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을 보여준 독립적 아티스트, 종현이 선정한 추천음악들을 만나봅니다 원문



'아이돌'로는 설명이 모자란, 작곡가를 꿈꾸는 밴드소년

'아이돌 가수는 시각적 효과에 역점을 두는 가수'라는 인식에, 굳이 그들에게 청각적 만족감을 기대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아이돌 가수의 노래가 음원차트 정상권에 오르는 걸 두고 '음악적 완성도에 의한 성취'로 보지 않고, 단순히 '열성팬들의 맹목적 사랑의 표현'쯤으로 폄훼하는 시각도 있다. 이런 현상이라면, 그룹 샤이니의 종현에게 '아이돌'이란 수식어는 불필요한 '치장'일지 모르겠다.


종현은 1월 12일 낸 첫 솔로앨범 [BASE]의 7곡 모두를 작사했고, '데자-부', 'Love Belt (feat. 윤하)' 등 4곡을 작곡했다. 굳이 "싱어송라이터의 면모를 과시했다"고 홍보하지 않아도, '기획사가 정해주는 음악에 치우치지 않고, 훌륭하게 독립적인 아티스트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시켰다는 점에서 종현은 칭찬받을 만하다. 종현은 [BASE]에 앞서 '줄리엣', '늘 그 자리에', '스포일러', '너와 나의 거리' 등 샤이니 시절의 노래를 작사했고, 아이유 '우울시계'를 작사, 작곡했다. 싱어송라이터의 면모는 [BASE] 이전 이미 보여줬다.


종현은 너바나, 엑스재팬 등의 음악에 매료돼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밴드 활동을 했다. "보컬을 원했던 게 사실이지만, 보컬 자리가 없어" 베이스 기타를 쳤다. 베이시스트로 밴드를 경험하면서도 "음악은 취미로 할 생각"이었지만, 고교 진학을 앞두고 SM엔터테인먼트에 픽업되면서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해보기로 결심했다.


"작곡가가 되고 싶었다. 퍼포먼스, 춤 그런 것보다 곡을 만들고 싶었다. 지금도 꿈은 작곡가다."


종현은 댄스가수의 토양에서 성장하지 않았기에 댄스그룹이 되기 위한 연습생 과정에서 많이 부대끼기도 했겠지만, "아이돌 가수가 가장 넓은 장르를 포괄하고, 표현하는 방법도 가장 많은 것 같다"고 아이돌 댄스가수의 새로운 관점을 이야기했다. "어찌 보면, 어릴 적 밴드를 하면서 난 '보여주는 음악'이 가장 멋있다고 생각했던 게 아닌가 싶다. 어떤 음악을 '듣고서' 음악을 하고 싶다 생각한 게 아니라, 밴드가 공연하는 걸 '보면서' 멋있다 생각했고, 그 멋있는 걸 나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첫 솔로 앨범으로 TV 음악프로그램이나 여러 음악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종현은 앞으로도 자신에 대한 관심이 끊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요즘 시선 받기도 힘든 세상이다. (저와 저의 음악에)관심을 주시면, 그 관심을 호감으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시간은 흐르면서 추억을 만드는데, 오랜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사람들이 기억하고,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가수가 된다면 좋겠다. [토토가]처럼."



글 / 김원겸 (스포츠동아 기자)



종현이 선택한 첫 번째 앨범 : Maxwell의 [Now]

'컨템퍼러리 솔의 대가' 맥스웰이 2001년 발표한 3집. Urban Adult Radio Record 1위를 차지했던 'Get To Know Ya'가 수록됐다. "이 [Now] 앨범은 내가 음악적으로 지향하는 방향이 같다. 고교 때 음악을 단순히 듣고 즐기는 것에서 나아가 공부하는 입장이 되면서 열심히 듣게 된 앨범이다. 악기 하나하나의 소리가 몽환적인 느낌을 내는 매력적인 앨범이란 걸 알게 됐다. 그중 'This Woman's Work'가 최고점이다. 맥스웰은 가성이 멋진 가수인데, 그 멋진 가성이 'This Woman's Work'라는 곡에서 잘 드러난다. 악기의 몽환적인 매력, 그 독특한 느낌을 알게 될 것이다."

종현이 선택한 두 번째 앨범 : Zion.T의 [Red Light]

2013년 발매된 자이언티의 첫 솔로앨범. 작업해둔 여러 곡을 단순히 모아 앨범을 구성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전체를 기획하고 이미지화 한 뒤, 모든 곡을 한번에 만들고 동시에 진행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제작됐다. "[Red Light]는 정말 명반이라고 생각한다. 1번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연결고리가 좋고, 장르가 일관성 있는 게 멋있고, 또 그의 유니크한 목소리가 좋다. 'Doop'은 그루브가 특히 좋은 곡이다. 박자를 뒤로 미루는 그루브가 매우 잘 표현된 곡이다. 또 굳이 열창을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노래를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 자이언티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지만, 그에 앞서 나는 그의 팬이고, 그래서 나의 이번 첫 솔로앨범에서 함께 하자고 요청했다."

종현이 선택한 세 번째 앨범 : Stevie Wonder의 [Talking Book]

1972년 발매된 스티비 원더의 정규앨범. "이 [Talking Book] 앨범이 워낙 유명하고, 수록곡들도 모두 유명한 곡들이어서 어느 한 곡을 추천곡으로 고르기는 어렵다. 다 좋은 곡들이지만 그 중 'Superstition'은 사운드가 매우 좋았고, 그루브가 정말 멋있었다. 고등학교 때 이런 음악을 들으면서 나의 음악적 토양도 마련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스티비 원더는 많은 부분에서 훌륭한 아티스트지만, 특히 목소리가 좋다. 감성을 표현하는 능력이 좋다. 언어가 다른데도 음악을 들으면 피부로 와 닿는 표현력을 가졌다. 모르는 언어도 저절로 알게 되는 표현력, 음악적 요소로 감정을 잘 표현하는 아티스트다."

종현이 선택한 네 번째 앨범 : Jamiroquai의 [A Funk Odyssey]

자미로콰이가 2001년 발표한 다섯 번째 정규앨범. "유명한 곡이 많은 이 앨범은, 고교시절 펑크 밴드를 시작하면서 알게 됐고, 또 좋아하게 된 앨범이다. 자미로콰이는 디스코, 일렉트로닉, 펑크에서나 독보적인 팀이라 생각한다. 이 팀의 보컬의 목소리가 너무 매력적이다. 자미로콰이는 어찌 보면 유치하게 들릴 수도 있는 리듬도 참 세련되게 표현한다. 좋은 곡도 플레이어가 좋지 못하면 촌스럽게 들릴 수도 있는데, 이 팀은 연주력도 참 뛰어나다. 밴드 멤버로 합주를 하면서 이 팀에 대한 진정한 진가를 알게 됐다. 처음 자미로콰이의 노래들을 카피하면서 좌절하기도 했다. 내게 승부욕을 자극시켜준 팀이다."

종현이 선택한 다섯 번째 앨범 : Michael Jackson의 [Bad]

1987년 발표된 마이클 잭슨의 정규앨범 [Bad]를 새롭게 단장한 스페셜 에디션 앨범. "마이클 잭슨과 [Bad]. 말이 필요 없는 명반이고, 설명이 필요 없는 아티스트다. 참 많이 좋아하고, 열심히 카피하며 배움을 얻은 곡이 있는 앨범이다. 샤이니로 '누난 너무 예뻐'로 데뷔를 하고 나서 '산소 같은 너' 하기 전에 음악적 색깔을 변화시키고 싶어, 참고할 만한 음악을 찾다 마이클 잭슨을 떠올렸고, [Bad]를 떠올렸다. 우리가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하면서 많은 공부도 하고 영감도 얻었다. 개인적으로 지금 나의 창법이나 그런 면에서 많이 영향을 받았다. 스승 같은 앨범, 배움을 얻었다."


ⓒNAVER MUSIC: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화려한 퍼포먼스와 완벽한 라이브의 실력파 아이돌, 샤이니가 선정한 추천음악들을 만나봅니다 원문



산뜻한 봄이면 떠오르는 음악들

4월 가요계에는 '샤이니의 봄'이 펼쳐졌다. 일본에서 활동하던 샤이니는 1년 6개월 만에 국내무대로 돌아와 방송과 음반차트 정상에 오르며 무섭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미니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셜록' 뮤직비디오가 공개 하루 만에 유튜브 조회수 100만 건을 돌파하면서 당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동영상' 6위에 올랐고, 이에 놀란 프랑스의 유명 토크쇼인 [카날 플뤼(CANAL Plus)]는 뉴스 코너를 통해 '셜록' 뮤직비디오를 소개하기도 했다. 또 앨범발매 5일 만에 방송사 음악프로그램에서 1위에 오른 후 3주간 각종 음악프로그램 1위를 지켰다. 앨범 판매고 역시 높았다. 미니앨범 [Sherlock]은 발매 열흘 만에 13만 5370장(가온차트 3월 앨범차트 집계)의 판매고를 올려 월간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누난 너무 예뻐'하며 연상의 여성들을 향해 당돌하게 노래하던 소년들이 몇 년 사이 훌륭한 청년으로 성장해 '글로벌 아이돌'의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준 것이다.


실제로 샤이니는 K-POP에 화사한 봄꽃을 피우게 한 '봄의 전령사'다. 샤이니는 2010년 6월, '비틀즈의 스튜디오'로 유명한 영국 런던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한국가수 최초로 공연을 벌였다. 당시 비공개 행사였지만 샤이니를 보기 위해 애비로드 일대를 가득 메웠던 현지 팬들의 함성과 피켓시위는 분명 현지에서도 생경한 풍경이었다.


예전에는 어떤 나라에 가봤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많이 했었죠. 그런데 이제는 '가봤으면 좋겠다.' 하는 나라에서 먼저 찾아주니 감회가 매우 새롭습니다. 프랑스 파리 등 유럽은 분명 그들이 우리를 먼저 찾아준 것이죠. 과연 우리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어떤 나라를 가도 현지인들이 한국말도 잘하고, 한국 문화와 관습대로 행동하는 것을 보면서 음악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진 것인지 새삼 느낍니다. 이런 걸 보고 느끼면서 케이팝이 단순히 우리 음악뿐 아니라 대한민국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하면서 책임감도 느낍니다." (Key)


K-POP으로 인해 느끼는 자부심은 어떤 무대이든 즐겁게 공연할 수 있는 에너지가 된다. 가수가 무대에서 즐기는 모습은 고스란히 관객에게 감동과 환희로 전달되는 법이다.


"우리가 열광했던 나라의 사람들이 반대로 이제는 우리에게 열광해주는 걸 보면서 무대를 즐겁게 할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이런 뿌듯함과 즐거움은 어떤 무대에서도 즐겁게 공연할 수 있고, 어떤 벽이라도 허물 수 있죠." (온유)


우리 가요계와 K-POP의 봄을 화사하게 만들어준 샤이니는 [뮤지션스 초이스] 테마로 '산뜻한 봄이면 떠오르는 음악들'을 제시했다.


"샤이니의 현재 계절도 봄이에요. 반가운 봄처럼 우리도 오랜만에 여러분 앞으로 찾아온 앨범이고, 또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기분도 들고요. '다시 돌아오는 봄' 보다는 '새로 시작하는 봄' 그런 기분입니다." (Key)


글 / 김원겸 (스포츠동아 기자)



종현이 선택한 두 번째 앨범 : 박지윤의 [7집 꽃, 다시 첫번째]

청순, 섹시, 중성적인 매력까지 변신을 거듭한 박지윤이 6년이라는 긴 공백을 깨고 2009년 4월 발표한 7번째 정규앨범. 서정적인 멜로디와 따뜻한 가사의 노래가 담긴 이번 앨범을 통해 진정한 아티스트로서, 싱어송라이터로서 첫걸음을 내디뎠다. "박지윤은 어려서부터 좋아하는 가수이고, 그의 앨범은 좋아해서 늘 찾아들었다. 특히 7집에 수록된 '그대는 나무 같아'는 가사가 매우 따뜻하고, 듣고 있으면 마음이 포근해진다. 특히 부드러운 박지윤의 목소리도 좋고, 반주도 심플해서 편하게 듣기에 좋다. 나에게 봄은 이렇게 따뜻하고 편안한 기분이다. '그대는 나무 같아'의 7집도 얼마 전 나온 [8집 나무가 되는 꿈]도 '듣기 편하고 가사가 좋은 노래'가 많다. [8집 나무가 되는 꿈]에 수록된 '그땐'도 봄이 오면 떠오르는 노래다.”



K-POP 열풍의 선두주자, 샤이니

샤이니는 올해로 데뷔 4주년을 맞은, 아직은 더 성장해야 하는 시기이지만, 이미 '고참급'이 되어버렸다. 올 들어 유난히 신인 남성그룹이 대거 데뷔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샤이니 멤버들도 "우리는 아직 선배들에게 한창 인사해야 되는 연차인 것 같은데, 음악프로그램 현장에 가면 후배들이 많더라"며 웃는다.


"신인들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우리도 선배들을 보며 본받고 배운 것이 있듯 우리도 경력이 쌓이면서 후배들에게 본받을 점이 많은 선배가 되고 싶어요. 다른 남자그룹들이 많이 나올수록 확실히 우리만의 색깔을 더 드러낼 수 있으니 좋고, 또 좋은 동료들이 많아져 좋아요." (Key)


샤이니는 4월 셋째 주 음악방송 출연을 끝으로 5주간의 짧은 국내활동을 마치고 다시 일본활동에 나선다. 4월 25일 일본 후쿠오카를 시작으로 7월 1일 히로시마에 이르는 일본 전국 아레나 투어 '더 퍼스트 저팬 아레나 투어 2012'를 벌이며 약 25만 명의 일본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일본에서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돌아올 샤이니는 하반기에 다시 국내에서 음반을 내고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그 사이 Key가 뮤지컬에 출연하고, 민호가 드라마에 출연하는 등 개인 활동도 병행할 예정이다.


"샤이니가 정상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무대의 퍼포먼스도 무르익어간다는 것을 보면 샤이니의 계절은 가을일 수 있어요. 땀과 열정을 밑거름으로 열심히 활동하면서 행복한 수확의 계절을 맞고 싶습니다." (온유)


ⓒNAVER MUSIC: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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