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03주차] 종현 _ 가온차트 디지털차트 1위 인터뷰 원문


송라이터답게 청산유수처럼 거침이 없다. 이미지를 포착해 언어에 담아내는 능력 또한 탁월하다. 샤이니 종현 얘기다.


종현은 생애 첫 솔로 앨범으로 대한민국 공인 가온차트 주간차트 1위를 차지했다. 2015년 3주차(1월4~10일) 가온차트 주간 디지털차트에서 지난 7일 미니앨범 선공개곡 <데자-부(Deja-Boo)>로 영예를 안은 것. 미니앨범 <Base of JONGHYUN> 반응도 좋다. 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카페에서 종현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종현


첫 솔로앨범으로 1위라니 놀랍다. 소감부터 말해달라.

되게 놀랐다. 사실 앨범 출시를 앞두고 걱정이 많았다. 얼어있는 얼음장에 내가 발을 디뎌야 하는데 깨질까 불안했다. 그런데 오픈 직전 그 얼음장이 단단하게 얼어있다는 느낌이 왔다. <데자-부>가 음원차트 1위를 하면서 힘을 받아 앨범 수록곡 <Crazy>도 관심을 이어갈 수 있었다. 생각도 못한 큰 관심이다. 


앨범 수록곡 3곡 설명을 직접 듣고 싶다. <데자-부>, <Crazy>, 그리고 <할렐루야>다. 

<데자-부>는 예전에 써놨던 곡이다. 내가 불러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대신 힙합신에 있는 사람이 불렀으면 좋겠다 싶었다. 자이언티랑 친해서 넌지시 얘기를 꺼냈더니 형이 "같이 해보자"고 하더라. 이번 앨범 중에서 가장 먼저 녹음한 곡인데, 형과 같이 하면서 술술 풀려가는 느낌을 받았다. <Crazy>는 사실 회사(SM)에서 먼저 제의한 곡이다. 진성 위주 플레이가 아니라 가성도 많이 써야 하고 기교도 많은 곡이라 도전의식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할렐루야>는 지금처럼 가스펠식의 콰이어(성가대) 편곡이 아니라 미니멀한 편곡이었다. 내가 크리스천은 아니지만 원래 블랙 가스펠에 관심이 많았다. 고등학생 때 콰이어 밴드도 했었다. 이 곡 코러스는 미국에서 진행했고, 실시간 영상통화와 라디오채널 음성확인으로 한국에서 디렉팅을 해 탄생했다.


앨범 전체적으로 블랙뮤직 그리고 마이클 잭슨 느낌이 많이 든다.

맞다. 데뷔 후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가수가 바로 마이클 잭슨이다. 톤(tone) 카피를 하면서 마이클 잭슨을 흡수했던 것 같다. <산소 같은 너> <줄리엣>에서는 마이클 잭슨의 창법을 응용했다. 제 몸에 배어있는 느낌이 나왔다. 마이클 잭슨을 이미징하면서 많이 불렀던 것 같다.


예전 작사곡 <욕>도 그렇고 이번 앨범제목 <Base>도 그렇고 언어유희를 즐기는 것 같다. 

내가 음악에 본격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베이스(Bass) 기타 덕분이었다. 중2 때 막연하게 '밴드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스쿨밴드를 찾아갔었다. 물론 보컬을 하고 싶었다. 멋있으니까. 그런데 이미 보컬이 있는 거다. 기타도 있고, 드럼도 있고. 하여간 이미 멋있는 것은 다 있었다. 그래서 시작한 게 베이스기타였는데, 이 악기가 매력이 많았다. 튀지는 않지만 합주에서 중간점을 잡아준다. 또한 없으면 밴드음악 자체가 멋이 없어진다. 그건 그렇고, 언어유희나 문학적 표현, 이런 것에 관심이 많다. 음악은 종합예술이다. 민감하게 반응을 해야 한다. 어린이집 원장을 하셨던 어머니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야 용돈 3000원을 주셨으니까. 그래서 일주일에 꼬박 한 권씩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가 큰 공을 세우신 것 같다. 저작권료 좀 나눠 드려야겠다. 

이미 알아서 다 쓰고 계신다. 카드를 같이 쓴다(웃음).


태민이 지난해 10월에 솔로앨범 <Ace>를 냈고, 올해 1월에는 종현이 솔로앨범 <Base>를 냈다. 다음 'C'는 뭔가. 샤이니의 완전체 컴백인가. 아니면 또 솔로 출격인가. 

<Ace> 나왔을 때 난 <Base>를 해야지, 이런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솔로티저에서 태민이 '삼각형'을 쓴 것을 보니까 나도 솔로로 나오면 심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 사각형으로 하면 연관성도 있고 재미있겠다 싶었다. 앨범제목은 아까 말한 것처럼 내가 베이스기타를 쳤고, 나의 음악 기본이 된다는 의미에서 <Base>로 정했다. C? 샤이니가 나올 것은 같은데 확답은 못하겠다. 


이번 인터뷰는 중국 웨이보에도 중국어로 번역돼 공개될 예정이다. 웨이보 이용자들에게 안부인사를 한다면.

가수 되고 처음 가본 외국이 중국이었다. 연습생 시절, 그러니까 고등학생 때 태민 민호랑 베이징으로 2개월 동안 어학연수를 간 것이다. 이후 콘서트 때문에 매번 베이징에 가면 그때 그 시절의 아련한 느낌이 든다. 중국은 내게 그런 느낌이다. 친근함이 있다. 


종, 현. 한자로는 어떻게 쓰나. 

쇠 금(金), 쇠북 종(鍾), 솥귀 현(鉉)이다. 모두 쇠 금이 들어간다. 돈 많이 벌라고 할아버지께서 지으셨다. '집에서 밥 먹을 때 종을 쳐야 할 정도로 큰 집에서 살아라'라는 뜻이라고 한다.


앨범 활동에 투어에 라디오 DJ(MBC FM4U '푸른밤 종현입니다')까지 많이 힘들겠다. 건강은 어떻게 챙기나.

딱히 없다. 그런데 워낙 강행군을 하다보니 면역력이 떨어졌고 그래서 그런지 없던 알러지까지 생겼다. 살이 5kg 정도 빠졌다. 조금 걱정이다.


작사작곡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받나. 

시각적인 것에서 영감을 얻는다. 영상, 그림, 영화 이런 것. 가사를 많이 쓰는 편인데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관찰하기 시작한다. 의자, 가방, 가구, 전구 이런 것. 가사의 출발점은 일상적인 것이어야 한다. 그 이후에 이것을 시적으로 표현하면 된다.


샤이니 노래에 미스터리 코드가 많은 것 같다.

팬들이 많이 풀어낸다. 그래서 일부러 그러한 코드를 겨냥해 곡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욕>도 그렇게 해서 나온 가사다. 인터뷰 하면서 일부러 '이중인격자' 이야기도 언급했던 것이고(웃음). 사실 이번 앨범에서도 아직 팬들이 정확히 코드를 못풀어낸 곡이 하나 있다. <일인극>이다. 특별한 짝사랑 얘기다. 앨범이 전체적으로 사랑이 충만한데, 유독 이 곡 <일인극>만 짝사랑 얘기다. 


흥미롭다. 좀 더 힌트를 달라.

<일인극>을 그래서 앨범에서 뺄까도 생각했다. 물론 짝사랑도 사랑이라 연관성과 통일성은 있지만, 이 곡에서 짝사랑은 좀 심각하다. 사랑한다고 말할 수도 없고, 나의 마음을 전달할 수도 없는 상대에 대한 짝사랑이다.


그 상대가 '팬'을 지칭하는 것인가.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겠다(웃음).


뮤지션 중에서는 누구랑 친한가. 다비치 강민경과 친하다고 하던데.

90년생 동갑이라 친하다. 씨엔블루 이종현과도 그렇고. 본인들의 장르에서 열심히 작업하는 친구들이다. 성격이 서로 잘 맞는다.


작사, 작곡, 가창, 댄스, 이 것 말고 꿈은 뭔가. 

프로듀싱이다.


어쩌면 이렇게 말을 청산유수처럼 잘 하나.

라디오 DJ를 1년 정도 해서 그런 것 같다. 끊임없이 생각을 정리해서 말을 해야 하니까.


ⓒTHE MUTE: 김관명(minji2002@themut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