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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의 솔로 데뷔는, 성공이다. 종현의 첫 미니앨범 ‘베이스(Base)’에 실린 곡 중 1번 트랙 ‘데자-부(Deja-Boo)’는 지난 1월 7일 선 공개 되자마자 멜론, 지니, 올레뮤직, 벅스뮤직, 네이버뮤직 등 총 5개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그리곤 이후 방송 활동을 통해 이 곡은 지상파 및 케이블 음악방송에서 8번의 1위를 가져다 주었다. 펑키한 리듬의 베이스가 돋보이는 ‘데자-부’는 종현의 중저음대 목소리가 탁월하게 발현된 곡으로, 그가 직접 작사 작곡했다. 최근 ‘핫’한 힙합 뮤지션으로 평가받는 자이언티(Zion.T)가 공동 작곡 및 피처링으로 참여해 그의 목소리 매력을 배가시켰다. 샤이니의 음악을 기억하는 이라면, 그루브로 가득한 ‘데자-부’를 듣고 분명 놀랐을 것이다. 그러나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들엔 종현의 목소리에 어울리는 독특한 감성이 고스란히 담겨 각각이 갖는 생명력이 상당하다. 그것은 일견 개별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베이스’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종현이란 가수를 설명하는 근거이자, 그를 향한 ‘가수로서의 믿음’에 대한 확신이 되어준다.


종현


# 샤이니 종현 : 다채로움 속 가장 화려한 색채 

그 자신도 말했다. “샤이니 음악은 상당히 다채롭고 여러 가지 색이 있으며, 자극적인 맛이 나는 풀코스 요리 같다(Mnet ‘4가지 쇼’)”고. 실제로 샤이니가 그간 선보인 음악은 그들이 무대 위에서 펼치는 화려하고 아트적인 퍼포먼스와 맥을 같이 한다. 누구와도 비슷하지 않게, 독특하게, 두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줄리엣’을 기점으로 그들만의 오라(aura)를 뿜어내며 성장, 발전했다. 저마다 다른 개성을 지닌 다섯 멤버가 댄스, 노래, 랩 등의 영역에서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되, 팀 컬러와 조율을 이루며 ‘샤이니스러움’을 완성해 온 것이다. 그 가운데 종현은 샤이니의 복잡 다양한 곡에서 매번 다른 시도로 지루함을 느낄 수 없게 만드는 강렬한 색채로 존재했다. 단순히 ‘보컬’로서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샤이니의 ‘줄리엣’ ‘늘 그 자리에’ ‘스포일러’ ‘너와 나의 거리’등의 작사, 아이유의 ‘우울시계’의 작사 작곡 참여 등은 종현 개인의 실력을 드러내는 계기였지만, 더 나아가선 샤이니란 그룹의 음악적 욕심에 대한 부분도 엿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는 샤이니 안에서 끊임없이 움직였고, 그것은 솔로 앨범 ‘베이스’라는 뜻 깊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게 된다.


타이틀곡 ‘크레이지’에서 밴드와 함께하는 종현


# 솔로 종현 : 플레이어로서도 창작자로서도 만점

“사실, 난 ‘발라드’는 자신 없다.” 종현은 첫 번째 솔로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간 OST나 발라드 곡을 직접 쓰고 발매한 경험이 있던 그의 입에서 나온 말 치곤 조금 의외다. 하지만, 그의 손길이 온전히 닿은 ‘베이스’를 들어보면, 어떤 이야기였는지 알 수 있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음악에 가까이 다가섰다. 그것은 SM이 만들어낸 틀에서 벗어난, 종현만의 ‘무엇’이다. 그리하여 모든 것의 ‘기초’, 어떠한 것을 이루는 ‘기반’이란 뜻의 ‘베이스’ 안에 종현을 완성하는 ‘에센스(Essence)’를 담아냈다. ‘베이스’는, 종현 그 자체다. 앨범에 실린 7곡 모두의 작사에 참여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으며, 그 중 4곡엔 작곡에도 참여해 그만의 예민한 감각을 섹시하게 드러낸다. 이 매력은 ‘듣는’ 음악일 때뿐만이 아니다. 홀로 무대에 서서 3인의 밴드(‘크레이지’)와 함께 하든, 몇 명의 댄서(‘데자-부’)와 함께하든, 결코 공간의 허전함을 느낄 수 없다. 솔로 활동 시 가장 중요한, 개인의 카리스마로 무장해 노래의 집중력을 높인다. 음악을 만드는 창작자로서도, 그것을 표현해내는 플레이어로서도 탁월한 능력이 아닐 수 없다.


종현은 자신의 솔로 앨범 ‘베이스’에 자신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 추천곡 

전곡이 훌륭하지만, 특히 ‘네온’과 ‘할렐루야’는 꼭 들어봐야 한다. 미디엄 템포의 R&B 곡인 ‘네온’은 더블링(녹음한 것을 똑같이 다시 녹음하는 것)과 독특한 멜로디 진행이 인상적이다. 이 곡에서 종현은 자신이 선보일 수 있는 노래의 기교는 모두 선보인 듯하다. 소울풀하면서도 화려한, 보컬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할렐루야’는 제목 그대로 듣자마자 ‘할렐루야(찬양하라)’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노래. 종현이 평소 존경하는 뮤지션인 휘성과 함께 작업한 R&B 장르 곡으로, 노래 후반부에 등장하는 콰이어(가스펠 코러스)가 귀는 물론, 가슴 속에까지 깊은 울림을 남긴다. 이 곡은 처음 들었을 땐 두 손 모아 기도를 해야 할 것 같지만, 최근 공개된 안무 영상을 보고 나면 절로 무릎을 꿇게 된다. 절제된 섹시함으로 곡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린 종현의 ‘할렐루야’는 음원으로도, 안무 영상으로도 접해보길 권한다. 


ⓒ텐아시아: 글 이정화(lee@tenasia.co.kr), 사진제공 S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