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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이름으로

샤이니의 종현이 아낌없이 열정을 바친 새로운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느낌표가 되든, 물음표가 더 많아지든 개의치 않을 기세다.


종현


하고 싶은 노래를 만들고, 상상을 즐겨 하는 모습이 소년 같다.

소년처럼 보이는 건 큰 칭찬인 것 같다. 아이돌이고, 아티스트라는 특성상 그런 모습이 필요하다고 여긴다. 그런데,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면죄부(?)를 받기도 해서 애처럼 굴 때도 있는 것 같다. 조심성이 사라졌다고 해야 하나. 대신 이제는 사회생활 경험이 꽤 있기 때문에 허용 가능한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는 알고 있다. 나이가 들어도 소년의 모습은 그대로 간직하고 싶다. 


오늘 촬영은 어땠는가?

야외 촬영이 오랜만이어서 새로웠다. 곡 작업이나 공연이 아닌, 화보 촬영은 내 자신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각주:1] 나를 위해 준비한 것들을 소화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한다. 패션은 나의 업이 아니라고 여기기 때문에 이런 작업을 더 즐길 수 있다.


패션과 음악은 함께 간다.

맞지만, 내가 타고난 천성은 음악이다. 글 쓰는 것, 음악 하는 것 이외에는 내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가능성도 열어두지 않는다. 하고 싶은 게 워낙 확고해서인지 음악에 집중할 필요가 있고, 자신에게 다른 걸 할 시간이 어딨냐고 스스로를 책망할 정도니까.


어느덧 데뷔 8년 차다. 샤이니뿐 아니라 자신의 이름을 걸고 앨범은 낼 만큼 성숙했다.

앨범을 내는 건 설레는 일이다. 이번 앨범은 하고 싶은 곡들을 담아 더욱 의미가 깊고, 장르적인 부분에서도 통일성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지난 미니 앨범이 내가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출사표였다면 이번 정규 앨범은[각주:2] 어쿠스틱 사운드를 바탕으로 감성적인 면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후 1년 4개월의 시간 동안 내가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장르, 사운드, 이야기를 찾아 음악적 방향성을 구체화시킨 게 바로 이번 앨범이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아티스트 김종현의 가장 큰 매력은?

샤이니 멤버라는 것 팀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하하).


앨범 수록 곡 중 애착이 가는 것은?

‘화이트 티셔츠’. 노래 가사에는 롤링 스톤스 티셔츠를 입은 여자가 예쁘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직접 작업한 곡은 아니지만 들었을 때 유머러스하다. 사실 내가 만든 곡들은 모두 힘들게 작업해서 하나만 꼽을 수 없다.


곡을 만들 때 어떻게 영감을 얻는가?

지난 소품집은 오롯이 나의 이야기들이었다. 반대로 미니 앨범이나 정규 앨범은 트렌디한 사운드의 곡들로 작업한다. 유행하는 음악 장르에 대한 연구와 시도를 바탕으로 상상의 이야기를 꾸며나간다. 단순한 생각을 살짝 바꿔도 음악은 전혀 달라진다.


노래나 공연할 때는 어떤 생각을 하는가?

장소에 따라 다르다. 특히 솔로 앨범 공연에서는 프로듀싱까지 하기 때문에 포지션과 에너지 소비 면에서 모두 샤이니로 공연할 때와 차이가 있다. 소극장 공연이라면 관객 개개인과 소통하려 하고, 큰 공연장에서는 퍼포먼스나 에너지를 어떻게 방출하느냐를 고민한다. 무대가 넓으면 멀리 있는 사람들까지 에너지를 전달하여 관객들이 화답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가사 작업 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하는 노력은?

문맥이 맞아야 한다. 즉, 말이 돼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고나 할까. 의도적으로 존댓말과 반말을 섞는 식은 괜찮지만, 리듬에 맞춰 발음을 살리거나 음절을 맞추려고 문법에 맞지 않게 가사를 쓰는 걸 참지 못한다.


편집증처럼 들린다.

어떤 면에서는 그럴 수도 있다. 그래서 이번 타이틀 곡 뮤직비디오 촬영 때도 편집증에 걸린 남자를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하하). 뮤직비디오를 보면 문을 열 때 손잡이도 못 만지고, 횡단보도를 건널 때 흰 선만 밟는다.


이번 앨범 공개를 앞두고 샤이니 멤버들은 뭐라 하던가?

샤이니 멤버들은 각자 열심히 활동하지만 여유가 있는 편이라 겉으로 티를 내지 않는다. 어른스럽다고도 할 수 있겠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어 ‘알아서 잘했겠지’ 하며 묵묵히 응원할 거라 본다.


ⓒDAZED & CONFUSED: 텍스트 오유라, 패션 강윤주, 포토그래피 안연후

  1. “화보의 대상이 나일 뿐 내가 주체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 화보는 시각적인 부분이라 제 전문 분야가 아니어서요. 스태프들을 믿고 가는 편이에요.” 2015년 11월 Esquire [본문으로]
  2. 이어지는 설명은 이번 정규 앨범이 아니라 소품집 [본문으로]