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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아봐

주춤거리지 않고, 서두르지 않고, 종현은 앞으로 간다.


종현


“가사는 주로 휴대전화 메모장에 써요. 처음 몇 줄만 음절에 맞춰 임팩트 있게 써놓고, 그 뒤론 이 가사를 어떻게 진행할지 스토리텔링 구조를 덧붙여요.”


밸런타인데이네요, 오늘.

네. 라디오 진행을 하다 보니까 그런 건 모를 수가 없어요. 


남 얘기 같아요?

완전 남 얘기죠. 딴 세상. 기념일 챙기고 이런 거 안 좋아해서…. 팬들한테도 매년 이야기해요. "상술입니다. 선물하지 마세요."


내일이 솔로 활동 마지막 방송이에요. 이런 것도 별 감흥은 없겠네요.

네. 정말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다가 갑자기 뚝 사라지기 때문에….


솔로 활동을 자평하자면? 

재미있었어요. 예상하는 것들이 빗나가 더 재미있었던 것도 있고요.


타이틀곡요?

네. 어쨌건 메인 타이틀은 '크레이지'였는데 방송을 많이 한 건 '데자-부'가 됐어요. 플레이어에게 타이틀곡은 '내가 잘할 수 있는 곡'이에요. 그런데 메이커에게 타이틀은 '떠야 하는 곡'인 것 같아요. 이 두 가지 접점이 잘 맞아떨어진 곡이 '데자-부'이고요. 내 음악의 흔적이 '데자-부'라면 새로운 것에 대한 강박과 고민의 흔적이 '크레이지'가 아닐까….


짐작과 결과가 달라 깨닫게 된 것도 있겠죠?

이번 활동에서 뭘 배웠는지, 확실히 생각을 정립하지 못했어요. 활동 끝나면 하루 정도 생각의 시간을 가질 거예요. 아, 지금 잠깐 생각해볼게요. 음…. 앨범을 만들면서 대중적 반응이랄까, 이게 좀 더 사람들의 귀와 눈을 끌겠지, 라는 것들을 어렴풋이 느끼고는 있었어요. 활동을 하면서 맞아떨어진 부분은 확신이 됐고, 내 의도와 달리 해석됐더라도, 식견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기란 힘들죠.

맞아요. 사실 앨범을 서포트해주는 사람들은 플레이어를 객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그 플레이어의 좋은 점만 봐주고 그걸 극대화시킬 방법을 찾으면 되니까요. 전 이번 앨범에서 메이커와 플레이어의 역할을 오갔기 때문에, 그 대상이 저 스스로라는 점이 좀 부담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처음부터 타이틀곡만큼은 제가 플레이어의 입장에만 충실하겠다고 얘기했어요.


그 말은, 다른 곡에서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하겠다는 선언 같은 거죠?

하하. 그런 것도 같아요. 이번 앨범에서 '크레이지'와 '일인극' 두 곡을 제외하고는 저의 의도와 바람대로 다 한 곡들이에요.


몇 년 전 <GQ> 인터뷰 때도 비슷한 말을 했어요. 하고 싶은 대로 다 했다고. 그려왔던 대로 걸어왔다고요.[각주:1]

네. 근데 그때 그 말을 사람들이 좀 오해한 부분도 있었어요. 하고 싶은 걸 다 했다는 게 사고 싶은 걸 다 사고, 먹고 싶은 걸 다 먹는, 이런 일차원적인 이야기가 절대 아니에요. 내가 원하는 이상향, 방향성을 잡는 것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뭔가 단어의 뉘앙스를 다르게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아요.


멋있었어요. 아직도 유효한 말인가요?

어렸을 때는 가수가 되기 위해 연습을 했고 지금은 작곡가가 되고 싶어 곡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아직도 전 하고 싶은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좋은 곡이 나오든, 좋은 곡이 못 나오든, 그건 평가의 문제지 방향성에 대한 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어요. 동시에 이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인 것도 같아요.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어요?

그럼요. 그 일을 했을 때 기쁜가 안 기쁜가.


하고 싶어서 했는데, 묘하게 안 기쁠 때도 있잖아요.

그건 하고 싶은 일을 향해 달려가다 초점이 흐려졌을 때 문제인 것 같아요. 만약 내가 음악을 하고 싶다고 쳐요. 그러기 위해서는 무대에 올라가서 춤을 열심히 춰야 되고, 무대에 올라가서 춤추려면 연습을 해야 하고요. 그럼 연습을 하는 게 내가 하고 싶은 걸까요? 이건 되게 애매한 거잖아요. 춤연습을 열심히 해서 결과적으로 곡을 잘 쓸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면, 전 그것도 같은 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난 하고 싶은 걸 하고 있는 거죠. 지금 당장 행복하고 즐겁고를 떠나서 미래를 기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 하고 싶은 일이죠. 예를 들면, 저는 이런 게 좀 힘들어요. 카메라 앞에서 남들을 웃기는 거. 예능 프로그램 촬영이 어려워요. 그런데 그걸 함으로써 제가 다른 많은 기회를 얻게 된다면요? 같은 일이, 하고 싶은 일이 될 수도 있고 하기 싫은 게 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빠져드네요.

사기꾼이에요, 저. 하하하. 사주 보러 간 적이 있는데, 제가 말하는 걸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 선생님이 될 상인 것 같은데, 사주를 보아하니 어렸을 때 공부를 전혀 안 했으니 이건 사기꾼의 사주라고요. 흐흐.


그 역술가 사전엔 직업이 몇 개 없나 보네요. 이런 얘기 더 해볼까요? 뜬구름 잡는 건지 몰라도 재미있네요.

하하. 근데 전 뜬구름 잡는 거 안 좋아해요. 뜬구름을 끌어내려서 마무리지어야 되는 성격이라서요.


친구들과 만나면 말을 제일 많이 하나요?

그런 무리도 있고요, 아닌 무리도 있죠. 항상 사람은 무리에 따라 표정을 바꾸니까요.


발전하려면 뭐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통증. 어떻게 보면 되게 부정적인 단어잖아요. 그런데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성장통 뒤 생기는 살트임처럼, 혹시나 통증에 증거가 남는다 해도 부끄러워 할 일이 아닌 것 같아요.[각주:2]


확신한다는 건 경험해 봤다는 뜻인가요?

그럴 수도 있고요. 꼭 통증으로 일이 잘 해결되지 않는다고 해도, 내 인생에 도움이 되는 건 분명히 있을 거예요.


슬럼프와는 어떻게 다를까요?

슬럼프는 나도 이유를 찾지 못하는 상태에서 코마 상태가 오는 거고, 통증은 오는 걸 알면서도 일부러 부딪히는 것도 있는 것 같고요.


더 무서운 건 슬럼프가 왔다는 것도 모를 때 아닐까요.

그래서 저도 요즘 "초심을 잃지 않겠습니다"라는 말에 대해 자주 생각해요. 이 말이 단순히 성실히 하겠다는 뜻은 아닌 것 같아요. 겉으론 굼떠 보이지만 제대로 하고 있을 수도 있잖아요. 제 기준에 초심은 물음표에 가까워요. 물음표를 지우지 않는 것이 초심을 잃지 않는 것, 계속해서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가….


8년 차인데, 굴곡이 있다면요?

모두가 그런 이야기 하잖아요. 내가 간 학교가 제일 힘들고 내가 하는 야간자율학습이 제일 늦게 끝나고 내가 간 군부대가 제일 빡세고. 제 인생의 굴곡도 특별할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남들과 다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세 번 정도의 위기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말하니, 어떤 일이었는지 묻진 않을게요.

뭐 그다지 재미있는 이야기도 아니에요. 흐흐.


목소리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볼까요? 이번 앨범에선 특히 곡마다 톤이 바뀌는 보컬이 화려했죠. 실험 같은 건가요?

사람들이랑 이야기를 나누면 1번 트랙에서 마지막 트랙까지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게 좋은 앨범인 경우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기도 해요. 그런데 제 생각엔 여러 가지 색을 내는 앨범도 나쁘지 않거든요. 이번엔 그걸 놓치고 싶지 않아요. 내가 가진 여러 스타일을 곡에 맞춰서 계속 사용할 것 같아요. 다음 앨범이 언제 나올지 모르고, 그때 작업에 들어가봐야 알겠지만, 그때도 아마 보컬에선 지금처럼 전투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요?


'Neon'에서처럼요? 목소리와 잘 어울렸어요.

제 목소리와 어울리는 곡은 'Neon'과 '데자-부'인 것 같아요. 'Neon'은 멜로디 메이킹을 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기교, 고음과 화성을 때려 박은 곡이에요. 부담스러울 정도로 많은 애드리브와 여러 가지 톤을 사용하지는 게 애초에 작곡 콘셉트였어요. 그런 부분에서 제 보컬이 가장 극대화될 수 있는 곡인 것 같아요. '데자-부'는 그냥 제가 좋아하는 뉘앙스가 많이 들어가 있어요. 발음의 뉘앙스나 음가가 없는 내레이션 같은 거요.


노래하는 자신의 목소리는 어디서 들을 때가 가장 좋았어요?

제 방이오. 좋은 인이어 귀에 꽂고요.


주로 몇 시쯤이에요?

밤 열두 시 넘어서인 것 같아요. 이번 노래들은 다 그때 썼어요. 그 시간이 주는 감성에 가장 잘 맞는 멜로디와 가사예요.


정말 좋은 노래가 있어요. 전 세계 어디든, 정말 좋은 음질로 들을 수 있다면, 어디를 고를래요?

제 방이요. 익숙한 곳에서 멀어지는 걸 싫어해요.


뭘 입고 있죠?

속옷 정도?


참고: 

2016년 9월호 GQ

 

2017년 2월호 GQ


ⓒGQ: 포토그래퍼 안하진, 에디터 손기은, 스타일리스트 배보영, 헤어&메이크업 이소연, 어시스턴트 류솔

  1. “어렸을 때부터 원했던 길을 계속 걸었거든요. 다 하고 싶은 대로 했어요. 밴드부에 들었고, 고등학교 다니다가 음악학교로 전학 갔고, 자퇴하고 검정고시 봤고, 다음에 데뷔했고, 하고 싶은 대로 살았어요. 그려왔던 대로 걸어왔어요.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요.” 2010년 10월 GQ [본문으로]
  2. 성장과 성장통, 그리고 성장의 증거 관련 종현의 인터뷰 정리는 여기(http://jhsv.tistory.com/100#growing_pains).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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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E spotlights


소년은 어느새 자신만의 음악과 청춘다운 삶을 이야기하는 스물여섯 남자가 됐다. 자작곡과 다채로운 협업으로 꽉 채운 첫 솔로 앨범 를 발표한 샤이니 종현. 카메라 앞에서는 섹시하고, 카메라가 꺼진 뒤에는 더욱 솔직했던 그와의 이야기.


honest & sexy

솔직한 남자는 섹시하다. 샤이니의 종현도 그렇다. 변화하는 감정과 청춘다운 생각에 솔직하고 싶은 스물여섯 아이돌이다.


종현

※ 임의로 단락 나눔

"감성 글을 쓰는 시대가 다시 왔으면 좋겠다. (중략) 감성의 초점이 다른 사람들한테 오글거린다며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도 안 했으면 좋겠다." 당장 리트윗을 누를 뻔했다. 인터뷰를 앞둔 스타의 SNS를 살펴보는 건 소개팅 나가기 전 상대방을 탐색하는 것과 비슷하다. 공감을 일으키는 이런 '감성적인' 생각을 지닌 남자라면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기다렸다는듯 솔로 프로젝트를 발표한 그룹 샤이니의 김종현이다. "그전부터 SNS에 야금야금 '스포'를 날리긴 했어요. 팬들도 준비운동이 필요하니까요(웃음)."


글로벌한 인기를 누리는 경력 8년 차 아이돌의 노련함은 사진 촬영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체중이 훌쩍 줄어든 모습이지만 옷을 갈아입으며 드러낸 상체는 그 어느 때보다 탄탄히 조율돼 있다. 때론 섹시하고 때론 나른한 눈빛이 교차하는 순간들, 순조로운 흐름 속에서도 온몸의 감각을 팽팽하게 당기고 있는 '설레는 긴장감'이 느껴졌다. "스스로 평생 음악을 할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조급함은 없었어요. '언제'라는 목표 없이 그저 음악적 발전을 위해 혼자 노력해 왔던 것들이 이번 앨범에 큰 도움이 됐어요."


종현의 첫 미니 앨범 <Base>는 단지 말뿐인 솔로 앨범이 아니다. 팀의 메인 보컬인 그는 개인적인 음악적 성취가 가장 기대되던 멤버. '줄리엣', '너와 나의 거리' 등 샤이니 앨범 수록곡의 노랫말을 쓴 그의 작사 실력은 팬 사이에서 입소문 나 있다. 중학교 시절 함께 밴드 활동을 했던 두 명의 친구와 '위프리키'란 팀을 꾸려 계속 곡을 써왔고, 동료 가수인 아이유와 손담비에게 곡을 주기도 했다. 종현은 이번 앨범에서 7곡의 트랙 중 4곡을 자작곡으로 채웠고 전곡 작사에 참여했다. "가장 심혈을 기울인 건 앨범의 퀄리티죠. 음악 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 앨범에 신경 쓰겠지만 '병적이다 싶을' 정도로 신경을 곤두세웠어요. 평소 음악을 할 때 상당히 개인적인 편인데, 이번에는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고 이야기를 들으며 중간점을 찾으려 노력했어요. 그래도 함께 일한 분들은 '고집 있다'고 생각했을지 모르겠지만(웃음)."


팀과의 교집합을 고민했던 이전과 달리, 온전히 자신이 들려주고 싶은 음악의 '기본'을 담았다는 이번 앨범. 소울·R&B를 기반으로 여러 장르를 섞은 게 특징이며 실력파 뮤지션들과의 협업도 꾀했다. 타이틀곡 'Crazy'는 <쇼미더머니3>를 통해 이름을 알린 래퍼 아이언과 레트로 힙합 풍의 '데자-부'는 평소 친분이 있는 자이언티와 호흡을 맞췄다. 종현이 '우상'으로 꼽는 선배 휘성과 함께 노랫말을 쓴 곡 '할렐루야'도 있다. "어릴 때부터 정말 좋아했던 분이에요. 휘성 형의 앨범을 들으며 작사 공부를 많이 했어요. 그래서 이번에 꼭 한 곡 가사를 써달라고 떼를 쓰다시피 했어요. 형의 '너라는 명작'이란 노래를 굉장히 좋아해서, 오마주처럼 가사 속에 집어넣었죠."


종현이 지닌 남다른 감성과 언어적 감각을 들여다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매일 밤 12시 MBC 라디오 채널에 귀 기울이는 것. 성시경, 알렉스, 정엽 등 대대로 남자 가수들이 지켜오던 프로그램 <푸른 밤>의 DJ를 맡은 지 1년이 되어간다. 한밤의 라디오로 만나는 종현은 게스트들과 유쾌하게 대화를 이끌어나가고, 듣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듯 다정하며, 때로는 멜랑콜리하다. "원래 별일 없이 밤늦도록 깨어 있는 편이라 DJ 제안이 왔을 때 더없이 반가웠죠. 라디오를 하면서 위로받는 느낌이 들어요. 내가 좀 힘들다고 해서 TV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서 지친 내색을 하는 건 예의가 아니잖아요. 하지만 라디오는 매일 만나는 거니까, 그날의 기분에 좀 더 솔직해질 수 있어요. '오늘은 좀 울적해요'라고 말해도 괜찮아요."


스물여섯 종현의 사람다움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창구는 트위터(@realjonghyun90). 장난기 많은 남자친구처럼 팬들과 소통하고 시인 하상욱, 만화가 정다정 등 다양한 이들과 친교를 맺고 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소신 있는 발언도 적지 않다. 1년여 전 '무선전화기 사용 금지 법안'을 꼬집는 멘션은 네티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관련 정책이 바뀌는 데 한몫했다. 그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드러내는 데 두려움이 없다. "제가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에요. 여러 가지 감정을 급변하게 느끼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상대방이 원하는 나의 모습을 모르는 건 아니에요. 맞춰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내가 느끼는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려 해요." 성장하고 싶은 젊은이의 마음과 표현하고 싶은 아티스트의 본능,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줄 아는 프로의식이 동시에 읽히는 종현.


중학교 시절 SM 연습생으로 발탁된 이후, 만화책 읽거나 빔 프로젝터로 영화를 보는 소소한 여가 외의 시간은 오롯이 샤이니로 살아왔다. 덕분에 하고 싶었던 '내 음악'을 향한 길을 찾았다고 말하지만, 과연 인생의 행로에 대한 갈피도 잡은 걸까. "저는 지금 청년이고, 청년이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것에 대한 나름의 생각은 갖고 있어요. 정의롭지 않은 것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거나 바꾸려고 노력하는 게 청춘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었을 때, 그러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없었으면 좋겠어요." 이토록 선명하게 자신의 꿈과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20대 남자를 마주한 게 얼마 만인지!


며칠 뒤, TV 음악 방송에서 종현의 'Crazy' 무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진성과 가성을 오가는 창법과 스탠딩 마이크를 활용한 퍼포먼스는 유혹적이었다. 귀로 감상하는 앨범은 더욱 다채로웠다. 직접 작곡, 작사했고 가수 윤하와 함께 부른 '러브 벨트'는 특히 포근하고 감미로웠다. CD에만 들어 있는 히든 트랙, 마블 사의 영화 끝에 나오는 쿠키 영상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포춘 쿠키'를 들으면서 뜨겁고도 차분했던 대화 한 토막을 다시 떠올렸다. "음악에 대한 제 사랑은 일방적이에요. 보답을 바라지 않아요. 제가 무언가 보여줬을 때 누군가 즐기고 사랑해 준다면 정말로 고마운 일이에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들이 좋아해 줄 만한 음악을 목표로 삼진 않을 거예요.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게 내 인생에서 주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ELLEguestlist


포토그래퍼 김형식


특유의 감성적인 사진 톤에 반해 이달엔 무려 3인의 포트레이트를 그에게 맡겼다.


이달 뷰파인더 너머로 본 샤이니 종현, 장수원, 최우식은

샤이니 종현은 진(Gin)과 소다수, 장수원은 바게트, 최우식은 카푸치노가 떠오른다. 현재 시각 새벽 1시, 배가 살짝 고파서 그런가?


Behind the Scenes


블링블링 눈부신 종현

솔직한 남자는 섹시하다. 고로, 샤이니 종현은 섹시하고도 남는다. 뇌가 섹시한 감성 아이돌 종현과 <엘르>가 만난 날의 스파크!


첫 미니 앨범 <BASE> 감상 포인트는?

제가 생각했던 저의 음악관들을 많이 담았고, 그리고 다른 아티스트들과 새로운 곡들을 많이 작업을 해봤으니까 그 곡들의 시너지를 좀 유의 깊게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꿈꾸는 밸런타인 데이는?

밸런타인 데이라, 그게 뭔가요(웃음)? 밸런타인 데이 때는 사실 놀이공원을 한번 가보고 싶어요. 누가 됐든지 (함께) 놀이공원을 가서 막 신 나게 즐기고 떠들고 맛있는 거 엄청 많이 먹고 목 쉴 때까지 소리 지르고 그러다 집에 와서 녹초가 돼서 잠들어 버리고 싶네요.


ⓒELLE: 포토그래퍼 김형식, 스타일리스트 김봉법, 에디터 김아름, 세트 스타일링 유여정, 헤어&메이크업 김환, 어시스턴트 임세은, 영상 mugf



끼와 정의 사이, 종현

종현은 오래 생각하지 않았고, 마치 질문을 예상이라도 한 듯 거리낌 없이 답변을 쏟아냈다. 평범한 내용도 그만의 끼로 특별한 생각이 됐다. 종현의 강한 자신감이 그 베이스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잿빛과 녹색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헤어 컬러가 종현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그는 테스트 촬영을 마친 모니터를 살피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의상과 헤어, 스튜디오 분위기가 잘 어울리나요? 어떤 포즈를 취하면 사진이 더 근사하게 나올까요?" 순간 촬영장은 조용해졌다. 그 자리에서 아무렇지 않은 사람은 종현뿐인 것 같았다. 셀러브리티와 촬영하면 모니터를 한 번도 보지 않는 이도 있고, 무심하게 살피고는 판단은 스태프들의 몫이라 여기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어떠한 코멘트를 하지 않는 이도 있다. 종현은 둘 다 아니었다. 현장에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감지하고 그 몫을 더 잘해내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다. 샤이니의 보컬 종현이 아니라 한 명의 아티스트 종현이 더 궁금해지기 시작한 건 그때부터다.



종현


솔로 앨범 발표를 앞두고 누구보다 새해를 기다린 사람이었겠죠.

설레면서 어서 빨리 왔으면 하고 기다렸고, 한편으로는 결과물에 대한 평가를 받는 직업이다 보니 두려움과 걱정도 함께 느꼈죠.


그러한 과정을 즐기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어하나요?

둘 다요. 스트레스 받는 걸 즐기는 편이에요.


스트레스를 즐겨요? 그래서 살이 빠진 건가요?

그럴 수도 있고요. 저는 스스로를 괴롭히는 편이에요.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스트레스를 더 받는 거죠. 하지만 이런 성향이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열등감 같은 부정적 감정도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잖아요.


일에서나 일상에서 스스로를 엄격하게 컨트롤하는 사람인가요?

네. 컨트롤이라는 말이 딱딱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저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도 컨트롤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조절 범위가 조금 넓을 뿐이에요. 기준은 다르겠지만 확실히 저는 스스로를 컨트롤하는 사람이죠.


팬들에게는 다정하고 무대 위에서 눈물이 많아 감성적이라고 알려졌는데, 촬영 내내 지켜보니 어쩌면 감성보다 이성적이고 차분한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판 전체를 보는 디렉터의 마인드를 가졌고요.

저는 논리적이면서 감성적이고 싶어요. 판을 볼 줄 안다고 하셨는데 어떤 작업을 할 때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첫 번째라고 생각해요. 얼굴만 잘 나오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분위기가 중요하니까요. 저는 이 현장의 플레이어고 함께하는 스태프들이 제 감정과 의도를 알고 있어야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요. 퀄리티를 위해서라면 마찰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두려워하지 않아요.[각주:1] 판을 엎자고 온 건 아니잖아요.


자기가 해야 할 몫만 생각하면 더 편한 건 본인 아닐까요?

그렇죠. 물론 저도 확신이 서지 않을 때는 특별한 코멘트를 하지 않아요. 판단을 유보하는 거죠. 이건 의도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참는 것과 달라요. 솔로 앨범을 만들면서 같이 작업하는 이들과 좋으면 좋다, 나쁘면 나쁘다 솔직하게 표현하고 이야기했어요. 상대방이 싫어서 태클을 거는 게 아니니까요.


샤이니의 '드림 걸(Dream Girl)' 무대를 봤는데 하이라이트에서 고음을 처리할 때 한쪽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 약간 건방져 보이는 포즈를 취하던데, 무척 적절해 보였어요. 군무가 아닌 혼자만의 작은 동작이지만 곡 분위기가 잘 전달되더라고요.

개인 동작을 디렉팅 받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 제가 짜요. 그 동작도 애드리브를 할 때 순간적인 감정이 드러나면서 자연스럽게 나온 거죠. '드림 걸'이 다른 샤이니의 곡에 비해 장난스럽고 위트 있으니 저도 더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려 했어요. 저는 그런 작은 뉘앙스도 무대 위에서 퍼포먼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솔로 앨범 <BASE>는 종현 씨가 들려주고 싶고 보여주고 싶었던 음악으로 잘 채워져 있나요?

네, 지금 이 순간보다 제가 차곡차곡 쌓아온 모습이 담겨 있어요.


지금까지의 모습이라고 하면 샤이니로 데뷔해서 그룹 활동을 통해 배우고 얻은 걸 말하나요?

제 인생과 음악 활동에서 샤이니를 빼놓을 수 없어요. 음악을 해온 시간의 반 이상이 샤이니고 음악적으로 성장하고 실험해볼 수 있는 가장 많은 기회를 준 것도 샤이니죠. 이번 솔로 앨범에서 샤이니의 색을 배제해야 할 이유를 전혀 못 느꼈어요. 지금까지의 제 모습을 전부 담은 것이 이번 <BASE> 앨범이고, 제 음악적 기반을 보여주는 동시에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해나갈 것인지 알려주죠.


이번 앨범은 새로운 시작이라기보다 종현 씨 음악 활동의 한 챕터를 스스로 정리해서 보여주는 거군요.

맞아요. 이번 앨범에 실린 곡들은 요즘 제가 즐겨 듣거나 작곡하는 스타일과 다를 수 있어요. 4년 전에 쓴 곡도 있고 가장 최근에 쓴 것이 1년 전이거든요. 지금의 최신작은 앞으로 또 기회가 되면 들려줄 수 있을 거고, 지금까지 쌓아온 걸 보여줄 수 있어 베이스라는 말이 더 의미 있는 것 같아요.


타이틀 곡 'Crazy (Guilty Pleasure 길티 플레저)'의 제목이 종현 씨의 팬페이지 중 하나의 Guilty Pleasure와 같은데, 의도적으로 반영한 건가요?

팬페이지라는 것도 알고 있고 제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팬들도 알아요. 이 곡의 콘셉트를 정하고 가사를 쓰다 보니 길티 플레저라는 단어가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잘못된 걸 알지만 은근히 즐길 수밖에 없는, 비밀스러운 즐거움이잖아요? 죄책감이 동반된 즐거움이라는 역설적 표현도 마음에 들고 이게 사랑과 연결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의미도 담고 싶었어요.


종현 씨의 길티 플레저는 뭐가 있어요?

노 코멘트(웃음).


노 코멘트? 더 궁금해지는데요?

아니요, 잡지에 쓸 수 있는 걸로 고르자면(웃음). 길티 플레저가 너무 많지만 가장 큰 건 잠이나 휴식과 관련된 거겠죠.


기대한 것보다 너무 의외의 답인데요.

가끔은 스스로를 풀어주고 쉬면서 멍 때리고, 다른 사람에게는 일주일 정도는 아무 것도 안 해도 된다고 얘기하지만 저는 그럴 수 없어요. 푹 쉰 적이 많지 않아요. 쉬는 시간 자체가 길티 플레저예요. 계속 뭘 해야 하는데, '이럴 때가 아닌데'라고 생각하는 강박을 들 수 있겠네요. 아, 제 가사도 길티 플레저예요(웃음). 지지리도 못난 남자, 세상에서 가장 비루한 내용이거든요.


솔로 앨범은 언제 들으면 가장 좋을까요?

하루 일과를 다 끝내고 퇴근해서 씻고 잠들기 전에 1번부터 들으면 30분 안에 끝나요. 그리고 '시간이 늦었어'라는 보너스 트랙이 나오면 정말 늦은 시간이니 잠자리에 들면 돼요. 트랙 순서를 잠들기 좋게 만들어놨어요. 대부분 그 시간대에 쓴 곡이기도 하고요.



“혼자 있을 때 향초 피워놓고 혼자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드는 걸 좋아해요. 아, 이런 생각은 혼자 하지 말고 남들도 들어줬으면 좋겠다 싶으면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도 있고, SNS에 올리기도 하죠.”


“일상이 바빠 세상에 어떻게 돌아가는지 미처 챙길 여유가 없을 수도 있죠. 하지만 끊임없이 내가 속한 사회,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해요. 당연한 거죠.”



SNS를 활발히 하고, 라디오 DJ도 하고 있는데 둘 다 자신을 숨김없이 노출시켜야 하는 영역이죠. 어찌 보면 겁 없는 사람 같기도 해요. 아니면 단순히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거예요?

둘 다죠. 겁이 없다기보다 아까 말했듯 마찰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저는 가수지만 요즘 들어 20대 청년으로 살아가는 모습 자체를 숨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제 머릿속에 있는 아이돌은 누군가의 우상이고, 제가 좋아했던 우상들이 제게 끼친 영향을 떠올려 보면, 저도 저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야 하죠. 음악적인 부분을 떠나 세상을 살아가는 사회적 측면에서도요. 그런 부분들을 라디오와 SNS를 통해 표현하는 거죠.


SNS에서 한 말이나 행동이 이슈가 된 적이 있어요. '불필요한 파장'[각주:2]을 피하기 위해 조심하고 있나요?

조심하고 있어요. 하지만 제 안에서 의도적으로 걸러내진 않아요. 솔직하게 표현하는 편이죠.


그간의 말을 쭉 지켜보면서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성숙해지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 모든 말의 기준은 정의예요. 지나치게 비뚤어진 시선과 가치관이 아니라면 정의는 보편적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권선징악에 대해 항상 얘기해요. 선한 건 선하고 악한 것은 패망하죠. 당연한 건데 세상은 그렇지 않죠. 나중에 시간이 흘러 청년 시절의 저를 돌아봤을 때 세상의 모순에 관심조차 갖지 않고, 바로잡으려는 말을 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부끄러울까요. 살다 보면 필요악이라는 것이 존재하지만 그걸 뿌리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거죠.


이럴수록 사람들이 종현 씨에게 거는 도덕적 기대감이 점점 높아질 수도 있어요.

그럴 수 있겠죠. 하지만 저는 제 이미지를 위해 대중의 반응을 미리 계산해서 행동하지는 않기 때문에, 만약 부적절했다면 제가 사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종현 씨가 생각하는 장인 정신은 뭘까요?

고민과 통증이오. 통증을 느낀 만큼 고민했다는 거고, 고민이 담긴 음악은 더 많은 걸 내포할 수 있어요. 고민 없이 만든 음악이 더 좋은 경우도 있지만, 그걸 노리고 곡을 쓴다면 이미 고민을 하고 있는 거죠. 저는 성장통을 겪은 결과물이 가장 좋고 그래야 진짜 제 것 같아요.[각주:3]


한 인터뷰에서 어린 나이가 방패라고 말한 적 있죠. 그 방패가 사라지면 종현 씨에게 무엇이 남을까요?

이미 사라지고 없어요. 청년이 되었잖아요. 단순히 나이가 기준은 아니에요. 그 얘기를 했을 때는 '어리니까 그럴 수 있지'라고 말하면서 상대방이 이해하고 넘어가 줄 거라는 뜻이었어요. 하지만 이제 그게 통할 나이가 아니죠.


아직 그래도 될 것 같은데요.

아니요. 제가 사회생활을 한 지 8년이 됐는데도 어린 모습을 보여주면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 예의가 아니죠. 그 대답을 했을 때도 팬들이 어리니까 봐줄 거라는 게 아니라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방패가 사라진 종현 씨가 어떻게 승부를 볼까 궁금하네요.

방패가 없으면 공격뿐(웃음)? 그냥 저로요. 굳이 어떤 걸 찾는 게 아니라 제가 가진 그 자체로 승부해야죠.


ⓒTHE CELEBRITY: 포토그래퍼 강태훈, 에디터 고현경, 헤어 유다, 메이크업 김범석, 스타일리스트 연시우, 세트 스타일리스트 박주영, 어시스턴트 이승원

  1. “마찰을 겁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사실. 세상과의 마찰이라든지, 생각과 여러 가지 차이점을 서로 이야기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서로 부딪치고 이야기 나누고 서로 타협해 나가고 인정하고 그러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야기 하지 않고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냥 그저 시간이 흘러가면서 사라지는 것들을 그냥 보고만 있어야 하니까, 사라져 가는 무언가를 안타까워 하고 바꿔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면 막을 수는 없더라도 ― 나의 행동이 그걸 막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더라도 ― 어느 정도 나의 신념을 표출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5년 1월 12일 푸른밤 [본문으로]
  2. “언행은 늘 조심할 수밖에 없다. 전혀 의도치 않게 불필요한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10년 1월 DAZED & CONFUSED [본문으로]
  3. 성장과 성장통, 그리고 성장의 증거 관련 종현의 인터뷰 정리는 여기 [본문으로]

2015 02 종현 DAZED & CONFUSED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 GUILTY PLEASURE (화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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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LTY PLEASURE

종현에게 굳이 길티 플레저가 무엇인지 묻지 않았다. 솔로 음반에 모든 답이 있으므로.


종현


20대의 반이 지났어요. 뭔가 달라졌나요?

1990년에 태어났으니까 딱 스물여섯 살이 됐어요. 많은 사람들이 느끼겠지만 해가 바뀐다고 크게 달라지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스무 살이 되면 큰 변화가 생길 줄 알았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았어요. 사실 스물다섯 살도 예상해본 적이 없었어요. 올해는 새로운 것을 시작하니까 무언가 달라진 건 있어요.


그건 솔로 음반에 대한 이야기인가요?

이제 그럴 나이니까 솔로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아니었어요. 평생 음악을 할 것이고 그러려면 솔로 음반은 필연적이기 때문에 급한 마음이 조금도 없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빠르게 음반을 냈어요. 3월에는 샤이니가 도쿄 돔에서 처음으로 단독 콘서트를 열기도 해요. 올해는 첫 경험이 많네요.


베이스로 음악을 시작했어요. 많은 악기 중에서 왜 베이스였나요?

중학교 2학년 때 막연하게 밴드부에 들고 싶었어요. 멋있어 보였으니까요. 그런데 1학년 때 이미 멤버가 갖춰진 상태라 베이스 자리만 남아 있었어요. 그렇게 시작했지만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면 이어가지 못했을 거예요. 베이스는 아주 매력적인 악기예요. 화려하진 않지만 음악에 큰 영향을 미치는 포지션이거든요. 베이스가 빠지면 음악이 얼마나 재미없어지는지 아는 사람은 알 거예요.


밴드 이름이 궁금해지는데요.

시온(Zion)이에요. 저는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가톨릭 학교여서 기독교식 이름이었어요. 자이언티(Zion.T) 형을 봤을 때 ‘어!’ 했죠.


그 무렵 어떤 아이였어요?

검도를 배웠어요. 어린이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지금 하고 있고 관심 있는 분야에서 뭔가 이루고 싶어했었죠. 어머니가 레코드 가게를 하셨고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셨어요. 정작 피아노 학원에 보내면 저는 피아노로 먹고살 것도 아닌데 왜 학원에 보내냐고 따졌지만요. 검도 대회도 나가고, 선수가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음악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거예요. 그래서 밴드를 하고 SM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이 됐어요.


결심이 서게 만든 음악이 있나요?

주변이 모두 H.O.T 음악에 열광할 때였어요. 자연스럽게 인기 있는 음악을 자주 듣고,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서 멋있다고 생각했고, 노래 따라 부르는 걸 좋아하게 되었어요. 중학생이 되면서 음악적 사춘기를 겪었어요. 뚜렷한 취향이 생기면서 음악을 찾아 듣게 된 거죠. 넵튠스, 다크 차일드, 베이비 페이스요. 제가 좋아했을 때는 전성기에서 5년 정도 지난 후라 유행의 파도가 잠잠해지고 정제된 핵심만 편리하게 들을 수 있었어요. 일렉트로닉, 디스코, 펑크 등 점점 장르에 대한 관심이 넓어지면서 자미로콰이나 티오피를 좋아했어요. 어릴 때 들었던 음악들이 아직도 저를 지배하고 있어요.


고스란히 종현의 음악을 만드는 일은 어땠나요?

오래 전에 썼던 곡들을 음반에 담았어요. 요즘 저의 감성이나 최근 1년간 썼던 곡들의 느낌과는 많이 달라요. 이 곡들은 나중에 보여드릴 수 있겠죠. 이번 음반에는 협업이 많았어요. 누군가와의 작업을 상상하면서 만든 부분이 실제로 곡을 만들면서 맞아떨어지는 것이 설어요. 그리고 다른 음악가들과 작업하면서 상상할 수 없었던 부분을 메우는 그분들의 능력에 감탄했고요.


타이틀 곡 ‘Crazy’에는 아이언의 랩이 들어가요. 의외의 선택으로 보였어요.

‘Crazy’는 회사에서 먼저 제안한 곡이에요. 저의 음악적 색깔보다는 대중이 들었을 때 즐거울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했어요. 자기 자신이 중심이 되는 음악, 하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건 재미없잖아요. 예를 들어 캔이 있어요. 그 안의 내용물이 저예요. 겉 포장도 중요하지만 어쨌든 내용물은 열어서 보여줘야 하잖아요. 어떻게 보여줄 것이냐를 생각했을 때 ‘Crazy’가 타이틀 곡으로 가장 적절했어요.


아이언과의 작업은 어땠나요?

아이언이 그렇게 어린 줄 몰랐어요. 너무 잘해서요(웃음). 그냥 한번 녹음했는데 그걸 써도 될 정도였어요. 같은 곡을 두 번 부른 다음 겹쳐서 한 트랙을 만드는 걸 더블링이라고 해요. 랩은 더블링을 자주 사용하는데 아이언은 한 번에 한 거예요. 목소리가 일직선으로 하나만 나오는 게 멋있고 자신 있어 보였어요. 저도 아이언의 랩에 좋은 호흡을 맞추고 싶어서 애드리브로 멜로디를 짜면서 곡을 완성해나갔어요. 가장 중요한 건 제 곡을 돋보이게 하는 랩이 아닌 괜찮은 결과물을 만드는 거였어요. 어떤 작업이라도 마찬가지겠지만 곡과 어울리지 않으면 아무리 멋져도 넣지 않을 작정이었어요.


자이언티와는 양복점에서 인연을 맺었다고요.

정말 좋아하는 음악가였는데, 단골 양복점이 같았고 우연히 마주쳤어요. 음악 이야기를 나누다가 막연하게 함께 작업하자는 약속을 했어요. 솔로 음반을 준비하면서 제안을 했고 열정적으로 참여해주셨어요. ‘Deja-Boo’는 원래 제가 부를 생각이 없었고 힙합 음악을 잘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을 떠올리면서 만든 곡이에요.


휘성을 존경하는 음악가로 자주 꼽았었죠.

맞아요. 평소에 이야기도 많이 하고 커버 곡도 자주 불렀어요. 솔로 음반 제작이 결정되고 가장 먼저 달려가 작업하자고 졸랐어요. 막무가내였는데 흔쾌히 함께 작업해주셨어요.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할렐루야’를 만들었어요. 둘이 함께 만드는 노래라면 당연히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태어난 것도 행운이고 상대방이 태어나줘서 고맙다는 내용의 곡이오. 휘성 형 노래 중에서 여성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반영한 ‘너라는 명작’에 존경을 담아 오마주한 부분도 있어요. 버스(Verse) 부분에 ‘너라는 명작’이라는 가사가 들어가요. 이런 부분을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윤하의 목소리를 고른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Love Belt’는 가사가 되게 무심해요. 미안함은 미안함인데 좀 더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어요. 울자면 슬퍼지고, 너무 무심한 느낌으로 부르면 한없이 차가워지는 곡이었어요. 그래서 누가 불러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에픽하이의 ‘또 싸워’라는 곡을 통해 윤하 누나의 목소리를 들었는데 무심하게 툭툭 발음하지만 숨소리에 담긴 감정은 포근하더라고요. 메시지를 보냈는데 바로 답장이 왔어요. 할렐루야를 외쳤죠! 만약에 윤하 누나가 부를 수 없었다면 이 곡은 아마 음반에서 빠졌을 거예요.[각주:1]


다른 음악가와 공동 작업을 했지만 자신만의 방향을 잃지 않으려는 부분이 있었나요?

애초에 다른 음악가와 작업해서 음반을 내는 것이 목표였어요. 아니면 솔로 음반을 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정도였죠. 회사가 제시한 콘셉트를 들었을 때 제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갈 수 없다면 차라리 유닛으로 했으면 좋겠다고도 했어요. 회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눈 끝에 제가 많은 방향에 참여할 수 있는 음반을 만들 수 있게 됐어요. 제 생각을 받아들여준 회사 덕분에 솔로 음반이 빨리 나올 수 있었어요. 한마디로 고집이에요. 그리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것들이오.


예를 들자면요?

퍼즐 맞추듯 숨겨져 있는 연결 고리를 찾을 수 있게 재미있는 것들을 담아놨어요. 마블 코믹스 영화를 보면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쿠키 영상 있잖아요. 본편이 끝나고 크레디트가 올라가서 다 끝난 줄 알았는데 갑자기 튀어나오는 보너스 영상이오.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쿠키 트랙을 만들었어요. 제목은 ‘포춘 쿠키’고, 집의 가장 편안한 공간에서 엎드린 자세로 녹음한 음성이 들어가 있어요. 이번 음반을 함축한 문장을 들으실 수 있을 거예요.


음반으로 들었을 때만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오랜만에 떠올리게 됐어요.

음반을 안 사면 들을 수 없는 트랙을 만들었는데, 노골적으로 음반을 사게 하려는 의도는 아니에요. 인정하기 싫지만 음반 시장의 상황은 아주 안 좋아요. 음반 시장에 속해 있고, 함께하는 사람으로서 고민하게 돼요. 안 될 걸 안다고 나마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싫어요.[각주:2] 누군가 쿠키 트랙 같은 조그마한 즐거움을 보고 음반을 샀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이런 작은 노력이 음반 시장의 부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음반이 나오면 누구에게 제일 먼저 주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엄마랑 누나, 샤이니 멤버들이랑 음반에 참여한 분들이오. 너무 당연한 대답이죠? 그런데 이 사람들과 프로모션 관련해서가 아니면 음반을 잘 안 주는 편이에요.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더라도 사게 해요. 친구가 식당을 한다고 해서 매번 당연하게 밥 한 끼 달라고 하면 안 되잖아요.


청취자의 사연을 곡으로 만들어주는 프로젝트가 참 종현답다고 생각했어요.[각주:3]

개인적으로 언젠가 하고 싶은 프로젝트였는데 라디오 프로그램 <푸른 밤 종현입니다>와 연계되면서 폭이 넓어졌어요. 좋은 이야기꾼이 되어 사연을 보낸 사람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재해석해서 그들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음악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그에 맞는 곡을 쓰다 보니 확실한 공부가 되었고, 청취자에게 기념될 만한 걸 만들 수 있어 좋았어요.


결국 가사인 것 같아요.

제목을 짓고 곡을 만들어요. 제목에서 파생되는 이야기를 순서대로 나열한 후에 구성을 맞춰요. 가사가 중점이 되니까 신기해하는 분들도 많은데, 가사가 완벽하게 완성되지 않으면 곡을 만들지 못해요. 망상 하는 걸 좋아해서 재미있는 생각이 들면 꼭 메모장에 적어둬요. 로맨틱 영화 말고 로맨틱한 이야기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BASE>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포춘 쿠키’의 ‘과자 속 종이에 뭐가 적혀 있었니’라는 한 줄이오. 포춘 쿠키를 깨기 전의 기대감, 깼을 때의 기분처럼 제 음반을 듣고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궁금하거든요.


책이나 영화도 많이 보나요?

시각이랑 청각이 예민하고 촉각이 제일 둔해요. 영화 보는 거 아주 좋아해요. 특히 애니메이션이오. 어린이들이 보기 편하도록 쉽고 친절하게 권선징악을 다루니까요. 전 착하면 흥하고 나쁘면 망하는 게 세상의 이치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더라도 애니메이션 속에서 나름의 동심과 이상을 지켜나가는 게 너무 좋아요. 다 큰 어른이 뭘 그런 걸 좋아하냐고 할 수도 있지만 전 부끄럽지 않아요(웃음).


트위터에 감성적인 글이 웃음거리로 읽히지 않는 시대가 다시 왔으면 좋겠다고 쓴 걸 봤어요.

힘든 것도 좀 티 내고 행복한 걸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걸 감성적이라고 조롱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담담하게 얘기하면 쿨한 척한다고 비웃는 태도도 옳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사람마다 각자의 감정과 감성이 있는데 편을 가르면서 서로를 매도하는 싸움을 보는 것이 불편해요.


트위터의 종현은 친근하게 느껴져요.

그걸 싫어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거예요. 방송이나 무대에서는 당연히 연예인으로서 신중하게 행동하지만, SNS에서까지 누군가의 마음에 들게만 행동해야 한다면 정말 슬플 거예요. 트위터에 쓰는 생각, 관심사가 가장 저와 가까워요.


새해 다짐 중에 지킨 것과 못 지킨 것이 있나요?

새해 다짐을 하지 않기로 했어요. 뭔가를 다짐하면 멈추는 것 역시 다짐할 때가 많은 것 같아서요. 그런데 주위에서 하도 여행은 가보라고 해서 올해는 여행을 가볼까 생각 중이에요.[각주:4]


자신한테 덕담 한마디 해주세요.

즐겼으면 좋겠어요. 불가능한 상황이더라도 제발 즐겨서 더 좋아하게 되고, 아니면 미쳐버릴 것 같은 기분을 유지했으면.


ⓒDAZED & CONFUSED: 포토그래퍼 LESS, 에디터 박의령, 헤어& 메이크업 김환, 스타일링 김윤미, 어시스턴트 백가경

  1. 타블로 “제가 인터뷰에서 종현 씨가 그렇게 얘기한 걸 보고, 그걸 보고 러브 벨트를 틀었어요. 진짜 나한테, 내가 만든 노래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면 그 느낌으로 만든 노래는 어떨까 하고 러브 벨트를 들었는데 제가 진짜 친구들한테 다 추천했잖아요.”
    종현 “아, 정말요?”
    타블로 “이 노래 너무 좋다고.”
    종현 “감사합니다.”
    타블로 “거기서는 더 무심하게 만들었더라고요.”
    종현 “윤하 누나가 만약에 이걸 안 불렀잖아요 피처링을 안 해주셨으면 이 노래는 세상에 못 나왔을 거예요.”
    타블로 “그냥 안 내? 아예?”
    종현 “안 냈을 거예요, 저도. 윤하 누나가 그냥 딱 맞았고, 너무 고마웠죠. 형한테도 너무 고맙네요. 이런 매력 있는 보이스를.”
    타블로 “아니, 내가 너무 고맙네요.” 2015년 2월 18일 꿈꾸라 [본문으로]
  2. “이야기 하지 않고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냥 그저 시간이 흘러가면서 사라지는 것들을 그냥 보고만 있어야 하니까, 사라져 가는 무언가를 안타까워 하고 바꿔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면 막을 수는 없더라도 ― 나의 행동이 그걸 막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더라도 ― 어느 정도 나의 신념을 표출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5년 1월 12일 푸른밤 [본문으로]
  3. 푸른밤 작사 그 남자 작곡: 작사/작곡/노래 김종현 (음악 듣기, 가사와 관련 정보 & 인터뷰 모음) [본문으로]
  4. 그리고 약 9개월 후 “와, 정말 시간 빨라요. 벌써 9월 됐고요. 그리고 저 같은 경우에는 연초에 계획을 했었던 것 같은데……아, 여러 가지 계획도 아니었죠. 그때 '뭔가 계획하지 말자'라는 계획을 했었고 '그래도 여행은 다녀오자'라는 계획을 하나 했었는데 여행 못 갔어요. 네. 틀렸습니다, 전.” 2015년 9월 1일 푸른밤 [본문으로]

2014 12 종현 CeCi 쎄씨: A LETTER FROM SHINee (화보, 인터뷰)




A LETTER FROM SHINee

빛이 난다. 그 빛은 처음부터 쉽게 주어지지 않는 것. 노력으로 얻어내야 한다는 것을 잘 안다. 달력의 마지막 장, 샤이니가 당신에게 쓴 편지. 그 진정 어린 마음을 보낸다.


“오늘은 간만에 한국에서 모인 완전체 촬영이었다. 다섯 명이 모이면 웃고, 떠들고, 실없는 농담하며 장난치느라 바쁘다. 그래서인지 오늘 제대로 힐링한 기분이다.”



종현


라디오 '푸른 밤 종현입니다'의 반응이 좋더라.

라디오를 통해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다. 저마다 어떤 생각과 감정으로 살아가는지를 공유하는 기분이 따스하다. 새벽 시간이라 감성도 충만해지고.


라디오 DJ를 통해 배운 것도 많겠다.

가장 크게 배운 것은 타인에 대한 배려다. DJ로서 청취자와 게스트부터 챙겨야 하니까. 나보다 인생 선배님이 대부분이라, 삶에 대해 많이 배운다. 여러 음악 장르를 소개해 드리며 덕분에 많은 곡을 들을 수 있어 또 좋다.


개인적으로 아이유 3집에 실린 당신의 자작곡 '우울시계'를 좋아하는데, 샤이니의 앨범엔 작사가로만 참여했다. 더 큰 욕심을 낼 만도 할 텐데 말이다.

작곡가로서 샤이니 크레딧에 올라올 때는 아직 아니라고 생각했다. (CeCi 이유는?) 내가 샤이니의 멤버이기 때문에 곡의 완성도와 상관없이 앨범에 수록되었다고 생각하면 어쩌나(웃음). 그보다 샤이니의 콘셉트를 잘 이끌어내줄 수 있는 전 세계 아티스트에게 곡을 받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 본다. 내가 추구하는 음악은 샤이니와는 또 다르거든.


개인적으로 풀어보고픈 음악 방향은?

음악적 컬래버레이션(콜라보레이션)에 관심이 많다. 곡을 쓸 때도, 누가 불렀으면 좋을지 미리 정하고 작업한다. 예를 들면 이 노래는 '엑소가 불렀으면 좋겠다'고 정한 뒤, 이미지를 구체화해 곡을 쓰는 식인데, 그 과정이 재미있다.[각주:1] 그렇게 예상한 곡이 더 풍성하고 확실한 색깔로 완성되었을 때 받는 희열이 크다. 시간이 날 때마다 개인적으로 인연이 되는 사람들과 함께 작업 중이다. 개인 앨범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다.[각주:2]


앞으로의 계획이 보컬 디렉터란 인터뷰를 봤다.[각주:3] 꿈은 여전한가?

연습생 때부터 관심이 많았던 분야다. 소리를 내는 성대에 대한 이론적인 접근에 호기심이 많았다. 사람마다 성대 생김새에 따라 소리가 제각각이고, 호흡과 발성법이 서로 다르지만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거든.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대중가요와 성악에서 쓰는 발성이 다르듯, 대중가요 안에서도 댄스곡과 발라드를 부르는 친구들의 소리법이 또 다르다. 공부할수록 새롭다. 예전부터 누구를 가르친다는 것보다 함께 연습하는 느낌으로 레슨해왔다. 가르치면서 내가 배우는 게 많다. 그래서 내 발전을 위해 조금 욕심내고 있다.


10년 뒤, 당신을 만나면 어떤 대화를 나누게 될까?

10년 뒤면 35살일 텐데, 그땐 결혼은 안 했겠지? 아니 못할지도 모른다(웃음). '그땐 건강하니?'라고 묻고 싶다. 요즘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 중이라서.


샤이니 멤버들에겐?

멤버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몸도, 마음도 건강해야 하고 싶은 것도 잘하면서 살 수 있으니까.



“샤이니의 빛나는 시간을 함께 나눌 수 있어 감사하다. 앞으로도 멤버들의 시간이 지금처럼, 아니 지금보다 더 뜨겁고 찬란해지길 바란다.”



behind the scenes

오랜만에 뭉친 완전체 샤이니는 여전히 빛났다. 반짝이는 다섯 남자와 함께한 2014년의 마지막 촬영, 그들의 못다한 뒷이야기.


스튜디오에 울려퍼진 종현의 기분 좋은 허밍에 촬영장 분위기도 업, 업!


반짝이는 샤이니 존에 선 다섯 멤버는 촬영 내내 최고 호흡을 보여줬다.



ⓒCeCi: 에디터 차인선(화보), 박소현(인터뷰), 포토그래퍼 김영준, 스타일리스트 황금남(vott), 메이크업 오가영·이자원, 헤어 이에녹·윤성호, 디지털 에디터 표혜연, 어시스턴트 소혜령·하은아·홍이슬·김가혜·김미현·전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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