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03주차] 종현 _ 가온차트 디지털차트 1위 인터뷰 원문


송라이터답게 청산유수처럼 거침이 없다. 이미지를 포착해 언어에 담아내는 능력 또한 탁월하다. 샤이니 종현 얘기다.


종현은 생애 첫 솔로 앨범으로 대한민국 공인 가온차트 주간차트 1위를 차지했다. 2015년 3주차(1월4~10일) 가온차트 주간 디지털차트에서 지난 7일 미니앨범 선공개곡 <데자-부(Deja-Boo)>로 영예를 안은 것. 미니앨범 <Base of JONGHYUN> 반응도 좋다. 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카페에서 종현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종현


첫 솔로앨범으로 1위라니 놀랍다. 소감부터 말해달라.

되게 놀랐다. 사실 앨범 출시를 앞두고 걱정이 많았다. 얼어있는 얼음장에 내가 발을 디뎌야 하는데 깨질까 불안했다. 그런데 오픈 직전 그 얼음장이 단단하게 얼어있다는 느낌이 왔다. <데자-부>가 음원차트 1위를 하면서 힘을 받아 앨범 수록곡 <Crazy>도 관심을 이어갈 수 있었다. 생각도 못한 큰 관심이다. 


앨범 수록곡 3곡 설명을 직접 듣고 싶다. <데자-부>, <Crazy>, 그리고 <할렐루야>다. 

<데자-부>는 예전에 써놨던 곡이다. 내가 불러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대신 힙합신에 있는 사람이 불렀으면 좋겠다 싶었다. 자이언티랑 친해서 넌지시 얘기를 꺼냈더니 형이 "같이 해보자"고 하더라. 이번 앨범 중에서 가장 먼저 녹음한 곡인데, 형과 같이 하면서 술술 풀려가는 느낌을 받았다. <Crazy>는 사실 회사(SM)에서 먼저 제의한 곡이다. 진성 위주 플레이가 아니라 가성도 많이 써야 하고 기교도 많은 곡이라 도전의식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할렐루야>는 지금처럼 가스펠식의 콰이어(성가대) 편곡이 아니라 미니멀한 편곡이었다. 내가 크리스천은 아니지만 원래 블랙 가스펠에 관심이 많았다. 고등학생 때 콰이어 밴드도 했었다. 이 곡 코러스는 미국에서 진행했고, 실시간 영상통화와 라디오채널 음성확인으로 한국에서 디렉팅을 해 탄생했다.


앨범 전체적으로 블랙뮤직 그리고 마이클 잭슨 느낌이 많이 든다.

맞다. 데뷔 후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가수가 바로 마이클 잭슨이다. 톤(tone) 카피를 하면서 마이클 잭슨을 흡수했던 것 같다. <산소 같은 너> <줄리엣>에서는 마이클 잭슨의 창법을 응용했다. 제 몸에 배어있는 느낌이 나왔다. 마이클 잭슨을 이미징하면서 많이 불렀던 것 같다.


예전 작사곡 <욕>도 그렇고 이번 앨범제목 <Base>도 그렇고 언어유희를 즐기는 것 같다. 

내가 음악에 본격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베이스(Bass) 기타 덕분이었다. 중2 때 막연하게 '밴드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스쿨밴드를 찾아갔었다. 물론 보컬을 하고 싶었다. 멋있으니까. 그런데 이미 보컬이 있는 거다. 기타도 있고, 드럼도 있고. 하여간 이미 멋있는 것은 다 있었다. 그래서 시작한 게 베이스기타였는데, 이 악기가 매력이 많았다. 튀지는 않지만 합주에서 중간점을 잡아준다. 또한 없으면 밴드음악 자체가 멋이 없어진다. 그건 그렇고, 언어유희나 문학적 표현, 이런 것에 관심이 많다. 음악은 종합예술이다. 민감하게 반응을 해야 한다. 어린이집 원장을 하셨던 어머니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야 용돈 3000원을 주셨으니까. 그래서 일주일에 꼬박 한 권씩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가 큰 공을 세우신 것 같다. 저작권료 좀 나눠 드려야겠다. 

이미 알아서 다 쓰고 계신다. 카드를 같이 쓴다(웃음).


태민이 지난해 10월에 솔로앨범 <Ace>를 냈고, 올해 1월에는 종현이 솔로앨범 <Base>를 냈다. 다음 'C'는 뭔가. 샤이니의 완전체 컴백인가. 아니면 또 솔로 출격인가. 

<Ace> 나왔을 때 난 <Base>를 해야지, 이런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솔로티저에서 태민이 '삼각형'을 쓴 것을 보니까 나도 솔로로 나오면 심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 사각형으로 하면 연관성도 있고 재미있겠다 싶었다. 앨범제목은 아까 말한 것처럼 내가 베이스기타를 쳤고, 나의 음악 기본이 된다는 의미에서 <Base>로 정했다. C? 샤이니가 나올 것은 같은데 확답은 못하겠다. 


이번 인터뷰는 중국 웨이보에도 중국어로 번역돼 공개될 예정이다. 웨이보 이용자들에게 안부인사를 한다면.

가수 되고 처음 가본 외국이 중국이었다. 연습생 시절, 그러니까 고등학생 때 태민 민호랑 베이징으로 2개월 동안 어학연수를 간 것이다. 이후 콘서트 때문에 매번 베이징에 가면 그때 그 시절의 아련한 느낌이 든다. 중국은 내게 그런 느낌이다. 친근함이 있다. 


종, 현. 한자로는 어떻게 쓰나. 

쇠 금(金), 쇠북 종(鍾), 솥귀 현(鉉)이다. 모두 쇠 금이 들어간다. 돈 많이 벌라고 할아버지께서 지으셨다. '집에서 밥 먹을 때 종을 쳐야 할 정도로 큰 집에서 살아라'라는 뜻이라고 한다.


앨범 활동에 투어에 라디오 DJ(MBC FM4U '푸른밤 종현입니다')까지 많이 힘들겠다. 건강은 어떻게 챙기나.

딱히 없다. 그런데 워낙 강행군을 하다보니 면역력이 떨어졌고 그래서 그런지 없던 알러지까지 생겼다. 살이 5kg 정도 빠졌다. 조금 걱정이다.


작사작곡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받나. 

시각적인 것에서 영감을 얻는다. 영상, 그림, 영화 이런 것. 가사를 많이 쓰는 편인데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관찰하기 시작한다. 의자, 가방, 가구, 전구 이런 것. 가사의 출발점은 일상적인 것이어야 한다. 그 이후에 이것을 시적으로 표현하면 된다.


샤이니 노래에 미스터리 코드가 많은 것 같다.

팬들이 많이 풀어낸다. 그래서 일부러 그러한 코드를 겨냥해 곡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욕>도 그렇게 해서 나온 가사다. 인터뷰 하면서 일부러 '이중인격자' 이야기도 언급했던 것이고(웃음). 사실 이번 앨범에서도 아직 팬들이 정확히 코드를 못풀어낸 곡이 하나 있다. <일인극>이다. 특별한 짝사랑 얘기다. 앨범이 전체적으로 사랑이 충만한데, 유독 이 곡 <일인극>만 짝사랑 얘기다. 


흥미롭다. 좀 더 힌트를 달라.

<일인극>을 그래서 앨범에서 뺄까도 생각했다. 물론 짝사랑도 사랑이라 연관성과 통일성은 있지만, 이 곡에서 짝사랑은 좀 심각하다. 사랑한다고 말할 수도 없고, 나의 마음을 전달할 수도 없는 상대에 대한 짝사랑이다.


그 상대가 '팬'을 지칭하는 것인가.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겠다(웃음).


뮤지션 중에서는 누구랑 친한가. 다비치 강민경과 친하다고 하던데.

90년생 동갑이라 친하다. 씨엔블루 이종현과도 그렇고. 본인들의 장르에서 열심히 작업하는 친구들이다. 성격이 서로 잘 맞는다.


작사, 작곡, 가창, 댄스, 이 것 말고 꿈은 뭔가. 

프로듀싱이다.


어쩌면 이렇게 말을 청산유수처럼 잘 하나.

라디오 DJ를 1년 정도 해서 그런 것 같다. 끊임없이 생각을 정리해서 말을 해야 하니까.


ⓒTHE MUTE: 김관명(minji2002@themut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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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E spotlights


소년은 어느새 자신만의 음악과 청춘다운 삶을 이야기하는 스물여섯 남자가 됐다. 자작곡과 다채로운 협업으로 꽉 채운 첫 솔로 앨범 를 발표한 샤이니 종현. 카메라 앞에서는 섹시하고, 카메라가 꺼진 뒤에는 더욱 솔직했던 그와의 이야기.


honest & sexy

솔직한 남자는 섹시하다. 샤이니의 종현도 그렇다. 변화하는 감정과 청춘다운 생각에 솔직하고 싶은 스물여섯 아이돌이다.


종현

※ 임의로 단락 나눔

"감성 글을 쓰는 시대가 다시 왔으면 좋겠다. (중략) 감성의 초점이 다른 사람들한테 오글거린다며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도 안 했으면 좋겠다." 당장 리트윗을 누를 뻔했다. 인터뷰를 앞둔 스타의 SNS를 살펴보는 건 소개팅 나가기 전 상대방을 탐색하는 것과 비슷하다. 공감을 일으키는 이런 '감성적인' 생각을 지닌 남자라면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기다렸다는듯 솔로 프로젝트를 발표한 그룹 샤이니의 김종현이다. "그전부터 SNS에 야금야금 '스포'를 날리긴 했어요. 팬들도 준비운동이 필요하니까요(웃음)."


글로벌한 인기를 누리는 경력 8년 차 아이돌의 노련함은 사진 촬영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체중이 훌쩍 줄어든 모습이지만 옷을 갈아입으며 드러낸 상체는 그 어느 때보다 탄탄히 조율돼 있다. 때론 섹시하고 때론 나른한 눈빛이 교차하는 순간들, 순조로운 흐름 속에서도 온몸의 감각을 팽팽하게 당기고 있는 '설레는 긴장감'이 느껴졌다. "스스로 평생 음악을 할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조급함은 없었어요. '언제'라는 목표 없이 그저 음악적 발전을 위해 혼자 노력해 왔던 것들이 이번 앨범에 큰 도움이 됐어요."


종현의 첫 미니 앨범 <Base>는 단지 말뿐인 솔로 앨범이 아니다. 팀의 메인 보컬인 그는 개인적인 음악적 성취가 가장 기대되던 멤버. '줄리엣', '너와 나의 거리' 등 샤이니 앨범 수록곡의 노랫말을 쓴 그의 작사 실력은 팬 사이에서 입소문 나 있다. 중학교 시절 함께 밴드 활동을 했던 두 명의 친구와 '위프리키'란 팀을 꾸려 계속 곡을 써왔고, 동료 가수인 아이유와 손담비에게 곡을 주기도 했다. 종현은 이번 앨범에서 7곡의 트랙 중 4곡을 자작곡으로 채웠고 전곡 작사에 참여했다. "가장 심혈을 기울인 건 앨범의 퀄리티죠. 음악 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 앨범에 신경 쓰겠지만 '병적이다 싶을' 정도로 신경을 곤두세웠어요. 평소 음악을 할 때 상당히 개인적인 편인데, 이번에는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고 이야기를 들으며 중간점을 찾으려 노력했어요. 그래도 함께 일한 분들은 '고집 있다'고 생각했을지 모르겠지만(웃음)."


팀과의 교집합을 고민했던 이전과 달리, 온전히 자신이 들려주고 싶은 음악의 '기본'을 담았다는 이번 앨범. 소울·R&B를 기반으로 여러 장르를 섞은 게 특징이며 실력파 뮤지션들과의 협업도 꾀했다. 타이틀곡 'Crazy'는 <쇼미더머니3>를 통해 이름을 알린 래퍼 아이언과 레트로 힙합 풍의 '데자-부'는 평소 친분이 있는 자이언티와 호흡을 맞췄다. 종현이 '우상'으로 꼽는 선배 휘성과 함께 노랫말을 쓴 곡 '할렐루야'도 있다. "어릴 때부터 정말 좋아했던 분이에요. 휘성 형의 앨범을 들으며 작사 공부를 많이 했어요. 그래서 이번에 꼭 한 곡 가사를 써달라고 떼를 쓰다시피 했어요. 형의 '너라는 명작'이란 노래를 굉장히 좋아해서, 오마주처럼 가사 속에 집어넣었죠."


종현이 지닌 남다른 감성과 언어적 감각을 들여다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매일 밤 12시 MBC 라디오 채널에 귀 기울이는 것. 성시경, 알렉스, 정엽 등 대대로 남자 가수들이 지켜오던 프로그램 <푸른 밤>의 DJ를 맡은 지 1년이 되어간다. 한밤의 라디오로 만나는 종현은 게스트들과 유쾌하게 대화를 이끌어나가고, 듣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듯 다정하며, 때로는 멜랑콜리하다. "원래 별일 없이 밤늦도록 깨어 있는 편이라 DJ 제안이 왔을 때 더없이 반가웠죠. 라디오를 하면서 위로받는 느낌이 들어요. 내가 좀 힘들다고 해서 TV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서 지친 내색을 하는 건 예의가 아니잖아요. 하지만 라디오는 매일 만나는 거니까, 그날의 기분에 좀 더 솔직해질 수 있어요. '오늘은 좀 울적해요'라고 말해도 괜찮아요."


스물여섯 종현의 사람다움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창구는 트위터(@realjonghyun90). 장난기 많은 남자친구처럼 팬들과 소통하고 시인 하상욱, 만화가 정다정 등 다양한 이들과 친교를 맺고 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소신 있는 발언도 적지 않다. 1년여 전 '무선전화기 사용 금지 법안'을 꼬집는 멘션은 네티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관련 정책이 바뀌는 데 한몫했다. 그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드러내는 데 두려움이 없다. "제가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에요. 여러 가지 감정을 급변하게 느끼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상대방이 원하는 나의 모습을 모르는 건 아니에요. 맞춰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내가 느끼는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려 해요." 성장하고 싶은 젊은이의 마음과 표현하고 싶은 아티스트의 본능,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줄 아는 프로의식이 동시에 읽히는 종현.


중학교 시절 SM 연습생으로 발탁된 이후, 만화책 읽거나 빔 프로젝터로 영화를 보는 소소한 여가 외의 시간은 오롯이 샤이니로 살아왔다. 덕분에 하고 싶었던 '내 음악'을 향한 길을 찾았다고 말하지만, 과연 인생의 행로에 대한 갈피도 잡은 걸까. "저는 지금 청년이고, 청년이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것에 대한 나름의 생각은 갖고 있어요. 정의롭지 않은 것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거나 바꾸려고 노력하는 게 청춘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었을 때, 그러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없었으면 좋겠어요." 이토록 선명하게 자신의 꿈과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20대 남자를 마주한 게 얼마 만인지!


며칠 뒤, TV 음악 방송에서 종현의 'Crazy' 무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진성과 가성을 오가는 창법과 스탠딩 마이크를 활용한 퍼포먼스는 유혹적이었다. 귀로 감상하는 앨범은 더욱 다채로웠다. 직접 작곡, 작사했고 가수 윤하와 함께 부른 '러브 벨트'는 특히 포근하고 감미로웠다. CD에만 들어 있는 히든 트랙, 마블 사의 영화 끝에 나오는 쿠키 영상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포춘 쿠키'를 들으면서 뜨겁고도 차분했던 대화 한 토막을 다시 떠올렸다. "음악에 대한 제 사랑은 일방적이에요. 보답을 바라지 않아요. 제가 무언가 보여줬을 때 누군가 즐기고 사랑해 준다면 정말로 고마운 일이에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들이 좋아해 줄 만한 음악을 목표로 삼진 않을 거예요.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게 내 인생에서 주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ELLEguestlist


포토그래퍼 김형식


특유의 감성적인 사진 톤에 반해 이달엔 무려 3인의 포트레이트를 그에게 맡겼다.


이달 뷰파인더 너머로 본 샤이니 종현, 장수원, 최우식은

샤이니 종현은 진(Gin)과 소다수, 장수원은 바게트, 최우식은 카푸치노가 떠오른다. 현재 시각 새벽 1시, 배가 살짝 고파서 그런가?


Behind the Scenes


블링블링 눈부신 종현

솔직한 남자는 섹시하다. 고로, 샤이니 종현은 섹시하고도 남는다. 뇌가 섹시한 감성 아이돌 종현과 <엘르>가 만난 날의 스파크!


첫 미니 앨범 <BASE> 감상 포인트는?

제가 생각했던 저의 음악관들을 많이 담았고, 그리고 다른 아티스트들과 새로운 곡들을 많이 작업을 해봤으니까 그 곡들의 시너지를 좀 유의 깊게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꿈꾸는 밸런타인 데이는?

밸런타인 데이라, 그게 뭔가요(웃음)? 밸런타인 데이 때는 사실 놀이공원을 한번 가보고 싶어요. 누가 됐든지 (함께) 놀이공원을 가서 막 신 나게 즐기고 떠들고 맛있는 거 엄청 많이 먹고 목 쉴 때까지 소리 지르고 그러다 집에 와서 녹초가 돼서 잠들어 버리고 싶네요.


ⓒELLE: 포토그래퍼 김형식, 스타일리스트 김봉법, 에디터 김아름, 세트 스타일링 유여정, 헤어&메이크업 김환, 어시스턴트 임세은, 영상 mugf

※ 다운로드: TP 종현 컷(10MB)



ⓒKBS

2015 01 20 종현 arirangTV Pops in Seoul 팝스 인 서울: JONGHYUN (Crazy (Guilty Pleasure)) (영상 인터뷰)


ⓒ아리랑 TV

2015 02 종현 THE CELEBRITY 더 셀러브리티: 끼와 정의 사이, 종현 (화보, 인터뷰)



끼와 정의 사이, 종현

종현은 오래 생각하지 않았고, 마치 질문을 예상이라도 한 듯 거리낌 없이 답변을 쏟아냈다. 평범한 내용도 그만의 끼로 특별한 생각이 됐다. 종현의 강한 자신감이 그 베이스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잿빛과 녹색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헤어 컬러가 종현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그는 테스트 촬영을 마친 모니터를 살피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의상과 헤어, 스튜디오 분위기가 잘 어울리나요? 어떤 포즈를 취하면 사진이 더 근사하게 나올까요?" 순간 촬영장은 조용해졌다. 그 자리에서 아무렇지 않은 사람은 종현뿐인 것 같았다. 셀러브리티와 촬영하면 모니터를 한 번도 보지 않는 이도 있고, 무심하게 살피고는 판단은 스태프들의 몫이라 여기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어떠한 코멘트를 하지 않는 이도 있다. 종현은 둘 다 아니었다. 현장에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감지하고 그 몫을 더 잘해내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다. 샤이니의 보컬 종현이 아니라 한 명의 아티스트 종현이 더 궁금해지기 시작한 건 그때부터다.



종현


솔로 앨범 발표를 앞두고 누구보다 새해를 기다린 사람이었겠죠.

설레면서 어서 빨리 왔으면 하고 기다렸고, 한편으로는 결과물에 대한 평가를 받는 직업이다 보니 두려움과 걱정도 함께 느꼈죠.


그러한 과정을 즐기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어하나요?

둘 다요. 스트레스 받는 걸 즐기는 편이에요.


스트레스를 즐겨요? 그래서 살이 빠진 건가요?

그럴 수도 있고요. 저는 스스로를 괴롭히는 편이에요.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스트레스를 더 받는 거죠. 하지만 이런 성향이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열등감 같은 부정적 감정도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잖아요.


일에서나 일상에서 스스로를 엄격하게 컨트롤하는 사람인가요?

네. 컨트롤이라는 말이 딱딱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저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도 컨트롤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조절 범위가 조금 넓을 뿐이에요. 기준은 다르겠지만 확실히 저는 스스로를 컨트롤하는 사람이죠.


팬들에게는 다정하고 무대 위에서 눈물이 많아 감성적이라고 알려졌는데, 촬영 내내 지켜보니 어쩌면 감성보다 이성적이고 차분한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판 전체를 보는 디렉터의 마인드를 가졌고요.

저는 논리적이면서 감성적이고 싶어요. 판을 볼 줄 안다고 하셨는데 어떤 작업을 할 때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첫 번째라고 생각해요. 얼굴만 잘 나오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분위기가 중요하니까요. 저는 이 현장의 플레이어고 함께하는 스태프들이 제 감정과 의도를 알고 있어야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요. 퀄리티를 위해서라면 마찰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두려워하지 않아요.[각주:1] 판을 엎자고 온 건 아니잖아요.


자기가 해야 할 몫만 생각하면 더 편한 건 본인 아닐까요?

그렇죠. 물론 저도 확신이 서지 않을 때는 특별한 코멘트를 하지 않아요. 판단을 유보하는 거죠. 이건 의도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참는 것과 달라요. 솔로 앨범을 만들면서 같이 작업하는 이들과 좋으면 좋다, 나쁘면 나쁘다 솔직하게 표현하고 이야기했어요. 상대방이 싫어서 태클을 거는 게 아니니까요.


샤이니의 '드림 걸(Dream Girl)' 무대를 봤는데 하이라이트에서 고음을 처리할 때 한쪽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 약간 건방져 보이는 포즈를 취하던데, 무척 적절해 보였어요. 군무가 아닌 혼자만의 작은 동작이지만 곡 분위기가 잘 전달되더라고요.

개인 동작을 디렉팅 받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 제가 짜요. 그 동작도 애드리브를 할 때 순간적인 감정이 드러나면서 자연스럽게 나온 거죠. '드림 걸'이 다른 샤이니의 곡에 비해 장난스럽고 위트 있으니 저도 더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려 했어요. 저는 그런 작은 뉘앙스도 무대 위에서 퍼포먼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솔로 앨범 <BASE>는 종현 씨가 들려주고 싶고 보여주고 싶었던 음악으로 잘 채워져 있나요?

네, 지금 이 순간보다 제가 차곡차곡 쌓아온 모습이 담겨 있어요.


지금까지의 모습이라고 하면 샤이니로 데뷔해서 그룹 활동을 통해 배우고 얻은 걸 말하나요?

제 인생과 음악 활동에서 샤이니를 빼놓을 수 없어요. 음악을 해온 시간의 반 이상이 샤이니고 음악적으로 성장하고 실험해볼 수 있는 가장 많은 기회를 준 것도 샤이니죠. 이번 솔로 앨범에서 샤이니의 색을 배제해야 할 이유를 전혀 못 느꼈어요. 지금까지의 제 모습을 전부 담은 것이 이번 <BASE> 앨범이고, 제 음악적 기반을 보여주는 동시에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해나갈 것인지 알려주죠.


이번 앨범은 새로운 시작이라기보다 종현 씨 음악 활동의 한 챕터를 스스로 정리해서 보여주는 거군요.

맞아요. 이번 앨범에 실린 곡들은 요즘 제가 즐겨 듣거나 작곡하는 스타일과 다를 수 있어요. 4년 전에 쓴 곡도 있고 가장 최근에 쓴 것이 1년 전이거든요. 지금의 최신작은 앞으로 또 기회가 되면 들려줄 수 있을 거고, 지금까지 쌓아온 걸 보여줄 수 있어 베이스라는 말이 더 의미 있는 것 같아요.


타이틀 곡 'Crazy (Guilty Pleasure 길티 플레저)'의 제목이 종현 씨의 팬페이지 중 하나의 Guilty Pleasure와 같은데, 의도적으로 반영한 건가요?

팬페이지라는 것도 알고 있고 제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팬들도 알아요. 이 곡의 콘셉트를 정하고 가사를 쓰다 보니 길티 플레저라는 단어가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잘못된 걸 알지만 은근히 즐길 수밖에 없는, 비밀스러운 즐거움이잖아요? 죄책감이 동반된 즐거움이라는 역설적 표현도 마음에 들고 이게 사랑과 연결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의미도 담고 싶었어요.


종현 씨의 길티 플레저는 뭐가 있어요?

노 코멘트(웃음).


노 코멘트? 더 궁금해지는데요?

아니요, 잡지에 쓸 수 있는 걸로 고르자면(웃음). 길티 플레저가 너무 많지만 가장 큰 건 잠이나 휴식과 관련된 거겠죠.


기대한 것보다 너무 의외의 답인데요.

가끔은 스스로를 풀어주고 쉬면서 멍 때리고, 다른 사람에게는 일주일 정도는 아무 것도 안 해도 된다고 얘기하지만 저는 그럴 수 없어요. 푹 쉰 적이 많지 않아요. 쉬는 시간 자체가 길티 플레저예요. 계속 뭘 해야 하는데, '이럴 때가 아닌데'라고 생각하는 강박을 들 수 있겠네요. 아, 제 가사도 길티 플레저예요(웃음). 지지리도 못난 남자, 세상에서 가장 비루한 내용이거든요.


솔로 앨범은 언제 들으면 가장 좋을까요?

하루 일과를 다 끝내고 퇴근해서 씻고 잠들기 전에 1번부터 들으면 30분 안에 끝나요. 그리고 '시간이 늦었어'라는 보너스 트랙이 나오면 정말 늦은 시간이니 잠자리에 들면 돼요. 트랙 순서를 잠들기 좋게 만들어놨어요. 대부분 그 시간대에 쓴 곡이기도 하고요.



“혼자 있을 때 향초 피워놓고 혼자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드는 걸 좋아해요. 아, 이런 생각은 혼자 하지 말고 남들도 들어줬으면 좋겠다 싶으면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도 있고, SNS에 올리기도 하죠.”


“일상이 바빠 세상에 어떻게 돌아가는지 미처 챙길 여유가 없을 수도 있죠. 하지만 끊임없이 내가 속한 사회,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해요. 당연한 거죠.”



SNS를 활발히 하고, 라디오 DJ도 하고 있는데 둘 다 자신을 숨김없이 노출시켜야 하는 영역이죠. 어찌 보면 겁 없는 사람 같기도 해요. 아니면 단순히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거예요?

둘 다죠. 겁이 없다기보다 아까 말했듯 마찰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저는 가수지만 요즘 들어 20대 청년으로 살아가는 모습 자체를 숨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제 머릿속에 있는 아이돌은 누군가의 우상이고, 제가 좋아했던 우상들이 제게 끼친 영향을 떠올려 보면, 저도 저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야 하죠. 음악적인 부분을 떠나 세상을 살아가는 사회적 측면에서도요. 그런 부분들을 라디오와 SNS를 통해 표현하는 거죠.


SNS에서 한 말이나 행동이 이슈가 된 적이 있어요. '불필요한 파장'[각주:2]을 피하기 위해 조심하고 있나요?

조심하고 있어요. 하지만 제 안에서 의도적으로 걸러내진 않아요. 솔직하게 표현하는 편이죠.


그간의 말을 쭉 지켜보면서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성숙해지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 모든 말의 기준은 정의예요. 지나치게 비뚤어진 시선과 가치관이 아니라면 정의는 보편적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권선징악에 대해 항상 얘기해요. 선한 건 선하고 악한 것은 패망하죠. 당연한 건데 세상은 그렇지 않죠. 나중에 시간이 흘러 청년 시절의 저를 돌아봤을 때 세상의 모순에 관심조차 갖지 않고, 바로잡으려는 말을 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부끄러울까요. 살다 보면 필요악이라는 것이 존재하지만 그걸 뿌리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거죠.


이럴수록 사람들이 종현 씨에게 거는 도덕적 기대감이 점점 높아질 수도 있어요.

그럴 수 있겠죠. 하지만 저는 제 이미지를 위해 대중의 반응을 미리 계산해서 행동하지는 않기 때문에, 만약 부적절했다면 제가 사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종현 씨가 생각하는 장인 정신은 뭘까요?

고민과 통증이오. 통증을 느낀 만큼 고민했다는 거고, 고민이 담긴 음악은 더 많은 걸 내포할 수 있어요. 고민 없이 만든 음악이 더 좋은 경우도 있지만, 그걸 노리고 곡을 쓴다면 이미 고민을 하고 있는 거죠. 저는 성장통을 겪은 결과물이 가장 좋고 그래야 진짜 제 것 같아요.[각주:3]


한 인터뷰에서 어린 나이가 방패라고 말한 적 있죠. 그 방패가 사라지면 종현 씨에게 무엇이 남을까요?

이미 사라지고 없어요. 청년이 되었잖아요. 단순히 나이가 기준은 아니에요. 그 얘기를 했을 때는 '어리니까 그럴 수 있지'라고 말하면서 상대방이 이해하고 넘어가 줄 거라는 뜻이었어요. 하지만 이제 그게 통할 나이가 아니죠.


아직 그래도 될 것 같은데요.

아니요. 제가 사회생활을 한 지 8년이 됐는데도 어린 모습을 보여주면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 예의가 아니죠. 그 대답을 했을 때도 팬들이 어리니까 봐줄 거라는 게 아니라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방패가 사라진 종현 씨가 어떻게 승부를 볼까 궁금하네요.

방패가 없으면 공격뿐(웃음)? 그냥 저로요. 굳이 어떤 걸 찾는 게 아니라 제가 가진 그 자체로 승부해야죠.


ⓒTHE CELEBRITY: 포토그래퍼 강태훈, 에디터 고현경, 헤어 유다, 메이크업 김범석, 스타일리스트 연시우, 세트 스타일리스트 박주영, 어시스턴트 이승원

  1. “마찰을 겁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사실. 세상과의 마찰이라든지, 생각과 여러 가지 차이점을 서로 이야기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서로 부딪치고 이야기 나누고 서로 타협해 나가고 인정하고 그러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야기 하지 않고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냥 그저 시간이 흘러가면서 사라지는 것들을 그냥 보고만 있어야 하니까, 사라져 가는 무언가를 안타까워 하고 바꿔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면 막을 수는 없더라도 ― 나의 행동이 그걸 막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더라도 ― 어느 정도 나의 신념을 표출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5년 1월 12일 푸른밤 [본문으로]
  2. “언행은 늘 조심할 수밖에 없다. 전혀 의도치 않게 불필요한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10년 1월 DAZED & CONFUSED [본문으로]
  3. 성장과 성장통, 그리고 성장의 증거 관련 종현의 인터뷰 정리는 여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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