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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ee's WAY

8년 차인데 여전히 상큼한 비주얼, 유니크한 감성, 격렬한 퍼포먼스를 소화하는 프로 아이돌, 따로 또 함께 빛나는 샤이니.


“두 가지 이상의 주체가 섞이면 보통 혼란을 일으키기 십상이잖아요. 그런데 우리 멤버들은 본인만의 색깔을 가진 주체이면서 동시에 섞이는 걸 두려워하지 않아요. 굉장히 멋진 애티튜드를 가진 멤버들이어서 '오드 아이'를 작업할 땐 그런 특징을 극대화시키고자 했어요.”


#종현


인터뷰어와 인터뷰이 중 어느 쪽이 더 맞는 것 같아요?

글쎄요. 저는 인터뷰어 혹은 인터뷰이라고 특별히 규정짓고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서 애티튜드가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해요. 다만 라디오 DJ를 할 땐 방송의 특성상 짧은 시간 내에 대답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예를 드는 편이죠. '저는 이런 걸 좋아하는데 뭘 좋아하세요'라고 묻는 식으로.


매일 밤 라디오를 하는 게 힘들진 않아요? 매이는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평소 늦게 자는 편이어서 활동기만 아니면 큰 부담 없어요. 딱히 매인다기보단 자리를 잡는 듯한 느낌이에요. 사실 저는 새로운 것을 수용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람이어서 한 가지를 파는 걸 더 좋아해요. 라디오라는 매체도 그 안에 세상이 녹아 있어 배우는 게 더 많죠. 소통하는 느낌도 좋고 무조건 오래 할 거예요.


요즘 개인적으로 집중하는 게 있다면요?

음악은 항상 그렇고요. 소통의 방법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요. 저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듣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서, 왜 그런 생각을 갖게 됐는지 궁금해요.


굉장히 차분하고 논리적인 느낌이네요.

글쎄요. 우선 어머니 영향으로 생긴 책 읽는 습관이 큰 것 같아요. 초등학교·중학교 시절, 독후감까지 확실히 써야 용돈을 받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글쓰기에 대한 부담감이 전혀 없죠. 생각을 글로 남겨두는 것도 좋아하고요. 그렇게 저에 대한 모습을 계속 관찰하는 중이어서 생각도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저의 기본은 항상 소통과 대화예요.


그 소통이라는 게 글이나 말 어느 쪽이든 참 어렵잖아요.

그래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니까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생각을 이해까지는 못하더라도 인정하게 되면 그만큼 더 클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적어도 누군가 저에 대해 의문을 품었을 때 확실한 대답 정도는 해주고 싶어요. 저는 항상 평화를 중심에 두고 이야기해요.


좀 막연하게 들리는데요.

예를 들면, 제가 좋아하는 사진 중에 군인에게 시위자가 꽃을 건네는 사진이 하나 있어요.[각주:1] 이건 호불호가 아닌 평화라고 생각해요. 내가 어떤 사람을 반드시 지지한다가 아니라 이 사람들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의미에서의 평화요.


생각이 참 깊네요.

중·고등학교 때도 이랬어요. 어머니가 어린이집 원장님이셨는데 여성 심리학과 아동 심리학을 공부하셨고, 지금은 사회 심리 치료사까지 하셔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직접 공부하지 않아도 옆에서 본 것들이 있으니까. 결국엔 다 평화에 대한 이야기예요, 사람은.


요즘도 책 많이 읽어요?

네. 요즘은 산문집 많이 읽고요. 문법적인 부분에서 어떻게 표현하면 더 소설 같은 표현이 나오고, 또 시적인 표현이 나오는지, 글 쓰는 방법에 대해 관찰 중이에요. 문학과 문법에도 여러 갈래가 있잖아요. 그 갈래들을 어떤 식으로 파고들어야 더 효과적인 표현을 쓸 수 있을지 보고 있어요.


종현 씨가 쓴 곡들을 들으며 감성과 감수성이 충만한 사람이겠다 싶었는데 맞는 것 같네요.

맞아요. 그래야죠. 음악을 하니까. 그런데 사실 전 책보다는 영상이나 사진에서 더 감성을 얻는 편이에요.


비주얼적인 것?

멈춰 있는 것. 영화 포스터라든지, 임팩트 있는 장면들에서 추상적인 영감을 많이 얻어요. 극장엔 자주 안 가지만 영화를 굉장히 좋아해요. 그래서 집에 빔 프로젝터를 설치했는데, 요즘은 <아티스트>라는 무성 영화를 집에 계속 틀어놔요. 좋아하면 원래 여러 번 보거든요.


올해 초 솔로 활동부터 시작해서 쉼 없이 달린 느낌이에요.

맞아요. 계속 바빴고, 앞으로도 할 게 많이 남아 있어요.


지난주 <푸른 밤 종현입니다>(이하 <푸른 밤>)에서 공개한 '2시 34분'도 좋던데요. 쟁여놓은 곡이 많나요?

되게 많아요. 오늘도 뭐 하나 나올 거예요.


아니, 랩까지 잘하면 어떻게 해요.

음악 하는 사람이니까 기본은 해야죠. 하하. 사실 '2시 34분'의 랩은 잘한다기보다 제가 친구들과 있던 일을 솔직하게 풀어 쓴 가사가 공감을 얻은 것 같아요.


마침 샤이니 새 앨범을 계속 듣던 중이어서 그런지 색깔이 확연히 달라 인상 깊었어요.

제 음악적인 색깔은 솔로 앨범과 <푸른 밤>에서 공개한 음악에 더 가까워요. 처음엔 그런 것들을 샤이니에 어떻게 녹일까 고민했는데, 굳이 녹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색깔을 샤이니에 끼얹으려 하지 말고, 샤이니의 색깔에 집중해 제가 좀 더 해석해 보자는 생각으로 만든 곡이 '오드 아이'[각주:2]였고요.


본인이 생각하는 샤이니스러운 건 뭔데요?

음, 일단 짙고 흐림을 떠나서 다들 색이 다르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두 가지 이상의 주체가 섞이면 보통 혼란을 일으키기 십상이잖아요. 그런데 우리 멤버들은 본인만의 색깔을 가진 주체이면서 동시에 섞이는 걸 두려워하지 않아요. 그 대목이 되게 멋있죠. 굉장히 멋진 애티튜드를 가진 멤버들이어서 그런 특징을 극대화시키고 싶었어요. 파트적인 부분에서 오버랩시키거나 더블링을 많이 넣기도 했고요.


음악적인 이야기를 나눌 때 충돌은 없나요?

멤버들과는 되게 유연한 편이에요. 재밌는 얘기 하나 해드릴게요. '오드 아이' 작업할 때 제가 처음으로 멤버들 디렉팅을 했는데 서로 존댓말을 썼어요.[각주:3] 그런데 멤버들도 오글거린다거나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 안에선 관계를 다 내려놓고 음악 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서로를 본 거죠. 그래서 더 잘 나왔던 것 같아요.


플레이어와 창작자로서의 자아가 충돌하거나 어느 한쪽에 더 비중이 실리진 않나요?

그날그날 다른 것 같아요. 아직은 메이커와 플레이어의 역할에 때론 서포터의 역할까지 동시에 하는 사람이어서. 그런데 사실 샤이니로서는 그냥 플레이어로,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로 좋았어요. 저는 맘에 안 들면 팔 걷어붙이고 나서는 편인데 이미 완성도가 훌륭하잖아요(웃음).


아무리 좋아해도 창작은 늘 괴롭지 않나요? 완성도에 대한 본인 기준도 까다로울 것 같은데.

그렇죠. 괴로울 때도 많아요. 그런데 저는 부정적인 감정에서 영감을 많이 얻어요. '나는 되게 부족하구나'라는 열등감을 통해서 오히려 발전해 나가는 사회적인 사람이랄까요. 물론 그런 감정들이 때론 고통스럽지만 좀 모순적인 건 그런 과정을 거쳐 막상 내 마음에 들게 완성되면 엄청 자만하기도 하거든요. '아, 나는 천재야. 내가 이걸 어떻게 만들었지? 하하.' 이렇듯 감정의 기복이 큰 편이지만 그걸 즐기는 쪽이고 이제 익숙해요.


최근 스스로에게 감탄한 건 언제예요?

오늘 밤 12시 <푸른 밤>에 나올 노래('그래도 되지 않아?')를 들어보세요. 아까 오다가 차 안에서 들으며 한껏 어깨가 올라갔죠. 하하.


요즘 발견한 소소한 즐거움이 있다면?

전축. 어머니가 저 4살 때까지 레코드 가게를 하셨어요.


어머니가 인생에 다양한 걸로 영향을 미치셨네요.

그렇죠. 제 인생의 중심이자 자양분은 엄마와 누나예요. 이 두 사람 때문에 살아가고 있어요. 어쨌든 어머니가 전축을 좋아하셔서 이번에 1960년대 장전축을 구입해 드렸어요. 어머니가 20년간 아껴놨던 LP들이 있고, 저도 클래식 재즈나 스탠더드 재즈 LP들을 모으는 중이거든요.[각주:4] 제가 좋아하는 건 LP, 향초, DVD 같은 것들이에요.


딱 혼자 놀기에 적합한 것들이네요.

그렇죠. 그래서 집도 엄청나게 예쁘게 꾸며놨거든요. 보실래요? (휴대폰 사진을 보여주며 한참 인테리어 자랑) 정말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고 저 스스로도 감탄했어요. 벽지 컬러라든지, 조명이라든지, 소품 같은 것들을 다 제 취향으로 골랐거든요. 되게 아름답죠?


작업에 최적화된 방처럼 보이네요.

하하. 작업할 때도 있지만 집에서 이렇게 누워 있는 거 좋아해요. 원래도 성격이 그래요. 망상하는 거 좋아해요.


©GRAZIA: 에디터 박수영·조세경, 포토그래퍼 김보성, 헤어 백흥권, 메이크업 원조연·이자원, 스타일리스트 남주희, 어시스턴트 추인자·김장군

  1. 1967년 10월 21일 미국 국방부 앞에서 열린 베트남 전쟁 반전시위에서 찍힌 Jane Rose Kasmir의 사진. 종현의 트위터 프로필 사진이기도. [본문으로]
  2. 샤이니 Odd Eye 오드아이: 작사/작곡/편곡/디렉팅/보컬디렉팅/랩메이킹 김종현 (인터뷰 모음) [본문으로]
  3. 존댓말은 종현의 디렉팅 모드?
    종현 “사실 제가 (우울시계 레코딩) 작업할 때 녹음할 때 가지는 않았지만. 제가 아이유 씨를 전적으로 믿어서.”
    아이유 “아, 진짜 너를 전적으로 믿겠다고.”
    종현 “'정말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부르면 된다'”
    아이유 “네. 그랬죠.”
    종현 “'너는 정말 잘 부를 거다'”
    아이유 “'마음대로 불러라' 그래서 제가 알겠다, 그래서 제가 스스로 디렉팅을 봐서 1차 녹음을 끝내서 보내드렸죠. 메일로.”
    종현 “네. 저에게(웃음).”
    아이유 “그러니까 아주 장문의 문자가 왔어요.”
    종현 (웃음 터짐)
    아이유 “존댓말로 갑자기, 극존칭을 쓰시면서. '아, 저기 작곡가입니다.'…(같이 웃음 터짐)…'이 파트는 여기는 좀 이랬으면 좋겠고, verse 부분에서는 뭐, 여기서는 호흡이 좀 이랬으면 좋겠고, 후렴 부분에서는 좀 이랬으면 좋겠고.' 아우, 저는 새삼 그렇게 거리를 두셔 가지고(웃음).”
    종현 “(웃음) …아니, 그게.”
    아이유 “네네(웃음).”
    종현 “지은 씨 웃으라고, 아이유 씨 좀 웃으라고.”
    아이유 “아, 진짜?”
    종현 “녹음하느라 고생했는데.”
    아이유 “그랬어요?”
    종현 “한 번 웃으라고 그렇게 보낸 거였어요.”
    아이유 “그런 거였어요? 그래서, 그랬는데, 왜…… 진짜 2차 녹음을 하게 만들었어요?”
    종현 “(폭소)……아니, 2차 녹음 해서 정말 잘 나왔잖아요.”
    아이유 “아니, 그래서 잘 나와서 물론 좋았죠(웃음). 네.”
    2014년 3월 12일 푸른밤 [본문으로]
  4. 그런 종현을 위해 일본에 다녀온 윤하도 영국에 다녀온 디어클라우드 나인도 선물로 LP를 구매.

    종현 “그리고 다녀오시면서 저에게 LP판을 하나 사다주셨어요.”
    나인 “맞습니다.”
    종현 “Coldplay의. 크.”
    나인 “그렇죠. 아니, 쫑디가 카톡으로 자기 전축 샀다고 그렇게 자랑을 하는 거예요. 사진을 찍어서.”
    종현 “영상도 보내고 막(웃음)!”
    나인 “이야, 진짜. 너무 배가 아파서. 저도 집에 또 LP가 여러 장 있었거든요. 그래서 LP를 한번 사서 왔어요(웃음).”
    종현 “감사합니다. 저에게도 이렇게 선물을 주시고.”
    2015년 7월 16일 푸른밤 [본문으로]


©GRAZIA




RADIO STARS

MBC FM4U DJ


겨울엔 왠지 익숙한 노래만 듣고 싶어진다. 겨울밤 라디오가 더 귀에 달라붙는 이유다. ‘패밀리 데이’를 맞아 MBC FM4U의 DJ들이 뒤죽박죽 섞인 날, MBC 라디오국을 찾았다. 머릿속으로 짐작만 하던 작은 기계 너머의 세계는 생각만큼 평온하고 또 분주했다. 작가든 PD든 라디오에 대한 애정이 넘쳤다. DJ들도 마찬가지. 김현철은 “많은 연예인이 뭐 하나는 포기해도 라디오 프로는 꼭 가져가고 싶어 하죠”라고 했다. 써니도 자신의 스태프들을 가족이라고 불렀다. 취재차 간 우리도 방문자일 뿐이지만, 라디오 스태프들이 마련한 따뜻한 커피, 살가운 농담들로 그 기분을 조금 알 것 같았다.



종현

AM 12:00 <푸른밤 종현입니다>를 1년째 진행


바꿔 진행한 프로는 PM8:00 <써니의 FM데이트>. 


평소보다 일찍 끝나는데, 퇴근 후 계획은 일단 라디오 녹음이 있고요(웃음), 그거 끝나면 운동 가려고요. 라디오 하기 전에는 이 시간대에 항상 운동을 했거든요. 원래 좀 야행성이어서, 라디오 시작하고 그 시간이 뒤로 미뤄졌죠.


라디오 듣는 시간은 아침에 일어나면 다시듣기로 제 방송을 먼저 들어요. 이동할 때 다운받아서 듣기도 하고요.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랑 김신영 씨 방송 좋아해요. 신 나잖아요.


DJ로서 보이는 라디오를 처음 해본 소감 '푸른밤' 자체가 보이는 라디오를 안 해요. 저도 카메라 알레르기가 있어서 보이는 라디오를 불편해 하고요.


종현의 MP3P에서 가장 많이 플레이되는 곡은 힙합 음악을 좋아해요. 요즘에는 감성적인 힙합이 많이 나왔잖아요. 에픽하이도 그렇고. 지금의 로꼬의 앨범을 많이 듣는 편이에요. 크러쉬나 자이언티도 좋아하고요.


말하기 싫은 날에는 꾸미지 않고 그냥 얘기해요. "저 오늘 기분이 우울해요" 하고. 라디오의 매력이 그런 것 같아요. TV는 힘들어도 숨기고 밝은 척해야 하는 게 있는데, 라디오는 매일 하는 방송이다 보니 청취자들도 그런 어두운 감정을 소통하는 것도 편하게 여기세요. 저도 얘기할 시간이 기니까 주저리주저리 왜 그랬는지 설명할 수도 있고. 그러 면에서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매체가 아닌가 싶어요.


이재은

AM 6:00 <세상을 여는 아침 이재은입니다> 한 달째 진행


바꿔 진행한 프로는 AM 12:00 <푸른밤 종현입니다>.


새벽 라디오를 하다가 밤에 진행해 보니 저는 DJ를 시작한 지 2주 정도밖에 안 됐어요. 완전 신인, 초보 DJ라서 종현 씨 프로그램을 하게 돼 영광이고 그만큼 부담스러웠죠.


진행 콘셉트는 밝은 성격인데 이른 아침엔 그런 모습을 자제하는 편이거든요. 오늘도 늦은 시간이다 보니 밝음의 수위를 조절했어요.



©GRAZIA: 에디터 김나랑·김소영, 포토 이윤화·이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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