜 야행성이에요. 밤 되면 좀 활발해지고. (웃음) 
민호 이번 활동 하면서 느낀 건데, 전에는 방송에 적응을 못했던 거 같아요. 약간 얼었던 부분도 있었고, 방송에 대해서 몰랐던 부분이 컸구요. 그런데 2년이 지나면서 모니터도 자주 하고 다른 방송에서 남들이 하는 것도 보면서 방송이 편해지는 것 같아요. 원래 우리 분위기가 대기실에서나 차 안에서나 항상 웃는 분위기라 <야행성>에서 그걸 편하게 보여줬는데 사람들이 재밌다고 봐 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죠. 
종현 지금 리얼리티 쇼를 해야 되는데. (웃음) 서로에게 익숙해진 게 제일 큰 것 같아요. 

(…중략…)





샤이니│“춤도 음악도 스타일링도 아트웍도 어느 것 하나 놓치면 안돼요” -2 원문

10 KBS <뮤직뱅크>에서 카메라를 향해 윙크를 하는 영상이 올라왔는데, 그 때 멤버들 반응이 정말 안 좋던데요. 그건 모니터하지 그랬어요. (웃음) 
종현 정말 짜증나긴 했어요. (웃음) 
민호 그게 사실 멤버들은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작가님이 무대 올라가기 직전에 꼭 윙크를 해달라는 거예요. 그래서 “아, 저는 못 하겠다” 그랬더니 PD님이 부탁하신 거라고, 꼭 해야 한다고 해서 “꼭 해야 되나요?”라고 했더니 다시 한 번 꼭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구요. 이렇게까지 부탁하시는데 안할 수 없고, 멤버들한테 알리자니 멤버들이 “뭐, 하지마! 하지마!” 이럴 거 같고. (웃음) 결국 했는데 멤버들이 저한테 워낙 안 좋은 반응을 보여서 작가님이 시켰다고 하는데도 안 믿고 그냥 가 버리더라구요. (웃음) 
안 시킬 때도 많이 했잖아. (웃음)

“샤이니의 색깔은 컨템퍼러리” 

10 멤버들에게 믿음을 얻지 못하는군요. (웃음) 
종현 사실 민호 군이 잘 생겨서 방송에서 계속 그런 걸 시켜요. 그런데 이런 상황을 우리가 인정하면 분위기가 너무 어색하고 재미없어지니까 더 그런 것도 있어요. 장난이죠. 하지만 그건 실수였어. (웃음)
민호 역시 이런 질타가. (웃음)
온유 질타라기보단 질투죠. 워낙 잘 생겼으니까. 
민호 이렇게 말하고 또 공격하고. 병 주고 약주고. 
종현 그게 어디예요. 병만 주는 사람도 얼마나 많은데! (웃음) 

10 이런 식으로 같이 활동하고 생활하면서 샤이니만의 스타일이 생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스스로 지금 샤이니의 색깔은 뭐라고 생각해요?
종현 매번 말씀드리지만, 우리는 컨템퍼러리가 아닐까 싶어요. 각자의 색깔도 있겠지만, 샤이니란 팀 안에 있을 때 가장 표현해야 되는 건 그거 같아요. 

10 컨템퍼러리인데 점점 더 넓어지는 거 아닌가요? 이번 앨범은 샤이니가 퍼포먼스를 한다, 발라드를 한다 이런 느낌이기보다는 작곡가들이 곡을 던져주면 (웃음) 그걸 다 샤이니식으로 화음 넣고 춤추면서 만든 앨범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종현 원래 맨 처음부터 지향했던 방향이 그거니까요. 
온유 다 해 이제. 안 하는 게 없어. (웃음) 이번 앨범을 통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한 장의 앨범을 만드는 과정을 경험했는데, 그게 중요했던 것 같아요. 어느 방송 프로그램에서 앨범 수록곡을 여러 개 부르고, 할 수 있는 노래들을 각자 했는데 그 때 점점 더 많은 걸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10 음악프로그램 < Muzit >를 말하는 거죠? MR이 아니라 밴드 연주에 맞춰서 노래를 부르던. 
종현 네. 그 공연이 재밌었어요. 공연 전날부터 연습을 계속 하면서 밴드하고 호흡을 맞췄거든요. 
온유 맞춰 가면서 의견도 내 보고, 이렇게 하는 건 어떠냐 말씀도 해 주시고. 그게 앨범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의 과정을 거쳐서 나오는 건데, 그 공연이 지금의 우리에 대해 함축된 의미를 담아 보여준 것 같았어요. 

“앨범이 우리의 성장 과정을 보여줘요” 

종현 “어두운 분위기가 이어진다는 반응은 알지만 여러 음악을 우리 색깔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10 ‘Up &Down’이나 ‘Your name’ 같은 곡이 특히 앨범에서 샤이니의 현재를 보여주는 곡 아니었나요? 완전히 발라드나 댄스도 아니고, ‘Your name’은 곡을 멤버들의 화음으로 알아서 채우는 부분이 많던데요. 
종현 맞아요. 재밌었어요. ‘Your name’은 ‘Juliet’을 준비할 때부터 녹음했던 곡이거든요. 화음도 굉장히 많고. 곡 하나에 보통 보컬을 녹음한 트랙이 60개 정도 분량인데, ‘Your name’은 140개가 나왔어요. 그만큼 화음하고 보컬이 많이 들어갔고, 더 신경을 많이 썼죠. 사운드가 빈약하다는 게 아니라 그 곡을 살릴 수 있는 건 우리의 아카펠라나 애드립, 숨소리 같은 거였으니까요. 
‘Up &down’하고 ‘Your name’은 앨범에서 굉장히 필요한 노래였다고 생각해요. 두 곡이 없으면 우리 색깔이 너무 굳어진다고 생각했거든요. ‘Lucifer’ 같은 타이틀곡만 있으면 우리를 한 부분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 비슷비슷한데 굳이 그걸 돈 내고 사야 될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구요. 그 두 곡으로 우리의 여러 색깔을 담은 게 중요했죠. 

10 하지만 그래서 예전 샤이니하고는 다른 느낌이다, 그 전 색깔을 이어가는 게 좋지 않았겠냐는 반응도 있던데요. 
종현 ‘누난 너무 예뻐’ 때의 순수함이 사라지고 어두운 분위기가 이어지는 것 같다는 반응이 있다는 걸 알죠. 그런데 이번에 여러 음악을 우리 색깔로 표현하고 싶었고, 그것에 대해서 나름 만족하고 있어요. 여러 의견에 대해서 수렴을 하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구요. 개인적으로 자기 복제는 별로예요. 
온유 앨범이 우리의 성장 과정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니까요. 

(…중략…)

“< SM TOWN >은 우리 회사만 할 수 있는 공연” 

(…중략…)

10 그런데 키 씨는 보아 팬클럽 점핑보아 출신으로 가장 성공한 연예인이라던데. (웃음)
샤이니 보아 짱! 보아 짱!
종현 보아 선배님은 이번에 처음 뵀어요. 솔직히 처음 봤을 때 되게 어려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되게 친절하시고 성격 털털하시고. 
처음에 연습실에 음료수 갖다드리는 것도 덜덜 떨어서... 서로 들어가는 것도 미루고 그랬어요. 그런데 이제는 그냥 들어가요. (웃음) 
온유 문 열고, “누나 안녕하세요.”
종현 그럼 “연습하니까 나가~” (웃음) 
온유 “안녕히 계세요.” (웃음) 

10 그런 선배님들과 같이 선 < SM TOWN > 라이브는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아요. 특히 이번 공연은 앨범에 있는 다른 곡들도 많이 부를 수 있었고. 
종현 재밌었어요. 사실 회사의 모든 팀이 출연하는 굉장히 긴 공연이라 팬 분들도 많이 지쳐요. 중간에 치킨 싸와서 먹어야 될 만큼. (웃음) 그런데도 우리 응원을 너무 많이 해주셨죠. 그리고 팬들이 SM의 색깔을 확실히 보실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우리 회사만 할 수 있는 공연이 아닐까 싶어요. 





샤이니│“다섯 명이 한 숙소에 사는 거 자체가 시트콤” -3 원문

10 SM의 색깔은 뭐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너무 다양해진 것 같은데? 
종현 음.......기본이요. 기본이 정말 탄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안무도 그렇고, 비주얼도 그렇고 의상도 그렇고. 일단 다 기본을 맞추고 가는 것 같은 느낌? 연습생 때부터 느꼈던 건데, 연습생 때는 맨날 레슨 받는 내용이 기본에 관한 거예요. 맨날 발성 연습 받고 바운스 익히고. 

10 그게 궁금하던데요. 대체 샤이니는 연습생 시절에 어떻게 트레이닝 받았 길래 춤을 저렇게 딱딱 맞추나. (웃음) 
온유 정말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받아요. 
종현 정말 그래요. 기본을 계속 반복해서 익히고. 전 발성 3년 배웠어요. 
온유 난 발성 안 배웠어. (웃음)
종현 형은 살짝 늦게 들어와서 타이밍을 놓쳤어. 알고 보니까 내가 발성을 못해서 3년 시킨 거라며? (웃음) 

“‘Lucifer’는 지금까지 했던 것 중에 가장 익히기 힘든 안무” 

(…중략…)

10 ‘Lucifer’는 박자를 계속 끊어가면서 춰야하는데 소화하기는 어땠어요? 동작 외우는 것부터 복잡했을 텐데. 
태민 안무를 배울 때 애를 먹었던 게, 우리가 했던 안무 중에 가장 힘들고 노래가 빨랐어요. 그래서 외우기도 힘들었고, 안무 스타일이 좀 올드스쿨이라고 해야 하나? 생소했어요. 군무 맞출 때는 서로 동작을 보면서 “이 부분은 팔을 좀 내려야 되고...” 이런 식으로 지적하면서 맞추고. 손가락 하나하나 다 맞춰요. 
민호 모두들 서로를 보고 있죠. (웃음)

10 그런데 다른 공연에서 보면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는 것 같던데요. 뉴에이지 음악을 좋아한다고도 했고. 평소 좀 조용히 지내는 편인가요?
태민 제가 원래 내성적이에요 사실. 
종현 뻥치네.
샤이니 으하하하하하 
온유 아냐, 봐. 아직 얘기 다 안 했어. (웃음) 
태민 처음 보는 사람한테는 내성적인데 친해지면 굉장히 활발하고 그렇거든요. 

“앞으로는 좀 더 대중적인 걸 해보고 싶기도 해요” 

10 형들하고 지내기는 어때요? 
태민 제가 닮아가요. 큰일났어요. 
민호 태민이가 처음엔 적응을 못했는데 적응하고 나니까 제일 웃겨요. 개그를 해서 웃기는 게 아니라 실생활에서 우리를 웃겨줘요. 
종현 인생이 시트콤이에요. 사실 다섯 명이 한 숙소에 산다는 거 자체가 시트콤이잖아요. 
민호 물건 잃어버릴 때가 최고에요. 숙소에 들어와서 태민이가 “가방을 어디다 놨지? 숙소에 들어와서 가방이 무거워서 문 앞에 놨는데 없어” 이러는 거예요. 그래서 집에 와서 처음에 어디로 갔냐고 물어보니까 방에 갔대요. 그래서 방에 가보니까 그대로 가방과 핸드폰이 있는 거예요. 그걸 보더니 “어, 이게 왜 여깄지?” 이래요. 
태민 아, 저 얼마 전에도 귀신 봤어요. 온유 형 귀신. 

10 귀신이요? 
태민 제가 분명히 온유 형을 거실에서 봤거든요. 거실에서 형을 본 다음에 화장실에 갈려고 문을 열었어요. 그런데 문이 잠겨 있길래 “민호 형, 민호 형” 그랬는데, 알고 보니까 온유 형인 거예요! 
샤이니 …
다음 질문 해 주세요. 
종현 애가 피곤해서 그래요. 

10 음악 얘기 하죠. 이번 앨범으로 샤이니가 할 수 있는 음악의 폭을 넓힌 것 같은데, 각자 샤이니를 통해서 해보고 싶은 음악이 있나요? 
종현 소울이요. 한 번도 그런 음악을 해본 적이 없어서. 아니면 락이나 메탈? 남자라면 메탈이죠. (웃음) 
온유 우리가 계속 할 수 있는 것들이 넓어지는 것 같아서, 이번 앨범 녹음할 때 아직 발표 안 된 곡이 있는데 일렉트로니카, 힙합, 발라드 레게 이런 장르가 다 들어있는 곡이 있어요. 그런 음악이 그리고 요즘 발라드를 작곡하고 있긴 하구요. 

10 태민 씨는요? 
태민 타이틀 곡이라면 댄스곡이 좋겠죠. 그리고 잔잔한 발라드를 해보고 싶구요. 인트로에는 민호 형 내레이션도 꼭 넣을 거예요. (웃음) 
민호 안 할 거야 이제. (웃음) 저는 우리 팀이 다양한 걸 해왔으니까 많이 색다르기 보다는 대중적인 걸 한 번 해봤으면 좋겠어요. 

(…중략…)

“다른 사람들이 세운 어떤 한계 스코어를 깨고 싶어요” 

(…중략…)

10 이렇게 멤버들의 성향이 다양하다 보니까, 그게 모인 그룹의 성격도 생각하는 게 각자 다를 거 같아요. 이번 앨범을 지나면서 샤이니는 어떤 그룹이 되고 싶어요? 
온유 히말라야요. 히말라야나 남극,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이 다 알잖아요. 그게 어떤 느낌인지도 바로 알 수 있고. 그런 그룹이 되고 싶어요. 
종현 꼭 히말라야로 비유했어야 했을까? (웃음) 
온유 고유명사가 필요해서. (웃음)
종현 저는 그냥 커가는 팀이 됐으면 좋겠어요. 계속 발전하는. 
온유 키도 크고 싶고. 
종현 아우 그렇죠. (웃음) 그리고 콘셉트를 하나 정해서 그걸 표현하기보다는 우리가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콘셉트 자체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팀이 되고 싶어요. 콘셉트라는 게 뭘 하나 정해놓고 거기에 맞추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거, 어울리는 거에 맞춰서 만들어가는 거니까요. 

10 이번 앨범을 지나면서 그 길로 좀 들어선 것 같기도 해요. 
종현 이제 시작이니까요. 팀이라는 건 그게 중요한 거 같아요. 
태민 아직 우리 멤버들이랑 저도 파악을 못해서. (웃음) 제가 좀 어리잖아요. 아직 시작 단계고 다 보여드리지도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 더 멋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물론 최고의 자리에도 오르고 싶고, 그 때까지 항상 열심히 하고 싶어요. 

10 다른 인터뷰에서 수백억 벌고 싶다고 했던데요. 수백억 벌 때까지? 
아뇨, 수천억이에요. (웃음)
온유 태민이는 영화 <2012> 같은 일이 벌어지면 그 배에 탈 수 있을 만큼 벌고 싶다는 것 같아요. (웃음) 
민호 제 생각엔 우리 모습을 다 못 보여 드린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서 더 발전하는 부분도 있고. 그런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번 앨범 나오면서 좀 ‘살 만한 앨범’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정도 충족된 것 같아요. 곡수도 그렇고, 다 신곡이고, 사진도 정성스럽게 찍었고. 단지 활동을 위한 앨범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를 보여줄 수 있는 앨범이 돼야 하는데, 그 목적을 지킨 것 같아요. 앞으로도 다른 분들이 많이 알아주실 수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세운 어떤 한계 스코어를 깨고 싶다는 생각이 들구요. 
종현 다들 꿈이 크네?
온유 되게 욕심도 많고. 이번 우리 앨범이 살 만한 앨범인가 봐요. (웃음)
종현 그럼, 살 만하지! (웃음) 


ⓒ10asia: 글 강명석, 편집 장경진|글 강명석, 사진 채기원, 편집 이지혜| 글 강명석, 사진 채기원, 편집 이지혜 | 글 강명석, 사진 채기원, 편집 이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