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젊음

각자의 자리에서 책에 골몰하는 청춘들에게 물었다. 당신, 왜 책을 읽나요?


종현

샤이니


지금 무슨 책을 읽고 있습니까?

시집을 읽고 있습니다. 제목은 <희지의 세계>. 황인찬 시인의 책입니다. 


최근 남다르게 와 닿은 책 속의 문장이 있나요?

<희지의 세계>를 몇 번이고 읽는 중이에요. 날마다 가슴에 남는 시와 문장이 달라지는데, 오늘은 ‘너는 이제 시인처럼 보인다’의 문장이 좋네요.


독서 습관 혹은 버릇은 무엇인가요?

20대 초반까지는 독후감 비슷한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감상문을 남기지 않아요. 다만 읽은 책을 몇 번이고 다시 보는 걸 좋아합니다.


편애하는 작가와 작품이 있습니까?

황인찬 시인에게 매료되었습니다. 그의 시집 중 <구관조 씻기기>도 매우 좋아합니다. 


인생의 책은 무엇인가요?

<데미안> <눈먼 자들의 도시> <변신>. 나를 세상 밖으로 이끌어준 책들입니다. 머릿속 내 세상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주었어요.


당신은 왜 책을 읽나요?

시작은 내가 살던 집이었습니다. 책 냄새 나는 집에서 살았어요. 부모님께서 책을 좋아하셔서 집에 책이 많았거든요. 지금은 외로워지기 위해 읽습니다. 세상과 분리되기 위한 도피처인 것 같기도 하고요. 책은 생각을 낳으니까, 세상에서 벗어나 내 세상으로 들어서게 해줍니다.



ⓒARENA HOMME+: 에디터 이경진




Shining Men


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젊음에 대해 한 구절을 남겼다. ‘젊음은 그 자체가 하나의 빛이다.’ 이에 한국의 ‘대잡지’ <아레나>는 젊음에 대해 한 화보를 남기기로 했다. 괴테의 말처럼 하나의 빛 같은 젊음을 담기 위해. 이제 청춘의 절정을 만끽하는 샤이니의 다섯 남자는 최적의 대상이었다. 매 순간 빛처럼 눈 시린 그들을 어떻게 담아야 할까? 괴테는 지각을 자극하는 장엄한 문장으로 표현했다면, <아레나>는 시각을 자극하는 아트 화보로 표현했다. 서로 다른 그들의 매력을 평범한 사진에 담기엔 비좁았으니까. 역시 대문호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젊음은 그 자체가 하나의 빛이더라. 그 증거를 공개한다.



종현


샤이니의 메인 보컬은 어떤 음악을 들을까?

로빈 시크와 퍼렐을 듣고 있었다. 될 수 있으면 녹음에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찾는다. 예로 저스틴 팀버레이크 음악은 한국 아이돌이 가장 많이 연습해야 하는 노래다. 아이돌 음악의 교과서다.


아이돌 음악이란 게 따로 있나?

물론이다. 보여줘야 하는 음악이다. 그래서 자극적인 소스와 비트를 많이 사용한다. 퍼포먼스와 비주얼을 고려해 만들어야 하는 음악이다.


직접 작곡할 생각은 없나?

작곡 지망생이다. 중·고등학교 때 밴드 활동을 하며 작곡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회사에 들어오면서 가수를 하게 됐다.


밴드 음악 할 때는 아이돌 음악에 대한 편견이 있지 않았나?

어릴 때는 내 우상이 최고고, 그 외의 음악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아주 어릴 때의 일이다. 배고픈 음악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데, 시대 분위기였던 것 같다. 지금은 시장이 달라졌다. 대중의 눈과 귀도 예전과 다르다. 이제는 아이돌도 여러 색이 많이 섞인 음악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아이돌도 직업이니까 짜증나는 순간이 있을 것 같다.

연예인으로서 스트레스가 있다. 자유롭지 못한 건 감수해야 하지만, 내 개인 정보로 ID를 만드는 이들이 있다. 불법적인 행동으로 피해 받지만 그런 상황들에도 이젠 익숙해졌다.


회사에 소속되어 있으니, 회사원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럼, 일하기 싫을 때도 있겠지?

가장 큰 문제는 내 상태다. 몸 상태가 안 좋으면, 녹음이나 연습이 잘 안 된다. 능률이 오르지 않으니까 스트레스를 받는다. 결과물 역시 아쉬워진다. 하지만 스케줄을 내 몸 상태에 맞춰 매일 관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안타까워도 해야만 하는 일이다.


직장인들이 겪는 흔한 스트레스다.

아이돌이라고 특별한 건 없다. 친구들과 얘기해보면, 그들도 일상에서의 마찰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건 마찬가지다. 그래도 우리가 좋은 건 또래보다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했다는 거다. 나도 벌써 6년 됐다.


대리급이네.

하하. 6년 정도 되니까 사회에서 소통할 수 있다는 게 좋다. 아직 친구들은 사회에서 무시 받지만.


그게 힘들다.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고, 친구들에게 하소연을 해도 사회생활을 안 한 친구들은 공감을 못 한다.

그래서 일 얘기를 안 하게 된다. 친구들이 공감 못하고, 취업 준비하느라 박탈감도 느낄 수 있다. 주로 옛날 얘기를 하게 된다. 중학교 때 선배한테 끌려가서 맞을 뻔했는데, 한 친구가 임기응변으로 날 구해낸 적이 있다. 만나면 항상 그 얘기를 한다. 매번 재미있다. 현 상황이 아니라, 추억을 파먹는 게 좋은 것 같다.


친하면 옛날 얘기만 하고, 덜 친하면 여자와 축구 얘기를 하는 게 남자다.

맞다. 친해지는 단계에서는 취미만 얘기한다. 너무 친하면 서로의 취미를 아니까.


한창 술 마시고 놀러 다닐 청춘이다.

술과 담배만 안 하지 술자리에는 자주 간다. 사람들 눈도 신경 안 쓴다. 친구들과 좋은 곳에서 이야기 나누는 걸 즐긴다. 또래들과 다르지 않다. 가끔 PC방도 간다. PC방 문을 열고 들어설 때 설렌다. 카운터에서 비회원카드를 집어 들 때가 재밌다. 그런 내가 웃긴다. 게임을 못 하니까. 그 기분을 느끼러 간다.


하지만 20대 중반이 되면 친구들의 시선이 변할 것 같다.

음악학교를 다닐 때 부러워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그들도 꿈에서 현실로 돌아온다. 아이돌의 고충을 이해해준다. 이제는 부러워하는 친구는 없다. 다들 각자의 길이 있으니까. 힘들다고 투정부리면, 사는 게 다 그렇다고 받아준다.


어느 조직이나 정치란 게 있다. 아이돌 세계의 정치란 어떤 걸까?

다른 회사와 비슷하지 않을까? 요령이다. 다섯이 함께 연습해야 능률이 좋은 것을 아니까. 늦더라도 함께 연습한다. 또 녹음이 잘되는 시간대를 아니까. 일부러 그 시간에 맞춰 녹음한다.


아이돌은 회사에서 생산된다는 시각이 있다.

샤이니의 경우는 다르다. 회사에서 틀을 만들어놓으면, 제작 과정에 멤버들이 직접 참여한다.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문제가 생기면 멤버들이 직접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제작 과정을 확실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회사의 매우 좋은 자본과 스폰서에 멤버들은 플레이어로서 들어간다. 합작이라고 할 수 있다.


SM이라는 초대형 기획사에 있으면, 어떤 이점이 있나?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많이 노출된다. 그런 점에서 굉장히 큰 이득이 된다. 우리의 장점을 가장 잘 보여주기 위해 수백 명이 고민하고, 포장하니까.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것 같다.


샤이니는 지금 전성기다. 하지만 어떤 회사든 정년퇴직이란 게 있다.

가수는 이야기꾼이다. 프로듀싱과 작곡에 관심이 많아서, 음악을 많이 만들고 싶다. 작곡가로서는 제 나이에 맞게 준비하고 있다. 스물네 살 작곡가들을 보면 나처럼 곡을 쓰고, 습작하고, 가사를 쓰고, 팔고 있다. 또래보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준비해가고 있다.



ⓒARENA HOMME+: 에디터 조진혁·김종훈·조하나·성범수·이우성, 패션디렉터 성범수·김종훈, 포토그래퍼 이전호, 스타일리스트 이진규, 헤어 이에녹, 메이크업 이준성, 세트스타일리스트 심필영(스타일 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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