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OVER SHINee


<엘르걸> 코리아와 <엘르걸> 재팬이 서울에서 함께 만난 샤이니. 일본 진출을 앞둔 다섯 멤버에게서 묘한 들뜸과 단단한 자신감이 동시에 느껴진다. 새로운 무대, 더 빛나는 성취를 눈앞에 둔, 쇼타임 직전의 샤이니.


1년 전쯤 <엘르걸> 재팬이 K-POP에 대한 기사를 준비하며 <엘르걸> 코리아에 여러 자료와 의견을 문의했다. 그중에는 일본 진출이 기대되는 보이 그룹에 대한 질문이 있었고, <엘르걸> 코리아는 제일 먼저 샤이니를 꼽았다. 데뷔 초 식물처럼 호리호리한 다섯 소년이 자칭한 '컨템퍼러리 밴드'란 말이 외계어처럼 알쏭달쏭했으나, 이제 대중은 직감적으로 그 수식의 정의를 이해한다. 음악과 퍼포먼스, 패션 등 모든 요소에서 최선의 새로움을 추구하는 샤이니는 태생 자체가 글로벌적이다. 두 매체가 수개월 전부터 구상했던 샤이니 공동 인터뷰는 4월의 오후, 신사동 스튜디오에서 마침내 이뤄졌다.


일본 진출을 앞둔 샤이니를 만나기 위해 <엘르걸> 재팬의 에디터가 서울을 찾았고, <엘르걸> 코리아와 함께 다섯 멤버들을 만날 준비를 했다. 일본어와 영어, 한국어가 오가는 스튜다오에는 적당한 긴장감이 돌았고, 샤이니가 등장하면서 공기의 흐름은 더욱 경쾌해졌다. 공식적인 활동 기간이 아니어서 그런지 휴식을 취한 멤버들은 한눈에도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스태프들과 인사를 나누고 촬영에 대해 이야기하는 다섯 명의 얼굴에서 피로나 긴장감은 엿보이지 않는다. 먼저 진행된 <엘르걸> 재팬과의 인터뷰에서 샤이니는 그동안 익힌 일본어 솜씨를 뽐냈고, 마치 신인 시절로 들아간 듯 들뜬 목소리로 자신들을 소개했다. 이어진 사진 촬영. 컬러풀한 아이템과 프레피 룩으로 스타일링한 그들은 평소 '시크한 패셔니스타'의 애티튜드를 벗고, 백스테이지의 '록 보이'처럼 자유분방했다. 다섯 멤버들은 자꾸만 웃고, 서로에게 장난을 걸고, 보지 못했던 표정을 지었다. 오랜만에 함께 모여 진행하는 화보가 즐거웠는지, 일본 진출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는지 정확히 알 순 없지만, 묘한 들뜸과 긍정의 에너지가 다섯 멤버를 에워싸고 있었다.


촬영 후, 사진을 모니터링하는 <엘르걸> 재팬의 에디터 유키코에게 샤이니를 만난 소감을 물었다. "일본에서 유튜브로 샤이니의 공연을 보았는데, 상당히 스타일리시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오늘 직접 보니 다섯 명의 서로 다른 개성이 시너지를 이루는 것 같아요. 귀여우면서도 프로 같고, 모두 근사해요." 오는 6월 22일, 샤이니는 일본에서 첫 싱글 <리플레이>를 발매하고 본격적인 프로모션에 나선다. 일본어 버전의 '누난 너무 예뻐'에 많은 일본 누나들의 마음도 녹고 말겠지. 한국에서 만날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새로운 무대에서 샤이니가 이룰 더욱 빛나는 성취가 기대된다. 무엇보다도 그들이 진정 즐길 수 있기를. 바로 오늘처럼!




종현


촬영 내내 지켜본 그의 모습은 거리낌 없이 편안했다. 시선을 바꾸다 눈이 마주쳐도 피하는 법이 없었다. 평소 종현에 대한 인상과는 달랐다. 타고난 보컬리스트, 무대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 감성적인 남자. 부끄럼 탈 줄 알았던 예상과는 다르다. "그동안 다양한 콘셉트의 사진 촬영을 해봤잖아요. 개인적으로 셔츠에 타이, 정형화된 스타일은 굉장히 불편하더라고요. 원래 내가 갖고 있는 자세나 행동들이 편안하게 풀어져 있는 듯한 느낌이거든요."


종현은 다리 부상 때문에 올 상반기를 많이 '참으며' 지냈다. "데뷔 후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는데 안무에는 참여를 많이 못 했어요. 그래도 공연 후반부로 갈수록 다 같이 하는 퍼포먼스가 많았고, 특별한 무대장치 덕분에 갈증이 많지 않았어요."


그동안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 있었던 몇 번의 공연, 때때로 팬들 앞에서 그가 보인 눈물이 화제가 되었다. "감성이 풍부하고 눈물이 많은 편이에요. 공연할 때는 그야말로 모든 감성 리듬이 '업'되어 있는 상태잖아요. 여러 가지 생각에 감정이 북받쳐 더 울컥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슬퍼서 우는 건 아니에요."


종현은 보컬리스트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어떻게 생각할까. "대부분의 보컬리스트는 자신의 목소리를 썩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일부러 목소리를 바꾸려고 트레이닝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하지만 누가 들어도 '아, 샤이니 종현이구나'라고 단번에 알아차리게 할 자신은 있어요. 나만의 색깔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샤이니의 노래 중에서 종현이 가장 애착을 가지는 곡은 무엇일까. 바로 답이 돌아온다. "사실 비발매 곡들 중에도 애착이 가는 곡들은 몇 있어요. 그런데 역시 '누난 너무 예뻐'가 가장 애착이 가더라고요."


그가 작사에 참여했던 '욕'이라는 곡도 궁금했다. "어렸을 때 독후감 쓰기를 안 하면 어머니께서 용돈을 안 주셨어요. 하하. 그때부터 습관이 들어서인지 글을 쓰다 보면 마음이 편해지는 걸 느껴요. 평소 떠오르는 것들을 적어두고 작사 공부를 할 때 참고하곤 해요."


음악에 대한 문답을 이어가며 시종일관 진지하던 종현. 뜻밖의 질문에 또래답게 생기 있어졌다. "음악을 제외하고 가장 좋아하는 것 세 가지요? 아… 음악을 빼고 나니까 남는 게 없는 것 같은데. 아! 저 히어로물 애니메이션이나 코믹스 좋아해요. 그리고 공놀이를 뺀 운동하고요."


종현은 말을 참 잘했다. 단어 하나도 흘려보내지 않는 정확함, 또박또박 신경 쓴 발음. 어느 질문에도 답하기 전 생각하는 시간이 길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마지막으로 'SHINee의 정체성'에 대해 물었다. "샤이니요? 샤이니는 샤이니죠.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어요. 나한테 샤이니는 그런 거예요. 나이 들면서 쭉 같이 가는 거."



참고: 공동 인터뷰의 일본 편


ⓒELLE girl: 포토그래퍼 목나정, 에디터 김아름, 스타일링 김봉법, 헤어 최윤정, 메이크업 김정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