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한 스키니 진 대신 네오고딕풍의 스타일로 재무장했고 동화 속 왕자님 같던 금발은 검게 물들였다. '누나들의 로망' 샤이니가 남자의 향기를 폴폴 풍기며 돌아왔다.

'링딩동' 콩고 드럼 중독적

"너무 많이 변했죠? 이 정도의 비주얼 쇼크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방송국 대기실에 가면 못 알아보는 분들도 있다니까요. 그래도 저희끼리는 '우린 아직 어려' '남자 되려면 멀었어' 하죠." (키)

힘을 실은 건 스타일뿐이 아니다. 세 번째 미니음반 '2009 이어 오브 어스'의 타이틀 곡 '링딩동'은 아프리칸 콩고 드럼과 일렉트로닉 신시사이저 사운드가 결합돼 중독성에 강렬함까지 묻어난다. 시작부터 시원한 고음이 터져나오는 노래, 바닥에 고인 물을 탕탕 튀겨 가며 강렬한 춤을 추는 이들에게서 '누난 너무 예뻐'의 발랄함은 찾을 수 없다.

MC몽이 '기어 변속 춤'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파워 댄스는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비욘세의 안무를 맡은 미샤 가브리엘과 닉 베스가 만들었다. "CG가 이토록 많이 들어간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자랑하는 뮤직비디오는 조회수 100만을 육박하며 지난달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본 뮤직비디오 1위에 올랐다.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면 보여드리지 않았겠죠. 자연스럽다는 건 남자 본능이 잠재돼 있었다는 증거 아닐까요? 누나 팬들은 귀여운 샤이니도 좋아하지만 훌쩍 큰 샤이니도 좋아해 주실 거라 믿어요."(종현)

데뷔 2년차 커다란 성과

데뷔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 많은 것을 이뤘다. 가장 큰 성과는 샤이니만의 포지션을 확실히 잡았다는 것. 5개월만에 컴백한 지금, 엠블랙, 비스트 등 비슷한 또래의 남성 아이돌 그룹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이들만의 컬러와 충돌하는 후발주자는 없다.

"경쟁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게 신기하고 다행스러운 일이죠. 1년 반 동안 앞만 보고 달려 체력적으론 힘들었지만 그만큼의 경험과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태민)

멤버 개개인의 성장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번 앨범에서 온유는 첫 솔로곡을 실었고 키는 민호와 랩 배틀을 선보였다. 종현은 작사 공부에 한창이다. 앨범을 준비하는 사이 태민은 MTV 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를 통해 연기자로 활동 폭을 넓혔고 민호는 K2TV '출발 드림팀'에 고정멤버로 합류해 예능 첫 단추를 끼웠다.

"어릴 때 늘 챙겨 보던 기억이 나요. 하늘을 날던 (조) 성모 형은 잊을 수가 없죠. 10년 전 그 기록을 제가 깰 수 있을까 승부욕도 생기고요. 일요일 아침마다 훨훨 나는 저를 지켜봐 주세요."(민호)

단독 콘서트 계획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의 막내 타이틀을 못 떼던 이들은 최근 여성 그룹 에프엑스에게 막내 자리를 넘겨주게 됐다. 무대 아래선 여전히 소년 티를 못 벗은 이들이 "너무 예쁘고 잘한다"는 칭찬과 "신인이라 걱정도 된다"는 염려를 하니 웃음이 '큭' 인다.

태국·대만·일본 등지에서도 꾸준한 성장을 일구며 자신감을 키운 이들은 다음 도전 과제로 단독 콘서트를 꼽았다. 성장과 성공을 과시하기 위한 자리가 아닌 데뷔 때부터 한결같은 사랑을 준 팬들과 함께하는 무대를 꿈꾸고 있다.

"이번 앨범 타이틀 '2009 이어 오브 어스'의 '어스'는 단순히 저희만을 뜻한 게 아니에요. 샤이니와 팬 여러분 모두를 지칭하는 거죠. 2009년의 시작과 끝이 반짝반짝 빛나는 '우리'의 해로 마무리 짓고 싶어요."(온유)

ⓒMetro: 전수미 기자, 디자인 조현아


누나들 설렌다. 그동안 보호해주고 싶고, 아껴주고 싶던 이들이 어느덧 다 자라 보호받고 싶은 '남자'로 거듭나 돌아오니 그럴 만도 하다. 품을 떠난 자식처럼 섭섭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대견스럽기도 하다. 올 초 미니앨범 '로미오'로 활동을 끝낸 지 불과 2개월도 채 되지 않아 '나쁜 남자'가 돼 돌아왔다. 컨템퍼러리 밴드 '샤이니'가 세 번째 미니앨범 '2009, 이어 오브 어스(2009, Year of Us)'를 발표하고 '링딩동(Ring Ding Dong)'으로 또 다른 신화를 만들어내려 한다.

"다 자랐다기보다 '우리 자라고 있어요'가 맞는 것 같아요. 이미지를 좀 새롭게 바꾸니 신선하게 받아들이시더라고요. 마냥 귀여워해주시다가 설레어하세요."

알록달록 비비드한 의상 대신 어두운 톤인 네오고딕 스타일로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금발이던 키(Key)는 짙은 검은색으로 염색했고, 종현은 그라데이션 염색으로 파격 변신을 시도했다. 다른 멤버들 역시 지난 앨범과 달리 남성미를 극대화시켜 '나쁜 남자'의 이미지를 발산하고 있다.

"뮤직비디오를 보시면 확연히 멤버 각각의 변화가 느껴지죠. 노래에 맞게 표현력이 달라졌어요. 키는 메이크업이 강해져 표정이 더 세게 느껴지고, 종현은 입술을 훑는 제스처로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어요. 태민은 귀여운 이미지를 벗기 위해 눈에 힘을 줘요. 온유, 민호 역시 자신만의 매력으로 남성미를 뿜어내고요."

음악에 따른 변화다. 타이틀곡 '링딩동'은 아프리카 콩고 드럼과 일렉트로닉 신시사이저 사운드가 결헙돼 중독성과 강렬함이 더해졌다. 여기에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비욘세 등 세계적인 팝스타의 안무를 맡은 미샤 가브리엘과 닉 베스가 만든 안무가 더해져 완벽한 '샤이니표 링딩동'이 탄생했다.

"변화에 대해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특별히 어렵지는 않았어요. 원래 샤이니 안에 내재돼 있던 많은 것 중 '나쁜 남자'의 속성을 끄집어낸 거죠. 단순히 보여주기보다는 좀더 극적으로 표현해서 크게 느끼시는 것 같아요."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하면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것과 달리 대부분 이들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발표한 그주 온·오프라인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계속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보이밴드'가 쏟아지는 시기에 대단한 선전이다.

"노래의 힘이죠. 우리의 무기는 '링딩동'이에요. 그리고 데뷔해서 1년 6개월 동안 활동하면서 '샤이니'만의 색깔을 많은 사람들에게 충분히 인식시켜줬다고 생각해요. 그런 기대가 이번 앨범의 관심으로 표현됐다고 생각하고요. 컨템퍼러리 밴드로서 다른 아이돌그룹과 다른 색깔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싶어요."

이 곡을 추천합니다!
샤이니의 세 번째 미니 앨범 '2009. 이어 오브 어스'에는 총 6곡이 수록돼 있다. 멤버들은 타이틀곡 '링딩동'뿐 아니라 다양한 색깔의 속들이 수록돼 듣는 재미가 있다며 입을 모은다. 멤버들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곡을 추천했다.

종현 '내가 사랑했던 이름'. 온유 형 특유의 발라드가 잘 살아난 곡이죠. 온유 형의 음색이 애절한 발라드와 잘 어울려 이맘때쯤 들으면 좋아요.

ⓒFocus: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