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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쫑뷰


만날 때마다, 빠져들다.

SHINee


“귀여운 연하남”이었던 SHINee가 일본에서 데뷔한 지 만 5년. 밝고 한결같은 미소, 그룹으로서의 결속감, 그리고 압권의 무대는 더욱 아름답게 빛나고 있습니다. 이제 막 완벽한 5인의 청년으로 성장한 그들에게 차분히 “사랑”에 대해 들어 보았습니다.


“짝사랑이라도 사랑하는 시간은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 종현



종현

「잠잘 시간을 아껴서라도 만나고 싶어지는 사랑을 하고 싶어」


Q. 연애가 잘 이루어지는 데 중요한 요소, 뭐라고 생각해요?

서로의 감정이라는 풍선이 점점 부풀어 「여기다」라고 하는 때 팡 터지는, 그 타이밍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타이밍을 저울질하거나 하지는 않지만요. 성격이 급하니까 그 순간은 스스로 만들려나?


1990년 4월 8일생. 노래할 때는 자신만만 캐릭터지만, 평상시에는 애교쟁이로 수다를 좋아하는 분위기 메이커. 작사·작곡도.


「인종도 나이 차도 원거리도 사랑에 방해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종현 씨. 유일하게 장애가 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는 것은 상대방 부모님의 반대. 「저희 가족의 의견은 차치하더라도 상대방 부모님의 생각은 존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제 경우,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반대하시는 분도 계실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럴 때는 가능한 한 부모님과 직접 만나 예의를 갖출 기회를 만들고 싶어요. 뭐, 원래 저는 부모님 세대에 예쁨받는 타입이라,[각주:1] 반대당하지 않을 자신이 있지만요(웃음).」


사랑에 빠져 있는 시간이 행복이라는 연애 체질. 설령 짝사랑이라도 상관없는 듯. 「잠을 포기하고서라도 만나고 싶어질 정도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고 싶어요. 저는 평소 바빠서 잘 시간도 거의 없지만, 그래도 10분이라도 좋으니까 만나고 싶어지는 사​​람이 좋아요. 지금은 없지만요. 잠이 더 소중해서. 나이를 먹은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하나의 사랑에 잔뜩 시간을 들이는 타입이라고 스스로를 분석. 「아마도……. 사귀기 전에도 굉장히 많이 생각하고, 사귀는 기간도, 다음 연애를 시작할 때까지도 긴 타입이라고 생각해요. 1~2년 정도의 레벨이 아니에요. 더 오랫동안 마음이 텅 빈 채로 지내지 않나 해요.」


그런 종현 씨에게 신경 쓰이는 「여성의 행동」이란? 「뭔가 생각하는 듯한 느낌으로 조금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왠지 귀여워 보여요. 속삭이는 목소리로 천천히 말하는 모습도 좋아요.」


사귀면서 서로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 이상적인 연인 관계. 「적어도 저 때문에 인생을 내버리거나 괴로워 하지 않길 바라요. 일이나 사고방식에 좋은 영향을 주거나, 인간으로서 성장하거나. 사귀는 것으로, 서로의 인생이 좋은 방향으로 향하는 것이 좋은 연애라고 생각해요.」


From Editors

편집부 릴레이 일지


「좋아해도 돼요?」라고 묻는다면? 개성 넘치는 SHINee의 답변 공개합니다.


『anan』에 첫 등장한 2011년에는 시끌시끌, 와글와글☆, 왁자지껄♡이라는 말이나 ☆♡ 마크가 딱인 소년들이었던 SHINee. 그로부터 5년 가까이 지난 올해, 두근두근 할 것 같은 색기를 몸에 걸친 5명이 다시 지면에서 빛을 발해 주었습니다. 반짝이는 것 같은 사진들을 꼭꼭 기대해 주세요!


그 촬영 및 취재를 시작하기 전의 스튜디오는 좋은 느낌의 릴렉스 무드에 싸여 있었습니다. (…) 종현 씨는 저희가 「자자 다 같이 드세요~」라고 음식을 차려놓은 곳에 스윽 다가와서 한입 크기의 주먹밥을 답삭. 수십 초 후에 다시 돌아와서 또 한입 답삭. (…)


와글와글하고 밝은 분위기는 변하지 않았는데 거기서 ♡ 마크와 ☆ 마크가 빠졌다고 할까, 조금 여유 있는 분위기를 풍기는 멤버들. 그 모습에 anan 스태프들은 가슴 속 깊이 감동한 것이었습니다. “오랜만에 귀여운 조카를 만나 그 커다란 성장을 절실히 느끼는 친척 아저씨 & 아줌마”라는 느낌이네요, 딱!


이번 호에서는 그런 SHINee 한 명 한 명에게 「사랑」에 관한 질문만 던져 보았습니다. 그러자 바로 5인 5색 각각 멋진 연애관이 제각기! 매우 그들다운, 의외성도 있는 인터뷰 내용은 꼭 본지를 손에 들고 천천히 즐겨 주세요. 대신 특집 제목이기도 한 「좋아해도 돼요?」라는 대사를 여자에게 들었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라는 질문에 대한 다섯 명의 답변을 대공개하면서 마치겠습니다 .


Q. 「좋아해도 돼요?」라는 말을 들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종현 씨 ⇒ (잠시 웃으면서) 「『내 생각은 상관있어?』라고 되묻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거잖아요.」

(…)

……정말, 리액션 제각각 모두 멋지네요! (웃음) (Y)


ⓒanan: 사진 伊藤彰紀(aosora), 취재·글 神保亞紀子·酒井美絵子, 촬영협력 BACKGROUNDS FACTORY


참고: SeeK vol.008의 촬영현장

  1. “'어쩜 (말을) 이렇게 예쁘게 하는지' 이런 말을 제가 듣는 경우가 대부분 저희 어머니 친구분들(웃음)? 어머니 친구분들이 '아유, 어쩜 저렇게 예쁘게 해?' 이런 식으로 칭찬을 많이 해주시는데(웃음).” 2015년 4월 6일 푸른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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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이 말하다

종현과 말하다

종현을 말하다


종현을 만나기 전, 라디오를 통해 먼저 그를 알게 됐다. '그럴 수도 있다'는 표현을 몇 번씩 쓰는 사람이었다. 자신을 향한 말이 아니었다. 종현이 하는 말들의 말미는 둥글었는데, 자신을 드러내는 선에서 타인이 행여 다치지 않을까 끝을 구부린 말들이었다. 살갗처럼 붙어있는 그 말투가 그에겐 익숙해 보였다. 생각의 층과 겹이 촘촘하고 입체적인 사람인 것 같아 들을수록 그가 궁금해졌다. 마침내 종현과 마주앉았다. 그에게 물었다. 그리고 대답을 들었다.


종현


종현 씨에겐 오늘 촬영을 함께한 스태프 모두가 새 얼굴이었어요. 섭외를 제가 했거든요. 의외였어요. 담당 스태프들과만 일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화보의 대상이 나일 뿐 내가 주체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주체가 아니라고요?

네. 제 앨범 아니잖아요.


아….

농담이고, 화보는 시각적인 부분이라 제 전문 분야가 아니어서요. 스태프들을 믿고 가는 편이에요. 담당 기자님이 좋은 분들을 잘 섭외해주셨겠죠.


새 앨범 소품집 <이야기 Op.1>이 나왔어요.

DJ를 맡고 있는 MBC 라디오 <푸른 밤 종현입니다>에서 공개했던 노래들을 담았어요. 전 곡의 작사와 작곡에 참여해서인지 개인적인 색채가 짙게 배어 나온 것 같아요. 편곡 방향을 잡고, 트랙 리스트를 정한 후에 곡을 배치하고, 연주자분들이 녹음할 때에도 참관하고…. 어느 하나 제 손이 닿지 않은 부분이 없어요.


앨범 활동에 대한 행보가 독특하네요. 방송 활동 대신 게릴라 콘서트를 열었어요. 

음악적인 시도가 많은 앨범이라 프로모션도 참신하게 하고 싶었어요. 관객과 가까이 붙어 소통할 수 있는 버스킹은 제가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공연 방식이에요. 팬들의 안전 문제를 고려하다 보니까 온전히 버스킹이라고 하기보단 좀 더 게릴라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되긴 했지만요.


10월에는 솔로 콘서트 <THE STORY by JONGHYUN>으로 팬들과 만나고 있죠. 기획과 연출에도 참여했다고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원하는 방향이 있었나요?

소통이요. 그래서 공연의 이름도 스토리예요. <THE STORY by JONGHYUN>은 그 자체론 미완성이에요. 관객과 함께 완성해 나가야 하죠. 실제로 관객이 직접 참여해주셔야 마무리되는 조각들이 있어요. 


주고받는 공연이네요.

공연을 보신 분께서 “네 얘기를 들려줘서 고마워”라고 말해주시더군요. 전 제 얘기만이었다곤 생각하지 않아요. 그 모든 건 우리 이야기였어요.


앨범을 내곤 소설 <산하엽>을 내며 작가로도 데뷔했어요. 글 쓰는 건 어땠나요? 가사 쓰는 작업과는 다르던가요?

심하게 다르던데요? ‘소설을 써야지’란 생각보단 색다른 음악 감상법을 제시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어요. 포부가 거창했죠.


책을 통한 음악 감상이요?

<산하엽>엔 제가 작사한 12곡의 가사가 곳곳에 실려 있어요. 소설을 읽다가 가사가 나오면 해당 음악을 들어보세요. 이미 알던 노래도 새롭게 들릴 거예요. 


이야기를 읽다가 음악으로 들을 수도 있는 거군요. 이런 건 어쩌다 생각하게 됐어요?

음악에겐 멋진 힘이 있어요. 상상력을 이렇게, 팡 폭발하게끔 하고, ‘어떤 상황에서 이 노래를 부르게 됐을까, 이후엔 어떻게 됐을까’를 떠올리게 해요. 조금 못된 마음일 수 있는데, 그 상상을 귀속해버리고 싶단 생각을 했어요. 노래를 만든 사람으로서 직접 노래의 앞뒤 상황을 알려주는 거죠. 소설 <산하엽>이.


무슨 내용이에요?

이별 얘기예요. 첫 작품은 자전적인 얘기가 많이 들어간다던데, 완성하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작가인 남주인공은 감정 기복이 심하고, 기자인 여주인공은 일상의 굴레에서 지쳐 있지만 성실하려고 노력하는 면에서 절 닮았어요. DJ는 외부 시선에서 바라본 사회적인 제 모습이에요. 마지막으로 여자 후배는 말 없이 위로하는 인물인데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의지가 반영된 캐릭터예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녹이려고 했어요. 


작가부터 평범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

기준 자체가 되게 모호한 것 같아요. 제게도 분명 평범하게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하고, 힘들고, 그 힘든 걸 극복하려는 모습이 있거든요. 굴곡의 크기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느끼는 감정은 누구나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일상에서 영감을 찾는 건 음악 작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겠네요.

일상 속 발견을 자주 메모하는 편이에요. 어제 자 메모를 알려드리죠. (종현이 건넨 휴대전화엔 “밤은 술보다 위험하다. 밤은 너보다 위험하다.”[각주:1]라고 쓰여 있었다.) 이런 식으로 짧게 써놔요. 어느 날 밤에 떠올랐어요. 술을 마시면 감정에 기복이 생기잖아요. 이렇게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근데 전 술 마실 때보다 밤을 맞을 때 그 기복이 더 심해지거든요. 이런 발견이나 감상을 비유나 시적으로 표현하고 음악으로 풀어내죠. 별거 아니에요.


그렇게 곡이 완성되는 거군요. 이번엔 라디오 얘길 해볼까요? 한 번이라도 들어본 사람이면 종현 씨가 라디오에 유독 애착을 보인단 사실을 알 테죠. 

재미있거든요.


그 시간을 다른 데 투자하면 돈을 더 벌지 않을까요?

하하. 돈은 딴 데서 충분하게 벌어요. 수학적인 걸 생각하고 하는 게 아녜요.


그럼 대신 뭘 얻어요?

교감이요. 친밀한 매체잖아요. 옆에서 얘기하는 것 같고. 모르는 분들도 만날 수 있어요. 아, 게스트가 아니라 청취자를 얘기하는 거예요. 두 시간이 통으로 주어지는 덕에 소소하거나 복잡 미묘한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어요.


사연은 얼마나 와요?

매일 적게는 400통에서 많으면 2000통까지 와요.


다 읽진 못하겠네요. 작가가 선별한 사연을 읽게 되나요?

아뇨. 읽어요. 전부 다. 라디오 부스 안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광고 나갈 때에도 사연을 읽어요. 그 정돈 다 볼 수 있는 양이에요.[각주:2]


주로 어떤 사연인가요?

시간대가 밤이어서 그런지 ‘지친다’, ‘힘들다’, ‘오늘 하루는 이랬다’ 같은 내용의 사연이 많이 와요.


지친단 얘기를 자꾸 들으면 본인도 지치게 되지 않아요?

전 페이스가 강한 사람이어서요. 그렇진 않아요.


종현 씨는 힘내지 않아도 된다고 위로하더군요.[각주:3] 이 사람, 위로의 고수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위로하는 건 어디서 배워요?

그런 걸 어디에서 배워요, 하하. 제가 따뜻한 사람인가 보죠. 음… 진심으로 공감하고 걱정하고, 위로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면 그 마음이 전달되는 것 같아요.


좋은 디제이가 갖춰야 할 덕목이 있을까요?

어제 라디오에서 얘기했던 부분이기도 한데요. 거짓으로 기쁜 척하는 건 좋은 DJ의 자세가 아닌 것 같아요. 슬픈 땐 슬프다고, 힘들 땐 힘들다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각주:4] 그게 멋진 연예인의 모습은 아닐 수도 있어요. 하지만 DJ는 청취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이라 그들이 속마음을 내보이는 만큼 저도 숨김이 없어야 해요. 그래야 비겁하지 않겠죠.


쉴 땐 뭘 해요?

쉬지 못했어요. 쉬고 싶지도 않고요. 일하는 걸 좋아하는, 아니 일해야 한단 강박이 있는 사람이어서요. 가만히 있으면 쓸모없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쉬지 못하는 사람도 있군요.

가끔 ‘난 왜 이렇게 못 쉴까’ 하고 생각할 때도 있어요. 사람마다 다른가 싶기도 하고. 어떻게 하는 게 맞는진 잘 모르겠어요.


모순이네요. ‘하루쯤 모두 제쳐두고 쉬어도 돼’라고 노래하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해주는 얘기죠. ‘넌 그래도 돼. 난 안 되지만.’ 뭐 그런 느낌? 위로하는 노래를 많이 쓰긴 했어요. 저한테 하는 얘긴 아니었어요.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있다면요?

질문보단… 솔직해지라는 얘기를 가장 많이 해요. 아직 솔직하지 못해서요. 근데 솔직해지고 싶어요. 치장하지 않고 싶고요. 아직 무리인 것 같지만… 언젠간 되겠죠?


솔직해서 도리어 상처를 받거나 주게 될지도 몰라요.

상처를 주고받는 것에 따른 노력은 해야겠지만 그마저도 성장의 증거라고 생각해요. 솔직해지고 싶은 또 다른 이유는 내가 꿈꾸는 청년의 모습을 띠기 위해서이기도 해요.


어떤 청년의 모습이요?

사회에 이바지하는 청년….


밝은 청년이네요.

저 염세주의자예요. 몽상가죠. 근데 우린 사실 몽상가가 많이 필요해요.


몽상가란 사실엔 동의해요. 그런데 염세주의라… 왜요? 많이 가진 사람이잖아요. 사랑도 많이 받고 경제적으로도 풍요롭고.

염세주의의 사전적 의미는 세계나 인생을 비참하다고 보고 환멸을 느껴 놓아버리고 사는 걸 뜻한대요. 전 거기까진 아니고…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도 알아야 하지만 부정적인 면도 자각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거기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에요.


왜 그렇게 세상을 바꾸고 싶어요?

정의가 부정될 때 제 자신도 부정당하는 것 같아서요. 나 하나로 세상이 바뀌진 않겠지만 방향을 잡고 옳은 쪽으로 나아가는 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종현 씨가 꿈꾸는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요?

누구나 평등한 사회, 그래서 평화로운 세계요.


ⓒEsquire: 포토 김재훈, 진행 강민지, 스타일리스트 최경원(Choi Kyungwon), 헤어 강현진(Kang Hyunjin), 메이크업 안성희(Ahn Sunghee), 어시스턴트 최승완(Choi Seungwan)

  1. “「요새 하루에 딱 한 문장 쓸 수 있는 다이어리를 쓰는데 이 한 문장이 은근히 어렵네요. 쫑디의 오늘 하루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뭐라고 하실 거예요?」라고 보내주셨습니다. 아직은 저의 하루가 마무리되지 않았으니까 지금 하기에는 좀 그렇고요, 며칠 전에 제가 그런 걸 썼었어요. 저는 글 쓰는 거나 그런 걸 즐기는 편이어서 잠들기 전 밤에 썼던 건데, 그 문장은 '밤은 너보다 위험하다'였거든요. 그 문장을 시작으로 이제 쭉 글을 썼었는데 '밤은 너보다 위험하다. 밤은 술보다 위험하다.' 이런 내용이었어요. 밤이 돼서 감성적으로 깊어지고 그리고 너와 함께 있을 때보다 더 내가 슬퍼지고 그런 것들 ― 밤이기 때문에 나의 여러 가지 감정들을 만나볼 수 있다 ― 그래서 어찌 보면 위험하다라는 의미로 '나에게 가장 큰 건 너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밤이구나' 이런 이야기를 썼던 글이었는데, 저는 그런 식으로 정리를 하는 편이에요. 며칠 전이죠? 한 3~4일 전이었던 것 같은데요? 3~4일 전에 저는 하루를 '밤은 너보다 위험하다'라고 정리를 한 적이 있네요(웃음).” 2015년 10월 21일 푸른밤 [본문으로]
  2. “「쫑디, 잡지에 인터뷰한 거 잘 읽었어요. 게시판, 문자 다 본다고 하기에 소개가 안 되어도 좋으니 저도 쫑디에게 위로 한마디 하려고 보내봐요. 요즘 많이 바쁘고 힘들 텐데 씩씩한 모습 보여줘서 항상 고마워요.」라고 보내주셨습니다. 아이고, 그거 읽으셨구나? 신기주 기자님이 하시는, 신기주 기자님의 그 ○○콰이어 잡지(웃음). 감사합니다. 그래요. 재밌었어요. 인터뷰하면서 기자님 얘기도 되게 많이 했는데 좀 많이 나갔나 모르겠네? 어쨌든, 좋았고요. 이 라디오라는 게 좋은 매체죠. 정말, 너무너무. 사람마다 하면서 즐거운 일이 있잖아요. 해야 하는 일과 즐거운 일이 있는데, 라디오는 저한테 되게 즐거운 일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저한테 필요한 일. 내가 필요한 일이라기보다 저한테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을 해서.” 2015년 11월 4일 푸른밤 [본문으로]
  3. 「(…전략…) 그 어떤 위로에도 힘을 낼 수 없는 오늘이다.」라는 사연에 내일쯤을 써서 답하며 했던 코멘트들. “최면 걸듯이 '힘내' '힘내' 이런 말보다 '지금은 좀 힘들어 하고 우울해 하고 그런 다음에 정말 마음이 내킬 때 다시 돌아와' 이런 말이 필요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이 곡은 공개한 날 이야기를 드렸던 것처럼 '힘들어, 힘들어.' 그럴 때 '야, 힘내.' 이 말보다는 차라리 '힘들 때는 좀 쉬고, 굳이 오늘 힘 안 내도 돼. 내일쯤 힘내고 그리고 네가 한 달 쯤 우울하고 힘들더라도 나는 옆에서 묵묵히 이 자리에 있을 테니까 언제든 너 기분 내킬 때, 힘날 때 돌아와서 나한테 이야기해 주면 돼.'라는 가사를 이루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우리 가족분들에게 항상 '힘내요', '힘내십시오. 잘될 거예요.'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그런 말을 하면서도 죄송한 기분이 있어요. 그래서 가끔은 그 '힘냄' 그리고 씩씩함을 강요하지 않는 DJ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그 마음이 노래로 표현된 건 아닐까 싶습니다.” [본문으로]
  4. “「오늘 쫑디 지쳐 보여요. 쫑디가 제 하루의 끝을 항상 위로해 줬는데 저는 지금 이런 쫑디를 어떻게 위로해 줘야 하는 걸까요?」라고 보내주셨습니다. 이런 사연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되게 많거든요. 그런데 저는 사실 여러분을 위로하면서 '위로해야지! 위로하는 입장이야. 위로만 하는 자리야!'라고 생각하고 앉아 있지 않거든요. 저도 위로를 받고 있는 시간이니까 ― 사람이 대화를 하면서 한쪽에게만 에너지를 주지는 않죠 ― 저도 지금 에너지를 여러분께 많이 받고 있으니까요. 그냥 듣고 계시는 것만으로, 이렇게 문자를 보내주시는 것은 더더욱 크게 저에게 힘을 주고 계신 거예요. 제가 항상 '저 오늘 기분이 어때요', '저 오늘 기분이 어때요'라고 이렇게 솔직하게 얘기하는 이유들도 그런 것 같아요. 두 시간이란 시간 동안 우리가 함께하는데 그동안 제가 힘들고 지치고 안 좋은 감정이 든다고 그걸 숨기고 방송 진행을 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어느 정도 '내가 어떤 감정을 갖고 있어요'라고 이야기를 하고 그 감정에 대해서 여러분이 피드백을 해주시는 걸 또 내가 느끼고 그러는 게 ― 우리가 같이 만들어나가는 ― 그게 진짜 좋은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DJ를 하려고 해요, 앞으로도.” 2015년 10월 6일 푸른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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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의 신도시

종현이 소품집 <이야기 Op.1>과 음악이 이어지는 소설 <산하엽>을 발간했다. 샤이니가 아닌 종현이 찾은 신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을지로 뒷골목, 엘리베이터가 없는 낡은 건물 5층이 오늘의 촬영지였다. 요즘 힙스터들의 성지라 불리는 클럽 신도시다. 적당히 솔기가 터진 가죽 소파와 어디서 찾았는지 궁금한 옛 복사기 간판, 오래된 나무 서랍장, 커다란 플라스틱 통에 담긴 담금술까지. 요지경의 공간에서 종현은 자신의 기타를 꺼내 들었다. 종현은 카메라 뷰파인더에 스스럼 없이 녹아들었다. 모두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그를 샤이니의 종현으로만 알고 있다는 것은 섭섭한 일이다. 그는 아이유김예림, 손담비 등 가수에게 곡을 주고, 자이언티와 아이언, 휘성과 협업하며 음원 차트 순위를 줄 세운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했으니까. 쉼없이 노래를 지어온 그가 이번 가을에는 소품집 <이야기 Op.1>과 함께 소설책 <산하엽>을 냈다. 이슬이나 비에 젖으면 꽃잎이 투명해지는 작고 하얀 꽃, 산하엽. 그는 인생을 꽃과 시간으로 표현해달라는 라디오 청취자의 사연에 산하엽으로 답했다. “우리 인생에는 보이지만 피할 수 없는 것이 있어요.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항상 함께하는 것도 있죠. 이 꽃잎이 그래요. 누구나 삶을 살면서 감정에 촉촉이 젖어가고, 서서히 물들고, 다시 말라가고. 그런 것이 아닐까요? 세상은 언제나 요동치고 있으니 가장 크게 변하는 건 제 마음뿐인가 봐요. 그 변화를 이해하고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 이것이 행복의 기본이 아닐까요?” 종현이라는 이름으로, 그는 자신의 신도시를 찾기 위한 길을 걷고 있다.


종현


첫 소품집 <이야기 Op. 1>을 발매했어요. 왜 2집이 아닌, 소품집을 택했죠?

샤이니와 지난 1월에 발표한 솔로 미니앨범 <Base>, 뮤지션과의 협업이나 곡을 주는 것과는 또 다른 영역이라 소품집의 형태로 남기고 싶었어요.


앨범 자랑 좀 해줘요. 직접 만든 사람에게서 듣는 설명은 또 다르니까요.

DJ를 맡고 있는 <푸른 밤 종현입니다>의 프로젝트 코너 ‘푸른 밤 작사, 그 남자 작곡’에 선보인 자작곡을 새롭게 편곡한 9곡을 담았어요. 청취자들에게 받은 사연을 바탕으로 작업했죠. 오로지 제가 하고 싶은 방향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제 손으로 완성한 앨범이에요. 작사, 작곡은 물론 세션 연주를 맞춰보며 밤을 새웠죠. 이제껏 해보고 싶었던 것을 이 앨범에 풀었어요. 그만큼 더 애착이 가요. 제겐 특별한 일이었으니까요. 마치 사람들에게 ‘나는 내 음악을 잘하고 있어요’라고 들려주는 생존 신고처럼요. 이것이, 아니 이것도 내 음악이라는 자부심이기도 하고요. 내가 걸어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을 하나 뚫은 기분이에요.


방송 활동을 하지 않아 아쉽다는 반응이 많아요.

제가 정신적인 위안을 얻기 위해 만든 앨범인 만큼, 그 취지에 맞게 따로 활동을 하지 않기로 했어요. 대신 앨범 발매에 맞춰 서울 시내 곳곳에서 버스킹을 했어요. 첫 번째 솔로 앨범인 <Base>는 걱정이 많았거든요. 잘못하면 다음 앨범이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컸어요. 감사하게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다시 나올 수 있었죠. 그래서 이번에는 예전보다 마음을 좀 비웠어요.


첫 솔로 콘서트를 치른 기분은 어땠나요?

12회 차 중에 3회를 끝냈어요. 비교적 작은 무대다 보니, 관객들의 응집력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재미있었어요. 태민이(샤이니) , 정인 누나, 시인 하상욱 씨처럼 매번 다른 게스트를 초대해서 무대를 꾸몄기 때문에 그간 경험해보지 않은 또 다른 즐거움이 있었고요.


<디 아지트: 더 스토리 바이 종현>이라는 콘서트 제목 역시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예전부터 ‘음악은 이야기다’라는 말을 해왔어요. 가수는 이야기꾼이라 생각했거든요. 누군가 공감하고, 교감하고,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잖아요. 어떤 이야기를 노래하든 듣는 이가 화자의 이야기에 감정의 동요를 얻는다면 그건 좋은 음악이라는 답도 얻었죠. 샤이니에는 샤이니만의 뚜렷한 색이 있고, 협업은 그 가수에 맞는 색깔을 존중해서 함께 곡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해요. 그러니까 소품집 <이야기 Op. 1>은 오로지 저만의 개인적인 이야기인 거예요. 온전히 나만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욕심에 콘서트의 공연곡 세트리스트까지 제가 결정했어요. 크레딧에 제가 작곡가, 작사가로 올라간 곡으로만 구성했죠. 이야기꾼으로서 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어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은, 타인을 위로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사람과 그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려는 사람의 만남은 하나의 사건이다.” 콘서트에서 했던 이 말이 인상 깊어요. 당신이 원하는 청자와의 관계인가요?

그 말은 라디오의 오프닝처럼 시작했던 말이에요. 누군가의 말을 인용한 거죠. 정확히 말하면 말하는 자와 듣는 자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고, 쌍방의 이야기가 오가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어요. 서로가 소통하는 거죠. 원하는 노래를 신청받아서 들려주거나, 관객의 사연을 받아서 노래로 풀어주고요. 이를테면 혼자 오신 분,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 분을 찾아서 즉석으로 반주 없이 노래하기도 해요. 완곡이 아닌 곡까지 치면 20여 곡을 부르지만, 공연마다 노래가 다르고, 흐름도 달라요.


공연의 중간 점검을 해본다면요?

이번에는 모든 걸 충족시키기보다는 아쉬움을 남기려고 노력했어요. 저 뿐 아니라, 관객들에게도요. 완벽하지 못해서 아쉽다는 게 아니라 공연이 끝나는 게 아쉽다, 그래서 더 보고 싶은 좋은 아쉬움이요. 다음이 궁금한 공연을 만들고 싶던 목적은 이룬 것 같아요. 일단 전 그래요.


그 소통은 마치 ‘천지창조’ 그림처럼 손끝이 닿은 일러스트의 앨범 재킷과도 일맥상통하는군요.

맞아요. 그 재킷 그림은 ‘너와 나’를 표현하는 수화예요. ‘유앤아이’라는 수록곡에 어울리기도 하고요. 항상 노래를 만들 때마다 듣는 사람들도 나와 같은 마음일까, 궁금했어요. 이번 공연으로 답이 채워진 거죠.


이제까지 다섯 명이 하던 무대를 혼자 채웠잖아요. 12회는 짧지 않은 횟수죠. 체력은 괜찮아요?

3일 동안 네 번의 무대를 가졌는데, 그렇게 힘들지 않던데요? 많은 사람이 걱정해주었지만, 아직까지는 즐거워요.


소품집과 짝을 이루는 소설책 <산하엽: 흘러간, 놓아준 것들>을 발간했죠. 트랙마다 소설이 이어지는 형식이 색다르게 느껴졌어요.

이제까지 상상력이란 음악이 주는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해왔어요. 노래는 시작과 끝을 열어두죠. 이별을 노래하면 왜 헤어졌고, 그 뒤는 어떻게 되는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아요. 듣는 이는 그 빈틈에 저마다 자신을 대입하며 곡을 해석하죠. 그 상상을 멈추게 하면 어떨까 궁금했어요. 창작자로서 어떻게 보면 못된 행동일 수 있는데, 노래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 중 하나이지 않을까, 또 다른 재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시작과 끝이 모호한 나의 음악을 관통하는 하나의 이야기가 있다면, 감상자로 하여금 더 복잡한 감정과 뚜렷한 그림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도 궁금했고요. 그래서 글을 썼어요.


당신이 곡을 쓰는 작업 방식인 건가요?

이번에는 곡을 쓰고 글을 썼지만, 곡을 쓸 때에는 앞과 뒤를 상상하는 버릇이 있어요. 듣는 이의 입장에서 상상하게 만들어야 감정의 동요가 더 잘 일어날 테니까요. 추상적으로는 그렇고요. 구체적인 제 곡 작업 방식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거예요. 예를 들면, 저 앞에 있는 작은 노란 창문은 창이 노란색이어서 밖이 노랗게 보이는지, 밖이 노란 세상이라 창이 노란색인 건지 생각해보는 거죠. 그럼 세상에 대한 왜곡을 주제로 가사를 풀어요. 그렇게 사물에 나를 녹여내는 법을 찾죠.


흥미로운 창작의 연결고리네요.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어요. 주인공이 기자라서 더 감정이입을 했나 봐요.

30분이면 후루룩 읽는다고 하던데요(웃음)? 전 책을 소리 내며 읽는 편이라 40분 정도 걸렸어요. 준비는 오래했지만 비교적 짧은 기간에 몰입해서 책을 완성했어요. 쓰면서 문장력에 좌절했지만요.


주인공인 기자, 소설가, 후배, 인터뷰를 하는 가수. 모두 당신에게서 출발한 인물인가요?

맞아요. 모두 저이기도 해요. 특히 그중에서 인터뷰를 하는 가수는 완벽한 제 이야기이죠. 그가 하루의 끝을 욕조에서의 반신욕과 향초, 음악으로 마무리하는 것도,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땐 소설가처럼 제주도를 찾는 것도 제 습관이에요.


콘서트 주제처럼 당신이 좋아하는 아지트는 어딘가요?

집이요. 제 집에는 빛이 잘 들어오지 않아요. 벽은 어두운 색으로 인테리어했어요. 마음이 차분하게 편해져요. 일이 없는 날에는 향초를 피워놓고 LP판을 듣거나 무성 영화를 봐요. 혼자 있을 땐, 집에서 무기력하게 늘어져 있는 걸 좋아해요.


당신의 이야기는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흘렀으면 하나요?

하고 싶은 건 다 했어요. 올해 나름의 커다란 숙제였던 소품집과 콘서트, 소설책까지 끝냈죠. 이후부터는 지금 진행 중인 외부 작업을 마무리해야 해요.


수확기가 있었으면, 잠시 농한기가 있어야 충전을 할 텐데요.

그러게요. 끝나지가 않네요. 사실 전 저를 괴롭히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일이 끝나는 걸 못 보나 봐요.


그건 성격인가요?

맞아요. 쉬질 못해요. 쉬면 불안해요. 어떻게 보면 저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지금보다 더 잘하고 싶다는 욕망에서 출발해요. 아티스트로서 나와 다른 감성을 지닌 사람, 내가 느끼지 못한 감각을 지닌 사람을 늘 부러워하죠. 태생이 작은 그릇인데, 욕심부려서 그릇을 크게 만들려고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건지도 몰라요. 멀리보면 세상의 모든 일을 제 노래로 풀어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맞아요. 이것도 욕심인 거죠.


오늘 하루의 끝은 어떻게 마무리할 건가요?

어제와 똑같을 거예요. 피곤해서 샤워만 하고 잘지도 모르겠네요.


Behind the Scene


종현의 옆모습

샤이니의 종현을, 종현의 이름으로 만났다. 새로운 소품집 <이야기 Op.1>과 소설책 <산하엽>을 발간하고, 연일 콘서트를 치르던 그였다. 주어진 시간은 3시간 남짓, 창밖으로는 해가 지고 있었으니 마음은 덩달아 초조했다. 촬영 중 그가 잠시 테라스에 나가 숨을 고를 때, 갑자기 영감을 받은 사진가가 셔터를 눌렀다. 덕분에 예상치 못한 멋진 사진을 건졌다. 얇은 슬리브리스 티셔츠를 입은 화보 속 사진이 바로 그것이다. 추운 날씨에 헐벗겨서 밖으로 내몰진 않았으니, 오해가 없길 바란다. 종현은 자신의 음악 이야기에 대한 인터뷰를 시작하자 활기를 되찾았다. 오랜 시간 고민해 찾은 그의 철학은 확고해 보였다. 라디오 <푸른 밤 종현입니다>의 DJ를 위해 떠난 그의 뒷모습을 보며, 아티스트의 길을 걷는 청년에 대해 생각했다. 편견, 그 무게에 대해서 말이다. 인터뷰를 정리하며 그가 만든 노래를 반복해 들었다. 좋았다. ‘하루의 끝’을 들으며 덕분에 이번 마감을 넘긴다. 고맙다는 인사는 다음에 만나 제대로 전해야겠다.


ⓒallure: 에디터 박소현, 포토그래퍼 목정욱, 스타일리스트 김봉법, 헤어 이에녹, 메이크업 김지현

2015 09 종현 홍콩 ELLE MEN 엘르 맨 No.25: THIS MAGIC MOMENT (화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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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MAGIC MOMENT

5인의 기적의 무대


2주년 기념 한국의 인기 남자 그룹 서울 독점 인터뷰

SHINee



번역은 천천히.



ⓒELLE MEN HONG KONG: 포토 김참, 스타일리스트 최인혜· SAMUEL LEE, 헤어 김주희, 메이크업 임정호, 코디네이션 DON LUI · KARA CHUNG, 텍스트 KARA CHUNG

2015 08 20 종현 HIGH CUT 하이컷 vol.156: 샤이니 샤이니 (화보, 인터뷰)



너는 나의 샤 이 니

너는 나의 뮤직, 너는 나의 샤이니.


샤이니는 '깨발랄'했다. 포토그래퍼가 "지금도 멋있는데, 조금 더 막 사는 애들처럼"이라는 주문을 하니 민호는 허공에 주먹을 휘둘렀고,여기에 종현이 "막 사는 거?"라고 되짚자 태민은 "막걸리 사이다 섞는 거?"라고 받아치며 그들만의 만담을 이어갔다. (…) 인터뷰 중에도 소년미는 여전했다. <마녀사냥> 출연기를 전하는 태민에겐 종현의 "병풍"이라는 장난이 가차 없이 가해졌고, 민호는 게임 이야기에 눈을 반짝였다. 요리 실력을 칭찬하자 들뜬 키는 어깨를 들썩였다. 2008년 '누난 너무 예뻐'를 부를 때부터 소년이었고, 2015년 'Married To The Music'을 외칠 때도 여전히 소년인 샤이니를 만났다. 데뷔 8년 차 아이돌의 능숙함 속에 새하얀 소년미를 감추고 있는 '반전' 샤이니와의 인터뷰.


벌써 데뷔 8년차예요. 그런데도 무대 위에서의 샤이니는 대충 하는 법이 없는 것 같아요. 완벽주의라는 생각도 들고.

종현 무대마다 다른 것 같아요. 대충 해서 멋있는 무대도 있고, 열심히 해서 멋있는 무대도 있죠. 샤이니가 지금까지 보여드렸던 무대들은 열심히 해야 더 멋있어 보이는 무대였고요. 그래서 완벽주의처럼 보이지 않았을까요? 그냥 항상 콘셉트에 충실하게 열심히 하는 팀인 것 같아요.

온유 완벽주의라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무대를 즐기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기운이 없으면 서로 다독여주죠. 분위기가 항상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파이팅을 외치는 건 민호가 잘해요.


샤이니의 지난 8년을 되돌아보자면?

온유 폭풍이 휘몰아쳤죠. 이것저것 보여드리기도 했고, 많은 팬분들을 만나기도 했고. 다치기도 했고. 우여곡절이 많았으니까요.

그냥 공부였던 것 같아요. 직업만 다를 뿐이지 다른 사람들의 삶과 똑같다고 생각하고요, 하루하루가 다 배우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저희에겐 다 이득이었죠. 배운 걸로 일을 하면 또 다른 배움이 생기거든요.


샤이니라고 하면 트렌드 최전선에 있다는 느낌이 강해요. 새 앨범을 준비할 때마다 부담이 되나요?

종현 앨범을 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아쉬움이 늘 있기 때문에 다음 앨범에 더 힘을 쏟아요. 열등감도 가지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고.

온유 매번 새로운 걸 해야 되겠다는 것보다는, 가장 잘할 만한 걸 찾아요. 원래 컨템퍼러리 밴드라는 콘셉트를 지향하는 팀이라 항상 트렌드를 선도해나가고 싶었는데, 지금은 그냥 즐겁게 하자는 주의죠.

앨범이 나올 때마다 어떤 걸 보여줄지 고민이에요. 당장 예쁘냐, 안 예쁘냐가 중요한 건 아니죠. ‘View’를 통해서는 올드스쿨이라는 카드를 빨리 썼다고 생각해요. 그걸 유행시켰다는 말은 아니지만, 지금은 다들 그렇게 입고 다니잖아요.


이번 리패키지 신곡은 어떤 노랜가요? (인터뷰는 ‘Married To The Music’ 공개 전 진행되었다.)

종현 샤이니스러워요. 뚜렷한 샤이니 색.

민호 (새 앨범에서는) 음악과 결혼했어요! 추상적인 말이지만 진짜예요.

온유 (민호의 비유에 정색하며) 저는 그러고 싶지 않아요. 저는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꿈꾸는 사람이에요(웃음).


역시 샤이니 하면 퍼포먼스인데, 기대해도 되죠?

온유 너무 힘들어요. ‘힘을 줬다 뺐다’가 확실한 퍼포먼스?

정신없어요. 열심히는 할 수 있는 안무에요.

민호 그동안 샤이니가 해보지 않은 퍼포먼스에요.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종현 날아다녀요.

태민 아주 위험하고, 서커스하는 줄 알았어요.

종현 라스베이거스에 온 줄 알았죠. (퍼포먼스는) 그런데, 음악과 결혼하고(웃음).


태민 씨랑 온유 씨는 어쩌다 <마녀사냥>에 나오게 된 거에요. 영원히 소년이고 막내일 것 같은 이미지인데 그래도 괜찮아요?

태민 저도 갑자기 <마녀사냥>에 나가라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전혀 괜찮지 않아요. 말도 못하고 가만히 앉아 있다가 왔어요.

종현 병풍.

(…)


(…중략…)


샤이니가 요즘 가장 빠져 있는 것은 뭐예요?

종현 LP판. 모으고, 듣고 있어요. LP의 매력은 감성이죠. 사운드의 디테일 말고, 아날로그적 감성. 최근에 구하고 있는 건 디앤젤로(D'Angelo)의 앨범이에요.[각주:1] 저 어릴 때 어머니가 레코드점을 해서[각주:2] 원래 LP판을 많이 갖고 있어요. 이번 달엔 50장 정도 샀고요.

(…)


한 달만 여유가 생긴다면 하고 싶은 일?

(…)

종현 저는 여행 안 좋아해요. 그냥 작업하고 싶어요. 글 쓰고 음악 작업하고.[각주:3] 특별히 무언가를 바꾸는 걸 어려워하는 타입이에요. 여행 가는 건 지치고.[각주:4]

(…)


(…후략…)


ⓒHIGH CUT: 기자 김지원, 포토그래퍼 주용균, 스타일리스트 최민혜, 헤어 임정호(아우라), 메이크업 김주희, 어시스턴트 김예지·남윤미

  1. “사실 전 D'Angelo를 엄청 좋아해서 Brown Sugar 앨범 나왔을 때 정말 최고다 ― 사실 앨범 나왔을 때(1995) 안 건 아니고 제가 나이 든 후에 Brown Sugar 앨범을 알게 된 거죠. 어렸을 때였는데, 그때 중학교 때였을 거예요. ― 처음에 딱 듣고 '야, 이 사람이다! 내가 원하는 목소리다!' 이랬었거든요. 그 이후에 내가 원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왔어요(웃음). 몇 명이 더 나오긴 했어요. 그런데 상당히 좋아했던 보컬 중 한 명입니다.” 2014년 3월 27일 푸른밤 [본문으로]
  2. 지금으로부터 가장 먼 기억은? “어머니가 레코드점을 하셨어요. 그때 레코드점 앞에 있는 꽃을 따서 빨아 먹은 게 기억나요.” 2010년 8월 NYLON [본문으로]
  3. “「쫑디, 혹시 이번 여름 휴가 계획 혹시 세웠나요? 궁금해요.」라고 보내주셨습니다. 저는 이번 여름에, 작업 계획을 많이 세워놨어요. 이게 제 나름의 휴가 계획이거든요. 하고 싶은 것들이 좀 생각이 많아져서 이것들을 빨리 좀 음악적으로 해석을 한다든지,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든지, 그런 욕심을 좀 부리고 있네요. 그래서 리패키지 활동이 끝나고 나면 완전 몰두해서 작업실에서 칩거 생활(웃음) 하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2015년 7월 1일 푸른밤 [본문으로]
  4. “저는 사실 여행 다니면 들어오는 이 많은, 모든 정보가 너무 수용하기가 힘들고, 그것들을 감당할 수가 없는 스타일이어서 그냥 혼자 집에 가만히 있는 게 가장(웃음) 좋거든요. 혼자 공상·망상 이런 것들 하는 것 되게 좋아하고요.” 2015년 7월 1일 푸른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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